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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NO.545 05

특 집 AI와 과학 저널리즘 ‘파나마 페이퍼스’ 보도와 데이터 저널리즘 ‘슈피겔 혁신보고서’ 무엇을 담고 있나 특집 AI와 과학 저널리즘 5 0 5 0 5 9 3 5 7 2 2 1 7 ISSN 1227-5395 7 9 05 2016 / no.545

특집 AI와 과학 저널리즘

006 잘못된 틀 잡기·검증 안 된 연구 결과 보도는 위험 과학철학자가 본 과학 보도 / 이상욱

011 사건기사로 변질되고 전문 취재 시스템도 없어 언론학자가 본 과학 저널리즘 / 김영욱

016 전문가도 전문기자도 없이 ‘장님 코끼리 만지는 격’ IT 전문가가 본 ‘이세돌-알파고 대국’ 보도 / 도안구

022 급변하는 과학기술, 과학 보도 전문성도 진화해야 과학 저널리즘의 토양과 나아갈 방향 / 김윤경 집중점검 ‘파나마 페이퍼스’ 보도와 데이터 저널리즘

028 전 세계 뒤흔든 추악한 스캔들에 한국 언론은 소극적 국내외 언론의 ‘파나마 페이퍼스’ 보도 / 송상근

033 데이터 저널리즘= ‘천천히’ ‘팀’으로 일하기 ‘데이터 저널리즘 서밋 2016’을 통해 본 데이터 저널리즘 / 허백윤

언론 현장 038 "오만함을 반성합니다"… 혁신 위한 냉혹한 자기비판 ‘슈피겔 혁신보고서’ 무엇을 담고 있나 / 심영섭

043 입체적 개표 방송은 성공 민심 파악은 실패 제20대 총선 언론 보도 / 이종혁

047 탁월한 저널리즘 보여주는 현장의 교과서 퓰리처상 100주년 의미와 2016년 수상작 / 정은령

052 뉴스 이용 시간 늘리기 열쇳말은 ‘독자 참여’ ‘2016 ONA 런던’ 참관기 / 이윤녕

취재기·제작기 057 내 몸에 독이 되는 먹거리 바로 알리기 SBS스페셜 ‘설탕전쟁, 당(糖)하고 계십니까?’ / 이윤민

산 업·정 책 063 이용자에게 새로움과 재미를 허하라! 미디어와 마케팅의 새로운 실험 / 이재호

067 매출액 증가·흑자 달성, 전국일간지 성과 돋보여 2015년도 신문사 결산 분석 / 이상기

075 중국 시장 확보에는 필수, 시청률 낮을 땐 무대책 ‘태양의 후예’를 계기로 본 드라마 사전 제작 / 권호영 미디어 포럼 081 정파성, 상업성, 무지가 결합된 부실 보도 ‘외신 인용 보도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 토론회 / 오세욱

085 디지털 뉴스 미디어 톺아보기 1 ‘독특한 소재·1인칭 시점·고품질’로 세계 우뚝 온라인 동영상 전문 기업 ‘바이스 미디어’ / 한운희

090 해외 미디어 보고서 들춰보기 2 새로운 데이터 분석틀 ‘관심 지수’ 개발 소개 미 API ‘저널리즘의 숨은 문제 해결하기: 형편없는 애널리틱스’ / 류동협

094 광복 70년, 방송기자 탄생 70년 기획 시리즈 17 방송 보도론에서 기념 문집, 학술서까지 다양 1960년대까지 입사한 방송기자들의 저술서 탐구 / 김성호

098 세상을 바꾼 보도 16 국제 공조 취재로 새로운 언론의 지평 열어 ‘파나마 페이퍼스’ ‘버진아일랜드’ 보도 / 이규연

101 중국 방송 산업 현황과 비즈니스 전략 5 방송 성장 이끄는 ‘해외 예능 포맷’ 중국 TV 포맷 산업 현황과 전망 / 홍순철

미디어 월드 와이드 109 미국 트럼프 보도 태도 비난한 오바마, 발끈한 언론계 / 홍예진 113 영국 BBC-신문사-정부, 문화부 장관 섹스 스캔들 보도 논란 / 김지현 117 프랑스 유튜브 ‘음주 요리 방송’… 당국, 제재 수단 없어 고민 / 최지선 120 일본 TV형 무료 인터넷 방송 ‘아베마TV’ 개국 / 곽선영

재단 소식 124 뉴스 미디어의 미래 열어갈 뉴스 빅데이터 ‘빅카인즈’ 서비스 공식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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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틀 잡기·검증 안 된 연구 결과 보도는 위험 과학철학자가 본 과학 보도 / 이상욱

사건기사로 변질되고 전문 취재 시스템도 없어 언론학자가 본 과학 저널리즘 / 김영욱

전문가도 전문기자도 없이 ‘장님 코끼리 만지는 격’ IT 전문가가 본 ‘이세돌-알파고 대국’ 보도 / 도안구

급변하는 과학기술, 과학 보도 전문성도 진화해야 과학 저널리즘의 토양과 나아갈 방향 / 김윤경 특집 AI와 과학 저널리즘

과학철학자가 본 과학 보도 잘못된 틀 잡기 검증 안 된 연구 결과 보도는 위험

이상욱 한양대 철학과 교수

들은 자신들이 기자들에게 이야기한 내용 그대로 보도될 때 가장 좋은 과 학 보도가 될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과학 보도의 자율성은 어디까지? 하지만 이런 생각은 과학 언론의 핵 심을 오해한 결과다. 과학 언론의 목

최근 시스템생물학에서 소위 ‘고아’ 유전자를 효율적으로 찾아내고 있는 로봇 과학자의 사례는 적은 대중에게 과학 ‘교육’을 시키거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로봇과 인간이 협력해 연구를 진행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나 몇몇 과학자들이 원하듯 대중을 좋은 사례이다. / 사진 출처: 미국 과학매체 Phys.org 과학적 합리성으로 ‘계몽’하는 데 있 대부분의 과학자들도 대중매체에 자신의 연구 결과 지 않다. 과학 언론은 언론의 독자적 기준에 따라 보 가 보도되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보도 내용에 만족 도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 과학 내용을 저널 하는 경우는 드물다. 과학자들이 보기에 과학 보도 리즘 고유의 기준에 따라 보도하는 것이다. 진실성 는 많은 경우 과학적 사실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이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매체 소비자와의 관련 기자들이 상상력을 발휘하여 대중의 입맛에 맞추어 성 또한 중요한 요소이다. 대중매체의 과학 보도에 지어낸 이야기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과학자 서 건강이나 보건 관련 내용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006 신문과방송 05 2016 타블로이드 신문과 전국일간지의 과학 보도가 천편일률적으로 같은 틀을 사용하는 것이 좋아 보이진 않는다. 전국일간지에 실리는 과학 보도는 내용을 과장해 ‘낚시성’ 제목을 다는 것보다는 깊이 있고 종합적인 분석을 보여 줄 수 있어야 한다.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무리 정확한 내용이더라도 리는 과학 보도는 대중들의 입맛에 맞는 내용을 과 독자들에게 호소력 있게 다가갈 수 없다면 뉴스로 장하여 ‘낚시성’ 제목을 다는 것보다는 더 깊이 있고 서 가치는 떨어진다. 과학자들이 이해해야 하는 점 종합적인 시각과 분석을 보여 줄 수 있어야 한다. 은 과학 보도는 과학이 아니며 그렇기에 과학 연구 결과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언론 고유의 인공지능은 대결 아닌 협동 목적에 맞게 적절히 변형하고 재구조화할 수 있는 이 점을 최근 벌어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 자율성을 갖는다는 사실이다. 로 언론의 주목을 받은 인공지능에 대한 보도를 통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적절한’ 변형이다. 독자 해 살펴보자. 일단 국내 과학 보도가 이구동성으로 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을 중심으로 과학 연구 이 ‘대결’을 인간과 기계의 대결로 틀 잡은 것 자체 결과를 틀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이 과학 언 가 문제였다. 스포츠신문이라면 독자들에게 익숙한 론의 전부는 아니다. 과학 연구 결과 자체에서는 잘 ‘대결’ 틀을 사용하는 게 자연스럽겠지만, 종합일간 보이지 않는 사회적, 문화적 의미를 심층 취재하거 지조차 사실적으로도 맞지 않는 인간과 기계의 대 나 독자들이 오해하기 쉬운 내용의 배후를 집중 조 결이라는 틀을 사용하지는 않았어야 한다. 이세돌 명하는 것도 과학 언론의 중요한 기능일 수 있다. 이 알파고와 대국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알파고는 그러므로 과학 보도가 과학자의 말을 그대로 베 이세돌과 달리 완전 자율적인 바둑 기사가 아니다. 껴 보도하지 않을 자율성을 갖는 것은 사실이지만 알파고는 세계적인 컴퓨터 과학자가 팀을 꾸려 오 그 자율성이 어떤 경우에 적절히 발휘되는지에 대 랜 기간 연구하여 만든 인공지능이고 이세돌과의 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점에 있어서 ‘바람직 대결을 위해 어떤 휴리스틱을 쓸 것인지 어떤 기보 한’ 과학 보도의 양태는 특정 매체를 소비하는 사람 로 어떻게 훈련시킬 것인지까지 면밀하게 연구해가 들의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타블 며 대국을 준비해왔다. 아마도 매 대국이 끝난 후 이 로이드 신문의 과학 보도와 전국일간지나 종합 시 세돌 9단이 밤늦게까지 그날의 대국을 복기했듯, 알 사주간지의 과학 보도가 천편일률적으로 같은 틀을 파고를 지원하는 엔지니어들도 밤을 세워 알파고를 사용하는 것이 좋아 보이진 않는다. 과학 전문 언론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알고리즘을 수정했을 것이다. 에 등장할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전국일간지에 실 그러므로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은 ‘사람 대 사람+

특집 | AI와 과학 저널리즘 007 기계의 연합팀’, 혹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세돌 행하고 그 결과를 분석해 유전자를 찾아내는 것은 9단도 도우미가 있었을테니 ‘사람팀 대 사람+기계 로봇이지만 그 로봇의 추론 과정의 기본 모형과 추 연합팀’의 대결이었다고 봐야 한다. 론 방식을 사전에 지정하고 로봇 과학자의 성과와 이렇게 상황을 정리한다고 해서 알파고의 놀라 한계를 사후에 고찰하는 논문을 써내는 것은 여전 운 능력을 폄하하거나, 그래도 역시 인간이 위대해 히 인간 과학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니 ‘로 라는 식의 자위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기계 발전의 봇 과학자’를 보도할 때도 미래에는 과학자도 로봇 역사는 ‘기계는 절대로 이런 것은 못한다!’라는 인 이 대체한다고 호들갑을 떨기보다는 로봇과 인간이 간의 오만한 편견이 지속적으로 깨져온 역사였다.1 구체적으로 어떻게 협력하는지가 핵심이라는 점을 불과 몇 십 년 전까지만 해도 체스라면 모르지만 그 부각할 필요가 있다. 보다 경우의 수가 훨씬 많은 바둑은 절대로 인공지 능이 넘볼 영역이 아니라는 ‘낭만적인’ 생각이 널리 사회적 편견 심화시킨 잘못된 과학 보도 퍼져 있었다. 컴퓨터의 계산 능력이 얼마나 빨리 증 잘못된 과학 보도가 가져올 수 있는 보다 심각한 폐 가할 수 있고 컴퓨터 과학자의 휴리스틱스 개발 능 해를 보여주는 사례가 더 있다. 하나는 ‘펭귄의 매 력이 얼마나 탁월한지를 과소평가했던 것이다. 또 춘’에 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후변화와 관련된 한 필자는 개인적으로 인공지능이 점점 더 발전하 것이다. 첫 사례는 잘못된 과학 보도가 기존 사회적 면 인간처럼 자신의 학습 과정 자체를 자신이 ‘결정’ 편견을 심화시키고 그 편견에 과학적 ‘근거’를 제공 하는 자율적 인공지능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해줄 수 있는 위험성을 보여준다. 다음 사례는 반대 본다. 되는 입장을 공정하게 다루어야 한다는 저널리즘의 하지만 이런 점을 인정한다고 해서 ‘현재’ 알파 원칙이 과학 보도에서 문제를 일으키게 되는 상황, 고가 인간과 ‘연합’해서만 바둑을 둘 수 있다는 사 특히 소수의견에 지나치게 큰 비중을 할애하게 되 실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이 사실은 전문가들만이 는 문제점을 보여준다. 인식할 수 있는 테크니컬한 사실도 아니다. 과학 언 10여 년 전 필자는 국내 일간지에서 남극의 아델 론 보도가 조금만 올바른 ‘틀 잡기’에 신경을 썼다면 리 펭귄 암컷이 보금자리에 쓸 돌을 얻기 위해 자기 충분히 좀 더 의미 있는 보도를 할 수 있었던 사례 배우자가 아닌 다른 수컷 펭귄에게 매춘을 한다는 였다. 기사를 보았다. 영국 BBC의 보도를 원용한 이 기사 이런 틀 잡기가 중요한 이유는 현재 인공지능이 는 처음부터 좀 수상했다. 동물행동학에서 매춘처 효율적으로 활용되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 인간과 럼 인간 사회의 문화적 개념이 따옴표 없이 사용되 기계의 상호보완적 협동이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는 경우도 드물거니와 설사 ‘매춘’이라고 사용되더 예를 들어 최근 시스템생물학에서는 기능은 알려 라도 인간의 매춘 행위에 상응할 만한 강력한 경험 져 있지만 관련 유전자를 찾지 못했던 소위 ‘고아’ 적 증거, 예를 들어 돌의 교환을 ‘대가’로 암컷 펭귄 유전자를 로봇 과학자가 매우 효율적으로 찾아내고 이 정기적으로 다른 수컷 펭귄과 교미한다는 증거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실험을 수 가 필요한데 이런 증거를 남극의 야생 환경에서 얻

008 신문과방송 05 2016 어내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BBC의 원래 보도 를 살펴보니 과학자가 자신의 연 구 결과를 ‘매춘’이라고 표현한 것 은 맞았지만 아직 학술지에 제대 로 된 심사를 거쳐 출판된 결과 도 아닌 ‘주장’에 불과했다. 게다 가 과학자 스스로 돌이 마치 인간 사회의 돈처럼 교미의 대가로 제 공되는지는 아직 불확실하며 이

행위가 소수의 펭귄에게만 관찰 10여 년 전 국내 한 일간지가 소개한 남극 아델리 펭귄의 매춘 기사는 한 과학자의 주장을 선정적으로 됐다고 인정하고 있었다. 이후 필 과장했다는 문제뿐 아니라 사회의 편견을 과학적으로 정당화해 부추기는 듯한 태도를 보인 점이 더 심각하다. / 사진 출처: 연합뉴스 자가 이 학자의 최종 출판 논문을 확인한 결과, ‘매춘’이라는 단어 자체가 등장하지 않 중에 사회적 편견을 증폭시키거나 고착화하는 데 았고 단지, “암컷 아델리 펭귄은 가끔씩 짝외 수컷 도움을 줄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펭귄과 짝외 교미를 수행한 후 둥지 재료를 얻는 것 처럼 보인다”라고 매우 약한 주장으로 표현되어 있 ‘과학 지식’과 ‘과학 연구’의 차이 었다. 학계의 엄정한 검증을 통과하기에 그 학자의 다른 사례는 소위 기후변화 회의론에 대한 2000년 선정적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너무 빈약했던 대 초반까지의 과학 보도이다. 과학 보도 역시 저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매체에서는 그 후 리즘의 일반적 원칙에 따라 특정 주제에 대한 찬/반 에도 나중에 쓰려고 돌을 미리 모아두는 외로운 ‘총 양론을 되도록 비슷한 비중으로 보도하려는 경향이 각’ 펭귄과 많은 돌을 모아 놓은 ‘재벌 아주머니’ 펭 있는데 이 경향이 과학처럼 학계 주류 견해와 비주 귄의 비유까지 등장했다.2 류 견해 사이에 인식론적 비대칭이 있는 상황에서 이 펭귄 매춘 보도의 문제점은 단순히 원래 과 는 예기치 않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학자의 주장을 선정적으로 과장했다는 데만 있지 1980년대가 되면서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기체 않다. 매춘에 대한 사회의 특정 편견을 과학적으로 의 대기 중 농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사 정당화하는 듯한 뉘앙스, 예를 들어 동물도 매춘을 실은 하와이 마우나로아 화산처럼 농도 요동이 작 하는 것을 보니 매춘은 인간의 동물적 본성에 자연 은 지점에서 오랫동안 관측을 수행한 킬링 등에 의 스럽게 어울리는 제도라는 식의 생각을 부추길 수 해 이미 잘 확립됐다. 그리고 이런 이산화탄소 농 있다는 게 더 문제다. 실제로 펭귄 매춘 기사에는 정 도 증가의 원인이 인류 문명의 산업화라는 점도 과 확히 이런 내용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처럼 매 학자들 사이에서 대체적으로 합의가 이루어져 있 체 소비자의 입맛에 맞추려는 과학 보도는 무의식 었다. 문제는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에도 불구하고

특집 | AI와 과학 저널리즘 009 [그림] 킬링 곡선 용을 초래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3 과학철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수준 높은’ 과학 보도를 위해서는 다음 두 사실을 기억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는 과학 지식과 과학 연구 사이의 인 식론적 차이점에 주목하자는 것이다. 과학 지식도 물론 오류 가능하고 수정 가능하지만 과학 연구에 비해 불확실성이 적고 제도화되어 있다. 이 둘을 혼 동하는 것은 과학 보도에서 많은 경우 불필요한 오 해와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논쟁적인 과학적 사안 을 보도할 때일수록 그 사안에 대해 우리의 과학이

지구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나타낸 그래프로, 관측자 찰스 데이비드 ‘상대적으로’ 확실하게 알고 있는 내용이 무엇이고 킬링 박사의 이름을 따 ‘킬링 곡선’이라고 불린다. 킬링은 1958년부터 하와이 마우나로아에서 매일 이산화탄소의 양을 측정해왔으며, 이산화탄소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한 불확실한 부분이 무엇인지 농도가 매년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킬링 사후(2005년)에도 관측은 계속 를 점검하고 이를 반영하여 보도하려는 노력이 필 되고 있다. / 그림 출처: Scripps CO2 Program 요하다. 지구의 평균 온도가 올라가지 않았던 시기가 있다 다른 한 가지는 과학의 개인적 의의에만 집중 는 점이었는데, 이것이 먼지 등의 다른 인과 작용의 하지 말고 사회적 의미에도 관심을 기울이자는 것 결과이고 결국에는 온실기체의 온실효과가 이 다 이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의 발달로 내가 얼마나 오 른 인과 작용을 압도하리라는 예측이 90년대가 되 래 살까? 내 삶이 얼마나 편해질까 등에 독자들의 면 과학계의 정설이 됐다. 하지만 물론 과학계 내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인 기후변화 정설에 반론을 제기하는 소수의 과학자들 공지능의 발달이 가져올 수 있는 사회적 변화, 법적, 은 항상 있었고 그중 일부는 석유기업의 지원을 받 윤리적, 감수성의 변화 등에 대해서도 보다 종합적 아 그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주장을 언론에 흘리기 인 고찰을 할 수 있다면 훨씬 좋은 과학 보도가 될 도 했다. 특히 그런 주장을 펴는 과학자 중 일부는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 이미 국내외의 (적어도 과학 기후변화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없는 다른 분야 은 철학적 시각에서 볼 때) ‘좋은’ 과학 보도는 이러한 특 퇴 과학자인 경우가 많았는데도 언론은 이를 상당 징을 보여주고 있다. 한 비중으로 보도하여 일반인들이 학계에서 기후변 화는 여전히 논쟁적인 사안이라는 느낌을 년대 2000 1 이와 관련된 논의는 이상욱(2009), “인공지능의 한계와 일반화된 초까지 주곤 했다. 이런 과학 보도 양태는 분명 저널 지능의 가능성–포스트 휴머니즘적 맥락”, <과학철학> 12: pp.49~69 참조. 리즘의 일반적 관행에 부합하는 것이었지만 인식론 2 이 사례에 대한 보다 상세한 분석은 이상욱(2010), “성분업의 모형 기반 이해와 방법론적 다원주의”, <과학철학> 13-2: pp.173~197 참조. 적 증거력에 있어 현격한 차이가 있는 서로 상반되 3 기후변화에 대한 과학적 분석이 어떻게 학제적 공동연구를 통해 합의를 는 과학적 주장을 비슷한 비중으로 보도한 것은 우 도출해 갔는지에 대한 분석은 이상욱(2015), “기후과학의 철학적 쟁점: 성공적인 융합 연구를 위한 인식론적 조건과 윤리적 함의”, <과학철학> 리의 기후변화 대응 과정에서 불필요한 사회적 비 18-1: pp.151~180 참조.

010 신문과방송 05 2016 특집 AI와 과학 저널리즘

언론학자가 본 과학 저널리즘 사건기사로 변질되고 전문 취재 시스템도 없어

김영욱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 연구교수

이다. 그에 비하면 ‘딥러닝’ ‘심화신경 망’ ‘정책망’ ‘가치망’은 몇 번 들어도 잘 이해되지 않는다. 그래서 인공지능보 단 바둑에 관심이 몰리는 것일까?

과학 저널리즘과 인류의 미래 이세돌 9단이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4국에서 180수 만에 알파고에 불계승한 뒤 그러나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은 적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 출처: 연합뉴스 지 않은 사람들에게 과학에 대한 깊 이세돌이 이겼다. 한국 언론이 쏟은 주목을 보면 그 은 인상을 남기기에는 충분했다. 인공지능에 대한 렇다. 바둑 용품 판매가 늘었다거나 바둑 배우는 사 지나친 염려나 성급한 기대는 합리적이지 않더라 람이 많아졌다는 보도가 줄을 이었다. 이세돌의 성 도 과학과 기술이 인류문명사적 운명을 결정할 수 장 과정과 가족사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영웅’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기회였다. 과학은 전문가 의 탄생이다. 물론 인공지능에 대한 보도도 적지 않 의 전유물이나 호기심 많은 사람의 교양이 아니라 았다. 그러나 전자에 가려진 형국이다. 바둑의 ‘패’ 우리의 일상생활은 물론 인류의 미래, 더 나아가 지 ‘빅’ ‘축’과 같은 개념이 초보자에게 쉽지는 않지만, 구의 운명을 결정하는 ‘사회적 영역’이 됐다. 그래서 ‘귀’ ‘변’ ‘단수’로 시작하면 극복 가능한 지적 영역 과학 저널리즘에 주목하게 된다. 흥미 있는 과학적

특집 | AI와 과학 저널리즘 011 구와는 거리가 멀다. 2005년 한국에 등장했던 영웅인 황 우석에 대한 보도가 대표적 이다. 당시 스포츠 보도에 서나 있을 법한 ‘영웅’ ‘애국’ ‘세계 최초(세계 최고)’와 같 은 프레임이 ‘과학 보도’에 사용됐다. 언론윤리 중 특히 과학 보도가 지켜야 할 규범 인 ‘지나친 염려나 기대를 유 발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정면으로 어긴 예도 많았다. 황우석 박사가 지난 2009년 10월 줄기세포 논문 조작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척추 장애나 다른 난치병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은 뒤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 사진 출처: 연합뉴스 곧 치료될 수 있다는 ‘기대’ 사실과 연구 결과를 소개하는 정도가 과학 저널리 가 그 예다. 연간 수조 원 혹은 수십조 원의 ‘경제 효 즘의 전부가 결코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과’를 예상하는 보도도 있었다. 한국 언론이 줄기세 과학과 기술은 정치적 맥락 속에 놓여 있다. 무 포 논문의 조작 사실을 모른 것은 그에 비하면 큰 잘 엇을 연구하고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 어디까지 허 못이 아니었다. 과학 전문지인 사이언스도 속았다. 용하고 무엇을 금지할 것인가는 정치적으로 결정 비슷한 시기에 논문 조작은 아니지만 같은 문제 된다. 일상에서의 과학과 기술도 마찬가지다. 수돗 를 보인 사건이 또 있었다. 2005년 9월 한국전자통 물이나 음식물의 유해성분 허용치, 자동차 배기가 신연구원(ETRI) 김현탁 박사팀이 발표한 ‘모트 금 스, 건축물의 내진설계 등 리스크에 대한 기준들은 속-절연체 전이’ 연구에 대한 보도가 그것이다. 전 과학적 증명이나 임상 실험으로 도출된 것이 아니 기가 흐르지 않는 물체(부도체)가 금속이 되어 전도 라 안전 정책적 결정의 결과이다. 원전의 엄청난 위 체가 되거나 금속이 부도체가 되는 현상에 관한 논 험을 리스크로 받아들인 것도 정치적 결단이다. 반 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이 현상을 이용한 제품 대로 과학과 기술이 정치와 사회의 조건을 결정하 의 상용화도 이루어졌다.1 그러나 당시 문제가 된 기도 한다. 산업혁명이나 IT 기술이 그 예다. 공동 것은 연구 성과에 대한 과장이었다. 이 연구는 ‘잘 체의 운명을 함께 결정하는 것이 민주주의이다. 그 만들어진’ 보도자료와 연구진의 인터뷰 답변을 바 렇다면 공동체 구성원의 과학에 대한 이해에 기능 탕으로 ‘노벨상을 받을 만한 업적’ ‘56년간의 미해결 하는 과학 저널리즘은 민주주의의 유지와 실현에 과제 규명’ ‘만유인력 이후의 최대 발견’ ‘100조 원의 필수적 요소이다. 경제 파급효과’ 등의 제목으로 보도됐다.2 국회와 그러나 한국 과학 저널리즘은 이러한 규범적 요 청와대에서 그에게 ‘국가 차원의 연구 지원’을 한다

012 신문과방송 05 2016 과학 저널리즘은 과학 영역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관찰해서 독자에게 중요한 사안을 선별해 전달해야 한다. 과학 정책과 연구 영역의 권력자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한다. 과학과 사회 영역을 연결시켜 주는 역할도 과학 저널리즘의 임무다.

는 보도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들뜬 분위기는 한국 납득하기 어려운 연구 결과보다는 논문의 제1저자 물리학회 응집물질물리분과위원회가 해당 연구가 인 오보카타가 젊은 여성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 “논문으로 출판될 가치가 있지만 보도된 내용만큼 를 ‘미녀 과학자’라고 부르기도 했고 “목욕할 때도 획기적이 아니다”라고 결론을 내렸고 경향신문이 데이트할 때도 종일 연구만 생각했다”는 일화도 소 이를 보도한 후 가라앉았다. 개했다(위로가 될지 모르겠지만 일본 언론도 크게 다르 지 않았다고 한다). 이벤트성 과학 보도 왜 그런 보도가 반복될까? 보도 대상의 특성과 당시 황우석 사건 보도에 참여했고, ‘금속-절연체 관련이 있다. 사실 과학 보도는 매우 어려운 영역의 연구’ 발표 후 바로 ‘연구 결과 뻥튀기’에 대해 경고 하나다. △우선 보도 대상 자체가 그렇다. 과학은 동 했던3 한겨레 이근영 과학전문기자는 두 사건의 공 일 영역의 전문가도 정확하게 알기 힘들 정도의 세 통점, 그리고 그 이면에 놓인 근본적인 원인을 과학 분화 과정을 겪었다. 새로운 연구가 발표되면 그 진 적 연구 성과의 ‘사건기사화’라고 지적했다.4 정확 위나 의미에 대해 물어볼 수 있는 전문가를 찾기 힘 한 지적이며, 바로 그 측면에서 한국 과학 저널리즘 들다. 가장 전문가라 할 수 있는 발표자 본인의 주장 은 황우석 보도 당시 상황을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에 일단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해가 어렵다. 인류 있다. 2014년 일본에서 황우석과 유사한 사건이 있 가 출현한 후 수백만 년 형성해 온 ‘시간과 공간’ ‘물 었다.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연구진 등이 네 체의 운동’에 대한 직관을 뒤집는 이론들이 현대물 이처에 ‘STAP세포(자극으로 촉발되어 얻어진 다성 리학에서는 정설이 되고 있다. 지난해 9월에 관측되 능 세포)’의 추출을 발표했다. 이미 분화된 체세포에 고 올 2월에 발표된 중력파가 그 예다. 나는 시간과 자극을 가해 줄기세포를 얻었다는 점에서 많은 주 공간이 휘어지는 현상을 이해하기보다는 외우기로 목을 받았다. 하지만 결국 연구 결과 조작으로 밝혀 했다. △과학적 연구 결과나 주장은 최종 결과가 아 졌다. 한국 언론의 이 사건 보도를 황우석 보도와 비 니다. 항상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지구온난화가 화 교한 논문에 따르면 과학 연구를 ‘사건’으로 보도하 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온실효과라는 주장에 대부분 는 구조는 여전했다.5 한국 언론은 체세포가 비교적 학자들이 동의하지만, 장기적 지구 기온 변화의 주 단순한 자극만으로 줄기세포로 돌아간다는, 선뜻 기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있다. 유전자 조작/변형 식

특집 | AI와 과학 저널리즘 013 품(GMO)의 경우는 위험성과 안전성이 대립하고 구 영역의 권력자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한다. 분화 있다. 불확실성을 ‘균형’있는 보도로 대응하기도 힘 된 과학 내의 다양한 영역과 과학과 사회 영역을 연 들다. 잘못된 인지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결시켜 주는 역할도 과학 저널리즘의 임무다. △과학 연구 결과나 주장은 많은 경우 복잡한 이해 한국 과학 저널리즘의 현실은 이와는 거리가 관계에 얽매여 있고 갈등을 내포한다. 가령 의료 분 멀다. 한국 주요 언론사에서는 한두 명 혹은 많으 야는 거대 광고주가 될 수 있는 산업과 관련이 있다. 면 세 명 정도의 과학 담당 혹은 과학전문기자들이 온실효과에서처럼 선진국과 개발국의 이해가 부딪 산업부나 문화부 등에 배속되어 과학 보도를 담당 히기도 한다. 원전은 우선 싸게 에너지를 쓰려는 현 한다. 하나의 팀을 구성해 과학을 체계적으로 다루 세대와 남겨진 위험 물질을 수천 년 혹은 수만 년 보 는 종합언론사는 없다. 그나마 동아일보의 과학 보 관해야 하는 미래 세대와의 갈등을 내포한다. △과 도가 예외적이다. 이 신문에서는 동아사이언스 소 학은 진실을 추구하지만 과학자는 특정한 동기를 속 기자 6~7명이 과학면(주 2개 면) 등 과학 기사를 가진 주체이다. 과학 자체보다는 그 성과를 포장하 담당한다. 과학이 들어간 부서가 있는 언론사도 예 고 알리는 재주가 뛰어난 사람의 친화력을 거부하 외에 속한다. 매일경제에 과학기술부가 있어 과학, 기 힘들다. 의료, 제약 등을, 한국경제에 IT과학부가 과학과 IT 를 담당하고 있다. 연합뉴스에도 IT의료과학부가 편집국에서도 홀대 받는 과학 분야 있다. 이처럼 전문적인 지식이 요구되며 다루기 까다롭고 과학의 한 영역인 의학과 건강에 대한 전문 취재 그렇기 때문에 실패하기 쉬운 영역이 과학 보도다. 시스템도 부족하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고 따라서 그에 상응하는 취재 시스템이 필요하다. 전 그에 대한 기사나 프로그램이 늘어났지만 전문 취 문적이고 지속적이며 체계적으로 과학 영역을 관찰 재 인력은 많지 않다. 오대영 등의 조사에 따르면 헬 하고 보도해야 한다.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찰은 스 전문 매체나 섹션 제작 부서를 제외하면 담당 기 저널리즘을 다른 형태의 정보 제공과 구분하는 중 자 수는 언론사별 1~2명 정도다.6 전문기자를 둔 언 요한 요소이다. 사회의 분화된 체제로서 저널리즘 론사는 소수에 속했다. 한국병원홍보협회 집계에 은 사람들에게 필요하고 중요한 정보를 (가능한) 빠 따르면 2014년 신문, 방송, 전문지, 인터넷을 통틀어 짐없이 제공해 주는 임무를 맡았다. (우연히) 뉴스나 ‘헬스’를 담당하는 기자가 261여 명이지만, 그중 각 정보가 있으면 전달하고 그렇지 않으면 그만인 것 언론사가 인정한 의학전문기자는 20명이다. 이 중 은 저널리즘이 아니다. 그래서 저널리즘은 중요한 8명이 의사, 1명이 약사 출신이다. 정보가 생산되는 길목(출입처)을 지키고, 직접 취재 매우 복잡하고 복합적인 영역을 이처럼 소수의, 하지 못하는 영역은 뉴스통신 등을 활용해 체계성 많은 경우 비전문적인 인력이 커버하고 있다. 그 결 을 갖춘다. 과학 저널리즘도 마찬가지다. 과학 영역 과는 악순환이다. 독자와 시청자들의 과학 현상에 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관찰해서 독자에게 중요 대한 관심이 낮다. 낮은 관심은 이해 부족에서 온다. 한 사안을 선별해서 전달해야 한다. 과학 정책과 연 평소 관련 보도를 하지 않다가 노벨상이 결정되면

014 신문과방송 05 2016 갑자기 보도한다고 관심이 높아지지 않는다. 관심 며,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과학 저널리스트 개개 과 주목이 적은 영역이라 뉴스 가치도 낮다. 편집국 인의 잘못은 더더욱 아니다. 그러나 저널리즘의 책 의 이해 수준도 낮다. 취재를 위한 인적·조직적 투 임도 크다.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 어느 정도 체계 자도 낮다. 체계적인 보도가 나오기 힘들다. 세계 최 적 보도를 할 수 있는 (지금의 정치부 혹은 경제부 정 초, 영웅, 경제적 효과, 획기적 변화와 같은 틀이 한 도 규모의) 전문기자로 구성된 과학 취재팀이 필요 국에서 과학 현상에 대해 저널리즘과 독자가 가장 하다. 물론 모든 언론사가 이런 팀을 운영하긴 힘들 쉽게 소통할 수 있는 접점이 된 것이다. 과학의 사건 며, 그럴 필요도 없다. 그러나 적어도 공영방송이나 기사화는 이런 커뮤니케이션 구조의 산물이다. 고품격 저널리즘으로 미래를 준비하고자 하는, 그 과학적 사실이 정치적 결정을 대체하진 못한다. 리고 디지털 환경에서 차별화가 자산이라고 인식하 그러나 정확한 과학적 사실을 공유하고 출발한 의 는 언론사라면 제대로 된 과학 취재 시스템을 가져 사결정 과정은 소통의 효율과 결정의 안정성(나중 야 한다. 과학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늘어나고 있 에 후회하지 않을 확률)을 높인다. 2003년 부안 방폐 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어떤 언론사든 이 영역 장 사태, 2008년 광우병 파동,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을 선점하면 미래 생존에 필요한 강력한 핵심 역량 사업 등에서 아쉬운 점이 그것이다. 공중의 과학적 이 될 수 있다. 적어도 그렇게 믿고 싶다. 이해는 좁은 의미의 (자연) 과학과 기술이 개입되 지 않은 사안에서도 사회적 논의의 품질을 높일 것 이다.

