「音樂論壇」 제29집 ⓒ 2013 한양대학교 음악연구소 2013년 4월, 27-58쪽 한양대학교

티베트 악기재료에 나타난 상징적 의미 - 티베트의 다마루()와 캉링(Kangling)1을 중심으로 -

양 인 정 (수원과학대학교 강사)

Ⅰ. 들어가는 글

지구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악기를 관찰하는 가장 큰 목적은 그 악기에 대한 세 세한 정보를 백과사전식으로 축적하기 위한 것에 있는 것이 아니고, 그것들이 담고 있는 문화적 신념, 음악적 사고를 이해하는데 좀 더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 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러한 작업을 통해 다른 문화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고, 또 그것이 우리가 악기에 대해 갖고 있던 고정된 관념에서 벗어나 색다 른 시각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러한 의도 에 적합한 주제를 찾다가 악기재료 중 가장 낯설게 여겨지는 사례에 관심을 갖 게 되었다. 죽은 사람에서 얻은 재료로 만든 악기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들 중 대부분은 시체에서 얻어낸 재료를 사용하여 악기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접하면 경악스러워하는 것이 첫 반응일 것이다. 마치 호러(horror)물이 나 괴기영화의 장면을 연상하는 듯 섬뜩해 하는 이도 있을 것이고, 개중에는 아 주 야만적이라 여겨 혐오스러워한다거나, 비인간적인 미개한 행위라고 지탄하 거나, 혹은 원시시대에나 있을 법한 먼 옛날의 이야기로 여기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왜 그러할까? 아마도 죽은 동물에서 얻어낸 재료도 아니고 ‘죽은 사람 으로부터’ 얻어낸 재료로 만들었다는 사실이 우리가 널리 알고 있는 ‘악기’라는 사물과 전혀 어울리지 않다고 여겨져서 일수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이 인간의 ‘죽음’과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에 공포감을 불러일으키게 하기 때문이

1 다마루는 모래시계형의 작은 북(hourglass drum)이고 캉링은 사람의 넓적다리뼈로 만든 티베트의 관악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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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닐까도 생각해 본다. 현대의 사람들은 죽음을 연상시키는 것들과 대면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 대표적인 예가 한자 문화권에서는 사(四)와 사(死)가 발음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건물의 4층이나 14층으로 표시하는 것을 기피하는 태도에서 알 수 있다. 서양에서 종교적인 이유로 13이라는 숫자를 꺼리는 것 또한 그와 같은 이 유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주변을 돌아보면 죽음을 상징하는 물건들 을 자주 접할 수 있는데, 해골모티브가 바로 그것이다. 해골모티브는 수많은 상 품과 장식품에 자주 등장한다. 펑크족들이나 헤비메탈 밴드들이 착용하는 많은 장신구나 의상에 빈번히 나타나고, 예술품이나 기념품뿐만 아니라 ‘하위문화’ 혹 은 ‘비주류문화’(subculture)라 부르는 집단들도 선정적이고 도전적인 상징으로 이 모티브를 자주 사용하는 점이 그러하다.2 본고에서는 이처럼 상반되는 감정이 병존하는 대상물을 ‘악기’라는 도구와 연결시켜 놓은, 즉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는 악기에 대한 관념을 가진 특정 지역 의 음악문화를 좀 더 가까이 관찰해보고자 한다. 이 목적을 위해 필자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물음에 초점을 맞추었다.

∙ 왜 하필 그 많은 재료 중에서 인간의 뼈로 악기를 만들 생각을 했을까? ∙ 이러한 악기를 제작하여 사용하는 특정한 문화권의 구성원들은 이 재료에 어떤 상징적 의미를 담아 놓았을까?

악기는 태곳적부터 인간이 의도하는 소리를 내기 위한 도구로 제작되어 왔다.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동물의 소리들을 모방하는 것에서부터 자연의 소 리를 흉내 내기도 하고, 혹은 자신의 감정과 정신세계를 표현하는 예술적 도구 로 활용하였다. 어떤 지역에서는 지금까지도 초월적인 세계와의 교류를 시도하 는 매개체로써 사용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서양의 악기들은 과연 어떤 추구방향과 악기관에 근거하여 오늘날 의 모습까지 오게 된 것일까? 서양악기들의 악기변천과정을 살펴보면 보편적으 로 추구하는 방향이 몇 개로 집약된다. 보다 넓은 음역, 풍부한 음량, 다채로운 음색의 표현가능성, 전조와 이조의 용이함, 화려하고 기교적인 연주를 위한 기민

2 지배적인 문화나 체제를 부정하고 적대시하는 ‘서브컬처’는 ‘대항문화’라고 불리우 며 ‘하위문화’(下位文化) 또는 ‘부차적문화’(副次的文化)라고 번역되기도 한다. '서브 '(sub)란 사회적 주류 문화와 가치관으로부터 일탈한, 인종적으로 소외된 그룹이나 스트리트 칠드런(street children), 동성연애자 등의 하위집단이란 의미로, 미디어 문 화 이외의 가치관과 행동양식, 언어 등 원래의 '문화(컬처)'에 대응하는 의미에서 서 브'컬처'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티베트 악기재료에 나타난 상징적 의미 29

성 등에 대한 내용이 악기제작에 커다란 관심사였다. 수없이 다양한 관악기들의 예를 다 열거하는 번거로움을 차치하고,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악기 두 개만을 떠올려 보자. 중세의 비엘(vielle)에서부터 바이올린까지 이어지는 변천사를 떠 올려보아도 그렇고, 살터리(psaltery)에서부터 오랜 시간동안 변화에 변화를 거 듭해서 탄생한, 서양악기 중에 독보적인 존재라 할 수 있는 피아노의 발달과정 을 들여다보아도 이 추구방향은 맞아떨어진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음악적인 내 용을 얼마나 다양하게 표현해낼 수 있느냐라는 기준이 어떤 식의 악기를 만들 것인가 혹은 어떤 식으로 악기를 개량해 나갈 것인가의 척도가 되어 왔다는 것 이다. 따라서 서양의 악기제작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바로 ‘물리적’ 소리의 더 많은 변화를 모색하는 데에 쏠려왔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악기제작과 관련해서 비서구 지역에서도 이런 추구방향이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다고 본다. 지면상의 한계로 여기서는 수많은 세계의 다양한 악기들을 낱낱이 비교할 수는 없고 이 물음에 적당한 답을 제공해줄 수 있는 티베트의 두 악기만을 연구대상 으로 삼기로 한다. 티베트 문화권에서 다음과 같은 두 악기의 쓰임새와 상징적 의미를 고찰함으로써 티베트 음악문화에 대한 이해의 통로를 마련하는 것에 이 논문의 의의를 찾고자한다.

Ⅱ. 티베트의 악기

인류음악사를 접하다 보면 인간은 아주 오래 전부터 식물과 동물에서 얻은 것뿐 만 아니라 사람의 뼈, 가죽, 머리털을 이용하여 악기를 만들어 온 사실들을 곳곳 에서 발견하게 된다. 이 같은 풍습은 단지 그들 주변 생활환경에서 손쉽게 얻을 수 있는 평범한 재료들을 자연스럽게 이용한 것이라기보다는 일상적이지 않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대상물이 필요해서 의도적으로 선택된 경우가 많다. 이러 한 태도는 두개골 숭배사상3이나 주물사상4과 깊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측되

3 두개골 숭배행위는 구석기시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세계 여러 지역에서 발견되 는 현상이다. 두개골뿐만이 아니라 인간의 다른 부위의 뼈, 가죽, 두발 등 유체를 보존하고 숭배해온 이유는 이 재료들에 영혼이 영구히 살아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어떤 지역에서는 조상의 뼈를 모아 사후에 보존해 놓고 정기적으로 조상을 기리는 제례를 지내고, 또 다른 곳에서는 반대로 전쟁에서 적의 머리를 사냥하여 용맹을 과시하는 전승기념품으로 지니고 다니며 죽인자의 생명력을 소유했다고 믿는 풍습 을, 기독교 문화권에서도 오래 전부터 성유물을 성소에 간직하고 숭배해온 관습 등 이 있어 왔다. 이 모든 행위의 밑바탕에는 두개골에 신비한 영력(靈力)이 담겨 있어 초자연적인 마력을 발휘한다는 사상이 깔려 있다. 4 초자연적인 힘과 능력이 부여되어 있다고 믿어진 자연이나 물건에 대한 숭배의 총 칭. 이를 단순히 우상숭배나 저급한 종교문화의 행태라는 관점으로 이해하기보다는 인간이 우주만물과 원초적으로 교감하는, 또는 그러한 교감을 느끼는 힘의 발현이 30 양 인 정

는데, 본고의 연구대상이 되고 있는 티베트의 두 악기 경우에도 그러한지 살펴 보기로 하자.