과학 보도, 핵심 역량으로 키우자 나는 한국의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는 속도에 비하 면 한국 사회의 과학적 이해는 많이 뒤처져 있다고 생각한다. 2011년 발생한 사고로 후쿠시마 원전에 서 아직도 방사능오염 물질이 흘러나오고 있는데도 원전 추가 건설 계획에 대한 범사회적 논의를 찾아 1 연합뉴스, “ETRI, MIT소자 대량생산용 8인치 웨이퍼 제작기술 개발”, 보기 힘들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해 건강에 2016. 4. 14. 대해 조언하는 양의사나 한의사들이 홈쇼핑 채널에 2 이충환(2012), “과학 보도는 왜 실패하기 쉬운가: ETRI 김현탁 박사팀 보도에 대한 ANT 분석”, <과학기술학연구> 12권 1호, pp.145~183 나와 건강보조제의 효력을 ‘암시’하고, 그렇게 해서 참조. 3 한겨레, “과학 연구결과 뻥튀기 많다”, 2005. 9. 2. 효과가 증명되지 않은 제품이 수백억 혹은 수천억 4 이근영(2006), 과학 보도의 사건기사화, <관훈저널> 통권 98호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곳이 한국이다. ‘무법천 (2006. 3. 30). 5 이한별(2016), “STAP세포 사건 보도 과정에 대한 연구 -‘황우석 사건의 지’라는 표현에 빗댄다면, 그리고 약간 과장한다면 교훈’이 과학 보도에 미친 영향을 중심으로”, 카이스트 과학 저널리즘 ‘무과학천지’다.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 6 오대영·최믿음(2015), 국내 헬스 저널리즘 현황과 품질제고 방안 연구, 변화가 필요하다. 모두 저널리즘의 잘못은 아니 한국언론진흥재단.

특집 | AI와 과학 저널리즘 015 특집 AI와 과학 저널리즘

IT 전문가가 본 ‘이세돌-알파고 대국’ 보도 전문가도 전문기자도 없이 ‘장님 코끼리 만지는 격’

도안구1 테크수다 발행인 겸 편집장

네이버의 검색창에 ‘알파고’를 치고 뉴스 검색을 을 만나볼 수 있을 테니까. 눌렀다. 이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알파고’를 검색 이 경기의 대국 날짜는 아래와 같았다. 할 때마다 기사 검색 건수는 계속해서 변하고, 늘어 1국: 3월 9일(수), 2국: 3월 10일(목), 3국: 3월 난다. 3월 15일 끝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이 12일(토), 4국: 3월 13일(일), 5국: 3월 15일(화) ※ 3월 세돌과 알파고’의 경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 11일, 14일은 대국 없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기사를 작성하는 4월 19일 현재 2만 7,555건이다. 그런데 4월 18일 오후 쏟아진 기사들, 알파고 이해 수준은? 4시 경에는 2만 7,521건의 기사가 검색됐다. 구글에 그 날짜별로 ‘알파고’를 네이버 뉴스에서 입력해서 서 알파고를 치고 검색했더니 84만 5,000개의 글이 찾아봤다. 나오고 뉴스를 눌렀더니 59만 9,000개의 검색 결과 △ 3.9/ 3,347건. 충격의 패배 때문인 듯 기사가 가 나왔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서비스하는 카인 쏟아졌다. 즈에서 ‘알파고’를 검색하면 4월 19일 새벽 4시 현재 △ 3.10/ 2,840건. 첫날 패배에 무뎌져서 그런지 5만 9,332건의 결과물을 만나볼 수 있다. 양이 좀 줄어들었다. 혹시 이 글을 읽다가 심심하시면 네이버, 구글, △ 3.11/ 1,214건. 두 경기가 끝나고 하루 쉬는 날 카인즈에 가서 ‘알파고’를 치고 그 검색 결과물을 확 부터 불공정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 인해보시기 바란다. 정말 살아 꿈틀대는 생명체들 △ 3.12/ 1,640건. 세 번째 대국도 패했다. 이전

016 신문과방송 05 2016 이번 ‘이세돌-알파고’ 대국과 관련해 수만 건의 기사가 생산됐지만, 정작 알파고와 인공지능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쓰인 기사를 찾기는 힘들다. 쉽게 풀어내기 어려운 분야이기도 했지만 글 작성에 도움이 될 만한 전문가와 연구 결과물을 찾기 힘들었던 상황 탓도 있다. / 사진 출처: AP연합뉴스

경기 기사에 비해 대폭 줄었다. 날 수 없었다. 특히나 대국이 열린 날은 더 그랬다. △ 3.13/ 2,092건. 신의 79수로 첫 승리. 기사량도 첫 패배의 충격, 연이어 2국과 3국에서 이세돌 9단 늘었다. 이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에 지자 ‘반동’의 목소리가 △ 3.14/ 1,578건. 들려나오기 시작했다. 떼어 놓은 당상이라고 여겼 △ 3.15/ 3,479건. 마지막 대국에 대해 쏟아낼 것 던 이세돌의 승리가 “어, 어, 어” 하면서 멀어져갔기 들이 많았다. 때문이다. 만약 4번국 79번 돌이 없었다면 무슨 일 △ 3.16/ 1,259건. 이 벌어졌을까. 정작 대국자인 이세돌 9단만이 유 이 대국이 끝나고 나서 예능 프로그램을 볼 때도 일하게 평정심을 유지한 인물이 아니었을까 싶다. ‘알파고’를 쉽게 볼 수 있다. 연예인들도 퀴즈가 나 그는 내리 세 판을 지고 나서 “오늘의 패배는 이세 오면 ‘알파고’를 거론한다. 대한민국에서 ‘알파고’를 돌이 패배한 것이지 인간이 패배한 건 아니지 않나. 모르면 정말 간첩이라는 소리를 들을 것 같다. 그렇게 생각을 한 번 해보겠습니다”라며 담담히 말 어떤 뉴스들이 쏟아졌는지 파악해보려고 클릭 했다. 하다가 더 이상 클릭을 할 수 없었다. 쏟아진 글들이 IT 전문가의 시각에서 이번 대국에 대한 미디어 하도 많아서 아무리 클릭을 해도 특정 날짜를 벗어 들의 글을 분석해달라는 청탁을 받을 때 선뜻 받아

특집 | AI와 과학 저널리즘 017 마지막 대국이 끝나고 이세돌 9단이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대표에게 자신이 친필 서명한 바둑판을 선물한 뒤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들이지 않은 이유도 이런 게 담담하지 못했기 때문 한 이유도 새로운 것이라기보다는 다시 재조명되고 이다. 또 같이 호들갑 떨었던 입장에서 다시 그 기사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학계에서 들을 볼 자신이 없었다. 결정적으로 우선 구글의 알 오랫동안 이 분야를 연구해 온 이를 찾고 새롭게 부 파고에 대한 이해가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일천 상하는 이 시장을 겨낭한 스타트업들, 그리고 지속 하기 때문이다. 적으로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이 분야에서 활동 해온 포털의 전문가들, 페이스북 그룹을 만들어서 불가능했던 AI 이해하기 꾸준히 정보를 교류하던 이들을 찾아내고 만나 무 테크 분야에서 일하다보면 갑자기 재조명을 받거 슨 일들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 나 혹은 용어가 빠지지 않고 꾸준히 회자되는 것들 었다. 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다. 머신러닝이나 딥러닝 최소한 어떤 내용을 분석하려면 대략적으로라도 도 그런 용어 중 하나였다. 지난해 9월, 월간 마이크 전체를 파악해야 하는데, 불가능했다. 이건 장님 코 로소프트웨어 편집장으로 후배 기자들과 ‘COVER 끼리 만져 상황을 판단하는 상황과 유사했다. 정말 STORY 리부트: 머신러닝이 온다’라는 커버를 기 글을 다 쓰고 나서 연구기관과 손을 잡고 머리를 맞 획하고 진행했다. 커버의 헤드라인을 ‘리부트’라고 대고 제대로 분석하고 싶다는 욕구가 나올 정도다.

018 신문과방송 05 2016 이번 대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바둑’을 이해해야 한다. 거기에 전혀 생소한 인공지능 분야의 이론이 등장했다. 구글은 알파고가 몬테카를로 트리 검색과 정책망과 가치망으로 엮여져 있는 ‘심층신경망’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밝혔다. 오 마이 갓.

이런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메일함을 뒤지며 복 을 뿐 구체적인 내용을 심도 있게 추가 취재해서 해 기를 시작해봤다. 어디서 시작된 일인지. 1월 22일 설한 기사는 많지 않았다. 이때 유독 빛난 글 하나가 구글코리아는 기자들에게 메일 한 통을 보냈다. 그 있는데 지디넷코리아 김익현 기자가 작성한 아래 내용은 아래와 같다. 글이 바로 그것이다. 그것도 행사를 알리는 행사 다 “오는 1월 28일(목) 오후 5시 구글코리아 사무실 음날인 1월 29일에 작성됐다. 에서 구글 Artificial Intelligence(AI, 인공지능) 관련 미디어 브리핑 행사가 진행됩니다. 글로벌 발표가 ‘구글 알파고는 어떻게 바둑경기 이겼나 / 예정되어 부득이 오후 5시에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강화학습+몬테카를로 검색 통해 최적의 수 도출’ 아직 발표 내용을 공유해드리지 못하는 점에 대해 (http://www.zdnet.co.kr/news/news_view.asp?artice_ 양해를 부탁드리며, 우선 시간을 꼭!​ 비워주십사 초 id=20160129140506&type=det&re=) 청장을 송부 드립니다.” 반짝 발표를 하려던 구글코리아의 계획은 1월 이 기사는 네이처에 발표된 논문을 읽고 이런저 28일 새벽 과학잡지 네이처에서 ‘심층신경망과 트 런 자료를 취합해 만들어 낸 글이다. 어쩌면 필자의 리 검색으로 바둑 게임 정복하기(Mastering the game 검색 실력이 떨어져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알파 of Go with deep neural networks and tree search)’란 논 고’에 대해 기자가 쓴 최고의 글이 아닐까 싶다. 이번 문 발표와 이세돌 9단과의 격돌 소식이 외신을 타 이벤트 혹은 대국에서 기사를 작성하거나 혹은 기획 고 번지면서 김이 빠졌다. 물론 예정된 발표장에는 을 해서 좀 더 심층적으로 글들을 작성한 곳들이 많 바둑 관련 미디어를 비롯해 원래 구글코리아를 담 지 않다. 그 이유는 정말 이 분야를 알기 쉽게 풀어서 당하던 많은 미디어의 기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전달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기 때문이다. 세기의 대결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첫날 발표 후 나온 많은 글들은 ‘상금’과 이세 이름도 생소한 AI 이론들 돌 9단의 승리에 대한 멘트 등이 주를 이뤘다. 구글 구글은 네이처 논문이 발표되는 날 미디어에 알파 의 알파고에 관한 내용은 테크 미디어 일부에서 구 고 관련 첨부자료 목록을 제공했다(첨부자료 목록을 글이 제공해 준 자료를 기반으로 작성된 것들이 있 참조할 것).

특집 | AI와 과학 저널리즘 019 함하는 12개의 프로세스 레이어를 통해 바둑판을 <첨부자료 목록> 1. 알파고 블로그(구글코리아 블로그 링크) 분석합니다. ‘정책망(policy network)’이라고 부르는 2. 구글 리서치 블로그(영어 원문 링크) 3. 바이오(구글 딥마인드 데미스 하사비스/데이비드 실버, 이세돌 9단) 하나의 신경망이 다음 번 돌을 놓을 위치를 선택합 4. 딥마인드와 알파고에 대해 자주 묻는 질문들 니다. ‘가치망(value network)’이라고 부르는 또 다른 5. ‌알파고-이세돌 9단 대국 관련 코멘트(한국기원 양재호 사무총장, 이세돌 9단) 신경망은 승자를 예측합니다. <참고자료> 딥마인드에서는 전문가가 플레이하는 게임으로부 알파고 유튜브 영상 링크: https://youtu.be/SUbqykXVx0A 네이처 표지 이미지: http://press.nature.com/login에서‌ 프레스 등록하신 터 3,000만 개의 움직임에 대해 신경망을 훈련시켰 후 받을 수 있습니다. 습니다. 이로써 57%의 확률(과거 기록은 44%입니다) 네이처 논문 링크: ‌http://www.nature.com/nature/journal/v529/ n7587/full/nature16961.html 로 사람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제 다음 목표는 사람을 흉내내는 것이 아닌, 실제 대 이번 대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바둑’을 이해해 국에서 사람을 이기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알파고 야 한다. 바둑에 대해서 아는 이들이라면 쉽게 이해 는 자체 신경망 간에 수천만 회의 바둑을 두고, 강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이 훨씬 많을 수 있고 화 학습이라는 시행착오 프로세스를 사용해 연결고 기자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알까기’라면 그 규칙 리를 조정함으로써 스스로 새로운 전략을 발견하는 과 방식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지만 말이다. 거기에 법을 학습했습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강력한 컴 또 전혀 생소한 인공지능 분야의 이론이 등장했다. 퓨팅 능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구글 클라우드 플랫 알파고는 2014년 구글이 인수한 인공지능 기업 딥 폼을 폭넓게 활용했습니다. 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프로그램이다. 구글은 알파 고가 몬테카를로 트리 검색과 정책망과 가치망으 이 대목을 지금 봐도 쉽게 설명하기란 여간 힘든 로 엮여져 있는 ‘심층신경망’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게 아니다. 물론 경기가 시작되기까지 시간이 없었 밝혔다. 오 마이 갓. 몬테카를로 트리 검색에 대해서 던 건 아니다. 1월 28일 처음으로 이 정보를 접한 미 공부 혹은 취재를 해야 하는데 거기에 더해 심층신 디어 입장에서 1국이 시작되는 3월 9일까지 시간이 경망까지 이해해야 한다.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생산된 기사들 구글이 밝힌 내용을 잠깐 살펴보면, 을 보면 그런 준비 작업을 진행한 곳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서 밝힌 대로 관련 글을 작성 모든 가능한 위치에 탐색 트리(search tree)를 구성하 하려면 이 분야에서 연구해온 사람을 찾고, 또 오랫 는 전통적 방식의 인공지능은 바둑에서만큼은 빛 동안 연구되어진 그 결과물들을 좀 이해하면서 전 을 발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딥마인드는 다른 접 체적으로 어떻게 전달을 해야 할지 시간을 가지고 근방식을 취했습니다. ‘알파고(AlphaGo)’라는 시스 고민을 해야 한다. 템을 구축했는데, 이는 고급 트리 탐색과 심층신경 지난해 이 분야를 취재하면서 국내에는 인공지 망(deep neural network)을 결합한 것입니다. 이 신경 능 관련한 전공자가 많지 않다는 걸 알았다. 20여 년 망은 수백만 개의 신경세포와 같은 연결고리를 포 전에 주목받다가 성과가 나지 않자 정부는 관련 예

020 신문과방송 05 2016 산을 삭감하거나 다른 영역으로 돌렸다. 당연히 지 이 이벤트를 준비하면서 머신러닝이나 딥러닝, 인 도 교수들도 제자들의 미래를 위해 다른 전공을 선 공지능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다면 정부 택하도록 도왔다. 이들을 받아 꾸준히 연구를 진행 가 이런 황당무계한 발표를 할 수 있었을까. 여전히 한 기업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알 과학 또는 정보기술 분야는 ‘전문성’이 필요되는 분 파고와 이세돌 9단의 세기의 대결이 진행되면서 수 야인 것은 맞다. 하지만 그 전문성이라는 방패를 앞 많은 전문가들이 등장했다. 전문가가 특별히 박사 세워 전혀 엉뚱한 혹은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 학위 소지자일 필요는 없지만 정작 꾸준히 10여 년 가 심사를 했으니 당연히 필요한 것이라는 인식이 을 묵묵히 연구해 온 이들은 많지 않다는 점에서 다 과연 현재 시점에도 타당한지 심각히 생각해 볼 일 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다. 어쩌면 이런 유의 기사를 써 내는 언론사들이 기 때문에 만만히 보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언론의 통찰력 부족한 과학 분야 들었다. 앞서 밝힌 대로 인공지능 분야는 20여 년간 암흑기 이 글을 쓰면서 전체 평을 하는 입장이 편치만은 를 거쳤다가 다시 한번 주목을 받고 있다. 수많은 연 않다. 왜냐면 필자는 당시 상황을 써 내지 못했다. 구를 검증할 수 있는 인프라의 비용이 턱없이 비싸 쉽게 쓸 자신도 없었고, 수많은 기사 속에 파묻혀 검 거나 데이터를 넣고 검증을 하려고 해도 데이터들 색해도 도저히 찾을 수 없을 것 같은 불안감도 있 을 손쉽게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들이 복합적으로 었다. 300여 명의 기자들이 몰린 현장을 보면서 당 맞물리다보니 만들어 놓은 알고리즘의 빈틈을 찾고 시 행사 내내 참여했던 기자의 말이 계속해서 귓가 꾸준히 개선해 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를 맴돌고 있다. “우리도 일본 언론처럼 첫 패배 후 대결에서 봤듯이 어딘가에 위치한 엄청난 컴퓨팅 멋진 질문을 할 수 있죠. 인공지능이 헬스케어 분야 파워와 수많은 데이터들을 가지고 새로운 알고리 에서 실수를 한다면 생명과 직결될 수도 있는데 어 즘을 꾸준히 테스트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다. 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하는데. 우리 데스크들은 수십 년간 연구해 오던 연구자들과 그 제자들은 최 그런 거에 관심이나 있을까요? 인공지능이 무엇인 근 몇 년간 구글, 페이스북, 중국 바이두 같은 회사 지 파악하고 오히려 전문가를 추천이라도 해줄 수 로 몸을 옮기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 소속 인력들도 있을까요? 그런 데스크들은 어디에 있을까요?” 거의 유사한 경우다. 강력한 컴퓨팅 파워와 수많은 또 다른 이벤트가 마련된다면 우리는 과연 이 질 빅데이터 위에 그들이 연구해온 심층신경망과 고급 문에 답할 수 있는 시간과 깊이 있는 통찰을 나눌 수 트리 탐색을 적용하면서 사람처럼 배우고 익히는 있는 자리를 가질 수 있을까. ‘프로그램’을 진화시켜 나가기 위해서다. 어쩌면 압권은 이 이벤트에 대한 글이 아니었는 지 모를 일이다. 정부는 이 이벤트로 인공지능이 주 목을 받자 뜬금없이 1,000억 원을 10년간 민간과 함 1 정보기술 분야에서 17년째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페이스북이나 께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만약 언론들이 제대로 트위터의 생방송 기능을 활용한 ‘도라이브’를 시작했다.

특집 | AI와 과학 저널리즘 021 특집 AI와 과학 저널리즘

과학 저널리즘의 토양과 나아갈 방향 급변하는 과학기술 과학 보도 전문성도 진화해야

김윤경 이투데이 기획취재팀장

하는 현실이 오지 않겠느냐는 우려까지 많은 생각 과 의문, 견해들이 교차했다. 인간이 만들어낸 것에 인간이 지는 상황이 더 이상 공상과학(SF)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란 건 분명해 보였다. 그러고 보면 요 즘은 영화도 그냥 즐기기가 쉽잖다. 우주 조난을 다 룬 영화 ‘그래비티’까지야 인간이 우주에서 느낄 고 립감에 대해 상상하면 되지만, ‘인터스텔라’에 이르 면 차원이 달라진다. 웜홀과 블랙홀 같은 물리학과 기자 전원이 이공계 전공자인 <과학동아>는 기자들이 직접 모션 그래픽 천문학 아이템이 거론되고 그야말로 5차원이라는 이라는 동영상을 만들어 홈페이지나 소셜 공간을 통해 보여주기도 한다. 개념까지 등장하니 말이다. 얼마 전 방영된 TV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등장하 는 알파팀도 큰 인기를 끌었지만 그것이 이세돌을 과학 저널리즘이 필요한 이유 바둑판에서 이긴 인공지능(AI) ‘알파고’에 쏠렸던 사람들의 이런 의문에 답을 주어야 하는 주체는 누 것만 했을까. 후자는 전 인류의 관심이었을 테니 말 구일까. 과학자?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과학자의 이다. “아니, 저건 뭔데 인간을 이겨?”란 매우 직관 말을 효율적으로 거르거나 가공해 들려줄 저널리 적인 질문에서부터 앞으로 정말 AI가 인간을 지배 스트들이 아마도 더 많은 책임을 갖고 있을 것이다.

022 신문과방송 05 2016 하지만 저널리즘의 세계에도 불안이 가득하다. 하 우리는 이미 들어섰다. 기술의 발전과 변화는 또한 루가 다르게 과학은 발전하고 세상이 너무 빨리 변 필연적으로 정보격차와 재능격차(talent gap)를 불러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파고도 잘 모르겠는데 딥마 온다. 과학 저널리스트의 존재 가치와 의미는 여기 인드는 무엇이며 딥러닝과는 또 뭐가 다른가. 차라 서 드러날 수 있겠다. 리 광우병이나 구제역, 조류독감은 듣기에 낯설지 테오도르 그로스에 따르면3 현대 과학 저널리즘 나 않다. 생경한 이름의 바이러스들이 계속해서 출 의 전제는 단지 과학 용어를 일반인에게 알기 쉽게 현, 우리 삶을 위협한다. 바이오 신약의 개발과 승인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 분야의 특수 담론을 일 을 재료로 해당 기업의 주가는 천당과 지옥을 오가 반 담론으로 바꿀 수 있어야 하며, 취재원을 다양하 기도 하고 쓰나미에 쓰러진 원자력 발전소가 우리 게 확보해 특정한 프레임으로 과학 보도가 전락하 에게 미칠 피해, 과연 끝나긴 할 것인지 궁금한데 또 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자신이 잘 알아 어딘가에선 대규모 자연재해가 벌어지고 있다. 서 소화한 과학 지식과 정보를 독자들에게 알맞게 과학 저널리즘의 존재는 여기서 발아한다. 과학 재가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널리즘은 다양한 과학적 전문성을 요구하는 보도 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기후변화와 전 과학 뉴스의 몸부림과 오보 염병 감염, 에너지 문제, 자연재해에 대한 보호 등 그러나 현실에서는 단순한 과학 보도도 쉽지 않다. 까지를 포괄하는 광의의 개념1으로 보는 것이 현실 노벨상, 그것도 의학, 화학, 물리학 등의 분야 수상 적이다. 게다가 기술의 발전, 변화는 미디어 진화 자가 결정되면 이 사실을 일단 긴급 보도로 알려야 (media revolution)2까지 가져오고 있다. 필립 M. 나 하며, 또한 깊이 있는 분석 기사에서도 수많은 미디 폴리에 따르면 미디어 진화란 본질적으로 미디어 어들이 보도 경쟁을 벌인다. 누군가는 속보에 특화 산업이 환경적 조건들에 반응하면서 시간의 진행과 하고 다른 쪽에선 깊은 분석을 하는 식의 미디어 간 함께 본질적으로 진화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기 구분이 허물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학 지식을 술의 변화, 특히 이용 가능한 미디어 기술의 변화는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단순 번역만 하거나, 혹은 비 미디어를 전문화 단계로 변화하도록 한다. 윤리적이지만 이것저것 검색 결과를 짜 맞춰서 보 사람이 탄 헬기 대신 무인기 드론이 상공에 떠 도하기 쉽다. 그러나 전문적 지식의 획득과 보완 없 서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한다. 촬영하지 못할 때는 이 이뤄진 보도는 금세 오보로 판명나기도 하고 오 외면해도 됐던 것이 취재거리가 되고 보도 의무가 보를 받아쓴 미디어들까지 줄줄이 오보의 행진을 생기는 셈. 가만히 세워 두기만 해도 360도 회전되 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너무 많은 ‘비슷비슷한 뉴스’ 어 영상이 촬영되는 카메라도 나왔다. 특수 헤드셋 속에서 진짜 뉴스가 무엇인지 선별하기란 뉴스의 을 써서 마치 직접 경험하는 듯 실감나게 볼 수 있도 소비자뿐 아니라 생산자들도 어렵다. 내용이 어려 록 하는 가상현실(VR) 기술도 등장했다. 이를 위한 운 과학 뉴스는 더욱 그렇다. 새로운 형식의 기사도 필요해진 것이다. 이제 ‘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관행적으로 재난 보도는 현 ‘말한다’만으로는 불가능한 커뮤니케이션의 시대에 장에서 중계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겼다. 그러나

특집 | AI와 과학 저널리즘 023 이것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일 수 있는지를 조금 과 작 문화’라는 기사도 나왔다.6 다시 프로작 매출은 장되긴 하지만 미국의 방송인 코난 오브라이언이 급증했고 선택 약제로 급부상하게 됐다. 가뜩이나 재난 현장에서 많은 활약을 했던 CNN 앵 에이즈에 대한 극단적인 보도 경향도 되짚어 볼 커 앤더슨 쿠퍼를 비웃는 듯, 작정을 하고 만든 가짜 만하다. 시사지 타임에서조차 ‘천벌이 공황 상태를 리포트4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코난은 쿠바에서 보 확산시키다’란 기사가 나왔고, 보수주의자들의 도 도한다며 한 건물 옥상에 올라가 여유롭게 “한 개가 덕적 의제를 추구하는 방편이었던 ‘저주의 병’ 에이 짖었다, 멈췄다”는 사실을 속보 자막과 함께 계속 즈는 지금은 잘 관리만 하면 죽지 않는 병이 됐다. 보도한다. 저널리스트들이 현장감을 중시한다며 어 이렇게 선정성과 속보성에 매달리는 것은 과학 쩌면 뉴스 가치가 없을 수도 있는 사실을 계속해서 뉴스가 ‘킬(뉴스 아이템으로 발제됐으나 선택되지 못하 중계만 하는 것이 얼마나 공허한 일인지 쓴웃음과 는 것을 일컫는 미디어 용어)’되지 않기 위해 부지불식 함께 자각할 수 있다. 간에 택하게 된 강박일 수도 있다. 신문의 고정 과학 미디어가 과학을 다루는 방식은 실제보다 많이 면이 거의 없어진 지 오래이고, 과학 전문 케이블 방 부풀려져 있거나 혹은 틀리기도 한다. 문제는 대중 송과 소수의 전문 잡지 빼고는 맥락성을 중시하는 이 과학을 수용할 때는 즉각적 응용에 대한 기대를 과학 아이템이 뉴스가 되긴 쉽지 않으니 말이다. 갖는다는 데서 더 커진다.5 ‘전지전능한 치료약이 윤신영 <과학동아> 편집장은 “과학이라는 것 개발됐다’거나 ‘장수에 이르는 열쇠를 찾을 수 있다’ 이 신문이나 방송 등에서 살아남기 위해 택하게 되 는 표현이 쓰이지 않으면 기사가 되지 않는 듯하다. 는 자구책이 ‘최고’ ‘최초’ 남발로 이어지고 단편적 반대로 병에 대한 과도한 우려도 미디어가 키운다. 소식을 전하는데 멈추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면 우울증 치료제 ‘프로작’을 대스타로 만든 건 미 서 “연구 결과를 소개하는 스트레이트 기사야 훈련 디어이다. 녹색과 흰색이 어우러진 캡슐약 프로작 을 통해 쓸 수 있지만 과학 연구는 긴 맥락 속에 있 은 1990년 3월 26일자 뉴스위크 표지에 실리며 커 는 것이어서 제대로 다루기 쉽지 않다. 그런 측면에 버스토리로 다뤄졌다. ‘프로작의 약속’이란 제목의 서는 잡지가 과학 저널리즘의 구현에 좋은 미디어 이 기사가 큰 파장을 일으키자 다른 미디어에서도 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창간 30주년을 맞은 프로작을 마치 ‘행복을 가져다주는 약’으로 묘사하 <과학동아>는 기자 전원이 이공계 전공자이며 절반 는 보도가 줄을 이었다. 그러나 이 약이 오히려 자 가량은 해당 분야 석사 학위 소지자이다. 비전문가 살과 폭력적 행동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 보다는 전문가에 가까운 과학 지식으로 무장된 기 가 나오자 프로작은 단숨에 미디어를 통해 ‘당신을 자들이 있다는 얘기. 그래서 ‘발생 뉴스’가 아니어 죽이는 약’으로 전락했다. 불과 몇 개월 새에 벌어 서 일간지 등에서는 거의 외면되는 아이템, 이를테 진 일이다. 1994년 뉴스위크는 프로작을 또 한 번 커 면 올해 발견 10주년을 맞은 광유전학(optogenetics) 버스토리로 다룬다. ‘프로작을 넘어서’란 기사에는 같은 경우도 잡지에서는 깊게, 역사적으로 다룰 수 “프로작이 이제는 크리넥스처럼 익숙해졌고 생수 있다. 일간지 중에서 광유전학을 다룬 곳을 찾다보 와 동등한 사회적 지위를 갖게 됐다”고 했다. ‘프로 니 중앙일보가 눈에 띄었다. 중앙일보의 ‘궁금한 화

024 신문과방송 05 2016 현대 과학 저널리즘의 전제는 단지 과학 용어를 알기 쉽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 분야의 특수 담론을 일반 담론으로 바꿀 수 있어야 하며, 취재원을 다양하게 확보해 특정한 프레임으로 과학 보도가 전락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것까지를 아우른다.