1. 다마루(Damaru)

다마루는 모래시계형의 작은 북(hourglass drum)이다. 손목을 돌려 악기의 몸체 를 회전시켜 연주하는 방식을 따서 간혹 ‘딸랑이북’(rattle drum)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림 1] 다마루의 모습5

몸체는 인간의 두개골, 즉 정수리의 반구 둘을 맞붙이고, 연결부를 오목하게 금 속 테를 둘러 장식하고 양 옆에 가죽을 대어 만들었다. 가운데 테에 부착된 두

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 교감적 숭배의 대상에는 동식물, 금석류(金石類), 주문 (呪文), 주부(呪符), 주약(呪藥), 주구(呪具) 우상과 상징물 등 주술적인 목적으로 몸에 지니고 다니거나 우주에 존재하는 생명력과 교감하려는 의도에서 제사 또는 숭배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모든 물체가 포함된다. 주물숭배는 단지 자연숭배만이 아니라 애니미즘이 본질적으로 내재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주물을 숭배하는 목적이 이미 우주에 넘쳐 나는 생명력과 교감하려는 데 있다면 이는 벌써 애니미즘을 전제로 하 고 있기 때문이다. 해와 달의 운행, 땅·바다·바람 등에 대한 숭배는 고대 인류의 기 본적인 숭배 대상으로서 고대 인류는 이들의 운행 원리, 그리고 자신들의 모든 삶 의 원리와 동형적(同形的)인 모델을 추구함으로써 일상사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을 관 장하려 했다. 거대한 자연물을 통해서는 우주의 큰 힘과 교통하려는 종교적인 측면 이 강했는 데 반해, 비교적 작은 자연물에 대해서는 대개 흑주술적(黑呪術的)인 측 면이 강했다. 흑주술이란 개인의 특정한 목적을 위해 타인을 해치려는 의도를 갖고 행하는 주술 행위를 말한다. 인터넷자료: “주물숭배” 한국 브리태니커 온라인 http://members.britannica.co.kr/bol/topic.asp?article_id=b19j3475a 2012년 8월5일 접속. 이처럼 초자연적 존재나 신비스러운 힘을 빌려 길흉(吉凶)을 점치고 화복(禍 福)을 가져오려고 하는 주술은 고래로부터 현대까지 인류 역사에 있어서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5 왼쪽 그림출처: http://saisaibatake.ame-zaiku.com/gakki/gakki_jiten_damaru.html 오른쪽 그림 출처: http://coyotespaw.com/Detailed/55.html 2013년 3월 27일 접속. 티베트 악기재료에 나타난 상징적 의미 31

개의 줄 끝에는 방울처럼 동그란 추6가 각각 매달려 있다. 금속테 부분을 오른손 으로 잡고 손목을 회전하면 줄에 매달린 작은 추가 북면을 두드려 소리가 난다. 모든 다마루의 몸체가 인간의 두개골로 되어 있는 것은 아니고 위의 그림 맨 오 른쪽 보기에서처럼 오늘날에는 나무로 만든 것들도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악기 의 크기에 있어서도 다소 차이가 있다.

[그림 2] 종교의식 중 다마루의 연주모습7

다마루는 보통 딜부(drilbu)라고 불리는 종과 짝을 이루어([그림 2]의 왼쪽) 여러 종류의 티베트 불교의식에서 중요한 법구로 사용되고, 티베트 토속종교인 본 (bon)교 의식이나 티베트 탄트라 요기들의 수행의식인 최(chod)¨ 에서는 사람의 대퇴골로 만든 나팔 ‘캉링’([그림 2]의 오른 쪽)과 짝을 이루어 함께 연주된다.8 따라서 다마루는 일반인 누구나 다룰 수 있는 종류의 악기가 아닐뿐더러 세속음 악 연주와도 완전히 무관한, 종교의식을 진행하는 ‘의식도구’로 사용되는 악기라 할 수 있다. 특히 의례에 사용하는 여러 악기 중에서도 종과 다마루는 오랜 수련 을 닦은 높은 지위를 가진 대표 라마승에 의해 연주되기 때문에 의례 중에 그 의미와 역할이 막중함을 짐작할 수 있다.

6 구슬 혹은 매듭으로 뭉쳐져 만듦. 7 왼쪽 그림출처: http://planet.esukhia.org/page/24/ 2013년 3월 27일 접속. 오른쪽 그림출처: http://pureground.ca/spiritual-direction-of-namdak-saling/ 2013년 3월 27일 접속. 8 티베트 종교의식에서의 연주관행을 보면 이처럼 오른손과 왼손에 각각 다른 법구를 동시에 들고 연주하는 특징이 보인다. 이는 상반된 두 가지 원리가 조화를 이룬다 는 이원론적 세계관에서 비롯된 상징적 행위가 아닐까 생각한다. 32 양 인 정

1) 티베트의 불교

다마루가 티베트인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악기로 이해되고 있는 것인지를 알 아보기 위한 첫 순서는 악기와 연결된 종교적인 내용들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다마루는 불교와 힌두교와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는 악 기이기 때문에 이 악기에 담긴 상징적 내용들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종교의 특징 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할 것이다. 티베트 불교인 ‘라마교’는 티베트를 중심으로 중국, 인도, 몽골의 일부 지방 에서 발달한 대승불교의 한 종파에 속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인도의 탄트라 불 교와 티베트의 토착종교인 본교9가 혼합되어 만들어진 독특한 색채가 강한 불교 라 할 수 있다. 대승불교10를 크게 현교(顯敎)와 밀교11로 구분하는데, 현교는 천 태종, 선종, 정토종 등 이성으로 이해할 수 있는 교의에 입각한 종파에 해당하고, 밀교(탄트라불교 tantric buddhism12)는 주술적 성향13이 강하면서 구전을 통해

9 본교에서는 우주에 많은 정령들이 존재하며 그들에 의해 세상의 길흉화복이 결정된 다고 믿는다. 선한 신령과 악령이 세상에 가득 차 있어 그런 신령들은 잘 숭배하면 인간에게 우호적이지만 박대하거나 괴롭히면 적대적이 되어 재앙을 일으킨다고 여 긴다. 이들 신령이 인간세계에 그들의 의사를 표시하도록 주술사(shaman)를 매개로 하는데, 주술사들은 엑스타시적(ecstatic) 무아경에서 이들 신령과 교통하여 신령들 을 달래며, 여러 희생제의를 드린다. 이 과정 중에 점복(占卜), 예언, 치병(治病), 사 령(死靈)의 인도 등 샤먼적 기술을 행한다. 예컨대 본교에는 신령숭배, 자연숭배(하 늘, 땅, 산, 하천, 해, 달, 별 등등), 동물숭배(원숭이, 양, 야크 등 인간 생존에 필요 한 모든 동물을 초자연적인 힘을 갖고 있다고 믿음), 무당을 존경하고 무술(巫術)을 숭상하는 특징이 뚜렷하다. 티베트 불교 형성과 발전에 기존 토착신앙인 이 본교가 대중성을 얻는데 지대한 역할을 하였고 본교의 예배의식과 호법신들 또한 티베트 불교의식에 수용되어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다. 본교에 대한 자세한 내 용은 민병삼, “티벳 불교의 형성과 토착화,” 󰡔인문과학논집󰡕 13 (2004), 197-201, 209, 215, 218, 220-226; 장익, “티베트 불교 초기 수용과 밀교의 역할,” 󰡔대학원 연 구논집󰡕 26 (1996), 10-13, 21-25, 27-28 참조. 10 소승 불교와 대승 불교는 승단(僧團)의 규율이나 행동 규범 등에서 큰 차이가 없지 만 그들의 이론에는 큰 차이가 있다. 소승 불교에서는 부처마저도 인간으로 보고, 그의 고타마로서의 탄생은 성불하는 마지막 단계라고 보았으나, 대승 불교에서의 부처는 신의 화신이며, 그는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나는데 이는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열반에 이르도록 도움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보았다. 전자는 자신의 구원을 최고의 이상으로 보았으나, 후자는 모든 인류의 구원을 최고 의 이상으로 보았다. 따라서 소승불교는 최상의 신이 없이 주로 승려생활에 대한 규칙을 중요하게 내세우는데 반하여, 대승불교는 붓다의 인격을 신성화한다. 11 ‘밀교’(密敎)란 불교의 한 종파인 비밀불교를 일컫는 말을 약칭해서 부르는 말로서, 인도의 호칭은 ‘금강승’(金剛乘, 범어로는 )이다. 밀교에 대한 자세한 내용 은 장익, “불교 tantra의 특성,” 󰡔밀교학보󰡕 5 (2003), 7-25 참조. 12 탄트라(tantra)는 정신적 지식을 의미하는 ‘tantri’ 혹은 ‘넓히다’라는 뜻을 가진 ‘tan’ 이라는 어원과 ‘모으다’를 뜻하는 접미사 ‘tra’가 합해진 산스크리트어에서 유래되었 다. 따라서 지식을 넓혀주는 것, 특히 신비적이고 주술적인 지혜와 가르침 등을 모 은 것으로 해석된다. 탄트라는 넓게는 고대 인도에서부터 전해온 종교적 수행과 실 천에서 사용된 밀교적인 요가나 의례, 제사, 법률, 의학, 마법까지의 범주를 폭넓게 내포하고 있고, 좁게는 종교적인 신비한 성취법과 관련된 것만으로 정의하기도 한 티베트 악기재료에 나타난 상징적 의미 33

이어온 비밀스런 가르침을 강조하여 신비주의적 성격이 짙은 교의를 갖고 있다. 사변적이고 이론화된 현교와는 달리, 밀교에서는 몸으로는 무드라(mudra: 힌두 교나 불교에서 사용되는 상징적, 의례적 동작이나 몸짓)를 짓고, 입으로는 진언 (眞言: 불교의 비밀스런 주문呪文)14을 외우고, 마음으로는 만다라(mandala: 일 종의 불화)를 관상하는 주술적인 종교의례와 수행법을 중요시한다. 밀교는 인도 불교의 말기에 해당하는 7세기에 인도의 힌두교와 민간신앙의 여러 주술적 요소 가 혼합되어 이루어진 유파이며 인도의 후기 대승불교를 대표한다.15 대표적인 경전인 다라니(dharani)의 내용을 주문(呪文)으로 외움으로써 인간에게 내리는 재앙이나 악귀나 악령, 또는 타인의 저주나 신의 저주를 물리칠 수 있다고 믿는 주술적이고 신비적(神秘的)인 면이 강한 밀교는 8세기 초부터 인도에서 융성하 기 시작하여 티베트를 거쳐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 그리고 중앙아시아까지 널리 전파되었다.16 인도의 불교가 유입되기 전에 티베트에는 샤만교 혹은 자연 숭배의 한 형태인 본(bon)교가 고유 신앙으로 자리 잡고 있었는데, 불교의 유입 에 따라 8세기 후반부터 본교와 불교가 혼합된 독특한 티베트불교인 ‘라마교’가 형성되었다.17

2) 인도의 다마루가 티베트 다마루와의 관계

티베트의 다마루는 인도에서 탄트라 불교의 유입과 함께 들어온 악기이므로 그

다. 장익, “불교 tantra의 특성,” 11-12. 13 영어의 magic이라는 말로, 초자연적인 존재나 신비적인 힘을 빌어 여러 가지 현상 을 일으키어 인간의 길흉화복을 해결하려고 하는 기술을 말한다. 동서양을 막론하 고 사람들은 모든 삼라만상이 어떠한 보이지 않는 초인적인 힘에 의하여 지배되고 운행되는 것으로 믿었기 때문에 인간들은 그 초인적인 힘을 인간의 편으로 유도, 조작하여 닥쳐올 불행을 예방하고, 대신 평안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다. 이에 그러한 힘을 인간 편으로 유도, 조작하기 위한 여러 가지 수단들이 등장하였 고, 이것이 곧 ‘주술’이다. 14 불교에서의 진언(mantra)는 어떤 우주적 힘을 드러나게 하는 힘이 실린 음절 혹은 연속적인 음절을 지칭하는데 가끔 붓다의 이름을 지칭하기도 한다. 불교 명상의 한 형태로서 만트라를 계속적으로 반복하여 낭송하는 이러한 형태의 수행법은 다양한 불교 종파들이 시행하고 있다. 이때의 만트라는 마음을 안정되게 지켜주고 ‘옴’과 같은 진동음을 통해 고양된 차원의 영적수준을 체험하게 한다. 만트라를 암송 할 때는 그 효과를 높이기 위해 ‘무드라(mudra)’와 같은 일정한 신체의 자세를 함께 취하게 된다. 만트라는 힌두교나 불교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마음을 높은 의식의 상 태로 고양시키는 거룩한(spiritual)소리나 단어 또는 구절을 뜻한다. 15 인도의 대승불교는 7세기에 침체기를 맞아 민중의 종교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힌 두교와 민간사상을 적극 수용하여 불교를 재정립을 시도하였다. 16 한국에는 통일신라시대에 유입되어 고려시대에 가장 활발한 전성기를 맞게 되었다. 17 전경옥, “티베트 가면극의 역사와 연희양상,” 󰡔남도민속연구󰡕 23 (2011), 354; 한경 자, “종교의식무를 통한 밀교적 성향분석에 관한 연구,” 󰡔무용학회논문집󰡕 16 (1994), 236. 34 양 인 정

원조는 인도에서 찾을 수 있다. 따라서 이름까지 동일한 인도의 다마루와 티베 트 다마루 간에는 어떤 연계성이 있을 것이고, 이 두 악기의 상호 관계를 살펴 보면, 티베트의 다마루에 담긴 정신적인 내용에 대한 접근도 용이하리라 생각 된다. 모래시계형의 작은 북인 인도의 다마루는 힌두교의 시바신과 긴밀한 관계가 있는 악기로 알려져 있다. 인도의 대표 신들 중의 하나인 시바가 춤을 출 때 늘 손에 들고 있는 악기가 다마루이다. 아래의 그림에서 보듯이 수많은 회화나 조 각에는 인간의 희로애락, 탄생과 죽음, 생성과 소멸을 상징하는 우주의 춤18을 추는 시바의 모습이 자주 그려져 있는데, 그의 오른쪽 위 부분의 손에는 늘 다마 루가 들려 있다. 이때에 이 악기를 연주한다는 것은 곧 시바가 우주를 창조하도 록 도와주는 신비한 영력을 이 악기가 갖고 있다는 것을 암시해 준다. 다시 말해 리듬을 맞추기 위해 사용되는 이 작은 북에 주문과 주술, 신적인 소리를 전달하 는 수단으로 신성함을 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림 3] 시바의 형상19

18 인도인에게 ‘춤’이란 즐거움을 얻기 위한 수단이라기보다 신과의 교류하기 위한 중 요한 표현수단이자 구도의 과정으로 여겨왔다. 신에 대한 무한한 존경과 축복의 기 도로 간주되어온 인도무용은 고대시대 때부터 신화와 종교철학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에 춤에 담긴 모든 주제와 인물 하나하나의 움직임은 신의 이야기와 신에 대한 찬양과 헌신을 내포하고 있다. 그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우주적 무용가로 알려진 시바신 일 것이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박서영, “무용의 왕 시바,” 󰡔무 용원 이론과 연구자료집󰡕 3 (2001), 115-123 참조. 19 왼쪽 두 청동상 그림 출처: http://www.laasya.org/nataraja.htm http://en.wikipedia. org/wiki/File:Shiva_as_the_Lord_of_Dance_LACMA_edit.jpg 오른쪽 그림의 출처: http://littleganeshas.files.wordpress.com/2007/07/shri-shiva-3.jpg 2013년 3월 27 일 접속. 시바의 춤을 ‘나타라자’(Nataraja: 춤의 제왕)라고 부르는데 나타라자는 악 령을 쫓는 춤으로 우주를 창조하고 새로운 세계를 계시한다. 청동상의 왼손 위에 불꽃은 우주의 영원한 진화를 상징한다. 오른손의 다마루 연주는 우주창조의 힘을 더하고, 오른쪽 손바닥은 확신, 보호를 상징하며, 난장이를 밟고 서 있는 오른쪽 발 은 무지를 상징하며, 발을 가리키고 있는 왼손은 고통과 슬픔을 덜어주고 균형과 티베트 악기재료에 나타난 상징적 의미 35

시바는 인도의 힌두교의 주요 신 가운데 모순된 여러 특징들이 복합된 가장 복잡한 신 중의 하나이다.20 파괴자인 동시에 때로는 창조자의 모습을 상징하기 도 하고, 영혼의 자비로운 목자이자 치유자로서 자애로운 측면을 가진 신이자 분노로 가득 찬 난폭하고, 예측 불가능하며, 파괴적인 속성을 가진 복수의 신이 기도 하다. 우주의 춤을 추는 무용가이며, 때로는 벌거벗은 고행자의 모습으로, 혹은 자신과 자신의 배우자가 한 몸으로 섞여 반은 남자이고 반은 여자인 반남 반녀의 관능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힌두교 사원과 개인의 사당에서 시 바는 생식의 신으로, 환생과 출산의 상징인 링가(linga),21 즉 남근상(男根像)으 로 숭배된다. 문헌에 나타나는 그의 구체적인 형상과 모습은 위의 [그림 3](맨 오른쪽의 것)에서 보듯이 몸에는 호랑이 가죽을 걸치고, 번개를 상징하는 삼지 창을 들고, 깊은 산 속에서 요괴를 거느리며 살고, 몸에는 송장의 재를 묻히고 화장터에 나타나며 음산한 모습을 하고 있다. 해골 목걸이를 걸치고 있으며, 목 에는 뱀을 두르고, 손에는 작은 다마루나 해골로 장식된 방망이를 들고 있다. 황 소 등에 올라타 히말라야 산중에 살며, 사람을 죽이거나 열병을 앓게 하기도 하 며 춤과 음악을 즐기고, 수도를 닦는 사람들에게는 은혜를 베풀기도 한다고 전 해진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시바가 송장의 재를 묻히고, 화장터에 현현하 며, 해골로 만든 도구들과 다마루를 지니고 다니면서 춤과 음악을 즐긴다는 묘 사이다. 모든 화장터에서 죽음을 지배하는 신으로 숭배되는 시바가 해골로 만든 도구들과 다마루를 가지고 다니면서 죽음과 관련된 연행에 관여한다는 점은 티 베트의 불교 수호신들의 모습을 묘사한 문헌이나 불화에서도 종종 비슷하게 발 견되는 내용이고, 특히 티베트의 종교의식에서 인간의 유골로 만든 법구와 다마 루악기가 쓰인다는 것 또한 흡사하다.