요일’이라는 코너는 친(親)독자적인 과학 저널리 많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과학책이 최근 즘 구현에 좋은 ‘공간’이 되고 있는데 광유전학도 다 서점가에서 흥행이 되고 있다. 책 종류도 많아지고 뤘다.7 이처럼 기획면이나 특집 프로그램 등을 통해 출판사들도 ‘시장이 크진 않아도 적자는 안 본다’는 속보에 밀리는 과학을 깊이 있게 다루려는 노력은 생각을 갖고 과학책을 많이 내는 분위기”라면서 “과 계속되어야 한다. 학 강연의 경우 과거엔 ‘어린이나 청소년 교육용’이 란 공식이 있었는데 이게 깨지고 있다. 최근 청중이 과학자와 대중 소통 돕는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 300여 명 모이는 뇌 관련 강연의 사회를 봤는데 모 과학의 벽은 생각보다 대중에게 높다. 저널리스트 든 참석자가 성인이었다.” 들의 노력이 그래서 필요하지만 과학자와 대중 간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과학 저널리즘 대 직접 소통이 늘어나는 것도 중요하다. 과학자가 학 학원9은 미디어 종사자를 중심으로 사이언스 커뮤니 계의 언어로만 얘기할 때 대중은 점점 더 과학과 멀 케이터를 키우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필자 역 어질 수 있다. 과학 다큐멘터리의 명작 <코스모스> 시 이 대학원 3기로 석사 학위를 받았는데 문과 출신 는 책으로도 나와 우리 존재의 의미를 우주적으로 이 많은 언론인들이 과학에 대한 이해를 높여 정확 해석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예일대 교수였던 칼 세 한 정보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하고 입체적으로 보 이건의 노력은 당시 학계에선 홀대를 받기도 했지 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익힐 수 있었다. 무엇 만 그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인식의 지평을 보다 “과학은 움직이는 것”이다. 바로 몇 년 전의 사 넓히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실이 더 이상 사실이 아닐 수도 있으며, 더 많은 연구 다행히도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Science 와 발견 속에서 다양한 해석들이 나올 수 있다는 것 Communicator)’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서대문자 을 알고 보도하는 것과 아닌 것은 큰 차이를 낳는다. 연사박물관을 이끌어온 이정모 관장이 대표적 인물 개인, 또는 작은 조직을 기반으로 과학 필자(연 이다. 서울시립과학관 관장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 사)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 것도 바람직한 현상 인 이정모 관장은 과학자들의 노력만큼이나 ‘대중 이다. <과학콘서트>의 저자이며, 많은 기고와 강연 의 과학화’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8 등으로 과학의 대중화에 애쓴 인물로 정재승 카이 윤신영 <과학동아> 편집장은 대중의 과학화는 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가 잘 알려져 있다. 최

특집 | AI와 과학 저널리즘 025 근에는 <공룡열전>이란 책을 낸 박진영 서대문자 전 미국 대통령은 “교토의정서에 서명하면 미국이 연사박물관 방문연구원, 여자들도 로봇에 관심이 파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이 사실이 아 많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만든 네트워크 모임 걸 니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하나둘 행동에 나섰다. 스로봇(Girl’s Robot)10의 대표를 맡고 있는 이진주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는 ‘윈프리 쇼’에서 처음으로 씨 등도 눈에 띈다. 과학을 다루는 팟캐스트도 시도 환경 문제를 다뤘고 이 문제에 뜻을 함께 하는 마이 되고 있다. ‘과학하고 앉아 있네’ ‘과정남(과학기술 크 오펜하이머 미 스탠퍼드대 교수, 배우 레오나르 정책 읽어주는 남자들)’, <과학동아>가 하는 ‘과학동 도 디카프리오 등이 출연했다. 디카프리오는 최근 아 Live’ 등은 전에 비해 훨씬 높아진 대중의 과학화 아카데미상 수상 소감에서도 이 문제를 거론해 화 욕구를 채워주고 있다.11 그런가 하면 과학 전공자 제가 됐다. 앨버트 고어 전 부통령과 함께 2007년 노

인 김명남 번역가는 이 분야 전문 번역에 매진하고 벨 평화상을 공동수상했던 기후학자 고(故) 스티븐 있다. 오역의 가능성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아직 한 슈나이더는 부시 전 대통령이 교토의정서 탈퇴를 글화하지 않은 첨단용어를 적절한 우리말로 바꾸는 위해 내세웠던 비과학적인 주장들에 대해 과학자나 매우 중요한 작업에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12 미디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개탄하 이런 노력들에 아이템도 과학이니만큼 신기술 기도 했다.14 을 가미해 ‘디지털 스토리텔링’을 하는 것은 매우 과학 저널리스트는 이런 상황을 감시하는 역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으리라 본다. VR 기술 같 할도 해야 한다. 과학자, 그리고 정부는 대개 과학 은 것이 가능할 것이다. <과학동아>는 기자들이 직 적 업적을 중시하고 이것이 세상을 발전시킬 것이 접 모션 그래픽이라는 동영상을 만들어 홈페이지나 란 도그마에 빠져 있기 쉽다. 앵무새처럼 휘둘렸다 소셜 공간을 통해 보여준다.13 일종의 다매체 전략 가는 ‘제2의 황우석 사태’가 나오지 않으리란 법이 이다.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강연의 아이템 범위도 없다.

넓다. 최근엔 윤신영 편집장과 함께 <인류의 기원> 1 진달용(2015), 과학 저널리즘의 이해, 한울아카데미 이란 책을 낸 고인류학자 이상희 UC리버사이드대 2 필립 M. 나폴리(2013), 수용자 진화, 나남 3 Gross.T.(2014) Interactions: Studies in Communicatio & Culture, pp. 25~40 진달용(2015), 앞의 책에서 재인용 4 https://www.youtube.com/watch?v=d0_vHSWbpwA 정치 논리에서 자유로워야 5 도로시 넬킨(2010), 셀링 사이언스, 궁리출판 과학 저널리즘이 갖춰야 할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정 6 http://www.newsweek.com/culture-prozac-190328 7 http://news.joins.com/article/15815301 치 논리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과학자 8 http://m.mt.co.kr/renew/view.html?no=201411160648116982 들이 정확한 연구 결과를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7#imadnews 9 http://sj.kaist.ac.kr/ 있다면 어쩌면 집단과의 이해가 얽혀서이거나 정치 10 http://www.hani.co.kr/arti/economy/it/722718.html 세력의 눈치를 보고 있어서 일 수 있다. 11 http://news.donga.com/List/3/0815/20150918/73699939/1 12 http://news.joins.com/article/4490519 지구온난화를 막자는 ‘교토의정서’를 놓고 미국 13 http://dl.dongascience.com/magazine/motion 은 판단을 번복했고 결국 탈퇴했다. 조지 W. 부시 14 애덤 블라이 기획(2012), 사이언스이즈컬처, 동아시아

026 신문과방송 05 2016 집중점검 ‘파나마 페이퍼스’ 보도와 데이터 저널리즘

전 세계 뒤흔든 추악한 스캔들에 한국 언론은 소극적

국내외 언론의 ‘파나마 페이퍼스’ 보도 / 송상근

데이터 저널리즘= ‘천천히’ ‘팀’으로 일하기

‘데이터 저널리즘 서밋 2016’을 통해 본 데이터 저널리즘 / 허백윤 집중점검 ‘파나마 페이퍼스’ 보도와 데이터 저널리즘

국내외 언론의 ‘파나마 페이퍼스’ 보도 전 세계 뒤흔든 추악한 스캔들에 한국 언론은 소극적

송상근 이화여대 언론인 초빙교수

[사진1]파나마 페이퍼스의 자료 분량 2.6테라바이트가 얼마나 많은 양인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그림. 1기가바이트를 나타내는 붉은 사각형이 2,600개나 되며, 옆의 검은 사각형은 과거 ICIJ와 위키리크스에 폭로됐던 조세회피처와 미국 외교문서 등의 자료 분량이다. / 사진 출처: 쥐트도이체차이퉁 홈페이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3월 한 달 동안 21만 의 조치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은 낮 12시 5,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국민의 용기와 결 15분부터 14분간 계속되며, 대기업과 부유층이 세 단, 근면함, 그리고 타고난 낙관주의 덕분”이라며 지 금을 덜 내도록 하는 법적 허점, 즉 세금 구멍에 초 난 4월 5일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이어서 그는 대다 점이 맞춰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임 기간에 재정 수의 국민이 규칙을 지킨다, 많은 기업이 세금 구멍 적자를 줄이려고 지출 축소와 함께 세금 구멍 메우 (tax loopholes)을 악용하지 못하게 하려는 재무성 기에 역점을 뒀다. 이날 ‘가장 교활한’이라고 표현하

028 신문과방송 05 2016 세계 80개국, 100개 이상의 언론사, 400여 명의 언론인이 참여하는 ‘파나마 프로젝트’로 이어지면서 가장 많은 언론기관이 하나의 이슈에 대해 공동 취재했다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ICIJ 사무총장은 “최대 규모의 범국가적 탐사보도”라고 설명했다.

면서 세금 구멍의 문제를 다시 부각시킨 이유는 ‘파 4,618건, 데이터베이스 형태 304만 7,306건, pdf파 나마 페이퍼스(Panama Papers)’ 보도 때문이다.1 일 215만 4,264건, 이미지 111만 7,026건, 일반서류 32만 166건, 기타 2,242건이다. 기간은 1977년부터 역대급 국제 탐사보도 2015년까지 약 40년에 해당하며, 관련된 페이퍼컴 파나마 페이퍼스는 파나마의 로펌 ‘모색 폰세카’에 퍼니와 재단은 21만 4,488개, 페이퍼컴퍼니가 설립 서 유출된 자료를 가리킨다. 역외 회사에 대한 내용 된 곳은 21개국이다. 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회사의 설립과 소유는 그 자 모색 폰세카의 자료는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 체로 불법이 아니다. 그러나 진짜 소유자의 이름을 차이퉁이 처음 입수했다. 1년 전의 이메일로부터 숨기는 경우가 많고, 조세회피와 연관이 있어 각국 시작됐다. “자료에 관심 있는가?(Hello. This is John 세무당국과 언론이 주목하는 대상이다. 모색 폰세 Doe. Interested in data?)” 표현은 간단했지만 분량은 카는 파나마에 본사를 두고 42개국에서 활동한다. 상상을 초월했다. 위키리크스가 2010년 공개한 미 30만 개 이상의 역외 회사에 페이퍼컴퍼니 서비스 국 외교문서가 1.7기가바이트, ICIJ가 2013년 보도 를 제공하는 회사로 이 분야에서는 세계에서 네 번 한 조세회피처 문건이 260기가바이트인 점을 감안 째로 크다. 하면 파나마 페이퍼스의 분량은 익명 제보자가 이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International 일에 썼듯이 “이제까지 봤던 그 이상”이다[사진1]. Consortium of Investigative Journalists)는 파나마 페이 쥐트도이체차이퉁은 문서가 진본인지를 확인하 퍼스를 4월 3일부터 보도했다. 자료의 성격은 이번 는 데 2개월을 보냈다. 탐사보도팀 5명만으로는 전 탐사보도 프로젝트의 부제 ‘현금을 숨긴 정치인, 범 모를 파악하기 힘들다고 판단해 ICIJ에 도움을 요청 죄자, 그리고 악덕 기업’이 잘 보여준다. 제라드 라 했다. 세계 80개국, 100개 이상의 언론사, 400여 명 일 ICIJ 사무총장은 “이러한 종류로는 가장 많은 데 의 언론인이 참여하는 ‘파나마 프로젝트’로 이어지 이터를 활용한, 저널리즘 역사에서 가장 최대 규모 면서 가장 많은 언론기관이 하나의 이슈에 대해 공 의 범국가적 탐사보도”라고 설명했다.2 동 취재했다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모색 폰세카의 자료의 분량은 2.6테라바이트(TB)에 이른다. 자료는 2년 전에도 유출돼 독일 당국에 넘겨졌지만 문서는 1,150만 건. 유형별로는 이메일 480만 이번과 비교하면 기간이 오래되고, 분량 역시 훨씬

집중점검 | ‘파나마 페이퍼스’ 보도와 데이터 저널리즘 029 [사진2]파나마 페이퍼스를 보도하면서 ICIJ는 홈페이지에 별도의 코너를 만들었다. 서론, 기사, 인물, 자료, 게임 등 5개 항목으로 구성됐으며 텍스트 외에 동영상, 인포그래픽 등 멀티미디어 요소를 모두 활용했다. / 사진 출처: ICIJ 홈페이지

적다고 알려졌다. 가 만든 프로그램에서 공유했다.3 한국의 경우 뉴스 타파가 유일하게 참여했다. ‘Korea’로 검색한 결과, 세계를 뒤흔든 파나마 페이퍼스 보도 1만 5,000개의 파일이 추출됐다고 한다. ICIJ는 비밀 유지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프로젝 파나마 페이퍼스를 보도하면서 ICIJ는 홈페이 트 암호명은 ‘프로메테우스’. 자료를 이해하고 취재 지에 별도의 코너를 만들었다.4 서론, 기사, 인물, 자 방향을 협의하기 위해 2015년 9월 독일 뮌헨을 시작 료, 게임 등 5개 항목으로 구성했다[사진2]. 텍스트 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수차례 모임을 가졌다. 우려 외에 이미지, 동영상, 인포그래픽 등 멀티미디어 요 와 달리, 신사협정을 깨고 특정 언론사가 먼저 보도 소를 모두 활용했다. ‘게임’ 항목의 초기 화면에는 하는 일은 생기지 않았다. ICIJ는 자료의 해독 및 검 축구선수, 정치인, 기업인의 그림이 나온다. 하나를 색이 가능하게 바꿔주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스캔 골라 순서대로 클릭하면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 처리된 이미지 형식의 신분증을 텍스트로 바꾸는 퍼니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를 삽화와 함께 설명 식이다. 이렇게 정리된 자료 중에서 자국과 관련된 한다. 파나마 프로젝트 코너는 5개 국어(영어, 독일 내용을 각국의 언론사가 각각 확인하고, 검토하고, 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로 서비스한다. 보완했다. 취재 결과는 페이스북과 비슷하게 ICIJ 쥐트도이체차이퉁 역시 홈페이지에 ‘추악한 자

030 신문과방송 05 2016 금의 비밀’이라는 제목의 코너를 개설했다. 신문기 사에 나선 배경이다. 미국의 공공청렴성센터(Center 사를 포함해 취재 결과를 모아 놓았는데, 영어판으 for Public Integrity)는 “(센터 소속의) ICIJ가 파나마 로도 제작했다.5 보도 내용은 물론 취재 과정과 원 페이퍼스로 세계를 뒤흔들었다”고 자평했다.6 한국 칙에 대해 설명한 점이 눈길을 끈다. 예를 들어 경 은 어떠했을까. 찰과 세무당국에 자료를 넘기지 않겠다, 공인이 탈 세 등 범죄를 저지른 의심이 있지 않으면 자료에 나 소극적 태도 아쉬운 국내 언론 왔다고 해서 이름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문 국내 언론은 소극적이었다. 일간지 10곳, 경제지 답방식으로 밝혔다. 모색 폰세카의 공식 성명(A4 용 2곳, 일요판 1곳 등 13개 신문이 4월 5일~14일에 지 10장 분량) 역시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133건을 보도했다. 첫 사흘 동안은 1면을 포함해 언 파나마 페이퍼스에는 아르헨티나의 마우리시오 론사별로 2, 3개의 기사를 배치하다가 그 이후에는 마크리 대통령, 아이슬란드의 시그뮌드르 다비드 대부분 국제면으로 돌렸다. 귄뢰이그손 총리,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빈 압둘 방송도 비슷했다. KBS는 4월 4일~13일의 저녁 아지즈 국왕, 카타르의 하마드 빈 할리파 알사니 전 메인뉴스(뉴스 9)에 2건을 보도했다. 4월 4일의 경우 국왕 같은 전현직 정상의 이름이 나온다. 또 블라디 35개 아이템 중에서 21번째로 처리했다. ‘앵커&리 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데 포트’ 형식으로 노재헌 씨(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측근 또는 친인척 명단 가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는 내용 이 등장한다. 보도의 여파로 인구 33만 명의 아이슬 이었다. 4월 5일에는 북한의 유령회사 설립, 탈세범 란드에서는 3만 명이 시위에 나서 총리가 이틀 만에 죄의 온상인 모색 폰세카, 전 세계 후폭풍에 초점을 사임했다. 영국 총리와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퇴 맞춰 단일 아이템으로 소화했다. JTBC 역시 같은 진 압박에 시달렸고, 중국은 보도 통제에 나섰다. 기간에 2건을 보도했다. 4월 4일(‘푸틴·메시 포함 유 파나마 페이퍼스는 뿌리가 깊고 범위가 넓은 조 령회사 설립 파문…노태우 장남 등 한국 이름 195명 등 세회피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다. 경제협력개발 장’)과 4월 5일(‘유령회사 스캔들 직격탄…정권 붕괴 위 기구(OECD)의 역외탈세공조협의체(JITSIC)에 참 기 국가도’)이었다. 여하는 35개국이 이번 보도를 계기로 공동 세무조 보도 건수가 적으니 내용 역시 빈약할 수밖에

[표] 국내 신문의 파나마 페이퍼스 보도 현황

날짜 기사량 날짜 기사량

4월 5일 35건 4월 10일 2건

4월 6일 34건 4월 11일 4건

4월 7일 21건 4월 12일 9건

4월 8일 13건 4월 13일 2건

4월 9일 9건 4월 14일 4건

※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문화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선데이, 중앙일보, 한겨레신문, 한국경제, 한국일보(가나다순)

집중점검 | ‘파나마 페이퍼스’ 보도와 데이터 저널리즘 031 없다. 독자적인 취재보다는 외신을 인용하는 수준 을 명시하면서 푸틴 측근과의 인터뷰를 담았다. 4월 에 그쳤다. 국내 언론의 보도에 대해 ‘받아쓰기 저널 6일의 1면 기사는 터키, 한국, 프랑스, 세네갈, 러시 리즘’이라는 비판이 자주 나왔다. 정부와 기업의 보 아, 홍콩, 독일, 벨기에, 영국, 브라질, 칠레의 특파원 도자료에 의존하는 관행을 말한다. 파나마 페이퍼 이 보낸 내용을 포함해 런던과 뉴욕의 기자 3명이 스 보도에서는 국내 언론이 의존하는 자료가 외신 공동으로 작성했다. 충분한 보도라고 보기는 힘들 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보도라고 할 만하다. 뉴욕타임스 역시 비판을 받았다. ICIJ와 가디언, 파나마 프로젝트에 참여한 가디언의 루크 하딩 BBC 등 전 세계 언론이 4월 3일 오후부터 뉴스를 은 “탐사보도의 새로운 황금시대로 들어섰다”고 뉴 쏟아냈으나 뉴욕타임스의 이날 홈페이지에는 통신 욕타임스에 밝혔다.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는 “40여 기사만 보였다. 독자적으로 취재한 기사는 저녁 9시 년 전 워터게이트와 펜타곤 페이퍼스 보도가 아날 15분경에 처음 올렸는데 당일 가장 많이 읽힌 기사 로그 시대 탐사보도의 백미이자 저널리즘의 존재 10위 안에 들었다. 뉴욕타임스가 소극적이었어도 가치를 증명한 전범이었다면, 파나마 페이퍼스는 독자들은 높은 관심을 보인 셈이다. 이에 대해 어느 디지털 시대 저널리즘의 혁명적 변화를 보여준다” 독자는 “질투는 추하지만 직업적 질투(professional 고 평가했다.8 사안의 의미와 비중, 그리고 파장을 jealousy)는 훨씬 더 추하다”고 비판했다. 감안할 때 국내 언론의 보도에 아쉬움이 남는 이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보도를 꾸준히 이어갔다. 유다. 4월 6일자에서는 ‘파나마 페이퍼스가 조사와 분노 를 불렀다’는 제목의 1단 기사를 1면에 내보냈다. 다 음날에는 ‘파나마 페이퍼스가 은밀히 설립된 로펌 을 조명한다’는 제목 아래 1면의 가장 큰 기사로 게 재했고, 8일자 역시 1면의 4단짜리 기사로 미국 내 조세회피 실태를 조명했다. 4월 6~8일의 1면 기사 는 모두 국제면으로 점프시키면서 자세한 내용을 담았다. 이와 별도로 보도에 대한 독자의 불만과 궁 1 https://www.whitehouse.gov/the-press-office/2016/04/05/ remarks-president-economy-0 금증을 시민편집인의 칼럼에서 해명했다.7 2 https://www.publicintegrity.org/2016/04/04/19518/center- unit-icij-releases-panama-papers 3 http://www.nytimes.com/2016/04/06/business/media/ 탐사보도의 새로운 황금시대 how-a-cryptic-message-interested-in-data-led-to-the- panama-papers.html 뉴욕타임스의 첫 기사(4월 4일자 A3면)는 공동 취재 4 https://panamapapers.icij.org/ 에 참여하지 못해 자료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5 http://panamapapers.sueddeutsche.de/en/ 6 https://www.publicintegrity.org/2016/04/06/19537/center- 즉 다른 언론의 기사를 따라가면서도 보도의 균형 public-integrity-s-icij-rocks-world-panamapapers 성을 지키려고 했다. 쥐트도이체차이퉁이 처음 입 7 http://publiceditor.blogs.nytimes.com/2016/04/04/why-no- big-splash-for-panama-papers/# 수했고 ICIJ 및 가디언 등과 공동 취재했다는 사실 8 한겨레21, 1108호(2016년 4월 18일)

032 신문과방송 05 2016 집중점검 ‘파나마 페이퍼스’ 보도와 데이터 저널리즘

‘데이터 저널리즘 서밋 2016’을 통해 본 데이터 저널리즘 데이터 저널리즘= ‘천천히’ ‘팀’으로 일하기

허백윤 서울신문 온라인뉴스부 기자

이 보다 깊이 있는 진실을 제대로, 알기 쉽게 전 달하기 위한 고민이 이어졌다. 그리고 전문가 들은 한목소리로 ‘공유’와 ‘협업’을 강조했다.

“가족에게도 비밀” 이번 서밋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은 국제 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소속으로 ‘파나마

WNMN 주최로 미국 뉴욕 AP통신 본사에서 열린 ‘데이터 저널리즘 서밋 2016’. 페이퍼스’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지아니나 세 올해는 4월 3일 ICIJ가 발표한 ‘파나마 페이퍼스’ 프로젝트 사례가 자세히 소개됐다. 그니니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전한 프로젝 데이터, 사람, 팀, 공유, 협업, 그리고 이야기…. 트 후기였다. 4월 3일 ICIJ는 사상 최대 규모의 역 ‘데이터 저널리즘’이라는 비교적 낯선 분야에 대한 외 탈세 자료인 ‘파나마 페이퍼스’ 프로젝트를 공개 토론 공간에서 가장 많이 들을 수 있었던 단어들은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매형, 블라디미르 푸 바로 이런 것들이었다. 전문적이거나 기술적인 용어 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 등 각국 지도자와 전· 가 난무할 것이라는 우려를 갖고 참가했는데 정작 현직 정치인들이 연루됐다고 폭로됐다. 아이슬란드 전문가들의 입에서 나온 단어들은 너무나 익숙한 말 총리는 결국 사임했다. 들이었다. 4월 11일 미국 뉴욕 AP통신 본사에서 열 전 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이 프로젝트는 분 린 ‘데이터 저널리즘 서밋 2016’에서는 이처럼 언론 량부터 압도적이었다. 파나마 법률회사인 모색 폰

집중점검 | ‘파나마 페이퍼스’ 보도와 데이터 저널리즘 033 100여 개 언론사와 공유했다. 우리 나라에서는 뉴스타파가 참여했고 영국 BBC와 가디언, 프랑스 르몽 드, 호주 ABC, 일본 아사히신문 등 이 동참했다. ICIJ는 자료조사팀을 꾸렸고, 많은 양의 데이터를 모아 번역, 분석을 하고 또 시각화했다. 세그니니 교수는 정보를 나누는 과정을 소셜 네트워크의 형태로 비 유했다. 페이스북 타임라인처럼 누 구에게나 공개된 자료를 활용하면 ICIJ 소속이기도 한 지아니나 세그니니 미 컬럼비아대 교수가 ‘파나마 페이퍼스’ 프로젝트의 서 동시에 이 ‘비밀’을 공유하는 그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룹에 속한 사람들만의 전문적인 지 세카의 내부 문서를 입수하면서 수집한 데이터의 식을 서로 나누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자료는 20개 양은 문서로 1,150만 건, 무려 2.6테라바이트(TB) 언어로 번역됐고, 법률상 문제를 수시로 검토하기 의 용량이었다. 지난 2010년 위키리크스 관련 데이 위해 국적이 다른 4명의 변호사가 참여했다. 50여 터 양이 1.7기가바이트(GB)였고 2013년 ICIJ의 조 개국 140명의 정치인들에게 역외 탈세 의혹에 대한 세회피처 폭로 관련 데이터가 260GB였다. 세그니 입장을 묻기 위해 200여 명이 전화기를 붙잡았다. 니는 “기존 인력으로는 10초당 한 건의 문서를 봐야 이렇게 완성된 자료는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도록 다 1년 만에 끝낼 수 있는 분량”이라고 표현했다. 데이 양한 그래픽을 통해 시각화했다. 그 결과 파나마 페 터 저널리즘의 선구자로 꼽히는 그 역시 “지금까지 이퍼스는 발표가 되자마자 전 세계로 퍼져나가 영 의 프로젝트와는 비교도 안 되는 엄청난 용량의 일 향력을 더 높였다. 이었고, 이런 식으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우리도 진행 과정에서 특히 어려웠던 점을 묻자 의외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원 자료의 80% 정도 의 답이 나왔다. “이 일에 대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는 이미지 형식만으로 존재했다. 사진을 통해 다양 조차 말하지 못한 것이 고충이었다”는 것이다. 그러 한 정보를 캐야 했고 자료에 포함된 200여 개 국가 면서도 “이런 큰 비밀을 400명이 공유하고 있었는 의 21만 4,000여 개 기업들 중에서 탈세 기업 정보를 데 1년 동안 철저히 비밀이 지켜진 것이 스스로도 놀 일일이 가려내야 하기도 했다. 랍다”고 덧붙였다. “보안 문제 때문에 이번 주만 해도 “Key is sharing.” 대형 프로젝트의 취재 후기가 벌써 서버를 일곱 번 갈아치울 만큼 (비밀을 지키기 간단히 설명됐다. 방대한 자료는 ‘공유’를 통해 실마 가) 힘든 일”이라면서 “그런데도 이렇게 철저히 지켜 리를 풀어갔다. 이 자료를 처음 입수한 독일 일간지 진 것은 잘못된 일을 바로잡자는 하나의 목표를 공유 쥐트도이체차이퉁이 ICIJ에 건넸고 ICIJ는 전 세계 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데이터를 축적하는 과

034 신문과방송 05 2016 ‘파나마 페이퍼스’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세그니니 교수는 “이런 큰 비밀을 400명이 공유하고 있었는데 1년 동안 비밀이 지켜진 것이 스스로도 놀랍다”면서 “이렇게 철저히 지켜진 것은 잘못된 일을 바로잡자는 하나의 목표를 공유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정은 신뢰를 쌓는 과정이기도 했다”고도 덧붙였다. 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서 “데이터 저널리즘은 발표가 끝난 뒤 그에게 질문이 쏟아졌다. “데이 ‘뉴 컬래버레이션’”이라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터 저널리즘이 그토록 중요하다면 모든 분야에서 여러 패널들의 발표가 이어질수록 데이터 저널 데이터 저널리즘이 보편화돼야 하는 것 아닌가” “데 리즘을 위해선 ‘팀’을 꾸려서 ‘천천히 일할 준비’를 이터 저널리즘은 꼭 팀으로만 운영해야 하는가” 등 갖추는 것이 필수 요건인 것처럼 보였다. 미국의 비 의 물음이 나왔다. 영리 매체인 프로퍼블리카의 리차드 토플 대표가 2009년에 설립된 프로퍼블리카가 어떻게 데이터 데이터 저널리즘은 ‘컬래버레이션’ 저널리즘의 선두주자가 됐는지 실제 기사들을 소 세그니니 교수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심층적인 분 개한 부분은 좀 더 구체적으로 와 닿았다. 프로퍼블 석을 해야 하는 팀이기 때문에 데이터 저널리즘에 리카는 ‘흑인이 백인보다 빚을 질 확률이 더 높다’ 특화된 사람들이 필요하다”면서 보편화되기가 쉽지 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실험을 펼쳤다. 직접 기자 않다고 말했다. 또한 “이 분야는 개인적으로 일하기 들이 세인트루이스와 쿡 카운티 지역에 1년 넘게 거 보다는 반드시 팀으로 일해야 한다”면서 “보통 뉴스 주하며 인구센서스의 형식으로 데이터를 수집했 룸에는 사진부, 취재부서 등이 나눠져 있지만 데이 단다. 무려 50만 건이 넘는 사례를 모았고 일일이 분 터 저널리즘은 한 팀에 모든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 석했다. 그 결과 세인트루이스에서는 흑인들에게 여야 한다”고 말했다. ‘컬래버레이션’의 강조였다. 4만 5,000여 건의 빚 소송이 걸려 있었다. 이 데이터 또 기자에게 “기사를 쓰는 것과 데이터 저널리즘을 는 정부 기관과 관련 기업들에게도 제공돼 흑인들 같이 가르치는 것부터가 잘못된 접근”이라고 지적 이 차별을 받지 않도록 했다. 하기도 했다. 그만큼 ‘특별한’ 분야라는 것이다. 일간지 기자로서 좀 더 현실적인 조언으로 와 닿 그렇다면 우리의 편집국 환경에 있는 기자들을 았던 것은 셰릴 필립스 스탠퍼드대 데이터 저널리 데이터 저널리스트로 만드는 건 불가능할까. 세그니 즘 교수의 발표였다. 시애틀타임스 기자 출신인 그 니는 “천천히 일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가 는 “데이터 저널리즘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읽어야 능하다”고 말했다. 같은 질문에 대해서 톰슨로이터 하는 양이 많아서 기자들의 불만을 사기가 쉽다”고 의 데이터 분야 대표 에디터인 레그 촤는 “그룹 활동 말문을 열었다. 고개가 끄덕여졌다. 앞서 파나마 페

집중점검 | ‘파나마 페이퍼스’ 보도와 데이터 저널리즘 035 이퍼스 프로젝트는 물론이고 프로퍼블리카의 사례 하는 시각화 역시 데이터 저널리즘에서 빼놓을 수 를 접하고도 왠지 우리 현실에서는 아직 어려운 게 없는 요소다. 그러나 필립스 교수는 기자들을 향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던 참이었다. 무엇보다도 ‘천 가장 원론적인 주문을 했다. 데이터 저널리즘은 다 천히 일할 준비’가 덜 됐기 때문이다. 양한 사람들을 통해 다양한 자료를 접하게 되기 때 필립스 교수는 ‘기자’들이 데이터 저널리즘을 어 문에 기자들이 ‘진실성’을 확인하는 게 무엇보다 중 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짚었다. 경력이 있는 기자 요하다는 것이다. 진실성 있는 정보를 적확하게 이 라 해도 데이터 저널리즘을 시작할 때에는 그에 맞 용할 줄 아는 것이 기자로서 데이터 저널리즘에 접 는 교육이 필요하다. 다만 아직 미국의 많은 대학에 근할 수 있는 기본이라고 말했다. 서도 데이터 저널리즘 수업이 마련돼 있지 않을 정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스티브 도이그 애리조나 도로 제한된 분야인 게 현실이다. 그래서 필립스 교 주립대 교수도 언급했다. 데이터 저널리즘으로 퓰 수는 “뉴스룸에 ‘디지털 트레이닝’이 보편화 돼야 리처상을 받기도 했던 도이그 교수는 “데이터는 나 한다”고 강조했다. “어떤 정보를 어디서 얻어야 하 날이 발전하고 숫자도 급증하고 있다”면서 “여기 는지 잘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그 이유 서 어떻게 분별해내고 이용하는지가 중요하며 가치 였다. 기자들이 디지털 문화에 더 익숙해져 자기 자 있는 스토리를 이끌어내는 것이 바로 언론인의 역 신만의 특유한 정보 소스를 갖는 것부터 시작해서 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 이 분야를 시작할 때 그러한 정보를 나누는 방법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사람을 ‘연결’하는 데 우선 힘을 썼다”고 소개했다. 얘기다. “다른 지역, 문화, 종교, 언어를 넘어선 데이터 저널 지난 2013년 5월 워싱턴주 스카짓강에서 다리 리즘만의 커뮤니티를 만들어냈고, 각 나라에 분포 붕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시애틀타임스는 피해자들 돼 있는 다른 사람들과 공통된 문제를 인식하고 있 을 분별하기 위해 카운티 웹 사이트에 일일이 들어 었다는 게 우리를 움직였다”는 설명이다. 가서 유권자 정보를 스프레드시트로 정리한 다음 시간이 무척 오래 걸리고 방대한 양을 다뤄야 하 한 명씩 이름을 대조해 신원을 확인했다. 또 사고 발 는 데이터 저널리즘이 여전히 어렵고 멀게 느껴지 생 며칠 뒤에는 2012년 전국의 교량 목록을 토대로 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진실을 깊이 있게 추적해야 워싱턴주에 143개의 다리가 여전히 구조적 결함이 하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생각한다면 더 이상 어렵 있고 이 가운데 81개는 지어진 지 50년이 넘었다는 고 먼 분야이기만 해선 안 된다고 느꼈다. “그것은 등의 내용을 분석했다. 지도에 각각의 다리 위치를 우리가 한곳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표시해 인터랙티브 뉴스로 눈에 띄게 완성했다. 었다.” ‘파나마 페이퍼스’에 참여했던 세그니니 교 수의 이 한마디가 가슴에 남는다. 진실의 한곳을 바라보며 서밋에서는 데이터를 어떤 툴을 이용하여 수집할 것

인지, 어떻게 시각화를 할 것인지 등의 기술적인 내 • 이 글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6 국제언론회의 자유공모’ 참가자로 선정된 필자가 ‘데이터 저널리즘 서밋 2016’에 참가해 수집한 자료를 용도 다뤄졌다. 특히 한눈에 알기 쉽게 볼 수 있도록 정리한 내용이다.