조화를 상징한다. 결국 시바춤은 인간의 희로애락, 탄생과 죽음, 생성과 소멸을 상 징한다고도 한다. 20 인도의 힌두교는 하나의 신이 다양한 신격(神格)이나 인물, 동물로 나타난다는 화신 사상(化身思想)이 강하다. 21 ‘링가’는 힌두교에서 시바신을 상징하는 남근상이자 생식력의 상징으로 숭배되어 인 도 전역의 시바 신전과 가정의 사당에 중요한 숭배 대상으로 모셔져 있다. 여성의 성기를 상징하는 ‘요니(yoni)’는 시바 신의 배우자인 샤크티 여신의 상징물로 쓰이 고 있으며, 꼿꼿이 곧추선 '링가'의 받침대를 이루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사고의 근저에는 절대신 시바(shiva)와 여신인 샤크티(shakti)가 대립적인 이원성을 극복하 여 서로 하나로 통합되는 것을 창조적 완성이라고 보는 믿음이 담겨있다. 그와 동 시에 성(性)의 결합은 다산과 풍요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36 양 인 정

[그림 4] 티베트 탄트라불교 수호신의 모습22

인도의 시바형상 묘사[그림 3]와 티베트의 탄트라불교 수호신의 모습[그림 4]을 비교해보면 서로 간의 비슷한 점이 한층 뚜렷해진다. 티베트 불화나 조각상에 등장하는 탄트라불교 수호신23은 시바의 모습에서처럼 오른손에 다마루를 들고 춤을 추고 있다. 또 [그림 5]의 왼쪽에 그려진 수호신은 힌두교의 시바나 시바신 앙 신봉자들의 형상에서 발견되는 것처럼 동물가죽으로 만들어진 치마를 입고, 해골로 만든 용기(kapala)와 해골이 박힌 지팡이를 지니고 있다. 티베트 종교무 용극의 가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해골이 박힌 왕관을 길게 기른 머리위에 쓰고 있으며, 해골로 만든 목걸이를 목에 두르고 오른손에는 다마루를 들고 있다. [그림 5]의 오른쪽보기는 인도불교의 교리와 수행법을 티베트에 처음 소개한 라마교의 교조이자 티베트에서 제2의 부처로 숭앙되는 인물인 파드마 삼바바24

22 왼쪽 그림출처: http://www.prayerflags.com/display.asp?pid=152&catid=5 2013년 3월 27일 접속. 중간 그림과 오른쪽 그림출처: http://www.amazon.com/ Tibetan-Bronze-Statue-Tantric-Dancing/dp/B002L3HMC8 2013년 3월 27일 접속. 23 그림 4의 형상들은 모두 다키니 (dakini)를 묘사한 것이다. 다키니는 원래 힌두신화 에 등장하는 칼리여신의 종속적인 요정으로, 환술을 이용해 사람을 잡아먹고 그 가 죽과 뼈로 옷과 장신구를 하며, 몸에 피칠을 하고 다니는 공포스러운 악귀였다고 한다. 그러나 티베트 등지의 밀교권에서는 밀교수행법을 직접 전수하고, 수행자들을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하는 불교의 여성 수호신으로 받아들여져 ‘지혜의 화신’으로 추앙받고 있다. 도상 속에서 다키니는 대부분 벌거벗은 모습으로 나타나며 오른손 에는 중생들의 깨우침을 상징하는 다마루를, 왼손에는 요령을 들고 춤을 추는 형태 를 취하고 있다. 24 파드마 삼바바는 8세기에 활동한 전설적인 인도의 불교 신비주의자이다. 파드마 삼 바바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권도균, “티베트의 불교와 미술: 빠드마삼바바,” 󰡔문학/ 사학/철학󰡕 12 (2008), 213-228; 장익, “티베트 불교 초기 수용과 밀교의 역할,” 24-27 참조. 티베트 악기재료에 나타난 상징적 의미 37

의 모습을 그려놓은 것이다. 여기서도 역시 티베트의 다마루가 오른손에 쥐어져 있다. 파드마 삼바바와 관련된 전기나 기록에 따르면 그가 사자(死者)의 은신처 라고 불리는 여러 묘지를 전전하며 악령들의 정복자로 힌두밀교의 수행법과 유 사한 요가수행에 정진했다고 전해진다.25 이 같은 행적 또한 시바의 것과 흡사하 다. 실제로 몸에 재를 바르고 유골로 치장하며 악마들을 물리치기 위해 묘지를 유랑하는 수행법을 실천하는 티베트의 밀교 요가수행승들이 다마루와 캉링을 주술도구로 지니고 다니는 모습은 지금까지도 여러 자료들을 통해 접할 수 있 다.26 이러한 점들로 미루어 볼 때 티베트 다마루 악기는 그 원류와 쓰임새에 있 어 힌두교의 시바숭배 사상과 깊은 연관성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림 5] 티베트 탄트라불교 수호신과 파드마 삼바바의 모습27

외형적으로는 인도의 다마루와 티베트의 다마루 사이[그림 6]에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연주방식은 두 악기가 거의 동일하다.28 악기제작과 관련해서도 인도의

25 권도균, “티베트의 불교와 미술: 빠드마삼바바,” 󰡔문학/사학/철학󰡕 12 (2008), 220- 227. 26 본고의 그림 10에 있는 요기의 모습 참조. 27 왼쪽 그림출처: http://tribes.tribe.net/practicaltantra/photos/527e0dc4-8500-4f19- a667-22227214e5c0 2013년 3월 27일 접속. 오른쪽 그림의 출처: http://www. exoticindiaart.com/product/paintings/padmasambhava-as-king-padmaraja-manifes tations-of-guru-padmasambhava-TI80/ 2013년 3월 27일 접속. 28 인도의 다마루나 티베트의 다마루는 모두 북의 몸체를 오른손으로 잡고 손목을 좌우로 흔들어서 몸통의 끈에 달린 추가 북의 양면을 때리는 연주방식을 취하고 있다. 38 양 인 정

것과 티베트 다마루 사이에는 또 다른 공통점이 발견된다. 바로 이원성의 합일 이라는 세계관을 상징적 요소로 갖는다는 점이다. 시바를 최고신(最高神)으로 숭배하는 힌두교 종파인 시바교에서는 인도 다마루의 몸체가 두 개의 삼각형의 정점을 맞대어 놓은 것으로, 즉 시바신을 상징하는 남근상 ‘링가’와 여성의 성기 를 상징하는 요니(yoni)가 결합한 것을 묘사하고 있다. 그 근저에는 남성적 원리 와 여성적 원리의 합일, 즉 음양의 원리는 영원히 분리할 수 없으며 둘이 조화를 이룰 때 모든 존재가 완전하다는 사상이 담겨 있다.29 이와 비슷하게 티베트의 다마루에서도 역시 몸체를 이루는 두 개의 반구가 상반된 두 세계를 상징하는 것으로, 즉 하늘과 땅으로 보고 그 가운데에 오목하게 들어간 테두리는 상반된 두 세계를 연결해주는 중간지점으로 해석되고 있다.30 이러한 이유 때문에 다마 루를 제작할 때 의도적으로 남성의 두개골과 여성의 두개골을 각각 반구씩 잘라 서 맞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아울러 종교의식에서 다마루를 사용할 때 악기를 잡는 방향 또한 흥미롭게도 두개골의 성별에 맞게 위치하도록 엄격히 규 정해놓고 있다고 하는데, 남성의 두개골이 있는 쪽이 반드시 연주자의 오른쪽에 위치해야 한다고 한다.31 위에 열거된 여러 유사점들을 토대로 종합해 보면, 인도의 탄트라불교가 티 베트에 유입32되었을 때 종교의식의 주요 악기로 다마루도 함께 수용되었을 것 이고, 악기이름뿐만이 아니라 이 악기에 부여한 상징적 의미까지 그대로 이어 받은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즉 시바의 악기인 인도의 다마루처럼 티베트 다 마루 또한 주술적인 성향이 짙은 신성한 영력을 가진 악기이자 초자연적인 세 계와 연결을 도와주는 종교적 도구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 것이라 하 겠다.

29 인도인의 우주관에 의하면, 절대자로서 브라만은 자체 안에 남성적 요소와 여성적 요소의 양면성을 가지고 끊임없는 변화 속에서 창조와 파괴의 순환을 거듭하는 것 으로 이해된다. 30 Lucie Rault, Vom Klang der Welt (Munchen:¨ Frederking & Thaler, 2000), 91, 108. 31 Rault, Vom Klang der Welt, 110. 32 인도 다마루의 유입에 대한 구체적 기록은 파드마 삼바바(padma sambhava)의 한 제자가 기술했다고 전해지는 파드마 삼바바 생애를 소개한 문헌에 존재한다. Evans-Wentz, W. Z. (ed.), The Tibetan Book of Great Liberation (London: Oxford University Press, 1954), 132. 티베트 악기재료에 나타난 상징적 의미 39

[그림 6] 인도의 다마루와 티베트의 다마루33

3) 다마루 재료에 담긴 종교적 의미와 주술적 기능

이 장에서는 필자가 서문에서 제시한, “다마루라는 악기는 어떤 이유로 인간의 두개골을 악기의 재료로 사용하게 된 것일까?”라는 물음에 대한 답이 될 만한 근거를 티베트의 문화의 중요한 뿌리가 되고 있는 불교의 죽음관과 탄트라적 성 향이 짙은 주술적 사고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첫 번째로 티베트의 죽음관은 불교의 윤회사상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티베 트인들은 삶과 죽음, 출생과 사망을 연속선상에서 순환적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죽음을 결코 생명의 끝이라 간주하지 않는다. 그들이 말하는 삶의 윤회란 한 생 명이 태어나서 이승과 같은 어떤 세계에 살다가 죽어서 영의 상태로 돌아갔다 가, 때가 되면 다른 환경과 조건 속에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뜻한다.34 이러한 사고는 인간의 육체와 시체를 보는 태도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티베트인 들에게 있어서 인체란 단순하게 영혼을 담고 있는 그릇이고, 영혼이 그 동안 입 고 있던 육신의 옷을 벗는 것이 죽음이라고 여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육체 와 현세에 집착하는 것은 덧없는 것이라고 본다. 이런 맥락에서 인간의 유골로 악기를 만들어 종교의식에 사용하는 주된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죽음에 대한 가치관을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된다. 사람들은 인간의 죽음 을 떠올리게 하는 해골이나 시신의 뼈로 만든 의식용 도구를 종교의식을 통해 접하면서 인생사의 덧없음을 매번 환기하고,35 동시에 죽음에 대한 근원적인 두

33 왼쪽 그림 출처: http://metmuseum.org/collections/search-the-collections?ft=*&what= Rattle+drums. 오른쪽 그림의 출처: http://www.exoticindiaart.com/article/music/ 두 그림 2013년 3월 27일 접속. 34 임재해, “티베트 출산 풍속의 생태학적 이해와 ‘환생’의 생명관,” 󰡔비교민속학󰡕 16 (1999), 62. 35 이와 관련해서 권도균은 다마루가 만들어 내는 소리는 한 순간에 지나가 버리는 덧 없음을 상징하는 것이며, 아울러 밀교수행을 통해서 얻어지는 번뇌의 극복을 축하 해 준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마루가 내는 소리는 인간내면 에서 나오는 목소리와 동일시되는 것으로 사물의 본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사 40 양 인 정

려움과 공포를 극복36하는데 도움을 얻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죽음을 상 기시키려는 의도로 시신의 유골을 사용하는 것은 비단 티베트에서만 있는 관습 은 아니다. 유럽에서도 이와 유사한 목적으로 성당 내부에 수많은 해골과 유골 들을 수집하여 아름답게 꾸며놓고, 성당입구에 “죽음 앞에서는 만인이 평등하 다”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붙여 신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성당들이 여 러 곳에 있다.37 두 번째로 티베트의 종교의식에서는 유난히 인간의 뼈나 해골에서 가져온 재료들을 이용해 종교의식 도구를 만들거나 수행자들의 몸을 치장하는 것을 자 주 볼 수 있다. 이러한 종교적 가공물들은 나쁜 귀신이나 재앙을 물리칠 수 있는 악령퇴치용의 주술물이자 부적(符籍)과 같은 구실을 한다. 이 같은 성향에는 두 개골 숭배사상38과 일치되는 면들이 엿보이기도 하며 티베트의 토착신앙인 본교 (bon 本敎)의 샤머니즘적 특성과도 유사한 부분들이 발견된다. 의식용 주술물 중에서도 가장 영력이 많이 담겨 있다고 여겨진 인간의 두개골은 티베트의 여러 종교의식에서 특히 애호된 대상물로 보인다. 예를 들어

∙ 티베트의 전통 종교무용극에서 인간의 해골을 아름답게 깎아서 엮어 만 든 앞치마를 두르고 춤을 추는 승려의 치장방식([그림 7]의 윗쪽 두 사진

람들의 눈을 번쩍 뜨게 해줄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오랜 훈 련을 필요로 한다고 말하고 있다. 권도균, “티베트의 불교와 미술: 빠드마삼바바,” 221, 각주 15. 36 티베트 불교에서는 죽음이라는 것을 낯설고 이질적이며 공포의 대상으로 인식하기 보다 죽음의 순간을 통하여 인간의 내면의 힘을 강화하는 방법을 중시해왔다. 죽음 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자 삶의 신비를 풀 수 있는 단서로 보고 있기 때문에, 죽음 에 대한 직면이 인간의 내면을 집중적으로 다스릴 수 있는 깨달음을 얻는데 적극적 인 의미를 갖는 것으로 이해하려는 경향이 짙다. 37 인간의 유골로 꾸며진 대표적인 유럽 교회의 보기: 체코의 Kutna Hora에 있는 Sedlec Ossuary 성당에는 4만 명에서 7만 명에 이르는 유골을 모아 내부를 장식;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Rome’s Our Lady of the Conception of the Capuchins에 는 1500년에서 1870년 사이에 죽은 4000명의 수도사들의 유골로 성당내부를 장식; 1776년에 완공된 이탈리아 밀라노의 San Bernardino alle Ossa; 12세기에 세워진 폴란드의 Czermna Chapel에는 수 만개의 유골로 교회내부 전체가 장식; 폴란드의 St. Batholomew's Church (the Kaplica Czaszek라고도 불림)은 3000명의 유골로 장식; 16세기에 건립된 포르투갈의 Evora에 있는 Capella dos Ossos 성당에는 5000명의 수도사들의 유골로 장식되어 있다. 38 각주 3의 설명참조. 이처럼 인간의 두개골을 숭배의 대상으로 삼아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성향은 인간의 얼굴이야말로 그 사람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특별한 관심의 대상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면서도 상징적인 의미를 담아 소중히 다루어야한다는 사상에서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제례를 목적으로 손질을 가한 두개골뿐만이 아니라 목걸이, 장신구 등으로 장식된 유골을 부적으로 몸에 지니고 다니는 관습은 선사 시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세계 여러 지역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선사시대의 해골 숭배사상에 대한 내용은 Emmanuel Anati, 󰡔예술의 기원󰡕, 이승재 역 (서울: 바다출판사 2008), 106-109, 114-116 참조. 티베트 악기재료에 나타난 상징적 의미 41

들) ∙ 승려나 주술사들이 해골모양이 새겨져 있는 인간 뼈로 만든 염주를 목에 두르고 다니는 행위 ∙ 티베트의 종교가면극에 쓰는 가면들 중에는 해골모티브들이 자주 등장 ([그림 7]의 아래 왼쪽 사진) ∙ 여러 종교의식 중에서도 특히 샤먼적 성향이 강한 최(chod)¨ 라는 탄트라 의 의례에서 신에게 바치는 헌주를 담는 용기로 해골주발(kapala)39을 사 용([그림 7]의 아래 오른쪽 사진) ∙ 다마루와 함께 인간의 대퇴골로 만든 ‘캉링’이라는 관악기를 연주하는 것 등에서 이러한 특징들이 잘 나타나 있다.

[그림 7] 인간의 뼈로 만든 앞치마와 무용수의 치장모습, 참 무용극의 해골모티브 가면, 최(chod)¨ 의식에 사용되는 해골주발(kapala)의 모습40

39 탁발승의 공양구나 해골 또는 해골로 만든 용기를 뜻하는 까빠라(kapala)는 산스크 리트어로 촉루배(髑髏杯)로 번역된다. 밀교에 등장하는 무서운 수호신들의 형상에서 까빠라를 손에 든 모습이 자주 발견된다. 예를 들어 파드마 삼바바의 형상에는 항 상 오른손에 절대적인 진리의 본질을 상징하는 금강저를 쥐고 왼손 손바닥 위에 감 로수로 가득한 해골로 만든 카빠라를 공양구로서 놓고 있다. 이러한 까빠라가 상징 하는 의미는 ‘자아의 죽음’과 ‘죽음조차도 극복하는 깨달음의 힘’이다. 피와 술을 섞 어서 이 까빠라에 담으면 불멸의 감로수로 변환된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으며 현 재의 밀교의식에서는 피 대신 피를 상징하는 붉은색 와인을 사용한다고 한다. 권도 균, “티베트의 불교와 미술: 빠드마삼바바,” 219-220. 40 위쪽 왼쪽그림 출처: http://www.christies.com/lotfinder/lot/a-ritual-bone-apron- tibet-17th19th-century-1427920-details.aspx?intObjectID=1427920 위쪽 오른쪽그림 출처: http://www.3worlds.co.uk/Pages/Gallery-04B-Apron.html 아래 왼쪽그림 출 42 양 인 정

티베트의 종교의식과 관련된 악기연주에 많은 주술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가 불교사원에서 공연되는 종교가면극인 참(cham)41이다. 이 가면무용극은 오락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쁜 잡귀나 악령을 몰아내는 일종의 주술적인 무용극이라 할 수 있다. 이 의례에는 다양한 모습의 해골가면을 쓴 춤 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는 관객들에게 죽음과 환생 사이의 중간적 상태(bardo: 中有)에 있는 수호신령의 무서운 이미지에 길들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참 춤 에 나타나는 많은 동작들은 악귀를 물리치는 내용들을 묘사한 것이고, 종교의식 에 해골모습을 한 의상이나 가면을 사용하는 이유는 사후의 체험을 제시하기 위 한 것이라고 한경자는 설명한다.42 이 의례의 연주에는 여러 악기들과 함께 다마 루와 인간의 대퇴골로 만든 캉링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 캉링(Kangling)

사람의 넓적다리뼈로 만든 티베트의 관악기인 ‘캉링43’은 ‘캉바’(다리)와 ‘링부’ (관악기)라는 단어의 합성어로 ‘다리로 만든 관악기’라는 뜻이다. 이 악기는 히말