036 신문과방송 05 2016 언론 현장

“오만함을 반성합니다” 혁신 위한 냉혹한 자기비판

‘슈피겔 혁신보고서’ 무엇을 담고 있나 / 심영섭

입체적 개표 방송은 성공 민심 파악은 실패

제20대 총선 언론 보도 / 이종혁

탁월한 저널리즘 보여주는 현장의 교과서

퓰리처상 100주년 의미와 2016년 수상작 / 정은령

뉴스 이용 시간 늘리기 열쇳말은 ‘독자 참여’

‘2016 ONA 런던’ 참관기 / 이윤녕 언론 현장

‘슈피겔 혁신보고서’ 무엇을 담고 있나 “오만함을 반성합니다” 혁신 위한 냉혹한 자기비판

심영섭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

2014년 5월 뉴욕타임스의 혁신보고서가 나온 후, 수많은 매체사가 자체적인 혁신보고서를 쏟아내고 있다. 독일에서는 2015년 4월 시사주간신문 디차이 트가 200쪽 분량의 혁신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러한 보고서의 공통점은 경영진이 주도하여 기업 구조 개편과 혁신적인 경영전략 도입의 계기로 활용한다 는 점이다. 그러나 지난 3월 31일 공개된 독일 슈피 겔 그룹(이하 ‘슈피겔’)의 혁신보고서는 경영진 주도 가 아닌 사원 주도로 작성됐고, 최종 보고서를 작성 하는 단계에서 초안이 외부로 유출된 내부 비판 문 서이다. 슈피겔 혁신보고서 초안(이하 ‘혁신보고서’) 은 사초(史草)와 같이 정제되지 않은 내부의 비판 목 소리를 그대로 담고 있지만, 혁신 전략은 구체화하 여 최종 보고서에 담길 예정이다. 초안을 공개한 독 일의 지역공영방송 남서독공영방송(SWR)의 토마 독일어권 저널리즘을 선도하던 슈피겔이 판매부수 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스 라이프 선임기자는 이 보고서가 인쇄매체 혁신 겪고 있는 가운데 최근 슈피겔의 직원 주도로 작성된 혁신보고서 초안이 유출되며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은 2016년 4월 9일자 슈피겔 표지. 의 불가피성과 조직 내부의 거부반응을 내부자 관

038 신문과방송 05 2016 슈피겔은 ‘특종’과 ‘심층 보도’로 독일어권 저널리즘을 선도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특종이나 심층 보도를 찾아보기 어렵다. 판매부수 감소에 대해서도 기자들은 “판매부수는 줄었지만, 여전히 여론 주도층은 우리 슈피겔을 읽는다”라고 자족한다.

점에서 기술했다고 평가했다.1 6,234부로 한때 110만 부를 자랑하던 슈피겔의 자 슈피겔은 혁신보고서가 슈피겔이 추진하는 ‘의 존심에 생채기가 났다. 특히 가판은 지난 10년간 제 2018’의 일환으로 경영 구조를 개선하고, 미래 혁 45.64%가 줄었다. 신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 사내 기자와 경영직 직 둘째는 통합 브랜드 구축 실패이다. 슈피겔 그룹 원, 자료실 사서 가운데 선발한 22명의 연구진이 작 에 속한 사업 분야별 로고만 37개로 제각각이다. 로 성했다고 밝혔다. 경영진은 보고서 작성에 전혀 개 고는 아무런 전략도 없이 부서별로 사용하고 싶은 입하지 않았다. 경영진의 입장에서 혁신보고서의 로고를 그때그때 만들어 사용했다. 예컨대 시사주 내부 비판에 모두 동의할 수는 없지만, 향후 최종 보 간지 슈피겔이 도안한 로고는 슈피겔온라인에서 사 고서가 나오면 미래 전략 경영을 위한 계획에 반영 용할 수 없거나, 사용하지 않았다. 슈피겔온라인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2 이번에 공개된 혁신보고서는 자체적으로 로고를 도안해 주간지 편집국과 경쟁 2016년 1월 4일자로 내부 보고된 것으로 슈피겔의 한다. 혁신보고서는 엉망진창인 브랜드 운영에 대 사내 문제와 약점이 적나라하게 적혀 있고, 문제 해 해 통합 브랜드 구축 실패는 슈피겔 그룹의 전력을 결을 위한 제안도 나온다. 또 매체 산업 위기를 극복 약화시켰다고 주장했다. 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현실을 직시하고, 현상에 셋째는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 부재이다. 슈피 안주하던 관행을 자기비판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고 겔에서는 각 분야들이 서로 협업하지 않는다. 일례 밝혔다. 로 슈피겔TV가 제작하는 다큐 시리즈인 ‘역사 슈피 겔’은 TV 채널의 로고와 ‘역사 슈피겔’의 페이스북 판매 하락에도 오만한 자기도취 로고, 인쇄판 ‘역사 슈피겔’의 로고가 제각각이다. 제1장은 슈피겔의 사업 분야별 문제점을 경영지표 TV 다큐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있지만, 인쇄판 ‘역 와 직원 설문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구체화했다. 핵 사 슈피겔’은 없다. ‘역사 슈피겔’의 페이스북을 슈 심 지적은 크게 네 가지였다. 첫째는 시장 지표이다. 피겔TV가 운영하기 때문이다.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2000년과 비교했을 때 지난 넷째는 자기도취이다. 혁신보고서는 통합 브랜 15년간 판매부수가 총 23.61% 감소했고, 광고는 드 구축 실패에서 보듯이 슈피겔의 기자들은 “자기 70%가 줄었다. 2015년 4/4분기의 발행부수는 79만 도취에 빠져 있다”고 비판한다. 오랫동안 슈피겔은

언론 현장 039 고 응답했다. 슈피겔 소속 매체들은 자기 분야에서만 협업하거나 의견을 조율할 뿐, 다른 분야는 경쟁 상대로 본다. 이러한 이 유로 직원들은 슈피겔을 ‘블랙박스’라고 평가했다. 경영진이 각 분야별, 그리고 그 구성원 사이의 협업과 상호소통을 촉진하 도록 적극 개입하지 않으면서 사업 분야 별 조직 이기주의가 만연하고, 공동의 책 임감 없이 자기 부서의 이해관계만을 정치

혁신보고서는 슈피겔의 관료화된 조직 문화 혁파를 위해 우선 현재 본사 건물 ‘에리쿠스 적으로 관철하려는 사내 정치를 방치했다 슈피체’에서 퇴거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기자마다 독립된 사무실과 복잡한 통로로 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슈피겔 창업 미로화된 현 공간 대신 팀별 사무실과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옮기라는 것이다. 슈피겔 본사 전경. / 사진 출처: https://de.wikipedia.org/wiki/ 자인 루돌프 아우그슈타인이 1970년대 독 Der_Spiegel#cite_note-37 일에서 편집권 운동이 거셀 때 편집규약을 ‘특종’과 ‘심층 보도’로 독일어권 저널리즘을 선도 체결하지 않기 위해 자신이 소유한 슈피겔의 주식 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슈피겔에서 특종이나 50.5%를 사원조합에 양도하면서 잉태됐다. 현재도 심층 보도를 찾아보기 어렵다. 판매부수 감소에 대 사원조합은 1대 주주이고 나머지 주식은 베르텔스 해서도 기자들은 “판매부수는 줄었지만, 여전히 여 만 계열의 그루너+야르가 25.5%, 아우그슈타인 유 론 주도층은 우리 슈피겔을 읽는다”라고 자족한다. 족이 24%를 소유하고 있다. 사원조합의 막강한 영 이러한 자화자찬이 위로는 될지 몰라도 수익을 가 향력은 결과적으로 경영진으로 하여금 통합 경영 져오지는 않는다고 보고서는 비판한다. 을 위한 경영전략을 수립하지 못하도록 제약했다. 보고서는 이외에도 슈피겔을 망치고 있는 다섯 그 결과 사내 분야별로 자기 분야는 잘 알지만 협업 가지 ‘슈피겔 스타일’을 경고한다. “우리는 우리 스 하지 않으며 다른 분야의 일에는 관심조차 없는 것 스로 중요하다고 추켜세운다.” “우리는 약점을 인정 이다. 하지 않고, 지적하지도 않는다.” “우리는 새로운 것 사원조합 중심의 낡은 기업 문화는 사업 분야별 에 놀라지 않는다.” “우리는 새로운 시도를 너무 적 칸막이로 발전했다. 각 사업 분야는 다른 분야에 대 게 한다.” “우리는 우선순위를 잘못 설정하고 있다.” 해서는 관심도 배려도 없다. 그래서 슈피겔 그룹의 발전과 혁신에 대해서 공동 관심사가 생길 수 없는 씁쓸한 조직 이기주의 문화 구조이다. 디지털 분야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새 혁신보고서 제2장은 70년대부터 구축된 ‘슈피겔 신 로운 시도를 하려면 특정 영역(예컨대 시사주간지) 화’를 해부했다. ‘슈피겔 신화’가 허황되다는 비판 에 속한 직원이 주도권을 행사하면서 명령하고 지 은 씁쓸하게도 직원 설문에서 나왔다. 슈피겔 직원 배하려는 거만한 행동을 참아내야 하고, 그들이 우 의 90%가 슈피겔에는 진정한 의미의 협업이 없다 리보다 두 배의 급여를 받는 것도 감내해야 한다”고

040 신문과방송 05 2016 말한다. 결국 디지털 분야는 인쇄 분야에서 독립해 를 발행할 수 있다. 만일 매킨지가 직접 슈피겔을 경 스스로 결정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또 다른 칸 영관리 자문한다면 적정 인원은 80명 수준으로 더 막이 문화를 만들어왔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 더해서 취재를 지원 는 그에 걸맞게 ‘용기 있고 빠른’ 조직 구조가 필요 하는 70명의 자료실 사서와 50명의 비서, 15명의 사 하지만 슈피겔에는 이러한 문화가 없다. 진기자도 대대적인 감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문제는 ‘태도(Haltung)’이다. 슈피겔은 전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한 기자는 “만일 우리가 직접 세계의 문제점을 파헤쳐 진실을 알린다고 주장하지 ‘매킨지의 분석틀’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 만, 자기 문제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있다. 이러한 이 면, 결국 언젠가는 매킨지가 경영진의 위탁을 받고 중적인 태도가 슈피겔의 내부 비판을 사라지게 하 구조조정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3 고 자기도취에 빠지게 만들었다. 그래서 예외가 규 혁신보고서는 해결 방안의 하나로 2018년까지 칙이 됐다. 슈피겔만큼 사업 분야별 직원별 급여 체 149개의 정규직 일자리를 감축하도록 권고했다. 이 계의 편차가 크고 기득권이 많은 언론사도 없다. 시 중 35명은 기자, 14명은 자료실 사서, 100명은 경영 사주간지 과학부 기자의 19%만이 취재보도와 관련 직이다. 인원 감축 효과는 연간 1,500만 유로에 달할 해 재정적 특혜를 받는 반면 경제부와 체육부에서는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구조조정의 목적은 단순 25%, 베를린사무소와 전국정치부, 외신부의 경우에 히 인원 감축에 무게를 둔 것이 아니라, 슈피겔의 각 는 33%, 문화부는 50%, 사회부는 66% 이상이 재정 분야별 칸막이를 없애고 협업 체계를 구축하기 위 적 특혜를 누린다. 분단 시절에 특수 근무지나 분쟁 한 고육지책에 가깝다. 그래서 중복 기능이 있는 경 지역 취재기자를 위해 부여했던 특권이 여전히 부서 영직 감축이 가장 많다. 또한 새로운 혁신을 위해 세 별로 남아 있다. 그래서 같은 편집국 내부에서도 급 가지를 제안했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 관심 여 차이가 두 배 이상 발생한다. 갖는 걸 줄여야 한다! 우리의 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혁신도 없다! 우리는 안식처에서 나와 급진적인 발 관료적 조직 문화 바뀌어야 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혁신보고서는 시사주간지 혁신보고서는 경영관리 자문회사인 매킨지의 분석 와 온라인 편집국의 통합 뉴스룸에 핵심 전력을 배 틀을 이용해 시사주간지 슈피겔의 급여 및 취재 지 치하고, 나머지 인력은 분야별로 묶도록(Pool) 제안 원 체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과학부 기자가 받는 취 했다. 또한 기사는 심층적으로 취재하더라도 디지 재보도 지원 특혜가 표준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털 환경에 맞게 시간 제한을 도입하도록 권고했다. 기준을 도입하면 시사주간지 슈피겔 기자 160여 명 이미 독일어권 신문사에서는 2000년대 초부터 ‘사 가운데 50여 명은 취재 보도와 관련한 특혜를 받지 건 발생 3분 안에 인터넷신문에 속보를 올린다’는 못한다. 또한 매킨지의 분석틀로 기자 1인당 책임 일명 ‘3분 원칙’을 도입했다. 지면을 분석하면 현재 기자 1인당 주간 편집 지면은 혁신보고서 제3장은 인사관리이다. 연구진은 직 3/4쪽에 불과하다. 그러나 효율적으로 인력을 배치 원 감축과 더불어 경영진 감축과 경영전략 혁신도 하면 110명으로도 충분히 현재 수준의 시사주간지 요구했다. 혁신 경영을 위해서는 직원이 참여해 성

언론 현장 041 과를 합의하는 목표관리제를 도입하고, 경영진은 이 강제적으로 사원조합의 이익을 보장하지는 않을 매체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학습 것이다.” 더 이상 사원조합원이라는 이유로 동일한 해야 한다. 이러한 경영진의 적응과 학습은 성과와 급여와 노동조건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연결돼야 한다. 그러나 경영자는 직원들에게는 성 혁신보고서 초안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크레 과에 대한 압박으로부터 ‘실패와 실험, 새로운 학습 스리포트의 위뤽 기자는 이러한 제안이 과거의 불 을 할 수 있는 문화’에 참여하도록 보장해 줄 의무가 평등을 새로운 불평등으로 바꾸는 외피로 작용할 있다. 결국 경영진이 되려면 자기 평판을 관리하면 지, 진정한 혁신을 이룰지는 최종 보고서를 통해 혁 서 직원들에게 혁신의 기회를 주라는 이야기이다. 신적 대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될 때까지 기다려봐야 이러한 변화는 현재의 관료화된 조직 문화에서는 한다고 보았다.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10대 과제를 제안했다. 그 첫째 경영진은 우리에게 ‘혁신보고서’는 필요 없다고 단 가 2011년 입주한 슈피겔 본사 ‘에리쿠스슈피체’에 언하기도 한다. 반면 SWR의 라이프 선임기자는 슈 서 퇴거하는 것이다. 전임 회장이 유명 건축가에게 피겔은 주식의 절반을 사원조합이 가지고 있는 독 의뢰하여 신축한 ‘에리쿠스슈피체’는 전통적인 독 특한 지배구조 때문에 내부 문제에 대해서는 철저 일 신문사처럼 기자마다 사무실을 주도록 만들었고 하게 집단 침묵하는 관행이 있었지만, 혁신보고서 복잡한 통로로 미로화되어 있다. 혁신을 위해서는 를 통해 신문 기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수 있는 길잡 팀별 사무실과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열 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ZDNet의 김 린 공간으로 옮기라는 것이다. 10대 과제에는 경영 익현 기자도 자사의 문제를 솔직히 드러냈다는 점 진에 대한 요구도 포함됐다. 경영진의 모든 전략적 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고, 모든 변화는 바로 그 지 판단은 투명하게 검증되어야 하고, 더 이상 제왕적 점에서 출발한다고 평가했다.4 으로 사원을 지배하지 말아야 한다는 구체적인 사 1 Lief, Thomas (2016.3.31.). SWR Chefreporter Thomas Leif 례를 나열했다. zum Innovationsreport DER SPIEGEL; Blaupause für eine komplett neue Unternehmenskultur. SWR Radio2. http:// www.swr.de/swr2/kultur-info/swr-chefreporter-thomas- leif-zum-innovationsreport-der-spiegel-blaupause-fuer- 사원조합부터 혁신의 대상 eine-komplett-neue-unternehmenskultur/-/id=9597116/ 혁신보고서 마지막 장은 최대 주주인 사원조합에 did=17202566/nid=9597116/woh6sw/index.html 2 Stellungnahme des SPIEGEL zum SWR-Bericht “Transfor- 대한 요구이다. 현재처럼 사원조합이 새로운 전략 mationsprozess gestartet” (2016.3.31.). SWR Radio2. http:// www.swr.de/swr2/stellungnahme-des-spiegel-zum-swr- 이나 사업 결정에 개입하는 복잡한 논의 구조와 숙 bericht-transformationsprozess-gestartet/-/id=7576/ 고 기간으로는 혁신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이다. 앞으 did=17199672/nid=7576/xqpvtg/index.html 3 Ueruek, Buelend (2016.3.31.). SWR ueber bislang unveroe- 로 새로운 혁신안을 추진하는 팀은 복잡한 의사결 ffentlichten “Innovationsreport” vom “Spiegel”: “Wir ueberhoehen unsere Wichtigkeit”. Kress Report. https:// 정을 거치지 말고 곧바로 사원조합과 협의하고, 사 kress.de/news/detail/beitrag/134474-swr-ueber-bislang- unveroeffentlichten-innovationsreport-vom-spiegel-wir- 후에 결과를 보고받자는 주장이다. 보고서의 마지 ueberhoehen-unsere-wichtigkeit.html 막 문장은 이렇게 끝맺는다. “우리는 수많은 새로운 4 김익현(2016.4.1.), 獨 슈피겔의 처절한 고백…“급진적으로 변하자”. ZDNetKorea. http://m.zdnet.co.kr/column_view.asp?artice_ 사업 영역에서 계약을 제안하겠지만, 이러한 제안 id=20160401110958

042 신문과방송 05 2016 언론 현장

제20대 총선 언론 보도 입체적 개표 방송은 성공 민심 파악은 실패

이종혁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부교수

고 했으나, 결과는 정세균 후보의 압승이 었다. 이번 선거에서 언론은 민심과 여론 파 악에 실패했다. 여론조사 탓으로 돌릴 수 도 있다. 하지만 엉터리 여론조사를 믿고, 현장 취재를 소홀히 한 점에서 언론의 반 성은 필요하다. 실제 한겨레신문은 4월 19일 ‘총선 보도 반성합니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민심의 흐름을 치열하

제20대 (4·13)총선 투표가 종료되고 개표가 진행되고 있다. / 사진 출처: AP연합뉴스 게 파고들지 않은 언론의 게으름이 엉터리 선거 보도에 한몫했다”고 고백했다. 하지 여소야대로 귀결된 제20대 총선은 예측하지 못한 만 엉터리 보도에 대해 대부분의 언론은 반성의 모 결과를 낳았다. 대부분의 언론은 투표 직전까지도 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몇몇 정치인에게 선거 결과 새누리당의 과반 점유는 물론 180석까지 달할지 의 책임을 지우며 날선 비판을 이어갈 뿐 언론의 책 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종로 지역구에 출마한 오세 임은 언급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훈 후보와 정세균 후보에 대한 언론 보도는 오세훈 총선에 나타난 언론 보도를 비판해 보는 것은 의미 후보의 우세였다. 선거 막판 박빙의 승부를 벌인다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언론 현장 043 무엇보다 언론의 정확성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따라다니기에 바빴기 때문이다. 정확성은 팩트를 제대로 틀림없이 전달하느냐의 문 지난 4월 22일 한국방송학회 봄철 학술대회에 제이다. 언론이 현실을 구성할 뿐 있는 그대로 보여 서 방송저널리즘연구회와 방송과정치연구회가 발 줄 수 없다는 주장에 공감한다. 하지만, 언론윤리이 표한 총선 방송 보도 분석 결과는 실증적 데이터를 자 규범으로서의 정확성 추구는 당위의 문제이다. 제공해준다. 투표 직전 6주간 지상파와 종편 7개 프 “~이다”의 문제가 아니라 “~해야 한다”의 논리가 로그램, 기사 2,456건을 분석한 결과, 전체 기사의 필요한 부분이다. 따라서 언론에게 필요한 정확성 63.19%가 ‘정당’을 소재로 다뤘다. 이어 ‘판세’에 대 추구는 현실의 실제 모습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려 한 보도가 15.76%로 2위였다. 후보자의 정책, 능력, 는 노력을 바탕으로 주어진 한계에서 최대한 진실 도덕성, 이미지를 다룬 기사는 8.39%에 머물렀으 에 가까운 팩트를 전달하는 모습일 것이다. 며, 유권자를 주요 소재로 다룬 경우는 2.16%에 그 쳤다. 현장의 민심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후보자나 언론만 모른 유권자 민심 유권자에 대한 충실한 취재가 이뤄져야 했다. 정당 이번 총선 보도에서 엉터리 판세를 전달한 데에는 중심으로 여의도를 떠나지 않은 취재였기에 판세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것이다. 여론조사의 문제 보도가 상당했음에도 대부분 실제 여론을 읽지 못 가 우선적으로 꼽힌다. 구체적으로 유선전화 의존, 한 것이다. ARS 방식, 응답률 저조, 노인과 가정주부 등 특정 취재의 기본은 현장 확인에 있다. 하지만 우리 계층 편향, 여론조사업체의 난립, 저비용 날림 조사 언론의 취재 관행이 이 기본에 충실치 못하게 만들 등이 지적됐다. 돈 없는 언론사가 저품질 여론조사 고 있다. 주요 취재원이라고 간주되는 몇몇 정보원 를 만들어내고, 믿을 수 없는 여론조사 결과가 또 다 을 24시간 따라다니며 모든 발언을 중계 보도하는 른 언론사에 의해 반복 사용된 것이다. 관행이 그것이다. 언론이 여론조사 결과를 믿고 보도했다는 데에 이번 선거에서도 주요 정당의 대표와 공천 관리 어떤 문제가 있을까? 현장의 여론이 조사 결과와 같 인물들에 모든 언론사 기자들이 몰려 지역 민심 취 지 않았는데도 현장을 확인하지 않은 점이 문제다. 재가 충분치 않았던 것이다. 주요 인물의 말을 그대 지역구 선거운동 관계자들은 현장에서 체험하는 분 로 전달하는 ‘받아쓰기 저널리즘’이나 이런 취재 관 위기와 전혀 다른 보도를 접하며 당황했다고 한다. 행에 대부분 언론사가 동참하는 ‘떼거리 저널리즘’ 정세균 후보는 트위터에 여론조사에서 10%가량 뒤 이 여실히 나타났다. 인터넷, SNS, 모바일의 환경이 지는 것으로 나왔는데 이것이 왜곡된 결과임을 증 언론의 현장 취재를 기피하게 만들기도 했다. 굳이 명할 자신이 있다고 적기도 했다. 이미 현장에서 현장에 가지 않아도 많은 정보를 온라인으로 확인 는 여론조사 결과와 보도를 믿지 않고 있었다는 것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은 잘못된 이다. 현장의 분위기를 언론은 왜 몰랐을까? 현장 정보 역시 검증 없이 급속히 확산된다는 단점을 가 취재에 소홀했기 때문이다. 편집국 데스크에서 여 지고 있다. 부정확한 여론조사가 생산돼 여러 언론 론조사 결과만 참조하고 여의도에서 몇몇 정치인 사에서 반복 사용되지만, 이에 대한 검증은 이뤄지

044 신문과방송 05 2016 이미 현장에서는 여론조사 결과와 보도를 믿지 않고 있었다. 현장의 분위기를 언론은 왜 몰랐을까? 현장 취재에 소홀했기 때문이다. 편집국 데스크에서 여론조사 결과만 참조하고 여의도에서 몇몇 정치인 따라다니기에 바빴기 때문이다.

지 않은 것이다. 이 대표자를 뽑아 주권 대행을 의뢰하는 방식이다. 이번 선거 보도의 문제로 지적되는 또 다른 점 이런 상황에서 국민이 정치에 참여하는 가장 중요 은 정책 보도의 실종이다. 방송학회 분석에 따르 한 기회가 투표이다. 참여 민주주의 관점에서 직장 면, 후보 간 공약과 정책 비교 분석이 나타난 기사 에서 일상적으로 사회참여를 강조하는 목소리도 있 는 전체 2,456건(지상파와 종편 7개 메인 뉴스 프로그 지만, 정치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참여는 선거권 램, 3.2~4.12)의 선거 관련 기사 가운데 7.70%에 불 행사가 거의 유일하다. 언론이 유권자의 바람직한 과했다. 후보의 발언, 공약, 정책 등에 대한 검증도 선거권 행사를 도와야 하는 이유이다. 언론은 후보 6.03%의 기사에서만 나타났다. 유권자는 정책과 공 자와 정당의 정책과 공약을 충분히 전달하고 비교 약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고 ‘깜깜이 검증해 유권자에게 전달해야 할 의무가 있다. 투표’를 한 셈이다. 문제는 정치권의 행태에서 먼저 찾을 수 있다. 공천 과정에서 계파 싸움에 골몰한 나 양적, 질적 편파 보도 머지 정당과 후보자의 선거공약을 충분히 알리지 않 선거 보도의 편파성은 이번에도 비판 대상이 됐다. 았다. 선거에 임박해 ‘문제는 경제다’ 등의 이슈 제 한국방송학회의 분석 결과에서도, 새누리당은 전 기가 나타났지만, 정책이라기보다 구호에 머물렀다. 체 기사의 절반 이상(55.55%)에서 세 문장 이상으로 언론의 정책 보도 소홀은 정치권의 책임 못지않게 언급됐으며, 더민주당은 45.07%의 기사에서, 국민 심각했다. 정책 대신 기사를 메운 것은 정치 드라마 의당은 28.00%의 기사에서 이 같은 비중으로 보도 였다. 공천 학살, 윤상현 의원의 막말, 옥쇄 파동, 존 됐다. 반면, 정의당을 세 문장 이상으로 보도한 기사 영 반환 소동, 비대위원장의 집무 거부 등 여야 정치 는 전체의 2.82%에 그쳤다. 취재원 분석에서는 전체 인들의 드라마 같은 일거수일투족이 화면을 메웠다. 4,701건 가운데 새누리당 후보 및 관계자가 36.42% 정책과 무관한 후보자 딸의 외모, 유세에 동원된 연 로 가장 많았다. 이어 더민주당 후보 및 관계자가 예인 모습 등은 여전히 뉴스 가치를 획득했다. 27.10%, 국민의당 후보 및 관계자가 17.46%로 나타 선거에 있어 언론의 정책 보도는 민주주의 시스 났다. 반면, 정의당 후보 및 관계자는 1.15%에 머물 템의 작동과 유지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현대 사 렀다. 보도량은 사건의 뉴스 가치에 따라 조절된다. 회는 대부분 대의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국민 하지만 선거에 있어서만큼은 출마 후보자 간 또는

언론 현장 045 정당 간 양적 보도량의 차이를 최소화해야 할 필요 화려한 그래픽을 선보이며, 국민적 관심을 끄는 논 가 있다. 특히, 소수당은 여론 다양성과 약자 배려의 객들을 동원하는 등 흥미로운 모습을 보였다. KBS 차원에서 지지율이나 인지도 이상으로 보도될 필요 는 페이스북을 통해 출구조사와 개표방송 준비까 가 있다. 언론의 공정성을 정치철학자 존 롤즈(John 지 생중계하고 개표 현장을 체험하는 VR 영상을 Rawls)의 관점에서 풀이하면, 이와 같은 배려가 ‘정 유튜브 등에 제공했다. SBS의 화면은 영화를 보는 의’에 합당하다. 듯했다. 총선 삼국지가 나오고, 스파이더맨이 등장 양적 편파 이외에 질적 편파의 사례도 지적됐다. 했다. 마라톤 콘셉트로 후보자의 순위를 입체적으 시민단체와 학계가 조직한 총선보도시민연대의 분 로 보여줬다. 더욱 대단한 것은 화면에 후보자 얼굴 석과 지상파 3사 공정방송추진위원회 등이 개최한 을 합성한 것이 아니라 후보자들에게 의상을 입히 세미나 결과에서 적지 않게 보고됐다. 예를 들면, 여 고 연기를 시킨 것이었다. 총선 삼국지는 준비 기간 당 공천 갈등은 사실 전달 위주로 가고, 야당 공천 만 7개월이었다고 한다. JTBC도 손석희 앵커, 유시 갈등은 부정적으로 전달하는 경우가 해당됐다. 친 민 작가, 전원책 변호사 등이 페이스북을 통해 생중 박계와 비박계에 대한 보도량 차이도 지적됐다. 여 계를 진행했다. 한겨레21 역시 페이스북과 아프리 론조사 보도에서 비슷한 지지율 차이에 대해 당에 카TV를 통해 총선 결과를 생중계했다. 선거 개표 따라 ‘소폭 앞섰다’와 ‘박빙이다’를 번갈아 사용하는 방송이 미디어 테크놀로지와 다양한 플랫폼 이용으 편파성도 보였다고 한다. 특정 당에 불리한 내용을 로 기술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것이다. 누락하거나 축소하는 보도도 분석에 나타났다. 이번 선거 보도는 아쉽게도 장점보다 단점이 많 마지막으로 아쉬운 점은 ‘북풍 보도’였다. 북한 이 보였다. 화려하고 풍부한 개표 방송은 국민에게 식당 종업원 집단 탈출과 북한 정찰총국 대좌 및 외 흥미로운 순간을 선사했다. 하지만 이전 선거운동 교관의 망명 사실이 선거 기간에 일부 언론에 의해 기간 동안의 언론 보도는 정치 못지않게 국민에게 집중 보도됐다. 이 사건들도 보도될 만한 뉴스 가치 실망을 안겨줬다. 그 결과는 정치권과 언론이 예측 를 가지고 있다. 또, 현 정부의 대북 제재의 성과로 못한 투표 결과로 나타났다. 미국의 언론인 월터 리 국민에게 알려야 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많 프먼은 스테레오타입에 얽매여 이성적 판단을 못하 은 국민들이 정부의 의도를 의심하며, 언론의 판단 는 대중과 역시 현실 파악 능력이 제한된 언론을 개 에 부정적 평가를 내리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념화했다. 무능력한 언론은 실제 세계를 정확히 전 야 한다. 일본 언론이 이 사건 보도를 한국 정부의 달하지 못하고, 무지한 대중은 언론이 전달한 세계 선거 전략이라고 보도할 정도였다. 언론은 선거 보 (pictures in our heads)를 믿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도에 있어 유권자의 올바른 판단에 조금이라도 부 것이다. 정적 영향을 미칠 사안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 2016년 대한민국의 총선은 대중에 대한 리프먼 의 생각이 틀렸음을 보여줬다. 독자와 시청자는 재 화려하고 풍부했던 개표 방송 미를 주는 언론보다 현장에 충실하고, 정책 검증에 4월 13일 개표 방송은 모바일, SNS 등을 이용하고 집중하며, 편파 없는 언론을 필요로 한다.