처: http://svocelot.com/Landfalls/Newsletters/Nepal/8ManiRimdu.htm 아래 오 른쪽 그림 출처: http://www.onlinegalleries.com/antiques/d/tibetan-buddhist- rit ual-vessel-%C3%A2%C2%80%C2%98kapala%C3%A2%C2%80%C2%99-/91816 2013 년 3월 27일 접속. 41 티베트어로 ‘춤추다’라는 어원을 지니고 있는 종교가면극 ‘참’은 신에게 제사지내고 재앙을 쫓는 종교 법회 중에서 라마와 승려들에 의해 행해지는 불교의식무용이다. 인도의 밀교를 티베트에 전파한 고승으로 알려진 파드마 삼바바가 흉신을 진압하여 항복시키기 위한 의도로 8세기에 밀교의 금강무를 토대로 하고, 티베트의 본교의식 과 민간사회에 있었던 동물춤, 인물가면춤, 북춤 등과 같은 다양한 요소들을 융합하 여 참을 탄생시킨 것이라고 전한다. 원래는 장기간 사원에 봉쇄된 상태로 승려들만 을 위한 신성한 종교의식무로 비밀스럽게 행해지던 참은 점차로 신도들과 외부인에 게 공개됨에 따라 민중을 교화하기 위한 포교적 기능을 갖게 되었다. 현재는 티벳 은 물론 인도, 네팔, 부탄, 몽골에서도 라마교의 사원 축제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연행으로 전승되어오고 있다. 참의 유형과 절차, 양식, 등장하는 신들은 지역 과 종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불법에 적대적인 악귀들을 징벌하는 여러 신격들의 권능과 위세를 보여줌으로써 신도들을 교화하고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내용은 공통 적으로 나타난다. 국내 학계의 ‘참‘에 관한 연구로 김흥우, “티벳의 라마교 연극,” 󰡔연극학보󰡕 24 (1996), 75-117; 박은영, “처용무와 티벳 참의 비교 연구,” 󰡔움직임의 철학: 한국체육철학학회지󰡕 12 (2004), 489-511; 박진태, “한국과 티베트의 탈춤의 비교,” 󰡔우리말글󰡕 31 (2004), 227-246; 백정희, “티벳의 전통극과 라마 참에 대한 고찰,” 󰡔무용학회 논문집󰡕 43 (2005), 193-204; 윤소희, “라다트 헤미스 곰파의 참 의례와 악가무,” 󰡔한국음악연구󰡕 48 (2010), 313-337; 전경욱, “티베트 가면극의 역 사와 연희양상,” 349-383; 허동성, “불교의식무용 챰의 제의적 연행 관념구조 - 헤미 스 쩨츄 챰을 중심으로-,” 󰡔공연문화연구󰡕 25 (2012), 291-332; 허스바야르, “몽골 춤 연구- 역사와 문화적 특징을 중심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전문사 학위논문, 2011) 1-51 참조. 42 한경자, “종교의식무를 통한 밀교적 성향분석에 관한 연구,” 238. 43 ‘캉링’은 rkang-ling이라 표기되기도 하며 ‘캉둥’(rkang dung, 다리 트럼펫)이라고도 부른다. 티베트 악기재료에 나타난 상징적 의미 43

라야 지역의 탄트라불교의식에서 사용되는 악기이나 모든 종교 의식에 다 사용 되는 것은 아니고 닝마파44의 일부수행법과 최(chod)¨ 라 불리는 특별한 밀교의식 에서 다마루와 종(drilbu: 딜부)과 함께 쓰인다. 특히 티베트의 전통장례의식인 ‘조장’(鳥葬)45을 주관하는 최파(chöpa)가 사용하는 악기로 널리 알려져 있다.

1) 악기구조와 재료의 선별기준

우선 이 악기가 어떻게 제작되었는지 그 과정을 살펴보자. 악기의 몸체는 무릎 관절부터(그림의 아래 부분에 해당) 위쪽으로 대략 30cm정도를 잘라낸 넓적다 리뼈로 이루어진다. 대퇴골 무릎의 동그랗게 돌출된 돌기부분(epiphyseal condyle: 그림의 하단부위에 해당)에 두 개의 구멍을 뚫어 관의 나팔을 만들고, 넓적다리뼈의 상단부분은 절단시켜 트럼펫의 취구(mouthpiece)로 만든다. 하단 의 두 개의 구멍이 있는 나팔 부분(bell)은 보통 가죽으로 외부를 둘러싸서 꿰매 는 경우가 많고, 상단 끝의 취구에는 금속으로 관의 겉을 둘러 입술이 닿는 부분 을 견고하게 만들어 주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림 8] 대퇴골 구조

44 닝마파(‘옛 질서’라는 뜻)는 티베트 불교의 4대 주요 종파 중의 하나로 가장 오래된 전통을 지닌 학파이다. 붉은 가사와 모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홍모파’라고도 불린다. 8세기에 인도불교를 티베트에 처음 전파한 인도승려 파드마 삼바바(padma sambhava)의 가르침을 가장 본래대로 전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닝마파는 인도의 금강승(金剛乘 vajrayāna)전통의 신비주의적 측면을 강조하고, 불교 이전의 토착 신 앙인 본(bon)교의 샤머니즘적인 관습과 지역 신들을 폭넓게 수용하여 주술적 성향 이 가장 강한 학파이기도 하다. 45 ‘조장’에 대한 설명은 뒤에 나오는 “캉링의 주요 용도와 상징적 의미”의 장을 참조. 44 양 인 정

관의 내부는 대퇴골 안의 골수를 제거한 다음 미생물의 번식을 막고 관 내부의 습기방지 효과를 위해 관 안에 밀랍을 붓는다고 한다. 그런 후 뜨겁게 달군 막대 를 관 안에 집어넣어 관의 통로를 깔끔하게 뚫어주어 더 크고 선명한 소리를 낼 수 있도록 정리작업을 한다고 한다.46

[그림 9] 대퇴골의 캉링 제작

그렇다면 이처럼 한 음 정도밖에 표현할 수 없는 단순한 구조를 가진 악기가 종 교의식에서 신통한 능력을 갖는 중요한 악기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대체 어 떤 조건을 갖추어야 하는 것일까? 한 악기가 주술적인 힘을 갖기 위한 중요한 조건은 추측컨대 어떤 재료로 제작되었느냐에 달려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즉 어떤 사람의 뼈를 가져다가 캉링을 제작한 것인가가 관건이 되었을 것이다. 구전과 옛 문헌의 기록들을 통해 어떠한 재료가 최상의 것으로 선정되었는가의 기준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47

∙ 대체적으로 남녀 구분 없이 시체의 나이가 16세에서 60세까지 이내의 것 들에서 얻은 것들이어야 좋은 에너지가 나온다. ∙ 유골은 장례 지내는 곳에서 직접 입수한 것이어야 한다. ∙ 조장의식에서 새가 뜯어 먹은 흔적이 없는 시체의 것은 취하지 않는다.48 ∙ 전염병이나 질병, 불의의 사고나 불행하게 죽은 이의 것은 적합하지 않다. ∙ 범죄자의 것이나 살해를 당한 자의 것은 사용하지 않는다.

46 http://www.damaruworks.com/bone/bone-kangling/ 2013년 3월 27일 접속. 47 http://www.damaruworks.com/bone/bone-kangling/ 2013년 3월 27일 접속. 48 티베트인들은 새들이 시신을 깔끔하게 먹어치워 흔적을 남기지 않을수록 망자의 영 혼이 바람직한 곳으로 잘 전송되어 다음 생이 행복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그러 하지 못한 시신은 하늘로 올라가지 못한 망자의 것이 되는 것이고, 배고픈 중생에 게 자신의 몸을 내주는 이승에서의 마지막 공양을 제대로 완수하지 못한 것으로 여 긴다. 그 이유 때문에 아마도 이런 시체의 뼈를 사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여긴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티베트 악기재료에 나타난 상징적 의미 45

∙ 다른 종교를 믿는 자의 것이나 불교신자가 아닌 사람의 것이 아니어야 한다. ∙ 남자의 것일 경우는 주로 오른 발의 것을 택하고, 여자의 것일 경우는 왼 발 것이 적합하다. ∙ 가장 이상적인 것은 남승이나 여승의 유골에서 얻은 것이고, 특히 큰 깨 달음을 얻은 현자의 것이나 성자의 뼈를 사용할 경우 악기에 특별한 힘이 담겨있어 강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재료로 제작된 악기는 영향력이 대단한 것으로 여겨 면면히 계승된다. ∙ 조상이나 친척들의 유골에서 얻은 것으로 만든 경우 미래에 올 재앙에서 긍정적인 카르마를 가져다주는 특별한 이점이 있다고 여겼다.49 ∙ 최(chod)¨ 전통에 의하면 아이를 출산하다가 사망한 젊은 산모의 뼈에는 희생심어린 충만한 사랑이 가득 담겨있기 때문에 악기로 제작할 경우 사 람들에게 많은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한다. ∙ 어떤 이들은 해부학적으로나 영적으로 여성의 뼈는 남성의 것보다 좀 더 깨끗한 소리를 만들어 낸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위의 열거된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두 가지 측면으로 구분할 수 있다. 즉 악기의 재료가 되는 사망인이 “어떤 영의 소유자였는가?”라는 점과 “어떻게 죽었는 가?”라는 점이 의식용 악기의 재료로 선택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 을 알 수 있다.50 다시 말해 사람들의 뼈에 영혼이 담겨 있기 때문에 좋은 영혼을 간직한 사람의 유골이 신비한 힘을 발휘하는 주술적 효과가 크다고 여기는 것으 로 이해할 수 있다.