046 신문과방송 05 2016 언론 현장

퓰리처상 100주년 의미와 2016년 수상작 탁월한 저널리즘 보여주는 현장의 교과서

정은령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연구원·언론학 박사

2016년 4월 18일 오후 3시 5분(미국 동부시간). 뉴 욕 맨해튼 33번가의 AP 편집국에 환호와 박수소리 가 울려 퍼졌다. 퓰리처상위원회의 올해의 수상작 발표에서 최고 영예인 퓰리처상 공공서비스(Public Service) 부문 수상 언론사로 AP가 호명됐기 때문이 었다. 4명의 AP 여기자들이 1년 넘게 인도네시아, 태국, 미얀마, 미국을 가로지르며 노예노동을 하는 동남아시아 어부들의 참혹한 실상을 파헤친 노력이 미국 언론계 최고 권위의 상으로 보답 받는 순간이 었다. AP로서는 52번째 퓰리처상 수상이자 상 제정 100주년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은 겹경사였다.

퓰리처의 금메달 퓰리처상 시상 부문은 저널리즘, 소설, 시, 역사, 전기, 드라마(무대공연), 논픽션, 음악 등 총 21개. 공공서비스 부문 수상작에 수여되는 퓰리처의 금메달. 벤자민 프랭클린이 이 중 14개 부문이 저널리즘에 해당된다. 저널리 새겨진 면에는 공공서비스 부문 수상 언론사의 이름이, 인쇄공이 있는 면에는 수상 연도가 새겨진다. 즘 각 부문은 △공공서비스 △속보(Breaking News

언론 현장 047 서비스 부문에만 ‘퓰리처의 골드 (Pulitzer’s Gold)’로 불리는 금메 달이 주어지고 나머지 부문 수상 자에게는 상금 1만 달러가 수여 된다. 금메달의 한쪽 면에는 벤자 민 프랭클린의 옆얼굴이, 반대쪽 면에는 윗옷을 벗은 채 인쇄기에 매달려 일하는 노동자의 모습이 양각돼 있다. 금메달의 인쇄공이 상징하듯 이 퓰리처상은 인쇄 저널리즘을 퓰리처상 100주년이 되는 올해 공공서비스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은 AP통신 4명의 여기자들. 왼쪽부터 편애한다. 년 첫 시상 때는 에스더 투산, 마지 메이슨, 로빈 맥다월, 마사 멘도자. 이들은 미국의 모든 주와 다른 나라의 기자들이 1917 지역시장에서 노예노동 해산물이 어떻게 유통되는지를 감시할 수 있도록 자신들이 수집한 취재 정보를 2개에 불과했던 저널리즘의 시 공개했다. 상 부문이 14개로 늘어났지만 방 Reporting) △탐사보도(Investigative Reporting) △ 송 저널리즘은 여전히 퓰리처상의 시상 대상이 아 해설보도(Explanatory Reporting) △지역보도(Local 니다. 퓰리처상위원회는 1997년부터 온라인 저널리 Reporting) △전국보도(National Reporting) △국제 즘을 심사 대상에 포함했다. 올해도 탐사보도 전문 보도(International Reporting) △특집기사(Feature 매체인 프로퍼블리카와 형사정의(criminal justice) Writing) △논평(Commentary) △비평(Criticism) △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독립 온라인 매체 마샬 프로 논설(Editorial Writing) △만평(Editorial Cartooning) 젝트(Marshall Project)가 성폭행 피해자 수사 관행의 △속보사진(Breaking News Photography) △특집 사 문제점을 공동으로 취재 보도한 기사를 통해 해설 진(Feature Photography) 등이다. 보도 부문을 수상했다. 매년 발표에서 제일 먼저 호명되는 것은 저널리 수상작 선정 과정은 매년 전통적인 방식을 따라 즘 분야 중에서도 공공서비스 부문이다. 시상 부문 진행된다. 2016년 저널리즘 부문에 응모한 기사는 들 중에서 최고 권위의 이 상은 취재 보도한 기자 개 1,100여 편.1 퓰리처상위원회는 2월 77명의 저널리 개인에게 주어지지 않고, 기자의 소속 기관에 주어 스트와 저널리즘 교육자들을 저널리즘 부문 심사위 진다. 그만큼 공공 부문에서 몇 번이나 수상을 했는 원으로 위촉했다. 이들은 각각 자신이 맡은 해당 심 가는 미국 언론계에서 얼마나 탁월한 언론사인가 사 분야에서 최종 후보 3편을 가려 18명의 이사들로 를 인정받는 척도가 된다. 뉴욕타임스와 LA타임스 구성된 이사위에 제출한다. 이사위는 이 3편의 후 가 지난 100년간 각 여섯 번 이 부문에 선정됐고, 워 보 중 1편을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한다. 선정 방식 싱턴포스트와 세인트루이스포스트-디스패치가 각 은 과반 투표. 과반을 얻은 응모작이 없을 경우 해당 각 다섯 번 수상했다. 21개 시상 부문 중 오직 공공 부문의 수상작을 내지 않는다. 로비를 막기 위해 수

048 신문과방송 05 2016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공공서비스 부문 수상작들의 스펙트럼은 넓다. 퓰리처상위원회는 큰 화제거리뿐 아니라 가벼운 사건으로 여겨지거나 당연하게 여겨지던 일상이 어떻게 체계화된 사회악이거나 구조적 모순인가를 드러내는 문제의식을 높이 산다.

상작이 발표된 후에야 심사위원과 이사위의 명단이 론사의 편집국장이나 혹은 그 이상의 직책에 있는 공개된다. 저널리즘 부문의 심사위원들은 모두 무 사람이 왜 이 기사가 수상작이 되기에 합당하다고 급으로 자신들의 의무를 수행한다. 생각하는지를 밝힌 공적설명서를 첨부하기 때문 퓰리처상의 수상자가 미국인에 제한되는 것 에 퓰리처상 응모 전에 사내 경쟁을 먼저 통과해야 은 아니다. 퓰리처상 저널리즘 부문의 수상작이 되 한다. 퓰리처상 심사 대상이 됐다는 것만으로도 영 기 위한 조건은 미국 내에서 최소한 주간 단위로 광으로 여겨지는 분위기인 만큼, “내가 후보였다”는 발간되는 매체에 보도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천성 홍보도 떠돌기 마련이다. 퓰리처상위원회는 2014년 공공서비스 부문을 수상한 가디언US는 모 이를 막기 위해 수상작을 포함해 최종결선에 오른 기업이 영국 언론사이지만, 가디언US가 에드워드 세 작품만을 홈페이지에 명시하며 이외에는 ‘공식 스노든 전 CIA 직원이 폭로한 미국 국가안전국의 적인 후보’로 인정하지 않는다. 민간인 사찰 프로그램(PRISM)을 독자적으로 취재 해 미국 내에서 보도했기 때문에 수상 기관으로 선 퓰리처의 아픔 ‘황색 저널리즘’ 정될 수 있었다. 퓰리처상은 20세기 초 미국 언론계의 거물 조셉 퓰 퓰리처상 응모비는 50달러. 응모작마다 해당 언 리처(1847~1911)가 유산으로 남긴 25만 달러를 기 반으로 제정됐다. 퓰리처는 거리의 노동자에서 기 자로, 다시 에디터에서 언론사 소유주로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한 헝가리 출신 유대계 미국인이다. 미 국에 도착할 당시 퓰리처는 독일어와 프랑스어에 는 능했지만 영어로는 극히 제한된 의사소통만을

경영자이자 에디터로서의 할 수 있었다. 첫 정착지였던 미주리주 세인트루이 퓰리처는 일 중독자였다. 새벽부터 자정이 넘은 시간까지 스에서 그는 미시시피강을 오가는 증기선의 보일 자신의 사무실에 앉아 러공으로도 일했고, 건설 현장의 일일 노동자, 웨이 신문의 첫 면부터 마지막 면까지를 세세하게 터를 전전하며 영어 실력을 쌓아나갔다. 퓰리처는 읽던 그는 태생적으로 약했던 시력을 일찌감치 잃었다. 1868년 독일 이민자들을 위한 독일어 신문의 기자

언론 현장 049 항상적으로” 요구한 것은 정확 성이었다.2 그러나 퓰리처의 이름은 선 정주의와 등가의 단어가 된 ‘황 색 저널리즘’과 함께 기억된다. 한때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부 수를 자랑하던 뉴욕월드는 언 론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윌리 엄 랜돌프 허스트의 뉴욕저널 과 1896년부터 1898년 사이 극 올해 공공서비스 부문을 수상한 AP 취재팀이 찾아낸 노예노동자들. 대부분 여성과 어린이들인 이들은 단적인 부수 경쟁을 벌인다. 선 미국과 유럽, 아시아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싼값에 사는 새우의 껍질을 벗기는 일을 했다. 정적인 보도와 노골적인 조작 로서 언론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불과 4년 뒤 그는 은 도를 넘었고, 퓰리처는 “먹을 것을 찾아 썩은 고 파산 위기에 처해 있던 세인트루이스이브닝포스트 기를 뒤지는 짐승(scavenger)”으로까지 비난받았다. 를 헐값에 사들였고, 1878년에는 세인트루이스디스 정치적인 힘을 갖는 것 다음으로 존경받는 것을 패치를 경매에서 사들인 뒤 두 신문을 합병해 세인 삶의 중요한 가치로 여겼던 퓰리처에게 ‘황색 저널 트루이스포스트-디스패치를 만들었다. 1883년 퓰 리즘’이라는 오명은 뼈아픈 것이었다. 자신의 사후 리처는 뉴욕에서 발행되던 뉴욕월드를 사들여 저널 에 유산으로 컬럼비아대학에 저널리즘 스쿨을 열 리즘의 본거지인 뉴욕으로 활동무대를 넓힌다. 고, 컬럼비아대학이 주관해 매년 뛰어난 저널리즘 퓰리처에게 좋은 뉴스란 ‘이야기’였다. 그는 자신 의 성과에 상을 주도록 하라는 유언을 남긴 것은 오 의 기자들이 빅토리아 시대 영국 런던의 어두운 뒷 명을 조금이라도 가리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도 받 골목을 그려냈던 소설가 찰스 디킨스처럼 도시의 부 는다. 그러나 퓰리처는 근본적으로 “저널리즘은 가 패와 가난을 절절하게 묘사할 것을 요구했다. 온갖 장 위대하고 지적인 직업이고, 그래야만 한다”는 이 특권에 대한 비판, 하층민들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가 상을 갖고 있었다. 이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저널리 는 사회 현실에 대한 뉴욕월드의 폭로는 상류층 사 스트는 의사나 변호사처럼 훈련받아야 한다고 그는 람들에게는 선정주의로 읽혔고, 노동자계급에게는 믿었다. 그들의 삶으로 읽혔다. 좋은 뉴스란 흡인력 있는 이 야기여야 한다고 믿었지만, 퓰리처가 모토로 삼았던 퓰리처상의 유산 것은 정확성이었다. 퓰리처의 신문 제작 원칙에서 퓰리처상의 가장 큰 효과는 ‘어떤 저널리즘이 탁월 애매모호함은 ‘죄’였다. ‘그 남자는 키가 크다’는 표 한 저널리즘인가’라는 모범을 현재의 기자 그리고 현은 ‘그 남자의 키는 190cm이다’라고 기술되어야 미래의 기자들에게 제시한다는 점일 것이다. 퓰리 했다. 그가 기자들에게 “첫째로, 가장 긴급한 것으로, 처상위원회는 수상작에 대해 한 문장의 심사평을

050 신문과방송 05 2016 낼 뿐이다. 대신 홈페이지에 수상작의 기사를 링크 어 허쉬 기자가 국제보도 부문을, 1972년에는 미국 한다. 심사평보다는 수상작 그 자체로 말하겠다는 정부가 베트남전의 불리한 전황을 국민들에게 감추 메시지다. 어 왔다는 이른바 ‘펜타곤 백서’를 보도한 뉴욕 타임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공공서비스 부문 수상작 스가 공공서비스 부문을 수상했다. 들의 스펙트럼은 넓다. 1973년 수상작인 워싱턴포 퓰리처상 수상작들의 탁월성은 때로 스캔들을 스트의 워터게이트 보도, 2002년 수상작인 뉴욕타 통해서도 드러난다. 1981년 특집기사 부문 수상작 임스의 9·11 테러 보도처럼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이었던 워싱턴포스트의 ‘지미의 세계’는 마약중독 사건들도 있지만 2003년 수상작인 보스턴글로브의 자가 된 여덟 살 소년을 인터뷰해 대물림되는 마약 가톨릭 신부들의 아동 성추행 폭로 기사,3 2012년 중독의 어두운 현실을 소설처럼 유려한 필체로 그 수상작인 필라델피아인콰이어러의 학교 폭력 시리 려냈다. 그러나 수상 발표 이틀 만에 취재기자인 재 즈 등은 지역 내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초점을 맞춘 닛 쿡이 가공의 인물을 조작한 것이 드러나 수상이 것이다. 이는 퓰리처상위원회가 폭발력이 큰 화제 취소됐다. 노벨상 수상작가인 기자 출신의 소설가 거리뿐만 아니라 가벼운 사건으로 여겨지거나 묻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이 기사로 쿡이 퓰 있던 공적 혹은 사적인 비밀, 당연하게 여겨지던 일 리처상을 탄 것도 온당치 않지만, 노벨문학상을 받 상이 어떻게 체계화된 사회악이거나 구조적 모순인 지 못한 것도 온당치 않다”는 촌평을 남겼다. 가를 드러내는 문제의식을 높이 산다는 점을 보여 퓰리처상 100년의 권위는 “저널리즘에 몸담고 준다. 2016년 공공서비스 부문 수상작인 AP의 기사 있는 사람들이 최고의 도덕을 갖추고 지적 훈련을 도 미국인들의 식탁에 오르는 칵테일 새우가 어떻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다”는 퓰리처의 뜻을 그 게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자행되는 노예노동과 연관 의 계승자들이 비타협적인 기준을 통해 지켜낸 결과 되는가를 밝힘으로써, 미국 소비자들이 해당 식품 만들어진 것이다. 탁월한 저널리즘을 실천한 이들을 의 불매운동에 나서는 한편 2,000여 명의 노예노동 상으로 격려하고, 그들의 기사를 현장에서 만들어진 자들이 풀려나는 데 도화선 역할을 했다. 교과서로 공유하는 일은 왜 중요한가? 그 답은 조셉 퓰리처 수상작의 역사는 진실을 밝히는 일이라 퓰리처가 남긴 아래의 말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면 언론이 자국의 치부를 드러내는 일에도 머뭇거 “우리 국가와 언론은 흥망성쇠를 함께 할 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2000년 AP 취 것이다(Our Republic and its press will rise or fall 재팀은 한국전쟁 초기인 1950년 7월 미군이 충북 영 together).” 동 노근리에서 양민을 학살했다는 전쟁범죄를 밝혀 내 탐사보도 부문을 수상했다. 이 취재팀에 소속됐 1 퓰리처상위원회는 2012년부터 모든 저널리즘 부문 응모를 온라인으로만 던 최상훈 당시 AP 서울지국 기자는 한국인으로서 받는다. 2 Pulitzer: A life in politics, print, and power by James M. Morris에서 퓰리처상 수상자가 됐다. 미국이 베트남전쟁 중이 인용. 던 1970년에는 미군이 베트남의 미라이에서 저지른 3 보스턴글로브의 취재 과정은 2015년 이 탐사보도팀의 이름을 딴 영화 ‘스포트라이트’로 제작돼, 2016년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작품상에 양민 학살을 폭로한 디스패치뉴스서비스의 세이무 선정됐다.

언론 현장 051 언론 현장

‘2016 ONA 런던’ 참관기 뉴스 이용 시간 늘리기 열쇳말은 ‘독자 참여’

이윤녕 EBS 교육뉴스부 기자

사람들이 우리 기사를 보고 갔다고 해도 이들이 다 시 돌아올 것인가는 또 다른 문제다.” 지난달 영국 로이터통신에서 열린 ‘2016 ONA(Online News Associations) 런던’ 국제미디어 회의의 첫 기조연설은 영국 가디언의 독자 담당 편 집국장(Executive Editor for Audience) 매리 해밀튼 과 파이낸셜타임스의 독자참여최고책임자(Head of Audience Engagement) 르네 카플란과의 편안한 토론 기조연설 중인 가디언의 매리 해밀튼 독자 담당 편집국장(왼쪽)과 파이낸셜 으로 시작됐다. ‘시청자·독자와 소통하는 뉴스룸’ 타임스의 르네 카플란 독자참여최고책임자. 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회의에는 BBC, CNN, 월스 “뉴스 관리자들은 흔히 페이지뷰가 얼마나 되느냐 트리트저널 등 내로라하는 언론사 기자들은 물론, 를 따지는데, 이건 단순히 클릭 수가 중요한 게 아 포르투갈, 브라질, 일본 등 다양한 국가의 현직 기자 니다. 이 기사를 누가 읽었는지, 얼마나 읽었는지, 들까지 두루 참석해 전 세계 언론들이 뉴스 소비자 어느 나라에서 읽었는지, 하물며 이 사람이 이 페이 들과의 소통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지에서 얼마나 머물렀는지를 다 보는 것이다. 그렇 있었다. 이번 참관기에서는 회의에 참석한 기자들 게 우리 뉴스를 소비하고 있는 사람들의 특성을 좁 로부터 가장 많은 호응을 얻었던 두 개의 흥미로운 혀 가면서 이 사람의 다음 행동을 예측한다. 수많은 기조연설을 중심으로 뉴스룸에서의 시청자·독자

052 신문과방송 05 2016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뉴스 소비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할 수 있을까. 그레이스 부교수는 그 해답이 바로 ‘참여’에 있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내’가 연관되어 있거나 ‘내’가 직접 참여하는 것이면 더 오래 머무르고 싶어 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참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논의해 보고자 한다. 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이러한 현 가디언의 해밀튼 편집국장과 파이낸셜타임스 상에 대해 “무섭지만 재미있는 일”이라고 정의하면 의 카플란 최고책임자는 우선 두 사람이 각 언론사 서, “뉴스 콘텐츠에 ‘시청자나 독자가 개입하는 것’ 에서 담당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소개했다. 한국 언 이 어떤 면에서는 우리에게 ‘열렬한 팬 층’이 생기는 론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뉴스룸에서의 ‘시청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자·독자 참여’ 업무에 대해 카플란 최고책임자는 카플란 역시 “독자들은 항상 자신이 뭘 하고 싶 “뉴스 조직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목표를 정의하 어 하는지, 내가 즐기고 있는지, 내가 이 콘텐츠에 는 일”이라고 언급했다. 그녀는 언론의 형태가 신문 얼마나 속해 있는지를 따져가며 소비하고 있다”고 이든 방송이든 언론사의 목표는 “그들의 콘텐츠를 말한다. 때문에 뉴스 기사를 소비하는 사람들에게 필요로 하는 사람들 앞에 내놓는 것”이며, 지금과 우리의 이야기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또 우리의 기 같은 디지털 시대에서 시청자나 독자를 뉴스룸에 사가 변화된 디지털 환경에 얼마나 적합한지를 이 참여시킬 것이냐 아니면 일방적으로 기사를 배포할 해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것이냐 하는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늘 독자를 원한다. 때문에 우리는 누가 우리의 콘텐츠에 영향을 주는지, 이들의 관심 분야 독자들은 더 많은 역할을 원한다 는 뭔지, 어느 플랫폼을 통해 보는지, 어느 시간대에 가디언의 해밀튼 편집국장은 언론이 취재해 내놓 보는지 등을 모두 분석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기 은 기사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을 통해 그들이 원하 사의 ‘질(quality)’을 담보로 한다. 독자들이 우리 뉴 는 것을 읽어내는 것이 그녀의 주된 업무라고 설명 스 기사에 자주 방문하는지, 자주 참여하는지, 우리 했다. 지금의 뉴스 시청자와 독자들은 예전에 비해 의 기사를 더 많이 공유하는지가 이를 반증한다.” 훨씬 많은 일들을 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여전히 그들은 뉴스 저널리즘에서 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하 젊고 새로운 미래의 독자층 분석 길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의 최고영업 그렇다면 시청자와 독자들의 뉴스 충성도(loyalty)는 책임자(CCO) 제인 맥도넬 또한 지금의 뉴스 소비 무엇을 의미할까. 해밀튼 편집국장은 뉴스룸에서의 자들은 더 이상 기사를 읽기만 하는 수동적인 역할 충성도라는 것은 쉽게 정의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언론 현장 053 단편적으로는 독자들이 매일 혹은 매주, 매달 한 언 텐츠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몇 가지 사례만 봐도 데 론사의 뉴스 콘텐츠를 보러 오는 것을 의미할 수 이빗 보위 사망 기사, 십대 자본주의자 기사 등을 비 도 있지만 지금처럼 미디어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 롯해 해리포터, 베드버그 죽이는 법 등 청소년층을 는 상황에서는 보다 실질적이고 전략적인 관점에서 겨냥한 주제가 많았다. 콘텐츠의 형태도 간단한 설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멤버십을 기준으로, 명이 들어있는 짧은 기사에서부터 현란하게 움직이 뉴스 시청자나 독자들의 성향을 깊고 넓게 분석해 는 카드 형태까지 매우 다양했다. 최근에는 워싱턴 보는 것이다. 실제로 가디언에서는 독자들이 자신 포스트에서도 미국 대선을 주제로 스냅챗을 활용한 의 뉴스룸을 얼마나 자주 방문하는지, 지속성은 있 기사를 만들고 있다고 하니 주목해 볼 만하다. 는지, 신문에 대한 독자들의 이미지는 어떠한지 등 마샬 에디터는 스냅챗과 같은 새로운 채팅앱의 을 모두 종합해서 뉴스 충성도를 판단하고 있다고 등장이 미디어들이 일종의 젊고 새로운 독자층을 한다. 여기서 흥미롭게도 가디언과 파이낸셜타임 갖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한다. 이들의 이용 스 모두 한목소리로 강조하는 것이 있다. 언론사들 자 수가 거대한 만큼, 언론사들은 자신의 미래 독자 이 시청자와 독자를 분석할 때 흔히 데이터 수집을 층이 될 이들이 누군지에 대해 분명히 알아야 한다 기초로 하게 되는데 이때 “데이터를 통해 정보를 얻 는 것이다. 이와 함께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되, 결코 데이터에 이끌려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언론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세 가지가 있다고 그녀 페이지뷰나 클릭 수 등의 데이터가 소비자들의 정 는 강조한다. 첫째, 플랫폼에서 독자들의 목소리에 보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결국 귀를 기울일 것, 둘째, 창의적인 업무 흐름을 만들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종적인 결정을 내리고 것, 셋째, 보다 장기적인 게임을 할 것 등이다. 방향을 잡는 것은 언론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이번엔 좀 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개인화되고 게임 디자이너에게 배울 점 있는 뉴스 소비에 대해 알아보자. 월스트리트저널 전체 회의를 마무리 짓는 마지막 기조연설은 주제 의 소셜 미디어 에디터 사라 마샬은 채팅앱이 뉴스 부터가 흥미 그 자체였다. 언뜻 봐서는 전혀 상관 룸에 있어서 제3의 새로운 플랫폼이 될 수 있을지를 이 없을 것 같은 ‘게임’과 ‘뉴스’라는 두 요소를 놓 활발하게 논의했다. 이미 채팅앱은 전 세계 뉴스룸 고 언론인이 배울 점을 끌어낸 강연이었다. 물론 최 에서 매우 개인적이고 참여도가 높은 매체로 급부 근 디지털 환경이 변화하면서 ‘뉴스’와 ‘게임’ 사이 상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그중에서도 미국의 에도 하나의 공통점은 생겨났으니 바로 둘 다 ‘모바 10대 청소년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는 스냅 일’을 통해 소비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조연설을 맡 챗(Snapchat)의 사례를 통해 뉴스룸의 독자 참여를 은 아메리칸대학의 부교수이자 대학 내 게임연구소 들여다봤다. 마샬의 설명에 따르면 최근 언론이 채 (American University Game Lab)의 설립자인 린지 그 팅앱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바로 ‘새로운 독자층’ 레이스에 따르면 전 세계의 게임 유저는 무려 12억 때문이다. 현재 스냅챗 사용자의 60%는 10~20대 명에 달한다. 게임 유저들의 평균 나이는 31세이며 로, 미디어들은 이러한 사용자 특성에 맞춰 뉴스 콘 성별로는 남자가 52%, 여자가 48% 이다. 사람들이

054 신문과방송 05 2016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로 무엇을 하는지 소비 시 소 많은 독자들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뉴스 기사 간을 조사한 결과, 사용 시간의 60%는 게임을 하는 를 통한 온라인 대화나 코멘트, 포럼 등을 통해 뉴스 데 쓰고, 뉴스를 보는데 쓰는 시간은 고작 4%에 불 만의 경험을 새롭게 디자인하라는 것이다. 원래 ‘참 과했다(자료 출처 : Electronic Software Association). 여’라는 건 매우 다이내믹한 행위로서, 현대의 소비 자들은 늘 다이내믹한 시스템을 원한다. 그런 점에 빨리, 자주 실패하며 배워라 서 뉴스의 소재는 분명 다이내믹하지만 우리가 뉴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뉴스 소비에 더 많 스를 보도하는 ‘방식’은 그다지 다이내믹하지 않다. 은 시간을 쓰게 할 수 있을까. 그레이스 부교수는 그 역동적인 뉴스거리들을 일관된 방식으로 포장해 독 해답이 바로 ‘참여(engagement)’에 있다고 말한다. 자들에게 전한다. 이제 뉴스도 새로운 미디어 환경 사람들은 어떤 콘텐츠이든 ‘내’가 연관되어 있거나 에 맞춰 변화할 필요가 있다. 그는 빠르게 변화하는 ‘내’가 직접 참여하는 것이면 더 오래 머무르고 싶어 디지털 시대에서 게임이든 뉴스든 새로운 서비스를 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우리는 흔히 인 시도할 때 “빨리 실패하고, 자주 실패하라”고 강조 기 있는 책이나 영화가 나오면 “이거 게임으로 나오 한다. 성공한 게임 디자이너들은 성공보다 실패의 면 정말 재밌겠는데!”라고 말한다. 이 이유 또한 바 교훈에서 얻는 것이 더 많은 만큼 뉴스도 다양한 플 로 ‘참여’에 있다. ‘게임’이 책이나 영화와 다른 가장 랫폼을 통해 소비자의 반응을 보고 콘텐츠의 제공 큰 차이점은 그 속에 ‘내’가 직접 개입되어 있다는 방향을 조금씩 개선해 나가는 것이 좋다. 점이다. 그레이스 부교수는 게임 산업을 통해 본 ‘참 끝으로 이번 회의에서 매우 놀랐던 것이 있다. 여’의 핵심이 ‘콘텐츠’에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바로 세계적인 언론사들이 무서울 정도로 자신의 콘텐츠를 특별하게 만드는 힘은 바로 ‘경험’에서 나 뉴스 소비자에 대해 철저히 분석하고 있으며, 보다 온다고 강조한다. 엄청난 정보가 쏟아지는 미래 사 많은 독자를 끌어오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회에서 더 이상 좋은 뉴스 콘텐츠만으로는 충분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그들이 가진 방대한 독자 정보 지 않으므로 이제는 사람들이 직접 뉴스에 ‘참여’할 들은 뉴스룸에서의 끊임없는 시도와 실패의 과정에 수 있도록 뉴스 환경을 새롭게 디자인해야 한다는 서 축적된 것이므로 우리 언론도 분발해야겠다는 것이다. 조급함마저 들었다. 디지털 환경의 변화는 이미 뉴 “만약 콘텐츠가 왕이라면, ‘경험’은 왕국이다. 게 스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다. 임 디자이너들은 결국 ‘경험’을 디자인하는 사람들 시청자나 독자에 대한 이해 없이는 어느 언론도 살 이다. 사람들은 게임 속에서 가상의 커뮤니티를 만 아남기 힘든 환경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회의 들기도 하고, 장사를 해서 돈을 벌기도 한다. 또, 실 가 설정한 뉴스룸에서의 ‘독자 참여’ 메시지는 국 제 비행 기술을 연습하기도 하고, 원하는 캐릭터를 내 언론인들에게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골라 꿈을 키워 나가기도 한다. 우리는 게임을 하는 있다. 사람들이 이 모든 것을 직접 ‘하도록’ 돕는다.” • 이 글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6 국제언론회의 자유공모’ 참가자로 그는 뉴스 콘텐츠가 ‘경험’을 디자인할 때 비로 선정된 필자가 ‘2016 ONA 런던’에 참가해 수집한 자료를 정리한 내용이다.

언론 현장 055 취재기・제작기

내 몸에 독이 되는 먹거리 바로 알리기

SBS스페셜 ‘설탕전쟁, 당(糖)하고 계십니까?’ / 이윤민 취재기・제작기

SBS스페셜 ‘설탕전쟁, 당(糖)하고 계십니까?’ 내 몸에 독이 되는 먹거리 바로 알리기

이윤민 SBS 시사교양본부 PD

지난해 칼로리를 주제로 한 다큐 2부작 기획안 을 제출했다. 결국 통과되지 못했다. 영양 성분 은 없고 칼로리만 있는 설탕은 그 중요한 부분 이었다. SBS스페셜 PD들도 여느 방송 프로그 램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의무적으 로 1시간 분량을 채워야 한다. 코앞에 닥친 스 케줄에 맞추기 위해 우선 설탕을 뽑아 먹기로 했다. 그렇게 달콤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설탕전쟁, 당(糖)하고 계십니까?’의 처음 가제는 ‘슈거 앤 더 시티(Sugar & the City)’였다. 당시 기획안은 다음 두 기사의 인용으로 시작 된다.

쿡방 열기와 설탕의 습격

한 달 동안 설탕 섭취량을 늘려 설탕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1 한국 시도됐던 ‘슈거 사이즈 미’ 프로젝트에 참여한 산부인과 전문의 유진아 박사가 ‘쿡방(요리하는 방송)’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일부러 가당음료를 마시는 등(사진 위) 4주간 당 섭취량을 늘린 뒤 복부 CT 촬영을 하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엔 백종원 레시피를 따라

취재기・제작기 057 내레이션을 맡은 남희석 씨는 내레이션뿐 아니라 설탕 없는 음식 체험을 하는 셀프 카메라에도 직접 참여하는 등 매우 적극적이었다. 남희석 씨가 설탕 안 넣은 음식점을 찾던 중 최소한의 설탕을 사용한다는 자장면집을 찾아 인터뷰하고 있다.

했다는 인증샷이 넘쳐난다. 냉장고 속 평범한 재료로 간단한 조리과정을 거쳐 후다닥 만 들어내는 ‘고급진 요리’의 화룡점정은 설탕이다. 쿡방은 ‘기승전설탕’이다. -헤럴드경제 2015.7.14. #2 미국 미국 농무부는 7일(현지시간) ‘2015~2020년 식품 섭취 가이드라인’을 통해 설탕 등 당분 섭취량이 하루 섭취 칼로리의 10%를 넘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미국 정부가 당분 섭 취량 제한선을 설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뉴스 2016.1.8.

서구 사회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설탕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2016년 보건의료 분야 의 가장 큰 화두는 ‘설탕’이 될 것이라는 것이 명확했다. 미국의 첨가당 제한 가이드라인, 영 국의 설탕세 도입 발표는 그 시작이다. 이런 바깥 사정과 다르게 우리나라에서는 오히려 설 탕에 대한 고삐가 풀려버린 듯했다. 그리고 그 한복판에 쿡방 열풍이 자리 잡고 있다. 물론 이런 분위기 속에서 외식업 레시피가 ‘집밥’ 속으로 들어온 것은 우려할 일이지만, 이는 빙 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당류 섭취는 가공식품을 통해 이루어진다. 일부 셰프들이 나 영세한 자영업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벗어나는 것일 수 있다. 핵 심은 거대한 식품 산업이 만들어내는 가공식품에 함유된 여러 형태의 당이다. 심지어 이런 설탕 범벅 제품이 건강식품인 양 선전되기도 한다. 쿡방의 불편한 진실은 사용량 자체라기 보다는 일반인들이 갖고 있던 설탕에 대한 심리적 마지노선을 무너뜨린 데 있다. 나도 어린 시절 단것을 좋아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썩은 치아 수가 우리 반 1등이

058 신문과방송 05 2016 많은 분들이 식생활에 대한 사회·국가적 규제에 거부반응을 보인다. 과연 이러한 간섭이 정당한 것인지, 어느 정도까지가 적절한지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올바른 논의 전개를 위해 정보의 비대칭을 해결해 주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다.

었다. 실험 정신도 강했던지, 초콜릿에 밥을 비벼 먹어본 적도 있다. 사실 그때만 해도 설 탕은 충치의 원인으로만 인식됐다. 과학적 연구들이 축적되면서 설탕의 만성적이며 전방 위적 위험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와 반대로 설탕 섭취는 오히려 증가했다. 지방이 비만 과 심혈관질환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가공식품에서 고소한 기름을 대신해 단맛이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설탕’을 다룰 때 가장 먼저 부딪치는 문제는 ‘당(sugar)’을 어떻게 정의하느냐다. 예를 들어 세계보건기구(WHO)는 유리당(free sugar)을 기준으로 하고 있 지만, 미국 가이드라인은 첨가당(added sugar)이다. 이 둘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과일주스 를 포함하느냐 여부다. 미국에서 첨가당 기준을 사용한 것이 주스를 제외하기 위한 거대 기업들의 로비 때문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렇듯 설탕은 정치적이며 경제 적이다. 우리는 WHO 기준을 따르기로 했다. 당류 섭취에 있어 과일주스를 빼놓을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과일 그대로 당을 섭취하는 것은 괜찮다).

‘슈거 사이즈 미’의 무서운 결과 SBS스페셜 제작진이 가장 고민한 부분은 ‘사람들이 설탕 나쁜 건 다 알지 않느냐?’였다. 시청자들이 관념적으로만 알고 있는 설탕의 문제점을 직접 느끼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 아야 했다. 우리는 프로그램의 중심축을 ‘체험’으로 잡았다. 우리 생활 속 곳곳에 숨겨진 설탕의 존재를 직접 확인해보자는 거였다. 그래서 사람들이 설탕 없이 산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관찰하기로 했다. 내레이션을 맡은 개그맨 남희석 씨와, 4명의 일반 참가자들이 셀프 카메라를 이용해 하루하루를 기록해 나갔다. 남희석 씨는 프로그램에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단순히 얼굴만 들이미는 것을 원 치 않았다. 그는 무척 많은 시간을 ‘설탕전쟁’을 위해 할애했다. 그 결과 어떤 다큐보다도 진행자가 프로그램에 잘 녹아들었다. 그래서 전체적인 구성도 풍성해지고 우리가 전하고 자 하는 메시지도 잘 전달될 수 있었다. 한 예로 남희석 씨가 국회 회의록을 보고 이야기하 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것은 대본에 의한 것이 아니라 남희석 씨 스스로가 소화하고 정리

취재기・제작기 059 제작진은 시민들이 설탕 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길 바라며 시청자들이 가공식품에 포함된 당량을 각설탕의 숫자로 체감할 수 있게 하는 애플리케이션 ‘찍설’을 만들었다. ‘찍설’을 이용해 시판 음료의 당량을 확인하는 체험 참가자.

한 멘트다. 프로그램에 몰입하지 않으면 쉽지 않은 일이다. 그의 셀프 카메라도 생생한 체 험을 전달해줬다. 특히 딸 하령이의 설탕 섭취 고백은 시청자뿐 아니라 제작진들에게도 큰 즐거움을 선사했다. 고요한 사무실에서 테이프 프리뷰 중 그 장면을 보고 웃음을 터트 린 장윤정 작가와 이유를 몰라 어리둥절한 주변 사람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러나 ‘~없이 살기’만으로는 너무 진부한 접근으로 보였다. 그래서 다큐멘터리 ‘슈퍼 사이즈 미(Super Size Me)’를 패러디한 형태인 ‘슈거 사이즈 미(Sugar Size Me)’를 해보자는 엉뚱한 생각을 했다. 먼저 몇 명의 내분비 전문의들의 자문을 구했다. 한 달 정도 설탕 섭 취를 늘려도 수치상으로 별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결 과보다는 과정에 중점을 두자는 생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슈거 사이즈 미’를 실험이라 고 하지 않고 프로젝트라고 부른 이유이기도 하다. 프로젝트의 성격상 자신의 몸 상태를 스스로 체크할 수 있는 ‘의사’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3년 전 ‘끼니반란’에서 간헐적 단식 실험에 참여했던 심재호 박사, 그리고 2014년 ‘희망TV SBS’에서 아프리카 의료봉사에 나 섰던 유진아 원장이 프로젝트에 자원했다. 방송에서 나왔듯이 결과는 예상을 넘어섰다. 심재호 박사는 지방간 초기 증상 등 몸에 이상을 느껴 중도에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유진 아 원장도 30일 만에 내장지방이 늘고, 다리가 붓는 등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설탕의 무 서운 위력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내가 스태프 회의에서 매번 강조한 것이 있다. “단지 건강정보 프로그램에 머물지 않았 으면 한다. 다큐다웠으면 한다.” 이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나 스스로도 명확하지 않았지만, 우리 제작진 사이에는 프로그램의 방향에 대한 어렴풋한 공감대는 형성됐다고 본다. 우리

060 신문과방송 05 2016 는 정보와 체험 프로젝트 이외에, 설탕에 대해 우리 사회가 어떠한 시각을 갖고 접근하고 있 는지 알고 싶었다. 그래서 ‘신호등 표시제’가 좌초하는 과정과 ‘그린푸드존’이 유명무실해진 이유를 짚어봤다. 그리고 시청자들이 가공식품에 포함된 당량을 각설탕의 숫자로 체감할 수 있게 하는 애플리케이션도 만들었다. 시민들이 설탕 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길 바랐다.

서양보다 위험한 한국의 당 섭취 많은 분들이 식생활은 개인이 알아서 해야 할 일이라며, 사회·국가적 차원의 규제에 거부 반응을 보인다. 바로 여기서부터 ‘먹거리 정치’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과연 이러한 간섭 이 정당한 것인지, 어느 정도까지가 적절한지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올바른 방향의 논의 전개를 위해 정보의 비대칭을 해결해 주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다. 자신과 가족들의 건강에 대한 결정을 대기업이나 관료, 전문가의 손에만 맡겨둘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시 민의 참여와 견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한 역할을 상징적으로 선도한 것이 영국의 요 리사 제이미 올리버다. 정치가 거창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먹거리가 예능의 소재 가 될 수 있다면, 그것은 당연히 정치적 담론도 될 수 있어야 한다. 일부에선 우리나라 당 섭취량이 서구에 비하면 낮은 편이며,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 라고 주장한다. 우리도 이런 질문을 전문가들에게 던져 보았다. 정세환 교수는 이렇게 답 했다. “이미 우리 청소년들, 아동들의 경우에는 위험군에 속한 사람들이 3분의 2 이상 된다 고 나와 있어요. 그럼 이 계층이 성인이 돼서 계속 그 식습관을 유지하고 새로운 어린애들 이 그 식습관을 가진다면 이거는 심각한 거죠. 먹는 습관이 급변한 다른 두 세대를 합쳐놓 고 봤더니 우리는 선진국보다 훨씬 위험하지 않고 아직은 괜찮아, 이거는 우리 사회의 급 변했던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입니다.” (꼭 넣고 싶었던 인터뷰인 데 제한된 방송 시간 때문에 빼야 했던 인터뷰다.) 방송이 나가고 꽤 큰 반향이 있었다. 정부는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했고 사람들은 자신 들이 혹시 너무 심하게 ‘당’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게 됐다고 한다. 그러나 설탕을 악마화 한 공포 마케팅 아니냐는 비난도 있었다. 유명 연예인들이 설탕이 듬뿍 들어간 음식과 음 료를 먹고 마시는 광고들이 넘쳐나는 것을 생각한다면, 단 1시간 설탕에 대한 경각심을 촉 구한 방송이 과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설탕 나쁜 건 다 알지 않느냐?’는 제 작진의 우려는 기우였다. 사람들은 의외로 구체적인 정보를 접할 기회가 없었고, 우리 주 위에 숨어 있는 설탕의 실체에 충격을 받았다. 몇 년 새 ‘반란’(끼니반란, 2013년)도 일으키고, ‘전쟁’도 치렀다. 그러나 우리의 식생활과 그 주변을 둘러보면 아직도 부딪쳐야 할 것들이 많이 남아 있다. 알고, 행동해야 한다. 당 하고 살지 않으려면.

취재기・제작기 061 산 업・정 책

이용자에게 새로움과 재미를 허하라!

미디어와 마케팅의 새로운 실험 / 이재호

매출액 증가·흑자 달성 전국일간지 성과 돋보여

2015년도 신문사 결산 분석 / 이상기

중국 시장 확보에는 필수 시청률 낮을 땐 무대책

‘태양의 후예’를 계기로 본 드라마 사전 제작 / 권호영 산 업・정 책

미디어와 마케팅의 새로운 실험 이용자에게 새로움과 재미를 허하라!

이재호 HSAd 마케팅전략센터 AP팀 부장

라는 용어는 사라져야 한다.” 얼마 전 애드버타이징 에이지에 실린 펩시의 임원 브래드 제이크먼의 말이다. 모두가 디지털 미 디어와 디지털 마케팅의 특수성을 강조하고 그 중 요성을 외칠 때 던져진 말이라 이를 들은 대부분 의 마케터는 뒤통수를 맞는 기분이었을 것이다(특 히, 필자와 같은 광고대행사 관련자는 더욱더). 하지만 그의 말을 좀 더 들어보면 이내 납득할 수 있다.

애플에서 출시한 PDA 뉴턴(왼쪽)은 기술적 혁신성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에게 디지털이 아니라 ‘마케팅’에 방점 외면 받은 반면, 동일한 개인 미디어 개념을 지향한 아이폰은 사용의 재미와 “디지털 마케팅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아요. 오로지 손쉬운 유저인터페이스를 통한 새로운 경험을 안겨줌으로써 성공을 거뒀다. 마케팅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중요한 건 요즘 세상 “동영상 시작 전 강제로 재생되는 광고는 더 이상 엔 마케팅 대부분이 디지털의 형태로 존재한다는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지 못한다. 마케팅 효과를 겁니다. 우린 디지털 마케팅을 전통적 광고 옆에 달 측정하는 방법은 낙후되어 의미가 바래고 있다. 광 린 부록쯤으로 취급하는데, 이제 이런 착각에서 벗 고대행사들의 명성은 예전 같지 않으며 업계는 매 어나야 합니다.” 너리즘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디지털 마케팅이 그렇다. 디지털 미디어, 디지털 마케팅이란 말은

산 업・정 책 063 중앙일보의 구찌 광고는 단순하지만 파격적 아이디어로 보는 이에게 즐거움을 선사한 성공적 사례로 손꼽힐 만하다. 중앙일보 2016.3.9.

이제 더 이상 새로운 용어도 아니고 새로운 현상은 도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그리고 ‘왜 새로워야 하는 더더욱 아니다. 이제 디지털은 우리 주변의 모든 매 가’에 대한 답은 바로 소비자에게 있다. 체, 콘텐츠가 존재하는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형식 굳이 디지털 시대가 아니어도 미디어와 마케팅 이 됐으며 오히려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적 형식 은 언제나 새로운 실험을 해 왔고 그중 몇몇은 소비 의 매체, 콘텐츠가 부가적인 가치로 취급되는 ‘부록’ 자의 선택을 받는데 성공했지만 오히려 그렇지 못 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디지털 미 한 경우가 더 많았다. 예를 들어 지금 스마트폰의 조 디어, 디지털 마케팅의 새로운 실험이란 엄밀히 말 상 격이 되는 매체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는 하면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왜냐하면 모든 것이 디지 실패했지만, 스마트폰은 모두가 알다시피 필수 매 털의 형식을 취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새 체로 자리를 잡았다. 재미있는 건 두 매체 모두 첫 로워야 하는가? 여기서 우리는 질문을 달리해 볼 필 출시가 애플을 통해서였다는 점이다. 요가 있다. 중요한 건 ‘무엇이 새로워야 하는가’가 그렇다면 왜 둘의 운명은 달랐을까. 답은 아주 아닌 ‘왜 새로워야 하는가’이다. 후자에 대한 질문에 간단한 데 있다. 바로 ‘새로운 경험(New Experience)’ 대답하지 않고서는 아무리 새로운 무언가를 내놓아 과 ‘사용의 재미(Fun to Use)’다. 단언컨대, 이 두 가

064 신문과방송 05 2016 중요한 건 ‘무엇이 새로워야 하는가’가 아닌 ‘왜 새로워야 하는가’이다. 후자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서는 아무리 새로운 무언가를 내놓아도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그리고 ‘왜 새로워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바로 소비자에게 있다.

지는 미디어, 마케팅의 새로운 실험에 있어 반드시 “새로운 경험과 사용의 재미(New Experience & 갖추어져야 할 필수 요소이며 어느 한 가지라도 결 Fun to Use)”. 이것이 바로 미디어와 마케팅의 새 여됐을 경우 소비자들에게는 외면을 받는다. 애플 로운 실험이 성공하기 위한 캐치프레이즈라 할 수 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뉴미디어, 이름하여 ‘뉴턴’은 있다. 그리고 소비자를 위한 새로움, 소비자를 위한 바로 그 기술의 혁신성과 놀라운 기능성에도 불구 재미라는 실험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어쩌면 당연 하고 단지 그 당시 소비자들에게는 사용하기에 너 하게도, 그렇지만 가장 중요하게 획기적인 아이디 무 낯설고 복잡하다는 이유로 시장에서 사라져 갔 어가 필요하다. 그리고 앞서 말했지만 아이디어란 고, 그 기술의 혁신성을 안타까워했던 다른 기업들 단지 새로운 기술이나 실험적인 기능이 반드시 병 이 꾸준히 다른 PDA 제품을 출시했지만 역시 대중 행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아이디어란 본래 적인 미디어로 확산되는 데는 실패했다. 그에 비해 단순한 발상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그 단순하지만 PDA와 거의 유사한 미디어 개념, 즉 퍼스널 디지 기존과는 다른 발상이 보다 새롭고 보다 재미있는 털 어시스턴트를 지향한 다른 제품-애플의 스마트 소비자 경험으로 탄생될 수 있다. 폰인 아이폰은 소비자들 사이에 급속도로 퍼져 나 최근 미디어와 마케팅에서 단순한 아이디어로 갔다. 바로 ‘터치 & 어플리케이션’이라는 직관적인 새로운 실험에 성공한 사례를 살펴보자. 지난 3월 사용자 편의성과 재미를 갖춘 유저인터페이스로 새 9일자 중앙일보 신문을 보면 보자마자 놀라움을 감 로운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 낸 덕분이었다. 출 수 없다. 종이신문이란 매체는 지난 과거의 영광 을 뒤로 하고 이제는 사람들이 더 이상 찾지 않는 올드 미디어의 혁신적 아이디어 올드 미디어가 되어 가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발간 다시, 원래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미디어와 마케 된 이 신문은 단지 명품 광고를 전면에 내세운다는 팅은 ‘왜 새로워야 하는가?’ 이에 대한 대답 또한 마 파격적이지만 단순한 아이디어 하나로 신문을 경 찬가지다. 더 새로운 경험, 더 재미있는 사용을 위해 험하는 새로운 순간을 제공할 뿐더러, 어렵고 지루 서다. 그리고 이 두 마리 토끼가 바로 미디어와 마케 하게 생각되는 신문을 펼치게 만든다는 측면에서 팅의 실험에서 소비자가 기대하는 바이고 그렇기 ‘사용의 재미(Fun to Use)’의 경험으로 안내한다. 때문에 새로워야 하는 것이다. 중앙일보의 사례는 미디어의 새로운 실험이 반

산 업・정 책 065 독특한 비주얼과 느낌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SSG닷컴(맨 오른쪽) 광고의 오리지널리티인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왼쪽)과 이를 오마주한 영화 ‘셜리에 관한 모든 것’(가운데). SSG닷컴 광고는 이 영화에 대한 또 다른 오마주라 할 수 있다.

드시 혁신적인 기술이나 기능의 변화를 통해서만 얼은 그 오리지널리티가 미국의 화가 에드워드 호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증명한다. 사실 명품 광고를 퍼(Edward Hopper, 1882~1967)에 있다. 20세기 미국 전면에 실어 기존의 신문처럼 보이지 않게 한다는 현대인의 고독하고 소외된 삶을 건조하고 무표정하 발상은 신문이 탄생하던 시점부터 언제든 가능했던 게 그려낸 호퍼의 그림들은 등장인물들의 건조함과 아이디어였을 것이다. 다만 요즘 시대에 신문에 대 는 달리 색채는 오히려 화려하게 부각함으로써 고 한 기대의 변화와 다른 매체들의 출현으로 인한 미 독감의 효과를 극대화한다. 그리고 이런 호퍼의 그 디어 환경의 변화가 신문에 대한 고정관념의 파괴 림을 동경한 후대의 많은 작가들이 그를 오마주하 를 종용했고, 결과적으로 신문의 새로운 경험을 연 거나 그의 스타일을 차용한 작품을 만들어냈는데, 출하는, 단순하지만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낳기에 구스타프 도이치 감독의 영화 ‘셜리에 관한 모든 것 이르렀다. (Shirley: Visions of Reality, 2013)’이 가장 대표적이다. 그리고 SSG의 광고는 바로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결국 기승전아이디어 을 오마주한 ‘셜리에 관한 모든 것’의 또 다른 오마 마케팅의 새로운 실험 또한 살펴보자. 최근 화제가 주라 할 수 있다. 되고 있는 광고는 단연 ‘쓱’이라는 한 단어, 아니 한 이제 광고는 더 이상, 상품/서비스를 팔기 위한 음절로 된 카피 하나로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되고 설득 커뮤니케이션의 일환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수많은 패러디를 낳고 있는 SSG닷컴의 광고다. 사 물론 궁극적으로는 마케팅에 기여해야 하지만 지금 실 이 광고는 ‘쓱’이라는 카피가 특이한 면도 있지만 의 시대에 매체가 소비되는 맥락을 보았을 때는 더 (동시에 SSG라는 어려운 브랜드 네임을 기억하게 하고, 이상 일방향적인 주장과 노출만으로는 그 역할을 심지어 사이트 방문까지 유도하게 하는 실질적인 마케팅 다할 수 없다. 광고 또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야 하 파워를 자랑한다), 비주얼의 측면에서 보자면 이제 며 보는 재미를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마 까지 광고에서 보지 못한 독특한 느낌을 가지고 있 케팅의 새로운 실험이 될 것이며, 그 실험의 성공 여 어 이 또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보는 재미를 부는 언제나 그랬듯 기존의 경험을 뛰어넘는 아이 선사한다. 사실 이 광고에서 느껴지는 독특한 비주 디어에 달려 있다.

066 신문과방송 05 2016 산 업・정 책

2015년도 신문사 결산 분석 매출액 증가·흑자 달성 전국일간지 성과 돋보여

이상기 부경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2015년 국내 총 광고비는 전년 대비 6.2% 성장한 케이블/종편(16.7%), 라디오(8.2%) 등이 전체 평 10조 7,270억 원으로 집계됐다(제일기획, [표1] 참 균(6.2%)을 상회하는 실적을 보였다. 반면 지상파 조). 주요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했고, TV(-0.2%)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신문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의 여파로 내수경기도 0.5%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이러한 추세 등을 반영한 좋지 않았던 상황에서 의외의 실적을 거두었다. 주 결과, 제일기획은 올해의 광고비 비중 전망에서 모 요 대기업들의 경영권 분쟁(롯데, 삼성물산) 및 오너 바일이 신문을 앞지를 것으로 예측했다. 예언이 실 리스크(CJ, SK) 등으로 대기업 광고가 늘어났고, 창 현된다면 신문은 국내 광고매체 순위에서 5위로 밀 조경제혁신센터, 국정교과서 등과 관련한 정부광고 려나게 된다. 증가가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총 광고비를 집계하는 방식에서 ‘협찬광고’가 산입되 선방한 전국종합일간지 어 4,519억 원의 숨어 있던 광고비가 드러난 것도 한 11개 전국종합일간지는 2015년도에 전년 대비 몫을 했다. 2.97% 성장한 총 1조 4,574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매체별 비중은 지상파TV(1조 9,702억 원, 18.4%), [표2]. 내일신문(-8.82%)과 조선일보(-0.47%)를 제 케이블/종편(1조 7,768억 원, 16.6%), PC(인터넷 검색 외한 9개 신문사의 매출액이 전부 증가했다. 특히 및 노출, 1조 7,216억 원, 16.0%), 신문(1조 5,011억 원, 11개사 모두 흑자(당기순이익)를 거두었다. 2000년 14.0%), 모바일(1조 2,802억 원, 11.9%)의 순이었다. 대 이후 이런 기록은 처음이다. 총 신문광고비가 성장률 측면에서는 모바일(52.6%), IPTV(26.1%), 0.5% 증가하는 데 그치고, 구독자들이 하루가 다르

산 업・정 책 067 게 빠져나가는 상황을 감안하면 경이적이라고 할 풍경이 됐다. 기자협회보(2016.4.6.)는 평균수명이 만하다. 이는 언론사들이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한 가장 짧은 직업군의 하나가 언론인이라는 우울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마른 걸레를 쥐어짜듯이’ 언론 자화상을 소개하기도 했다. 부디 이런 경영 성과가 사들은 비용 절감에 매진했다. 기자 신규 채용을 줄 지속되어 기자들의 업무 환경 개선이 이루어지길 이고, 편집 인력도 상당수 아웃소싱했다. 결과적으 바라마지 않는다. 로 취재기자들의 업무량은 극한에 이르고 있고, 수 매출액 상위 3개사인 조선일보(3,377억 원, 습기자 및 5년 이내 기자들의 이탈이 낯설지 않은 -0.47%), 중앙일보(3,144억 원, 7.08%), 동아일보

[표1] 2014~2016년 매체별 총 광고비 (단위: 억 원)

광고비 성장률(%) 구성비(%) 구분 매체 2014년 2015년 2016년 2015년 2016년 2015년 2016년

지상파TV 19,744 19,702 19,626 -0.2 -0.4 18.4 18.0

라디오 2,743 2,967 3,084 8.2 3.9 2.8 2.8

케이블/종편 15,223 17,768 18,385 16.7 3.5 16.6 16.8

IPTV 635 801 905 26.1 13.0 0.7 0.8 방송 위성TV 192 196 200 2.1 2.0 0.2 0.2

DMB 107 85 84 -20.5 -1.2 0.1 0.1

SO 755 762 750 0.9 -1.6 0.7 0.7

방송 계 39,398 42,281 43,034 7.3 1.8 39.4 39.4

신문 14,943 15,011 14,900 0.5 -0.7 14.0 13.6

인쇄 잡지 4,378 4,167 4,043 -4.8 -3.0 3.9 3.7

인쇄 계 19,320 19,178 18,943 -0.7 -1.2 17.9 17.3

PC 18,674 17,216 16,216 -7.8 -5.8 16.0 14.8

디지털 모바일 8,391 12,802 15,191 52.6 18.7 11.9 13.9

디지털 계 27,065 30,018 31,407 10.9 4.6 28.0 28.8

옥외 3,713 3,592 3,412 -3.3 -5.0 3.3 3.1

극장 1,764 2,120 2,298 20.2 8.4 2.0 2.1 OOH 교통 3,885 4,339 4,340 11.7 0.0 4.0 4.0

OOH 계 9,362 10,051 10,050 7.4 0.0 9.4 9.2

제작 5,850 5,742 5,800 -1.8 1.0 5.4 5.3

총계 100,996 107,270 109,234 6.2 1.8 100.0 100.0

※출처: 제일기획.‌ 제일기획은 광고비 집계 기준을 올해부터 변경했다. 그동안 집계가 어려워 제외해온 ‘협찬광고비’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발표한 <방송산업실태조사보고서>와 ‘업계자료’를 참고해 집계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2014년의 경우 총 광고비가 4,519억 원 늘었는데 지상파TV(2,924억 원), 케이블/종편(873억 원), 라디오 (719억 원), DMB(3억 원) 순으로 늘었다. 나머지 매체의 광고비는 변동이 없다. 아울러 인터넷(검색/노출)을 PC로 명칭을 변경했고, 모바일과 묶어 디지털로 분류했다. 참고로 2016년은 추정치다.

068 신문과방송 05 2016 11개 전국종합일간지는 전년 대비 2.97% 성장을 달성했다. 특히 11개사 모두 흑자를 거두었다. 2000년대 이후 이런 기록은 처음이다. 총 신문광고비가 0.5% 증가하는 데 그치고, 구독자들이 하루가 다르게 빠져나가는 상황을 감안하면 경이적이라고 할 만하다.

(2,917억 원, 2.12%)는 총 9,438억 원의 매출로 전국 나머지 8개 전국종합일간지는 전년 대비 3.37% 종합일간지 총 매출액의 64.76%를 차지했다. 중앙 성장한 총 5,13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성장률 측 일보는 3사 평균(2.75%)보다 높은 성장(7.08%)을 달 면에서는 경향신문이 8.35%로 단연 돋보였다. 그 성하여, 다시금 3,000억 원대의 매출을 회복했다. 결과 매출액 기준으로 경향신문은 전국종합일간 당기순이익은 조선일보 309억 원, 중앙일보 217억 지 4위 자리를 차지했다. 당기순이익도 장부상으로 원, 동아일보 84억 원이었다. 조선일보는 전년과 거 는 371억 원(전년 대비 107배로, 전국종합일간지 최고 의 같은 수준이었지만, 중앙일보는 적자에서 흑자 기록)에 이르렀다. 하지만 차기이월미처리결손금이 로 전환했고, 동아일보도 2배 이상 순이익이 증가 364억 원에 이르러 지난해 순수익은 영업수익에서 (177.74%)한 실적을 거두었다[표3]. 영업외비용을 제외한 20억 원 정도로 여겨진다. 한

[표2] 전국종합일간지 매출액 추이와 증감률 (단위 : 백만 원)

매출액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감률(%) 신문사 2011년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 2013년 2014년 2015년

경향신문 82,952 72,591 84,190 80,699 87,439 15.98 -4.15 8.35

국민일보 48,237 47,516 46,805 46,754 49,807 -1.50 -0.11 6.53

내일신문 55,597 57,525 56,804 41,958 38,257 -1.25 -26.14 -8.82

동아일보 294,777 298,763 284,161 285,655 291,716 -4.89 0.53 2.12

문화일보 70,635 69,462 66,321 66,352 68,385 -4.52 0.05 3.06

서울신문 95,213 98,054 89,197 82,992 84,024 -9.03 -6.96 1.24

세계일보 35,641 37,426 38,675 39,865 42,662 3.34 3.08 7.04

조선일보 376,063 362,024 341,292 339,273 337,694 -5.73 -0.59 -0.47

중앙일보 382,952 313,206 306,143 293,604 314,391 -2.26 -4.10 7.08

한겨레신문 84,147 85,026 81,659 81,210 82,172 -3.96 -0.55 1.18

한국일보 78,817 73,197 61,609 56,990 60,818 -15.83 -7.50 6.72

합계 1,605,031 1,514,791 1,456,859 1,415,353 1,457,365 -4.16 -2.85 2.97

산 업・정 책 069 [표3] 전국종합일간지 당기순이익 추이와 증감률 (단위 : 백만 원)

당기순이익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 증감률(%) 신문사 2011년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 2013년 2014년 2015년

경향신문 1,363 855 28,923 348 37,108 3,282.81 -98.80 10,563.22

국민일보 -842 1,140 -979 -207 1,474 적자 전환 적자 감소 흑자 전환

내일신문 8,273 8,858 10,337 10,104 10,084 16.70 -2.25 -0.20

동아일보 -18,854 -30,414 2,676 3,037 8,435 흑자 전환 13.49 177.74

문화일보 3,611 3,103 3,403 3,323 5,467 9.68 -2.35 64.52

서울신문 -2,231 -3,121 -7,819 2,030 806 적자 증가 흑자 전환 -60.30

세계일보 -1,336 24,296 743 601 466 -96.94 -19.11 -22.46

조선일보 39,673 23,001 28,126 30,601 30,891 22.28 8.80 0.95

중앙일보 13,560 -40,424 582 -6,927 21,667 흑자 전환 적자 전환 흑자 전환

한겨레신문 3,125 3,813 2,285 -1,123 795 -40.06 적자 전환 흑자 전환

한국일보 -7,093 366 -8,597 3,203 2,638 적자 전환 흑자 전환 -17.64

합계 53,350 -8,527 59,681 44,990 119,831 흑자 전환 -24.62 166.35

겨레신문의 매출액은 1.18% 증가에 그친 822억 원 기를 마련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이었고 당기순이익도 8억 원에 불과했다. 8개 지역종합일간지1는 2015년에 전년 대비 경향신문 다음으로 매출액과 당기순이익 증감 –0.78%로 역성장하여 전국종합일간지와 대조적 률 추세에서 호조를 보인 전국종합일간지는 국민 인 경향을 보였다[표4]. 이는 국내 광고비 동향과 일보와 한국일보였다. 국민일보는 전년 대비 6.53% 도 배치되는 결과다. 2015년의 신문광고비는 미약 성장한 498억 원의 매출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당기 (0.5%)하나마 증가했기 때문이다. 결국 광고의 얼마 순이익도 14억 7,000여만 원으로 오랜 적자 기조에 되지 않는 성장 부분을 전국종합일간지와 경제지가 서 탈출했다. 거두어갔고, 구독료도 줄어들었다(구독자 이탈)는 한국일보도 매출액이 전년 대비 6.72% 성장한 것을 의미한다. 608억 원을 기록했고, 26억여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었다. 비록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다소 감소 우울한 지역일간지, 경제지는 화창한 봄날 (-17.64%)했지만 오랜 경영 내홍을 극복하고, 어느 매출액이 성장한 곳은 국제신문(12.88%), 부산일보 정도 정상 궤도에 오른 것으로 여겨진다. (5.53%), 영남일보(2.19%) 3사였고, 나머지 5개 지 내일신문은 지난해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이 모 역종합일간지는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그런 두 하락한 유일한 전국종합일간지다. 당기순이익이 데 당기순이익 차원에서 성장이 곧 수익 증대로 이 3년 연속 100억 원 이상이었기에 당장의 경영상 위 어지는 상관관계는 나타나지 않았다[표5]. 즉, 국제 기를 논할 처지는 아니다. 그렇지만 새로운 성장 계 신문은 성장을 디딤돌로 2년간의 적자 기조에서 탈

070 신문과방송 05 2016 출했지만 부산일보는 적자가 늘었고, 영남일보 역 지역종합일간지 중 경인일보는 매출액(-1.42%) 시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큰 폭(-63.95%)으로 줄 과 당기순이익(-37.35%)이 모두 하락했다. 경인일 었다. 오히려 매출액이 줄어든 신문사들의 당기순 보는 인천경제자유구역 개발 등 지역적 특성으로 이익 추세가 더 호조를 보였다. 비록 그 액수는 크지 인해 지난 5년간 꾸준히 성장해 왔었는데, 이제 성 않지만 강원일보(136.89%), 광주일보(흑자 전환), 매 장 동력(지역개발)이 정점에 이른 것이 아닌가 싶다. 일신문(69.49%), 대전일보(4.55%) 등은 지난해 당기 한편, 광주일보는 매출과 당기순이익에서 마이너스 순이익이 증대하여 상대적으로 실적이 양호했다. 성장을 거듭하여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658억 원

[표4] 지역종합일간지 매출액 추이와 증감률 (단위 : 백만 원)

매출액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감률(%) 신문사 2011년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 2013년 2014년 2015년

강원일보 23,502 23,361 23,814 26,364 24,370 1.94 10.71 -7.56

경인일보 26,279 30,494 37,304 40,935 40,352 22.33 9.73 -1.42

광주일보 16,460 16,047 15,865 13,313 10,474 -1.13 -16.09 -21.33

국제신문 22,833 23,743 22,329 22,412 25,299 -5.96 0.37 12.88

대전일보 11,312 10,846 10,989 10,132 9,974 1.31 -7.80 -1.56

매일신문 32,794 31,409 32,422 33,211 31,430 3.23 2.43 -5.36

부산일보 47,758 45,786 41,389 41,425 43,714 -9.60 0.09 5.53

영남일보 20,219 20,508 22,113 23,708 24,227 7.83 7.21 2.19

합계 201,157 202,194 206,225 211,500 209,840 1.99 2.56 -0.78

※경남신문은 아직 공시가 완료되지 않은 관계로 분석에서 제외했음.