2) 캉링의 용도와 상징적 의미

캉링은 티베트인들에게 다마루처럼 초자연적인 힘이 깃들어 있는 신비한 악기 로 간주되어왔다. 인간존재의 덧없음을 일깨우려는 불교관과 연결된 악기라는 점에서는 다마루와 거의 동일한 종교적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라마교의 의식뿐 아니라 티베트의 토속 종교인 본교의 주술사들에 의한 샤먼의식과 축제행사에 서도 이 악기가 널리 사용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특히 악마를 쫓는 힘이 탁월

49 이와 유사한 태도는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남북아메리카, 아시아, 태평양의 여러 지 역에서도 발견되는데, 조상숭배 사상의 맥락에서 죽은 가족성원의 유골로 만든 작 품을 보관하고 소중히 다루는 행위에서 찾아 볼 수 있다. 50 위에 언급된 이상적인 선별기준과는 달리, 오늘날 실제 연주에 사용되는 악기뿐만 이 아니라 박물관에 진열된 캉링이나 혹은 골동품으로 수집된 캉링의 재료에 대한 정확한 근원을 밝혀내기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경우가 빈번하다. 46 양 인 정

하다고 여겨, 악귀를 불러서 쫓아버리는 축귀(逐鬼)기능을 담당하는 의례를 행 할 때 꼭 등장하는 악기이고, 여러 신들 중에서도 분노의 신이나 공포의 신을 섬길 때 연주된다.51 예를 들어 최(chod)¨ 의식 중에 분노-광란의 신이 참여하는 부분에, 그리고 악귀들을 불러 모았다가 위협하여 몰아내는 의식부분에 이 악기 가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이처럼 캉링은 선한 신만 불러들이는 것이 아니라 온 갖 혼령과 악한 신까지도 부르는 도구이기 때문에 아무나 연주하는 악기가 아니 다. 최(chod)¨ 에 입문한 수행자라도 일정한 과정을 거치고 스승의 허가를 받기 전 에는 함부로 만지거나 다룰 수 없는 악기로 취급되어 왔다.52 요즈음의 불교사원에서는 사람의 뼈로 만든 것보다 금속관으로 제작된 캉링 이 많이 이용되기도 하며, 한 승려의 독주로 이루어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 티 베트 불교의식에서 쓰이는 관악기의 전형적 연주 관행에 따라 - 한 쌍으로 동일 한 성부를 동시적 혹은 번갈아가며 연주하는 것이 보통이다.53 사원에서 합주되는 경우와는 다르게, 그림 10에서 보듯이 캉링과 다마루는 티베트의 유랑승려 혹은 은둔 생활하며 최(chod)¨ 경전을 암송하는 요기(yogi)들 의 필수적인 제구이자 수행도구에 속하기도 한다. 그림 10의 왼쪽의 보기는 악 령이 출몰한다는 숲 속에서 머무르며 최(chod)¨ 를 수행하는 탄트라 요기의 모습 이다.54 오른 손에는 다마루를, 왼손에는 사람의 대퇴골로 만든 캉링을 들고 앉 아 있다. 그림 10의 오른쪽 보기에서는 최(chod)¨ 파 수행자가 다마루와 캉링을 들고 있는 모습 외에도, 최(chod)¨ 의식에 쓰이는 중요한 제구(祭具), 즉 사람의 두 개골로 만든 두 종류 ‘까빠라’(kapala, 해골주발)와 종(딜부 drilbu)이 제단 위에 놓여 있는 것이 보인다.

51 Michael Willis, 󰡔티베트, 삶, 신화 그리고 예술󰡕, 장석만 역 (서울: 들녘, 2002), 64. 티베트의 제의에서는 인간과 신과의 관계를 크게 둘로 나누어 생각하는 태도가 뚜 렷하다. 즉 인간에게 복을 가져다준다고 믿는 선한 신들과 재앙과 질병을 가져다준 다고 믿는 악한 신들로 나눠지는데, 선신을 숭배하는 의식에서는 음악이 영신(迎神) 의 기능을 담당하고 해악을 주는 악령을 퇴치하는 제의에서는 잡귀들을 물리치는 축귀(逐鬼)의 구실을 한다. 특히 후자의 경우에 캉링이 위협적인 효험을 잘 발휘한 다고 믿은 것이다. 52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에는 이 악기가 신기한 골동상품이 되어 외부 관광객들에게 나 수집가들에게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53 Ivan Vandor, Die Musik des tibetischen Buddhismus (Wilhelmshaven: Heinri- chshofen, 1978), 81. 54 티베트 요기들은 악령이 나타난다고 믿는 곳을 영적인 수행을 하기에 최적의 은둔 지로 꼽는다. 왜냐하면 인간과 동물에게 해를 입히는 악령들이 있는 곳에서 공포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과 악마와 대항하여 악행을 막을 수 있는 자신들의 마력을 한 껏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Alexandra David-Néel, 󰡔티베트 마법의 서󰡕, 김은주 번역 (서울: 르네상스, 2004), 125. 티베트 악기재료에 나타난 상징적 의미 47

[그림 10] 다마루와 캉링을 들고 있는 유랑하는 요기와 최(chod)¨ 파 요기모습55

캉링이 쓰이는 또 하나의 중요한 행사가 티베트의 전통장례의식인 조장(鳥葬)56 이다. 이 악기의 재료를 얻는 곳이 바로 조장터이고, 이 의식을 주관하는 승려가 사용하는 악기 또한 사람의 유골로 만든 두 악기, 다마루와 캉링이다. 티베트에 서 널리 행해지는 장례문화인 조장은 죽은 시신을 산상으로 운반해서 해체하여 새들에게 공양하는 의례이다. 이러한 독특한 장례풍습은 티베트 외에 서인도, 중 앙아시아 유목민 사이에서도 발달한 것으로, 산에 연료용 나무가 귀하여 화장을 하기 어려운 이유도 있지만, 이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배고픈 중생을 위해 도움을 준다는 자비의 정신이 그 바탕에 깔려 있다. 다시 말해 인간이 살아 있을 때 다른 생명의 살을 음식으로 먹고 살다가 죽어서 자신의 몸도 다른 생명 체에게 음식이 되어 베풀고 감으로써 이 세상에서 육신으로 진 빚을 조금은 갚 고 간다는 사상이 담겨 있는 것이다. 이 때 망자의 영혼을 하늘로 이송해주는 천국의 사자이자 다음 생의 환생을 책임지는 신성한 존재가 독수리라고 여기기 때문에 티베트인들은 오늘날도 새를 죽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닭이나 계란도 먹 지 않는다고 한다. 조장의 의식은 장례를 집행하는 승려가 죽은 이의 영혼을 몸 밖으로 불러내 어 극락정토로 보내기 위한 주문을 외면서 시작되는데, 라마교의 승려들이 향을 피우며 경을 읽고 인간의 대퇴골(大腿骨)로 만든 캉링을 분다. 이때의 캉링의 연 주는 조장의식에서 고인의 혼이 몸 밖으로 나오는 탈혼(脫魂)작용과 고인의 영

55 왼쪽 그림의 출처: http://orgs.usd.edu/nmm/Tibet/7038/ThighboneTrumpet7038. html. 오른쪽 그림의 출처: http://buddhism-for-vampires.com/kangling-chod 2013년 3월 27일 접속. 56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142051&categoryId=200000424 2013년 3월 27일 접속. 48 양 인 정

혼을 극락으로 인도할 독수리 떼가 모여들게 하는 신호적 기능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57 가족과 친지들이 보는 가운데서 시신은 해부되어 새들에게 던져지고, 마지막 새들이 먹고 남은 뼈는 매장을 하거나 새들이 먹기 좋도록 잘게 빻아서 보릿가루와 섞어서 뿌려준다. 장례 후 시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을수록 행복한 내세를 맞이한다고 티베트인들은 믿는다. 캉링이 연주되는 이 티베트의 조장문화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첫째, 티 베트인들에게 있어 영혼이 떠난 육체는 자연의 일부일 뿐이고, 육신이 헛되고 덧없음을 깨달아 육신에 대한 집착을 버리게 해준다는 불교적 죽음관이 다마루 에서처럼 근간이 되고 있기 때문에 사별의 슬픔을 극락왕생의 희망으로 대신한 다는 점과 둘째, 조장의식에 사용되는 도구인 캉링은 ‘죽음’과 연결된 상징성이 강렬한 악기로 죽은 자의 영혼을 극락세계로 보내는 매개체로 중대한 몫을 담당 하고 있다는 점이다.

Ⅲ. 나가는 글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재료 중에 왜 하필 죽은 사람에게서 얻은 유골을 사용 하여 악기를 만들 생각을 하였을까? 라는 물음이 필자의 첫 관심사였다. 자료를 조사하는 중에 깨닫게 된 사실은 이러한 관습이 놀랍게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원시시대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는 것과 이들 나름의 뚜렷한 이유들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이 악기에 대해 갖고 있던 고정관념과 결부시켜 ‘미개행위’, ‘야만적 식인풍습’, ‘비인간적 혹은 비상식적 미신행위’라고 서둘러 단정하려는 태도를 잠시 내려놓고 이 대상물에 어떤 정신 적 세계를 담아놓은 것일까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본다면, 우리들이 지금까지 악 기를 보아왔던 익숙한 시각에 또 다른 새로운 관점을 포함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취지에서 티베트의 두 악기를 고찰 대상으로 삼아 티베트 문화권에서 이 악기가 어떤 기능과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는가를 살펴보았다. 인간의 유골로 만들어진 전통악기, 다마루와 캉링은 티베트의 종교의식에 중요한 도구로 사용되는데, 그 근저에는 죽음에 대한 불교적 사고관과 탄트라적, 샤먼적 성향이 짙은 주술적 세계관이 핵심 사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 었다.