[표5] 지역종합일간지 당기순이익 추이와 증감률 (단위 : 백만 원)

당기순이익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 증감률(%) 신문사 2011년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 2013년 2014년 2015년

강원일보 654 409 230 122 289 -43.68 -46.96 136.89

경인일보 16,982 -907 -3,555 324 203 적자 증가 흑자 전환 -37.35

광주일보 -4,950 -2,607 -5,152 -6,555 11,104 적자 증가 적자 증가 흑자 전환

국제신문 664 6,153 -356 -598 134 적자 전환 적자 증가 흑자 전환

대전일보 145 40 54 44 46 32.86 -18.52 4.55

매일신문 148 -1,890 321 885 1,500 흑자 전환 175.70 69.49

부산일보 1,597 -925 -4,142 -3,678 -3,970 적자 증가 적자 감소 적자증가

영남일보 347 72 101 1,548 558 39.79 1432.67 -63.95

합계 15,587 345 -12,499 -7,908 9,864 적자 전환 적자 감소 흑자 전환

산 업・정 책 071 초과하고, 총 부채가 총 자산을 376억 원 초과한 상 지난해에도 4.70% 성장해 8개 경제지의 총 매출은 태에서 결국 2015년 8월 21일자로 행남자기컨소시 6,643억여 원이었다. 서울경제는 두 자릿수(11.4%) 엄(행남자기, 효성)에 매각됐다. 광주일보의 당기순 성장을 이루어 본고에서 분석한 29개 신문사 전체 이익 111억 원은 매각 대금의 일부로 보아도 무방 에서 성장률 1위의 성적을 거두었다. 그런데 경제지 하다. 의 전반적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이데일리는 3년 경제지의 재무제표 추이를 살펴보면 “신문 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표6]. 업이 위기인 게 맞아?”라는 착시 현상이 들 정도다. 지난해 경제지 전체의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표6] 경제지 매출액 추이와 증감률 (단위 :백만 원)

매출액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감률(%) 신문사 2011년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 2013년 2014년 2015년

매일경제 212,115 216,808 217,975 219,720 228,202 0.54 0.80 3.86

머니투데이 41,879 45,376 48,977 52,445 55,507 7.94 7.08 5.84

서울경제 40,969 44,202 46,651 47,660 53,109 5.54 2.16 11.43

아시아경제 28,931 30,782 31,079 32,652 34,475 0.97 5.06 5.58

이데일리 48,936 57,277 48,438 45,874 45,778 -15.43 -5.29 -0.21

파이낸셜뉴스 24,898 27,718 28,018 27,877 28,950 1.08 -0.50 3.85

한국경제 127,276 138,711 141,665 147,787 157,790 2.13 4.32 6.77

헤럴드경제 54,971 57,725 61,119 60,508 60,520 5.88 -1.00 0.02

합계 579,973 618,600 623,923 634,523 664,331 0.86 1.70 4.70

[표7] 경제지 당기순이익 추이와 증감률 (단위 : 백만 원)

당기순이익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 증감률(%) 신문사 2011년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 2013년 2014년 2015년

매일경제 1,475 2,480 5,150 6,256 8,372 107.72 21.48 33.82

머니투데이 2,432 4,481 1,002 3,640 3,884 -77.63 263.27 6.70

서울경제 791 1,702 4,352 3,981 5,246 155.70 -8.52 31.78

아시아경제 -11,708 -20,187 2,764 4,325 4,241 흑자 전환 56.48 -1.94

이데일리 2,827 1,917 -2,154 -1,083 -385 적자 전환 적자 감소 적자 감소

파이낸셜뉴스 1,452 3,379 3,099 2,166 3,221 -8.30 -30.11 48.71

한국경제 6,999 12,490 12,938 13,357 21,300 3.58 3.24 59.47

헤럴드경제 2,375 15,959 4,724 3,820 6,811 -70.40 -19.14 78.30

합계 6,644 22,240 31,874 36,462 52,691 43.32 14.39 44.51

072 신문과방송 05 2016 44.51% 늘어난 527억 원에 달했다[표7]. 액수 면에 도 2.79% 성장한 136억여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당 서 가장 실적이 좋았던 경제지는 한국경제로 213억 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11.93% 늘어난 11억여 원이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었다. 이는 경제지 전체 당 었다. 올해 초부터 삼성전자가 홍보·마케팅 예산을 기순이익의 40.42%에 해당하는 실적이다. 당기순 10~20% 삭감했는데, 그 여파는 IT전문지에만 국한 이익 증가율 측면에서는 헤럴드경제가 전년 대비 되지 않고 광고를 기반으로 한 모든 매체 산업에 큰 78.30%로 1위를 차지했고, 한국경제(59.47%), 파이 파문을 일으킬 전망이다. 이런 돌발 변수만 잘 극복 낸셜뉴스(48.71%), 매일경제(33.82%) 등이 뒤를 이 하면 지난해와 같은 좋은 흐름이 이어지리라 예측 었다. 증가율이 주춤한 이데일리조차 적자가 감소 된다. 올해는 가장 큰 스포츠 행사의 하나인 하계 올 하는 성과를 보였다. 현재의 상황만 놓고 보자면 경 림픽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제지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상태임이 분명해 보 인다. 2015년, 특이한 해로 기록될 듯 IT전문지의 상황도 2015년에 전반적으로 개선 이상의 경영 성과 분석을 통해 지난해는 다소 특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전년 대비 3.31% 성장 한 미디어 산업의 징후를 보인 해라는 결론을 내릴 하여 총 439억여 원에 이르는 합계 매출을 달성했다 수 있다. 메르스와 같은 악재가 있었고, 올림픽·월 [표8, 9]. 업계 선두인 전자신문은 전년 대비 3.55% 드컵과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 및 선거와 같은 국 성장한 302억여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당기순이 가적 행사도 없었지만 광고가 늘었다는 것이 특이 익도 적자에서 흑자(10억여 원)로 돌아섰다. 디지털 점이다. 나아가 신문 산업은 광고(신문의 경우 0.5% 타임스는 5년 연속 성장 기조를 유지해 지난해에 성장에 불과)로만 설명할 수 없는 경영 호전 요인이

[표8] IT전문지 매출액 추이와 증감률 (단위 : 백만 원)

매출액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감률(%) 신문사 2011년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 2013년 2014년 2015년 디지털타임스 11,862 12,587 12,629 13,287 13,658 0.33 5.21 2.79 전자신문 32,923 32,708 32,730 29,176 30,212 0.07 -10.86 3.55 합계 13,873 14,599 45,359 42,463 43,870 0.14 -6.38 3.31

[표9] IT전문지 당기순이익 추이와 증감률 (단위 : 백만 원) 당기순이익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 증감률(%) 신문사 2011년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 2013년 2014년 2015년 디지털타임스 664 752 720 1,023 1,145 -4.32 42.08 11.93 전자신문 391 628 660 -781 1,034 5.15 적자 전환 흑자 전환 합계 1,055 1,380 1,380 242 2,179 -0.01 -82.54 800.41

산 업・정 책 073 작용했던 것 같다. 그 부분은 향후 깊이 파고들 여지 는 경우가 허다하다. 심지어 부장 밑에 취재 기자가 가 있다. 없어 데스크가 현장을 누비는 경우도 있다. ‘지역신 다만 직감적으로 떠오른 것은 신문사도 경영 부 문발전지원특별법’은 물론, 지역 언론을 지원하는 문을 과할 정도로 중요시하기 시작한 것이 아닐까 획기적인 방안을 마련했으면 한다. 다소 완화되기 라는 생각이다. 다른 한편, 지난해부터 ‘네이티브 광 는 했다지만 영호남 지역에서 특정 정당의 일당 독 고’가 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한마디로 규정하자 점을 견제하는 유일한 세력이 지역언론이기 때문 면 ‘광고처럼 보이지 않는 광고’라 할 수 있겠다. 이 이다. 정당 보조금이 있고 연합뉴스에 대한 정부의 러한 광고(혹은 기획기사)가 얼마나 지면을 차지했 지원도 있는 만큼, 지역언론에 대한 지원의 당위성 을지, 그에 따른 수익은 얼마나 발생했는지 재무제 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어 표상으로는 잘 모르겠다. 필자의 개인적 경험이지 떤 정치(정책)적 대안이 제시될지 기대하며 지켜보 만 모 신문의 옴부즈맨 칼럼에서 이것을 지적했다 겠다. 가 철퇴를 맞았다. 심지어 해당 신문은 필자를 옴부 즈맨 필진에서 제외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해당 기 사를 수정할 의지가 없음은 물론 향후에도 ‘네이티 브 광고’를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이는 포털에 기 사를 올리는 문제와 맞물려 있다고 들었다. 광고라 는 표시가 되어 있으면 포털에도 싣지 못한다는 것 이다. 정당한 수익을 거두고, 이를 통해 양질의 저널 리즘을 양성한다는 의미라면 필자도 상업주의에 찬 성한다. 그렇지만 양질의 저널리즘 달성 ‘수단’에 불 과한 수익(돈)을 위해 영혼을 파는 것이라면 문제가 심각하다. 소위 ‘악마와의 계약’에 의해 추락하는 파 국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지난해 ‘베테랑’이라는 영화가 흥행몰이를 했다. 영화 속 “우리가 돈이 없 지 가오가 없냐?”라는 말이 대유행했다. 주인공(가 난한 경찰관)의 아내도 부창부수였다. “우리 가오 떨 어지게 살지 말자.” 영화와 달리, 현실 속 우리 언론 인과 그 가족들은 어떤 얘기를 주고받을까? 끝으로 지역언론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전 반적인 경영 호조 흐름을 지역종합일간지는 타지 1 2016년 4월 20일 현재 경남신문의 감사(사업)보고서가 아직 공시되 못했다. 지역신문사에는 10년 만에 신입사원을 뽑 지 않은 상태라 분석에서 제외했음.

074 신문과방송 05 2016 산 업・정 책

‘태양의 후예’를 계기로 본 드라마 사전 제작 중국 시장 확보에는 필수 시청률 낮을 땐 무대책

권호영 한국콘텐츠진흥원 수석연구원

드라마 사전 전작제(全作制)는 방송가의 염원이 1월부터 동영상 사이트에서 해외 콘텐츠의 양이 었다. 드라마와 관련된 사람이라면 모두가 사전 전 30%를 넘지 않아야 하며 사전 심의를 거치고 난 후 작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얘기해 왔지만 사전 제작 방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은 수사로 그치면서 ‘쪽대본’과 ‘밤샘찍기’로 드라마 이 규제로 인해서 한국 드라마의 중국 방영권 가 제작진과 연기자들은 지쳐가고 있었다. 하지만 한 격이 이전의 3분의 1 수준으로 갑자기 떨어졌다. 사 국 드라마에 대한 중국 판권 구매가 드라마 제작비 전 심의 도입 직전에 중국에 판매된 ‘피노키오’의 판 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2015년에 도입된 중국의 권은 회당 4억 원이었는데 심의제 도입 후 한국 드 규제로 인해서 대작 드라마의 경우 사전 전작할 수 라마의 중국 판권은 회당 8,900만 원으로 떨어졌다. 밖에 없게 됐다. 방송과 촬영이 동시에 진행되는 동시 제작의 경우 한국에서 드라마가 종영되고 2~3개월 후에 중국 인 2016년, 사전 제작이 늘어난 이유 터넷 사이트에 서비스될 수 있다. 사전에 드라마 전 2014년까지 한국에서 드라마가 방송되면 2시간 안 체 결과물에 대해 사전 심의를 마쳐야 하고 사전 심 에 중국어 자막버전이 중국의 인터넷 서비스 업체 의에 2~3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 동안 중국 를 통해 제공됐다. 2014년에 ‘별에서 온 그대’가 중 에서는 해적판을 통해서 당해 드라마가 노출되기 국의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 때문에 합법적으로 제공되는 인터넷 서비스의 매력 자 중국 정부는 인터넷을 통한 해외 동영상에 대해 이 급격하게 감소한다. 규제를 도입했다. 중국 정부의 규제 내용은 2015년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 중국의 콘텐츠 서비스 업

산 업・정 책 075 체와 한국의 제작사는 사전 전작제를 도입했다. 한 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방영되면 2~4배의 방영권료 를 더 받을 수 있고, 이를 위해서는 사전 제작이 필 수적이다. 드라마 제작사들이 중국 인터넷 사업자 로부터 받는 방영권료는 한국의 지상파방송사로부 터 받는 방영권료와 비슷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 한다. 그리고 중국에서 클릭 수가 일정 수준을 넘으 면 인센티브를 주기도 한다. 2015년 이후에 사전 제작이 본격적으로 시작됐 고, 2016년에 사전 제작 드라마가 방송됐거나 될 예 정이다. 2016년 이후에 방송되는 사전 제작 드라마 는 지상파로부터 편성 확정을 받고 중국 등지에 선 판매하고, 은행으로부터 투자를 받고 PPL도 판매 하여 사전에 제작비의 대부분을 확보한 이후에 제 작하여 제작사로서는 위험을 상당 부분 회피할 수 있다. 130억 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태양의 후예’ (KBS2, 2016년 2~4월)는 중국 동영상 사이트인 아이 치이와 판권 계약을 했고, 225억 원의 제작비를 투 입한 ‘사임당, 더 허스토리’(SBS, 2016년 9월 방송 예 정)는 홍콩 엠퍼러그룹으로부터 150억여 원을 투자 받았으며, ‘화랑: 더 비기닝’(KBS, 2016년 방송 예정) 은 중국 미디어그룹 LETV에 최고 수준으로 선판매 됐다.

동시 제작과 사전 제작의 장단점 한국에서는 방송과 제작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드라 마 제작 시스템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다. 대부분 의 드라마가 3~4회를 제작한 시점에 방송이 시작되 기 때문에 드라마가 회차의 중반을 넘어서게 되면 ‘쪽대본’과 ‘밤샘찍기’에 허덕이는 경우가 많다. 이러 각각 130억 원과 225억 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태양의 후예’(위)와 ‘사임당, 한 결과에 도달하게 된 원인은 방송사가 드라마의 더 허스토리’는 중국계 자본이 투자했으며 지상파로부터 편성 확정된 사전 제작 드라마라는 공통점이 있다. 편성 여부를 방송 3개월 전쯤에 결정하기 때문이다.

076 신문과방송 05 2016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방영되면 2~4배의 방영권료를 더 받을 수 있고, 이를 위해서는 사전 제작이 필수적이다. 제작사들이 중국 인터넷 사업자로부터 받는 방영권료는 한국의 지상파방송사로부터 받는 방영권료와 비슷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와 같이 드라마를 동시 제작할 경우 작품의 전 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시청자의 반응과 시청 체적인 흐름과 구성력을 무시하고 순간적인 인기 률에 따라 드라마가 조기 종영되거나 연장 방영되 에 영합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자연스럽지 않은 이 어 비평가들의 지적을 받는 경우가 많지만, 이렇게 야기 진행, 허술한 연기, 인물 간의 억지스럽고 무리 함으로써 방송사의 경영 수지는 개선된다. 한 관계 설정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용팔이’(SBS, 동시 제작의 경우 판권이나 저작권이 방송사에 2015년 8~10월)의 주연 배우인 주원은 석 달을 촬영 귀속되기 때문에 마케팅 주체도 방송사가 된다. 방 하는데 거의 두 달가량 밤을 새웠고 차로 이동하면 송사는 광고 판매 이외에는 마케팅 기획을 하지 않 서 링거를 맞았다. 동시 제작 드라마의 경우 방송할 고 있어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기회를 놓치는 경우 때 화면이 정지하는 등 방송 사고가 나기도 했다. 가 발생한다. 물론 드라마가 성공을 거둘 경우에 방 하지만 동시 제작을 하게 되면 시청자의 반응과 송사도 OST 판매, 캐릭터 판매 등의 활동을 한다. 트렌드를 반영할 수 있어 시청률을 높일 수 있다. 많 드라마 전작제란 드라마 제작을 끝낸 뒤 방영을 은 드라마 작가들이 시청자의 반응을 살피며 드라 시작하는 것으로 중국 일본 등 외국에서는 이미 정 마의 이야기를 수시로 수정하고, 이 때문에 쪽대본 착된 제도이며 완성도 높은 작품을 제작할 수 있다. 이 나오게 된다. 시청자의 반응을 즉각 드라마에 반 그 원인으로는 ① 연출자는 대본을 가지고 영상을 영하는 것을 두고 ‘전략적 민첩성’이 발휘된다고 긍 준비할 시간을 벌 수 있고 ② 극중 인물의 성격에 맞 는 연기자 선정과 극의 흐름을 이 [표] 동시 제작과 사전 제작의 장단점 해하는 연기로 극적 긴장감이 고

동시 제작 사전 제작 양되고 ③ 적합한 촬영 장소 물색 과 세트 등 제작 준비를 철저히 할 •제작사와 방송사의 위험 부담 감소 •드라마의 작품성과 완성도 제고 •방송사와 제작사 간의 계약 용이 •안정된 근로 환경 수 있으며 ④ 사계절 촬영 등 장기 장점 •시청자의 반응 반영 •제작사의 다양한 마케팅 활동 •방송사의 유통 네트워킹 활용 가능 제작에 의한 충실한 제작을 들 수 •드라마 생태계의 정상화 •PPL 판매에 유리 있다. •드라마의 흐름과 구성이 엉성함 •제작사와 방송사의 위험 부담 증가 전작제가 되지 않는 가장 큰 이 단점 •순간적인 인기에 영합 •시청자의 반응을 반영할 수 없음 •밤샘 촬영 등 열악한 근로 환경 •PPL 광고 품목의 제한 유는 위험 부담의 문제이다. 방송

산 업・정 책 077 사 입장에서 사전 제작의 위험은 드라마의 인기 여 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려는 것이었다. 지상 부에 따라 광고 수입이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전 파방송사가 제작비의 50~70%만 지불하고 저작권 작제는 방송사의 위험 부담을 더욱 크게 만든다. 전 을 가져가고 제작사는 PPL과 협찬광고, 그리고 해 작제에서는 시청률이 나쁜 경우에 쓸 수 있는 손이 외 저작권 수입의 일부로 제작비의 30~50%를 메워 묶이게 된다. 야 하는 수입 구조하에서는 제작사가 발전하기 어 렵기 때문이다. 드라마 사전 제작의 역사 2000년대 중반에 드라마 전작제를 시도할 수 있 드라마의 외주제작이 본격화되기 전인 2000년대 었던 배경에는 일본과 중국에 방영권을 사전 판매 중반 이전에 방송사들이 사전 제작을 시도한 적이 할 경우 제작비의 상당 부분을 확보할 수 있고, 지상 있었다. 이때 방송사들이 사전 제작을 한 이유는 드 파TV 이외에도 케이블TV, 위성방송, VOD 등 판권 라마의 완성도를 높여 시청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을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많아져 OSMU를 구현 서였다. 방송사는 특집 드라마를 사전 제작하는 경 할 수 있게 됐고, OST, 캐릭터 판권 등 부가수입도 우가 많았다. ‘모래시계’ 이후 성공작이 없었던 SBS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는 드라마의 새로운 도약을 기하기 위해서 1998년 2004년에 에이트픽스(대표 송병준)는 ‘비천무’를 에 드라마 전작제를 도입하여 ‘옛사랑의 그림자’ ‘내 중국에서 사전 제작한 다음에 중국 방송사에 배급 마음을 뺏어봐’ ‘미스터 Q’ 등을 제작해 비교적 좋 했고 한국 방송사에는 제때 배급하지 못했다. ‘비천 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한중 수교 10주년을 기념해 무’는 제작이 끝난 지 4년이 지난 2008년에 SBS에 KBS와 중국의 CCTV가 공동으로 미니시리즈 ‘북 편성됐는데, 제작비에 비해 매우 낮은 가격으로 판 경 내사랑’(KBS2, 2004년 5~7월)을 사전 제작하기도 매됐다. ‘비천무’를 제작할 당시에는 무협이 인기였 했다. 2003년에 인기를 끈 MBC 미니시리즈 ‘다모’ 지만 4년 후에는 유행이 지나갔다. 이로 인해 이 프 는 방송 전에 이미 90% 이상 제작을 마쳤는데, 특히 로그램의 제작에 80억 원을 투자한 에이트픽스는 감각적 영상과 현란한 편집으로 드라마의 완성도를 큰 손실을 보고 주인이 바뀌게 됐다. 높여 시청자의 인기를 끌었다. J&H(이호성 대표)와 김종학프로덕션이 사전 제 ‘겨울연가’와 ‘대장금’이 일본과 동아시아에서 작한 ‘내 인생의 스페셜’은 2006년 2월부터 MBC에 크게 인기를 끈 2003년 이후 드라마의 외주제작이 방송됐다. 이 드라마의 기획에서 제작까지 3년이 본격화됐다. 이 시점에 방송사들이 드라마 외주제 걸렸는데 방송사의 편성 확정을 받지 못해 투자자 작을 본격화한 이유는 외주제작할 경우 방송사의 와 연기자가 참여를 꺼렸기 때문에 제작에 많은 시 입장에서는 비용이 적게 들었기 때문이다. 2000년 간이 소요됐다. MBC에서는 이 드라마를 편성해 주 대 중반에 들어서자 드라마 제작사의 사전 제작이 면서 12부작으로 제작된 ‘내 인생의 스페셜’을 8부 시작됐다. 제작사가 드라마 전작제를 시도한 이유 작으로 줄였다. 8부작 기준으로 회당 제작비가 2억 는 지상파방송사에 예속되어 있는 드라마 제작 시 4,300만 원이 들었지만, 방송권료는 회당 9,200만 스템에서 벗어나 드라마 제작사가 자생적으로 수익 원에 불과해 해외 판권 판매 등을 감안해도 제작사

078 신문과방송 05 2016 는 6억 원 정도 손해를 입었다. ‘비천무’와 ‘내 인생 의를 의식해서 드라마의 창의력이 제한될 수 있다 의 스페셜’의 경우 모두 지상파방송사의 편성 확정 는 우려도 제기된다. 중국의 심의 기준에서는 외계 을 받지 않고 사전 제작했다가 엄청난 손실을 입은 물이나 시간 이동 등을 금지하고 있다. 중국에 사전 사례이다. 2006년 1월에 MBC에 방송된 ‘궁’도 애초 판매하기 위해서 중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스타 배 에는 사전 제작 드라마로 기획됐지만 편성이 예정 우와 작가로 쏠리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 보다 앞당겨져 50% 정도 제작된 상태에서 방송이 도 있다. 시작됐다. 사전 제작을 할 경우에 방영 시점과 광고주가 원 드라마의 사전 제작은 2008년에도 간간이 지속 하는 시점에 차이가 생겨서 PPL을 판매하기 어려 됐다. 이 시기에 사전 제작된 드라마로 허영만 만화 운데, 사전 제작 시 PPL에는 시기에 민감하지 않은 가 원작인 ‘사랑해’(SBS, 2008년 4~5월), 영화를 드라 제품만을 광고할 수 있게 된다. 마로 만든 ‘친구’(MBC, 2009년 6~9월), 시트콤 ‘탐나 드라마 제작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는 실 는도다’(MBC, 2009년 8~9월), 한국전쟁을 다룬 ‘로드 제 촬영 전에 대본을 완성해 놓는 반(半)사전 제작 넘버원’(MBC, 2010년 6~8월),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시스템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반사전 제작 로맨틱 멜로 ‘파라다이스 목장’(SBS, 2011년 1~3월), 의 특징은 사전 제작이 갖는 시간적 여유와 높은 완 유이가 열연한 ‘버디버디’(tvN, 2011년 8~11월) 등이 성도, 그리고 열악한 제작 환경 개선의 장점을 지니 있는데, 드라마의 완성도가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는 것과 함께 시청자의 반응을 살펴 시청자의 피드 대부분 시청률이 낮았다. 백을 드라마에 어느 정도 반영할 수 있다. 이 중에서 ‘탐나는도다’와 ‘버디버디’는 편성할 실제로 2014년 이후 반사전 제작을 한 드라마의 방송사를 찾지 못해서 제작후 수년이 지난 후 방송 제작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반사전 제 됐다. ‘버디버디’는 뛰어난 영상을 선보였음에도 불 작을 할 경우에 중국에 판매되는 방송권 가격은 낮 구하고 지상파TV에 편성되지 못하고 케이블채널 아질 수밖에 없다. 에 편성됐다. 사전 제작 드라마의 시청률이 낮은 이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한국에서 드라마의 사 유로 시청자의 반응을 반영하지 못했고 트렌드를 전 제작이 일어난 동기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있다. 이와 같 있다. ① 방송사가 드라마의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이 사전 제작 드라마의 시청률이 낮고, 사전 제작 시 서 ② 드라마 제작사가 방송권을 선판매하거나 공 위험 부담이 크므로 이후 사전 제작은 거의 이루어 동제작을 통하여 제작비의 상당 부분을 확보한 경 지지 않았다. 우 ③ 중국의 규제로 동시 방송으로 방송권 가격을 제대로 받기 위해서 등이다. 2015년 이후 이루어지 대작은 사전 제작이 대세될 듯 는 사전 제작은 두 번째와 세 번째 동기가 동시에 적 2015년부터 재기된 드라마의 사전 제작이 한국의 용된 것이다.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의 수요가 지속 제작사와 방송사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중 되는 한 대작 드라마는 사전에 제작이 이루어질 것 국 판매를 위해 불가피하게 선택한 것으로, 중국 심 이다.

산 업・정 책 079 미디어 포럼

정파성, 상업성, 무지가 결합된 부실 보도 ‘외신 인용 보도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 토론회 / 오세욱

디지털 뉴스 미디어 톺아보기 1 ‘독특한 소재·1인칭 시점·고품질’로 세계 우뚝 온라인 동영상 전문 기업 ‘바이스 미디어’ / 한운희

해외 미디어 보고서 들춰보기 2 새로운 데이터 분석틀 ‘관심 지수’ 개발 소개 미 API ‘저널리즘의 숨은 문제 해결하기: 형편없는 애널리틱스’ / 류동협

광복 70년, 방송기자 탄생 70년 기획 시리즈 17 방송 보도론에서 기념 문집, 학술서까지 다양 1960년대까지 입사한 방송기자들의 저술서 탐구 / 김성호

세상을 바꾼 보도 16 국제 공조 취재로 새로운 언론의 지평 열어 ‘파나마 페이퍼스’ ‘버진아일랜드’ 보도 / 이규연

중국 방송 산업 현황과 비즈니스 전략 5 방송 성장 이끄는 ‘해외 예능 포맷’ 중국 TV 포맷 산업 현황과 전망 / 홍순철 미디어 포럼

‘외신 인용 보도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 토론회 정파성, 상업성, 무지가 결합된 부실 보도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

커제 9단을 비난하는 국내 여론 도 그만큼 들끓었다. 하루 뒤 반 전이 일어났다. 처음 보도한 언론 이 커제의 발언을 오역한 것이라 는 주장이었다. 결국 오역임이 드 러났다. 커제 9단은 이세돌 9단을 비난한 것이 아니라 “이세돌 9단 의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았다” 등 안타까움을 주로 토로했다. 오역 한 내용을 처음으로 보도한 매체

지난 3월 28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 인용 보도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 토론회’ 현장. 는 여기에 대해 별다른 해명을 하 지 않았다. 외신을 잘못 인용한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 2국이 끝난 지난 보도에 우리 국민들만 분노했다. 3월 10일. 한 언론이 중국 소후신문을 인용해 중국 바둑랭킹 1위 커제 9단이 알파고에 2연패한 이세돌 정치적이거나, 순진하거나, 장삿속이거나 9단을 비난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했다. 이후, 국내 외신 인용에 있어서 이러한 부정확한 번역과 출처 언론들에 의해 이 같은 내용이 순식간에 확산됐고 로 인한 문제는 최신 디지털 기술 트렌드에 대한 소

미디어 포럼 081 개, 국사 교과서 국정화 등 국내 정치·사회 문제에 김성해 교수는 “보고 싶은 것만을 보고 아는 만큼 대한 외신 인용 보도 등에서도 그동안 꾸준히 지적 만 받아들인다”며 우리나라 언론들의 외신 수용 태 되어 왔다. 여기에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도를 비판했다. 김 교수는 “그나마 영어로 만들어진 전 세계적으로 뉴스의 양도 그만큼 많아지면서 오 뉴스는 나름대로 취사선택의 여지가 있지만 프랑스 역의 발생 가능성도 높아졌다. 또, 그만큼 우리 언론 어, 러시아어, 중국어로 번역되거나 만들어진 경우 이 보도하는 국제뉴스의 양도 늘어났고 자연스럽게 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속보 경쟁도 심화되면서 언론의 오역 빈도도 높아 국제 이슈에 대한 인식 및 전문성 부족으로 인해 외 졌다. 이렇듯 외신의 정보 출처나 의도를 정확하게 신들이 자국 중심으로 보도한 것을 그대로 받아들 파악하지 못한 채 국내에서 보도되는 국제뉴스의 이고, 정보의 편식 문제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 수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다양한 문제들도 이었다. 발생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이러한 국제뉴스의 신뢰도 정보 주권 관점 강화해야 문제를 짚어보기 위해 ‘한국 언론의 외신 인용 문제 전반적인 문제 제기에 이어 김성해 교수는 실제 사 점과 개선 방안 토론회’를 지난 3월 28일 프레스센 례들을 통해 한국 언론들의 외신 인용 보도를 분석 터에서 개최했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김성해 대 했다. ‘정치적이거나, 의도적이거나?’의 사례로는 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발표 제목인 ‘정치적이 일본과 중국 관련한 보도들을 분석한 내용을 제시 거나, 순진하거나, 장삿속이거나?’를 현재 우리나라 했다. 과거사, 독도 문제 등 우리가 관심 있는 내용 언론의 외신 인용 실태라고 주장했다. 한국 언론들 만 보도할 뿐 실제로 일본과 중국에서 중요시하는 이 가진 정파성과 상업성, 그리고 외국 상황에 대한 이슈들은 보도되지 않는다는 지적이었다. 이해력 부족 때문에 한국 언론이 질과 양 모두 부족 또 자사의 관점에 맞는 외국 취재원만 인용하는 한 외신 인용 보도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태도도 문제로 꼽았다. 다음으로 ‘순진하거나, 무식 김성해 교수는 먼저 글로벌 의제의 왜곡 등 일 하거나?’의 사례로는 ‘G20’ 의장국에 한국이 지정 방적인 정보 흐름, 언론의 국적에 따른 상업주의적 됐을 때의 외신 인용 보도를 제시했다. 한국의 높아 이해, 글로벌 공론장의 부재, 디지털 양극화의 확산 진 국제적 위상을 보도하는 수준에만 그치고, 국가 과 정보 풍요의 역설로 인한 디지털 공론장의 파편 이익에 대한 감시 기능 차원에서의 외신 인용 보도 화, 국제뉴스 연성화 등의 외신 생태계 특성을 지적 는 찾기 어려웠다는 지적이었다. “국제금융 질서가 한 후 이러한 생태계를 감안하지 못하는 국내 언론 어떻게 돌아가는지 왜 미국이 주도하는 G20이 있 들의 외신 수용 태도의 전반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고, 브라질과 중국이 주도하는 G22가 따로 있는지 국제뉴스의 본질에 대한 인식 부족, ‘영어’ 뉴스 인 등을 비교하면서 그 차이가 뭔지를 봐줘야 하는데, 터넷 번역 기사로 전락한 국제뉴스, 전문성 부족 및 그저 우리나라가 잘했다”는 내용만 있었다는 비판 속보 경쟁, 미국에 대한 지식 의존성 및 서방에 대 이었다. 한 정보 의존성을 국내 외신 수용의 특성으로 꼽은 마지막으로 ‘장삿속이거나, 윤리적이지 않거

082 신문과방송 05 2016 김성해 교수는 국제뉴스의 본질에 대한 인식 부족, ‘영어’ 뉴스 인터넷 번역 기사로 전락한 국제뉴스, 전문성 부족 및 속보 경쟁, 미국에 대한 지식 의존성 및 서방에 대한 정보 의존성을 국내 외신 수용의 특성으로 꼽았다.