57 이와는 반대로 캉링을 불어도 독수리가 날아오지 않을 경우는 저주받은 영혼으로 생각해, 가족성원들이 다시 성대하게 장례식을 치러야 한다고 전인평은 설명하고 있다. 전인평, 󰡔실크로드, 길 위의 노래󰡕 (서울: 소나무, 2003), 229. 티베트 악기재료에 나타난 상징적 의미 49

본고에서 말하고자 하는 ‘새로운 시각’의 요점은 지구상의 어떤 문화권에서 는 “악기라는 것이 순수하게 음악적 울림만을 최상으로 잘 표현하기 위한 도구 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미적인 관심사나 청각적 즐거 움을 주는 예술적 연주를 위한 것으로서만 악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 다. 특정 문화권의 구성원들이 규정해놓은 가치관과 신념을 전달해 주는 소통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가에 더욱 큰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즉 어떤 목 적을 가진 행사에서 이 악기를 사용하려는 것인지, 어떤 메시지를 이 악기를 통 해 전달하고자 하는가라는 음악 외적인 내용이 관건이 되어 그것에 적합한 악기 의 재료를 선택하는 것이지 음질의 여부가 악기제작에 일차적 관심사로 작용되 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티베트의 두 악기의 경우를 보더라도 순수 물리적 차원에서 다양한 음향효 과를 얼마나 잘 구사하는가보다는, 이 악기가 그들이 요구하는 종교적 역할과 기능에 적절하게 신비한 영향력을 발휘하는가가 더 중시되고 있다. 티베트인들 은 음악이 초자연적인 마력을 지닌 것으로 믿기 때문에 그들의 수호신과 소통할 때 음악을 항상 중요한 매체로 다루어 왔다. 그 중에서 특히 인간의 유골로 만든 악기들은 이 신비로운 힘이 강력하게 내재되어 있어서, 그것의 울림을 통해 주 술적인 효력을 발휘한다고 믿어 온 것이다. 이처럼 라마교에서는 음악연주가 “사람을 즐겁게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신을 즐겁게 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종교의식에서 사용하는 악기를 통한 울림이나 음악연주는 곧 신비한 음절을 암 송하는 만트라의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티베트 종 교의식에서의 음악적 행위는 마음을 높은 의식 상태로 고양시키는 영적수행의 하나로 간주되어, 이것을 통해 신과의 거룩한 일치를 얻고자 하는 것이 최종 목 표가 된 것이다. 이와 같은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여 티베트인들의 정신세계가 악기와 음악을 통해 구체적으로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리하자면, 우리가 비서구 지역의 음악이나 악기에 대한 이해 를 시도할 때 그 대상을 순수 음만의 현상으로, 즉 음악 내적인 요소만을 분리시 켜 기술적 관점으로만 취급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 이유는 하나의 창작물을 만들어내는데 동원된 특정 문화권의 구성원들이 갖고 있는 아이디어(music concept)에 대한 고찰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 문화권의 음악과 악기를 바라보는 관점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연구가 되기 위해서는 그 속에 함의되어 있는 많은 국면들이 - 예를 들어 종교적 측면, 사회적 기능, 음악치료 학적 측면, 혹은 불교무용가면극에서 엿보이는 연극적 범주 기타 등등 - 포함된 다양한 접근법과 해석들이 폭넓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50 양 인 정

한글검색어: 비주류문화, 주물사상, 밀교, 탄트라불교, 라마교, 본교, 대승불교, 만다라, 주술, 다라니, 다마루, 시바, 시바교, 링가, 파드 삼바바, 부 적, 두개골 숭배사상, 정령숭배, 캉링, 참, 닝마파, 조장, 만트라, 요 기, 최, 까빠라, 딜부

영문검색어:subculture, fetish, tantric , lamaism, bon, mandala, magic, dharani, damaru, shiva, shaivism, linga, padma sambhava, amulet, skull cult, spiritism, kangling, cham, nyingma, sky burial, mantra, yogi, chod,¨ capala, drilbu 티베트 악기재료에 나타난 상징적 의미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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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초록:

티베트 악기재료에 나타난 상징적 의미 - 티베트의 다마루(Damaru)와 캉링(Kangling)을 중심으로 -

양 인 정

이 세상에는 다양한 악기들이 많다. 소리의 울림이나 악기의 구조만 다양한 것 이 아니라 악기에 사용된 재료 또한 여러 가지로 많다. 인간은 원시시대부터 나 무, 동물의 가죽이나 뼈 혹은 뿔 그리고 돌이나 금속, 흙 등 자신들이 거주하는 환경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자연적인 재료들을 이용하여 그들에게 필요한 악 기들을 발명해 왔다. 그 중에서도 어떤 지역에서는 아주 특별한 재료로 만든 악 기들이 발견된다. 바로 죽은 사람의 신체부위를 악기의 재료로 사용한 것이 그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티베트의 불교의식에 사용되는 사람의 두개골, 즉 정 수리의 반구 두 개를 맞붙여서 만든 북인 다마루(damaru)와 사람의 넓적다리뼈 로 만든 관악기인 캉링(kangling)이다. 본 논문에서 다루고자하는 주된 내용은 인간이 얼마나 해괴망측한 여러 재 료들을 동원해 악기를 만들었나를 살펴보는데 있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하필 이면 왜 이런 재료를 사용하고 있는가에 대한 그들 나름의 이유를 알아보는데 있다. 자세한 부연 설명이 없더라도 우리는 이러한 악기들이 일상적인 음악행위 와는 거리가 먼 특별한 연행에 사용되었을 것이라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별한 종교의식이나 주술적인 의식에 쓰이기 위한 도구는 신비감을 조성 하기 위하여 흔치 않은 재료로 만든 악기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 추측에서 죽은 사람의 몸에서 얻어낸 유골에 특별한 의미를 담아 악기로 만들었을 것이라고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본 논문을 통해 밝히고자 하는 것은 악기의 정밀한 구조와 음향적 울림에 대한 세세한 정보가 아니다. 왜냐하면 그 악기들은 음악적 울림을 즐기 기 위한 것으로 고안된 것이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이 악기가 사용 된 문화권에서 구성원들에게 어떤 역할과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는가에 대한 고 찰이 본 논문의 주된 관심사가 되고 있다. 우리는 흔히 악기라는 것이 물리적 울림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실현하는가에 관심을 두고 만들어진 것이라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비서구 지역에서의 음악적 행위들을 관찰하다 보면 이러한 물리적 울림이 결과물로써 일차적 관심 사가 아닌 경우를 만나게 된다. 즉 악기의 발명이 음향적으로 어떤 좋은 소리를 56 양 인 정

만들어 내는가에 관심이 쏠려 있기보다, 그 악기의 재료가 가진 특수성과 그에 따른 연주를 통해 구성원들에게 어떠한 상징적 의미를 전달하고자 하는 데에 목 적을 두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필자는 티베트의 사례를 통해 이와 같은 내용, 즉 다마루와 캉링에 담긴 역할과 기능 그리고 구성원들이 부여한 상징적인 의미 들을 고찰해보고자 한다. 티베트 악기재료에 나타난 상징적 의미 57

Abstract:

A Research into the Meanings of Symbols Found on the Tibertain Musical Instruments Damaru and Kangling

In-Jeong Yang

There are many musical instruments in this world. The echo of sounds or the structure of musical instruments is various and there are many materials which are used in them. Men have invented musical instruments that they needed using natural materials which were easily found in their residential environments including wood, animal skins, bones, or horns, stones, metal, and dirt, etc. since the primitive times. The musical instruments which were made by very special materials were found in some areas. It is the body parts of the deceased that were used as the materials of musical instruments. A typical example is Damaru, the drum which was made by putting craniums which were used in the Tibetan Buddhist rituals, that is, two hemispheres of the tops of the heads together and Kangling, the wind instrument which was made by the thigh bones of men. The major content that this paper tries to handle does not include examining how many extremely scandalous materials men made musical instruments with. Its purpose is to investigate why they used these materials. Even without further explanation, it can be estimated that these musical instruments were used in special annual events which are far from ordinary musical acts. For example, it can be thought that tools to be used in special religious rites or shamanistic ceremonies needed the musical instruments which were made by rare materials to create mystery. So you can enough guess that the remains from the dead bodies were made into the musical instruments with special meanings. The thing that the author tries to determine through this paper does not include the detailed information on the precise structure of musical instruments and the echo of sounds. It's because it is thought that the musical instruments was not designed to enjoy the musical echo. Rather, The main concern of this paper is what roles and what symbolic meanings these 58 양 인 정 musical instruments include in the cultural areas that they were used. There are often many cases to be thought that musical instruments concretely realize the physical echo. But when musical acts were observed in the non-western areas, there are cases that this physical echo is not primary concern as the results. That is, there are many cases whose purposes are to deliver the distinct characteristics of the musical instruments and some symbolic meanings to members through their performance, not being interested in how their invention acoustically made good sounds. Therefore, the author tries to consider these contents, that is, the roles and functions of Damaru and Kangling and the symbolic meanings that the members gave through the Tibetan examples.

〔논문투고일: 2013. 02. 26〕 〔논문심사일: 2013. 03. 26〕 〔게재확정일: 2013. 03.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