나?’의 사례로는 같은 중국을 이야기 하더라도 가십 김성해 교수는 이 같은 관점에서 “한국은 어떻게 하 성 이야기, 즉 팔릴 것 같은 내용만 보도하는 행태를 면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뉴스를 발신할 것인가에 제시했다.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면서, “국가이익 합의를 위해 그렇다면, 사례에서 제시된 것과 같은 문제들은 국내 언론들의 공정하면서도 합리적인 논의가 중 왜 발생하고 있을까? 김성해 교수는 그 이유로 언론 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언론의 외신 보도의 질적 사 내에서 낮은 국제부 위상, 전문성과 상관없이 회 수준을 높이기 위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연합뉴 사 기여도를 우선시하는 특파원 선정, 순환보직제 스와 KBS 등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는 매체들의 외 로 인한 전문성 상실, 형식적인 특파원 운영 등 국내 신 보도 질 향상을 주문했다. 언론사의 조직적 문제와 함께 국내 지식인들의 영 미권 중심 언론관, 주체적인 지식 생산 시스템의 부 언론 현장의 목소리-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것 재 등 공동체 사회적 문제가 복합적 원인으로 작용 김성해 교수의 다소 ‘도전적’인 문제 제기와 정보 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실 이러한 문제는 수십 년 권 관점의 대안 제시에 대해 토론자들 대부분이 공 째 비슷하게 지적된 바 있다. 이미 세계 10위권의 경 감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다. 첫 번째 제대국으로서 전문적이고 품격 있는 국제뉴스를 위 토론자로 나선 서울신문 김균미 수석 부국장은 먼 한 지원이 가능한 우리나라에서 왜 이런 문제가 지 저 조직적 문제와 관련해 “사회부 기자처럼 국제 속되고 있을까? 부 기자도 어릴 때 와서 뉴스의 시야를 한번 터주는 김성해 교수는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정보 게 중요하다”며 국제부 순환 보직의 필요성을 제기 주권 관점의 대안을 제시했다. 정보 주권은 “정보의 했다. 또한, 김균미 부국장은 영어권 뉴스 편중과 같 생성, 저장, 유통 및 활용에 대한 주권 국가의 배타 은 정보 편향 문제에 대해 공감한다면서도, 구글 번 적 권리를 말하는 것으로 국가이익의 차원에서 정 역 서비스, 다양한 인터넷 정보 검색 등을 통해 편향 보의 흐름과 공개·비공개 여부, 사용 등을 통제할 성 문제 극복을 위해 현장에서도 많은 노력을 하고 수 있는 제반 권리”를 말한다. 정보 주권의 차원에 있다고 강조했다. 서 우리 언론들이 외신 인용 보도에서 약한 ‘선택적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선 KBS 유석조 국제부장 활용’과 ‘주체적 발신’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은 정보 편향 문제에 대해 “외신 뉴스도 어떻게 보

미디어 포럼 083 면 국제뉴스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상품이라고 봐 이병종 숙명여대 국제관계학원 교수(전 뉴스위 야 한다”며, “결국 시청자들이 어떤 뉴스에 관심을 크 한국지사장)는 김성해 교수의 정보 주권 관점에 보이느냐에 따라 뉴스를 만들기 때문에 나오는 문 동의한다면서 “그동안 서방국가가 주도하던 뉴스 제라고 볼 수도 있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또한, 유 발신 방식을 비서방국가에서도 경쟁적으로 하고 있 석조 부장은 벨기에 브뤼셀 공항 테러 당시 국내에 고 이를 미디어 전쟁이라 부른다”며 “우리 역시 정 서 방송된 ‘브뤼셀 공항 CCTV 화면’ 영상이 사실은 보 주권 차원의 담론 경쟁에서 목소리를 내야 할 필 2011년 모스크바의 어떤 공항에서 있었던 테러 화 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병종 교수는 국제뉴스 발 면이었다는 사례를 들면서 방송 뉴스에서 사용되 신과 관련해 “아리랑 TV나 연합뉴스 등에서 좀 더 는 해외 영상 소스의 신뢰도와 저작권 문제를 제기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했다. 유튜브 등을 통해 영상이 실시간으로 공유되 고 있지만, 사실 확인 등의 문제가 쉽지 않다며 앞 인용 출처 다양화하자 으로 방송사에서 국제 외신 뉴스를 다룰 때는 굉장 서울대 정은령 박사(전 동아일보 기자)는 국제뉴스 히 큰 이슈가 될 것 같다고 전망하고 이 부분에 대 와 관련한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김 한 기준이라든지 연구들이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 성해 교수가 대안으로 제시한 국익 개념과 관련해 였다. “국익이라는 개념이 자칫 언론에게 족쇄로 작용해, 세 번째 토론자로 나선 문화일보 이미숙 국제부 언론의 자유와 국익이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문 장은 “국제뉴스는 독자 중에 5~10% 정도만 관심을 제를 지적했다. 정은령 박사는 국제뉴스의 품질 향 갖고 독자층도 최소한 대졸 이상의 전문직 영역에 상을 위해 “직접 취재 및 보도 인용 외에 전문가 블 있으신 분들”이라며, “독자는 많지 않지만 틀리게 로그, 페이스북 등 인용 출처를 다양화하는 방안도 썼을 경우 지적하는 전화가 반드시 오기 때문에 굉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장히 긴장하고 만들고 있다”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 참여한 오세욱 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은 국제뉴스 했다. 또한, 국제뉴스 편향에 대한 김성해 교수의 지 외에도 IT 분야 뉴스에서도 비슷한 문제들이 벌어 적에 공감한다면서도 “실제 국제 지면에 뉴스를 선 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택할 때에는 진보도 없고 보수도 없으며 다만 현실 지정 토론자들 외에도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들 주의만 있을 뿐”이라며 “팔레스타인 문제, 베네수엘 의 발언도 이어져 이번 토론회에 대한 뜨거운 관심 라 문제, 이란 문제 등에서 시각의 프레임의 차이가 을 확인할 수 있었다. 토론자들과 일반 시민들의 의 난다는 지적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미숙 견을 청취한 주제 발표자 김성해 교수는 마지막 발 부장은 “다매체 상황에서 언론사들의 경영난 등 때 언을 통해 ‘뉴스 외교’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 문에 국제뉴스 보도에 제약이 있다”며 “공적 기관에 조했다. 뉴스 외교는 단순히 정권의 홍보가 아니라 서 국제 관련 뉴스를 심층 보도할 수 있는 재정적 지 뉴스에 특화된 외교 분야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원을 해 국제뉴스가 많이 방송되면 시민들의 자각 관점을 말하고 그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084 신문과방송 05 2016 미디어 포럼 | 디지털 뉴스 미디어 톺아보기 1

온라인 동영상 전문 기업 ‘바이스 미디어’ ‘독특한 소재·1인칭 시점·고품질’로 세계 우뚝

한운희 연합뉴스 미디어랩 기자

인 불알친구 셰인 스미스를 데려온다. 마약, 교도소 <신문과방송>은 혁신적인 실험들로 주목받고 생활, 펑크 음악 등을 다루는 16쪽짜리 무가지 ‘몬트 있는 해외 디지털 뉴스 미디어와 관련 인물을 리올의 소리(Voice of Montreal)’는 그해 10월 세 사 소개하는 새로운 기획 연재 ‘디지털 뉴스 미디어 람의 합작품으로 탄생한다. 발행은 아이티 출신 이 톺아보기’를 시작한다. 이 연재는 연합뉴스 미디어 민자 알릭스 로랑이 맡았다. 당시 몬트리올시가 진 랩의 한운희 기자와 리틀베이클라우드의 박상현 행하던 이민자 지원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기 위해 이사가 번갈아가며 꾸려갈 예정이다. 서였다. 세 사람의 급여는 몬트리올시의 지원금으 이번 호에서는 마약쟁이 20대 청년이 만든 언더 로 충당했다. 셰인 스미스는 광고 영업을 담당했는 그라운드 잡지에서 기업 가치 3조 원의 거대 데, 그가 따온 광고비는 잡지 출판 비용으로 쓰였다. 디지털 미디어 기업으로 성장한 ‘바이스 미디어’를 1995년 세 사람은 부모로부터 1만 5,000달러를 빌 소개하며 연재의 첫 회를 시작한다. <편집자주> 려 ‘몬트리올의 소리’를 발행인으로부터 인수하고 ‘보이스(Voice)’로 잡지 이름을 줄인다. 이듬해 다시 ‘오(o)’를 떼어낸다. 우리가 아는 그 ‘바이스(Vice)’는 1994년 캐나다 몬트리올의 마약 재활 센터를 나온 이렇게 탄생한다.1 25살 청년 수루시 앨비는 친구 개빈 맥긴스를 찾아 가 자신이 구상한 새로운 잡지에 관한 아이디어를 언더그라운드 무가지에서 동영상 전문 미디어로 들려준다. 이를 들은 개빈 맥긴스는 유럽에 거주 중 여기까지만 보면 바이스 미디어는 ‘마약쟁이 20대

미디어 포럼 085 청년이 주도해 만든 언더그라운드 무가지’에 지나 기업으로 기틀을 닦고 있었다.3 같은 해 12월 바이 지 않는다. 바이스는 1996년 첫 번째 웹 사이트인 바 스 미디어는 뉴욕을 포함 몬트리올, 런던, 호주, 독 이스랜드닷컴(.com)을 열며 디지털 세계로 일, 일본 등 세계 10곳에 사무실을 개설하고 글로벌 첫걸음을 내딛었다. 1998년은 바이스 미디어가 규 미디어의 골격을 갖춘다. 19~25세 여성과 25~30세 모를 양적, 질적으로 확장한 원년이 된다. 몬트리올 남성을 주요 목표 오디언스로 선언하는 것도 이즈 시에 국한하지 않고 캐나다 전국판과 북미판을 발 음부터였다. 다음 해 초 바이스 미디어는 1,000만 달 간하기 시작한다. 이때 마침 커지기 시작한 닷컴 버 러 기업으로 평가받는다.4 200만 달러짜리 빚더미 블은 바이스에도 영향을 미친다. 캐나다 출신 인 에서 절치부심한 지 5년 만에 이룬 성과였다. 터넷 기업인인 리처드 스잘윈스키는 바이스에 약 탄탄하게 가꾼 바이스 미디어의 골격에 본격적 50만 달러를 투자한다. 바이스 미디어는 본사를 뉴 으로 근육이 붙기 시작한 건 2007년부터다. MTV의 욕 맨해튼으로 옮기고 미국 내 사업에 본격적으로 소유주 바이어컴과 함께 시작한 온라인 동영상 네트 뛰어든다. 닷컴 버블이 꺼지기 시작한 이듬해 투자 워크 VBS.TV가 본격적인 신호탄이었다.5 협업은 브 자는 바이스 미디어와 관계를 청산한다. 2001년 결 루클린 창고 시절 시작한 바이스 필름이 콘텐츠를 제 국 바이스 미디어는 200만 달러의 빚을 안은 채 수 작하고 MTV가 네트워크를 담당하는 형식이었다. 루시 앨비의 표현 그대로 브루클린의 ‘황무지 같은’ ‘존 말코비치 되기’의 감독으로 유명한 스파이크 존 창고로 본사를 옮긴다.2 즈가 VBS.TV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된 것 바이스 미디어에게 가장 어려웠던 2000년대 초 은 바이스 미디어를 더욱 대중에게 알리는 계기가 반은 아이러니하게도 ‘바이스다움’을 가장 탄탄하 됐다.6 같은 해 제작한 이라크의 스래시 헤비메탈 그 게 갈고 닦는 것과 동시에 지금의 비즈니스 모델의 룹 ‘아크라시카우다’를 주제로 한 84분짜리 다큐멘터 기초를 놓는 시기가 된다. 레코드 레이블을 만들고 리 ‘바그다드의 헤비메탈(사진1)’은 바이스 미디어만 도서출판 부문을 시작하며 ‘바이스 필름’을 만 들어 비디오카메라를 본격적으로 집어 든 때 가 바로 이 시기다. 콘텐츠 제작자로서, 사업가 로서 바이스 미디어 곳곳에서 종횡무진 활약 하는 셰인 스미스의 존재감도 이때 더욱 선명 해진다. 바이스 미디어의 노력이 얼마나 치열 하고 성공적이었는지는 2005년 개빈 맥긴스 가 밝힌 매출 구조를 보면 알 수 있다. 바이스 미디어는 잡지 45%, 리테일 숍 7%, 출판 부문 8%, 영화 10%, TV 제휴 10%, 레코드 레이블 20% 등의 매출 비율을 갖춰 종이 기반 무가지 [사진1] 다큐멘터리 ‘바그다드의 헤비메탈’ 초반부 수루시 앨비가 방탄복을 착용하는 장면.8 이 다큐멘터리에는 바이스 미디어의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로서의 정체성에서 벗어나 점점 종합 미디어 수루시 앨비가 직접 출연한다.

086 신문과방송 05 2016 바이스 미디어는 철저하게 1인칭 시점을 취한다. 기자는 언제나 긴박하고 민감한 현장 깊숙이 들어가 카메라 즉, 오디언스를 향해 눈을 맞추며 말을 건넨다. 판단은 콘텐츠를 경험하는 오디언스가 내리면 된다고 생각한다.

의 콘텐츠 개성과 역량을 제대로 보여주는 사례였다. 디어 고유의 콘텐츠다. 섹스, 범죄 등을 뜻하는 바이 이 작품은 토론토와 베를린 영화제 등에서 성황리에 스(vice)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섹스, 마약, 폭력, 전 상영됐고 3개 부문에 걸쳐 상을 받기도 했다.7 바이 쟁을 소재로 다룬다는 것도 특징이지만 그것이 다 스 미디어가 이제 더는 종이잡지 미디어가 아닌, 경 가 아니다. 바이스 미디어는 이러한 소재를 다룰 때 쟁력 있는 동영상 전문 미디어임을 객관적 으로 입증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기업 가치 무려 45억 달러 이후 바이스 미디어는 2011년부터 세 군데 투자자로부터 네 차례에 걸쳐 5억 8,000만 달러를 투자받는 것으로 그 가 치를 도도하게 유지하고 있다.9 이 중 최 대 규모는 2015년 A&E네트워크로부터 투자받은 2억 5,000만 달러인데, 당시 바 이스 미디어의 기업 가치는 25억 달러 였다.10 워싱턴포스트 인수 가격(2.5억 달 러)의 10배, 파이낸셜타임스 인수 가격 (13억 달러)의 약 2배에 해당하는 금액 이다. 참고로 가장 최근 바이스 미디어의 기업 가치는 약 42~45억 달러 규모다.11 정부 지원금으로 시작한 바이스 미디 어가 40억 달러 넘게 가치를 평가받을 정 도로 성공한 비결은 무엇일까. 가장 핵심 [사진2] ‘이슬람 국가’ 동영상과 유튜브 시청 통계.13 일별 조회수 그래프를 보면 동영상 공개 이후 지속해서 소비됨은 물론 최근에 이르러서도 콘텐츠 소비량이 증가한 시점이 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바이스 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통계는 2016.4.23. 기준).

미디어 포럼 087 철저하게 1인칭 시점을 취한다. 기자는 언제나 긴박 영상 콘텐츠의 전부는 아니다. 공동 창업자인 셰인 하고 민감한 현장 깊숙이 들어가 카메라 즉, 오디언 스미스는 일찍부터 ‘프리미엄 동영상 콘텐츠’에 관 스를 향해 눈을 맞추며 말을 건넨다. 판단은 콘텐츠 한 집착을 보여왔다. 그래서 바이스 미디어의 구성 를 경험하는 오디언스가 내리면 된다고 생각한다. 원들은 다양한 프리미엄 콘텐츠 제작에 총력을 기 2014년 영국의 프리랜서 기자 메디안 다이리에가 울인다. “온라인용으로 만드는 콘텐츠는 텔레비전 이슬람국가(IS) 대원 몇 명과 3주 동안 동행하며 제 용만큼이나 훌륭해야 한다”14는 게 바이스 미디어 작한 5부작 다큐멘터리 ‘이슬람 국가(The Islamic 의 기준이다. 이러한 고품질 콘텐츠에 대한 고집은 State)’는 바이스 미디어다운 콘텐츠가 무엇인지 단 바이스 미디어의 콘텐츠를 인터넷, 모바일, 케이블, 박에 보여준다. 이 다큐멘터리는 유튜브에서 누적 지상파 등 어떤 플랫폼에도 적용할 수 있게 했다. 미 조회수 1,000만회를 넘겼고 누적 시청 시간은 278년 국 유료방송 채널인 HBO와 2018년까지 특집 콘텐 (1억 4,600시간)에 달한다. 댓글 또한 3만 개 가까이 츠를 32편 방영하기로 계약한 결과도 거저 얻은 게 되는데 이를 통해 “콘텐츠를 주고 해석할 여지는 남 아니었다. 긴다”12는 바이스 미디어의 전략이 잘 작동한다는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다양한 매출 것을 알 수 있다. 원 확보와 멀티 플랫폼 운영은 2016년 현재까지 물론 소재와 시점의 독특함이 바이스 미디어 동 도 바이스 미디어의 변치 않는 전략이다. 바이스

[그림] 바이스 미디어의 버티컬 채널과 플랫폼 가상화 전략

* 가장 안쪽은 바이스 미디어의 각 채널 브랜드이며 그 밖은 각 채널과 연결된 파트너사들이다. 가장 바깥쪽은 각 채널 브랜드가 어떤 사람을 다루고 대상으로 하는지 적혀 있다.17

088 신문과방송 05 2016 미디어는 바이스닷컴을 포함 총 12개의 버티컬 채 “조직 자체를 뜯어내야 한다. 전혀 다른 방식으 널을 운영 중이다. 뉴스부터 시작해 기술(마더보 로 일해야 하고 TV나 광고, 영화 쪽에서 일한 경험 드 Motherboard), 여행과 음식(먼치즈 Munchies), 패 이 전혀 없는 사람을 채용해야 하며 학교를 갓 졸 션(I-D), 여성 문화(브로들리 Broadly), 남성 스타일 업한 사람들,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제대로 이해하 (멘스 럭셔리 & 스타일 Men’s Luxury & Style), 익스트 지 못하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중략) 내가 이 모든 림 스포츠(파이트랜드 ) 등에 이르기까지 걸 이야기하는 이유는, 그러니까 내 비결을 누설하 18~34세 젊은이가 관심 두는 영역을 최대한 집중 는 이유는 그렇게 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 공략한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버티컬 채널이 분리 이다.”18 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채널 특화를 충분히 이루되 1 David Sax, ‘The Vice guide to sex, drugs and profit’, Canadian 필요하다면 하나의 플랫폼처럼 작동하도록 하는 게 Business, 2006. 2. 27., http://www.canadianbusiness.com/ business-strategy/the-vice-guide-to-sex-drugs-and-profit 바이스 미디어의 핵심 전략이다[그림 참조]. 이러한 (accessed 2016. 4) b) Jana Gioia Baurmann, ‘Me, Myself and Vice’, Zeit Online, 2015. 10. 1., http://www.zeit.de/2015/38/ 디지털 동영상 상품은 바이스 미디어 전체 상품의 vice-medien-konzern-aufstieg (accessed 2016. 4.) 약 80%를 차지한다. 여기에 브랜드와 상품 전략 조 2 인터넷 위크 뉴욕 2014, 수루시 앨비가 라비 소마야와 가진 인터뷰, https://youtu.be/olr3WrG99wU (accessed 2016. 4.) 직인 버추(Virtue)도 눈여겨 볼 곳이다. 버추는 현재 3 Dylan Stableford, ‘Head in Vice’, Folio, 2005. 3., p.37. 나이키, 보다폰, 델, 노스페이스 등을 클라이언트로 4 David Sax. 앞의 책. 5 루시 큉(2015). 디지털 뉴스의 혁신(Innovators in Digital News). 15 두고 있다. 물론 바이스 북스, 바이스 레코드 등과 한운희·나윤희 역. 서울:한국언론진흥재단. p.131. 같은 고전적인 사업 영역도 여전히 존재한다. 바이 6 2011년 Viceland.com과 VBS.TV는 voce.com으로 통합됐다. 7 Jana Gioia Baurmann, 앞의 책. 스 미디어의 시작인 잡지 역시 여전히 발간 중인데, 8 Heavy Metal in , http://www.vice.com/video/heavy- 매출의 5%만 차지할 뿐이다.16 바이스 미디어는 누 metal-in-baghdad-feature (accessed 2016. 4.) 9 루시 큉. 앞의 책. p.126. 가 봐도 디지털 미디어 기업이다. 10 Keach Hagey, ‘ Gets Channel on A+E Networks’, Wall Street Journal, 2015. 11. 3., http://www.wsj.com/articles/ vice-media-gets-channel-on-a-e-networks-1446587019 바이스 미디어만 할 수 있는 일 (accessed 2016. 4.) 11 Graham Winfrey, ‘How Vice grew to a $4 billion media 언더그라운드 무가지에서 거대한 디지털 미디어로 powerhouse this year’, Inc., 2015. 11. 18., http://www.inc. 진화에 성공한 바이스 미디어는 다른 곳에서 쉽게 com/graham-winfrey/vice-media-2015-company-of-the- year-nominee.html (accessed 2016. 4.) 모방할 수 없는 시점과 목소리를 지니고 있다. 그뿐 12 Jana Gioia Baurmann, 앞의 책. 13 The Islamic State, https://youtu.be/AUjHb4C7b94 (accessed 만 아니라 이러한 자신만의 특질을 지키고 성장시 2016. 4.) 킬 수 있는 튼튼한 뼈대(버티컬 채널과 플랫폼)도 다 14 루시 큉. 앞의 책. p.132. 15 루시 큉. 앞의 책. p.130. 져나가고 있다. 무엇이 바이스 미디어를 이렇게 만 16 Edwin Smith, ’How Vice is leading a change in the media 들었을까? 어떻게 하면 바이스 미디어의 장점을 잘 guard’, Telegraph, 2013. 11. 16., http://www.telegraph. co.uk/finance/newsbysector/mediatechnologyandtelecoms/ 흡수해 우리도 진화할 수 있을까? 셰인 스미스의 media/10454237/How-Vice-is-leading-a-change-in-the- media-guard.html (accessed 2016. 4.) 말에서 곱씹으며 실마리를 찾아보는 것도 한 방법 17 바이스 디지털. 미디어 키트. 2016. 1. 이다. 18 루시 큉. 앞의 책. p.125.

미디어 포럼 089 미디어 포럼 | 해외 미디어 보고서 들춰보기 2

미 API ‘저널리즘의 숨은 문제 해결하기: 형편없는 애널리틱스’ 새로운 데이터 분석틀 ‘관심 지수’ 개발 소개

류동협 미 콜로라도대 언론학 박사

고 시도하는 사람이 미국언론연구소(API, American Press Institute) 소장 톰 로젠스틸이다. 이 글은 그가 쓴 보고서 <저널리즘의 숨은 문제 해결하기: 형편없 는 애널리틱스(Solving journalism’s hidden problem: Terrible Analytics)>의 내용을 소개하고 시사하는 바 가 무엇인지 살펴보려고 한다.

믿을 수 없는 데이터 이 보고서는 지난 2년간 55개 언론사에 실린 40만 건의 기사를 분석해서 얻은 결과이다. 이 분석을 하 미국언론연구소 톰 로젠스틸 소장. 기 전에 기존 데이터 구조를 철저하게 고찰하는 과 조회수가 높은 기사가 과연 좋은 기사일까? 사이 정을 거쳤다. 이미 디지털 시대가 전개된 지 한참 트 방문자 숫자를 과연 믿을 수 있을까? 조회수, 방 이 지났지만 우리는 초기에 만든 데이터와 분석틀 문자 수 같은 통상적인 통계를 어디까지 믿어야 할 을 무비판적으로 가져와서 쓰고 있다. 예를 들어, 사 지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생 이트의 방문자를 각기 다른 사람으로 볼 수 있을지 각에서 시작해서 새로운 통계와 데이터를 만들고 도 의문이다. 현재의 애널리틱스는 똑같은 사람이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저널리즘 모델을 만들려 스마트폰, 태블릿, 컴퓨터로 뉴스 사이트에 접속하

090 신문과방송 05 2016 디지털 시대가 전개된 지 한참 지났지만 우리는 초기에 만든 데이터와 분석틀을 무비판적으로 쓰고 있다. 단순히 기사의 조회수가 높다고 해서 성공한 저널리즘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그것만으로 수용자가 그 기사를 좋게 보는지, 짜증을 느끼는지도 알 수가 없다.

더라도 세 명의 다른 사람으로 계산할 수 있다. 동일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층위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한 사람을 중복 계산할 여지가 있다. 게다가 그 사람 데이터 분석틀을 새롭게 짜기 위해서 저널리즘 관 이 인터넷 쿠키를 삭제하고 들어온다면 전혀 새로 점에서 근본적 질문을 이제 던져봐야 한다. 기사가 운 사람으로 인식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 그리 다루는 이야기는 무엇인가? 어떤 기사를 쓰기 위해 고 단순히 기사의 조회수가 높다고 해서 성공한 저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가? 수용자가 특정한 뉴 널리즘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그것만으로 수용자 스에 관심을 갖는 지점은 무엇인가? 사람들은 왜 그 가 그 기사를 좋게 보는지, 아니면 짜증을 느끼는지 기사를 읽어야 하나? 이런 질문에 답하면서 기사를 도 알 수가 없다. 쓰고 그것을 바탕으로 데이터로 재구조화시키는 과 인터넷 화면으로 기사를 보면 집중력과 인내심 정이 요구된다. 이는 장기적으로 무슨 기사를 써야 이 떨어져서 깊이 있는 사고를 하지 못한다는 연구 하고, 어떻게 수용자가 기사에 관심을 가지는지를 가 있다.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저스틴 비버 같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은 연예인 기사나 도널드 트럼프 헤어스타일의 비 밀 7가지 등 리스트를 정리한 기사를 더 많이 클릭 새 애널리틱스 ‘관심 지수’ 개발 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경향은 주로 컴 언론사마다 기사를 주제별로 분류하는 체계가 있지 퓨터로 작업하는 상황에 초점을 맞춰서 만들어진 만 그걸로 충분하지 않다. 기사를 쓰게 된 계기나 방 것이라서, 스마트폰으로 책도 읽고 방송도 보는 요 식을 기준으로 나누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기자가 즘 환경에는 맞지 않는다. 사람들이 스크롤 하면서 독창적 아이디어로 쓴 기획 기사인가? 속보를 단지 자세히 읽는 기사는 어떤 것이며, 소셜 미디어에 공 업데이트한 기사인가? 기사 스타일의 객관성을 유 유를 많이 하는 기사는 어떤 것인지 등을 고려한 새 지한 전통적 기사인가 아니면 보다 주관적 의견이 로운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들어간 기사인가? 기사가 오디오나 사진 같은 비서 낡은 데이터를 가지고 수용자를 파악하기에 세 사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가? 기사가 소셜 미디 상은 너무도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지역언론사가 어에 얼마나 특화되어 있는가? 이런 새로운 층위의 페이스북이나 버즈피드 같은 첨단 데이터 중심 사 태그를 활용하면 기존의 데이터도 얼마든지 저널리 이트와 경쟁해서 살아남으려면 수용자를 더욱 잘 즘의 요소를 고려한 데이터로 변환시킬 수 있다. 단

미디어 포럼 091 한 것은 기존의 데이터 측정을 보완하고 수용자 조사를 결합해 만든 새로운 애널리틱스이다. 이 보고서의 연구팀은 55개 언론사와 협력 해서 태깅 앱을 통해 기사의 데이터를 정교하 게 다듬고 고쳐왔다. 언론사들이 성공적인 기 사에 집중하면서 지난 2년간 새로운 도전을 시 도해왔다. 다양한 가설과 이론을 검증하면서 데이터 분석의 정확도를 높여왔지만 언론사 마다 다른 결과를 도출했다. 이러한 점을 보완 하기 위해 미국언론연구소는 보편적으로 쓸 수 있는 관심 지수(Engagement Index)를 개발 했다. 이는 조회수에 35%, 기사 읽는 시간에 40%, 소셜 미디어 공유 수치에 25%의 가중치 를 준 후에 계산한 지수이다. 각각의 요소는 기 존 통계의 약점을 보강하기 위해 수용자 조사 로 얻은 데이터를 고려해서 변형했다.

<저널리즘의 숨은 문제 해결하기: 형편없는 애널리틱스(Solving journalism’s 수용자의 관심을 받는 기사 hidden problem: Terrible Analytics)> 보고서. 이 보고서가 밝힌 가장 주목할 만한 결과는 기 순히 조회수만 가지고 기사를 평가하는 것은 바람 획 취재 기사가 다른 기사보다 무려 48%나 높은 관 직하지 않다. 뉴스의 주제가 무엇인가에 따라서 스 심을 받았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기획 취재 기사 타일을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는 다른 기사에 비해 83%나 많은 조회수를 얻었고, 수용자들이 모든 주제에 대해 동등한 양의 기사 기사를 읽는 시간의 양이 39% 이상 더 많았으며, 소 를 읽지는 않을 것이다. 수질의 문제를 다룬 기사와 셜 미디어 공유 횟수 측면에서는 무려 109%보다 높 스포츠 결승전에 관해 쓴 기사의 조회수는 다를 수밖 았다. 이는 디지털 시대에 긴 기사가 주목받지 못할 에 없다. 저널리즘의 책임감을 고려한다면 조회수가 것이라는 예상을 빗나가는 결과이다. 문제는 기획 높은 기사만 쓸 수는 없다. 그리고 기사로 많이 내보 취재 기사는 전체 기사에 차지하는 비율이 1%밖에 낸다고 반드시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잘 짜여진 데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획 취재 기사를 쓰기 위해 이터를 활용하는 언론사는 많은 기사로 쓰지 않더라 서는 엄청난 자원과 시간이 투자되어야 하니 당연 도 충분히 효과적일 수 있다. 톰 로젠스틸은 효과적 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기획 취재 기사도 스마트폰 인 데이터를 구축하기 위해서 국내총생산(GDP)이 중심의 환경에서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대부분 나 소비자물가지수 같은 척도를 개발했다. 그가 제시 의 사람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이런 기사를 보게

092 신문과방송 05 2016 되는데, 홈페이지 개념이 사라지고 독자적인 기사 는 바는 저널리즘의 본질을 지키면서도 기사의 내 만 접하게 된다. 하나의 기사에 모든 정보를 집어넣 용이나 형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에 참 고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 수용자에게 다가가는 것 여한 많은 지역언론사도 커뮤니티에 특화된 내용으 은 비효율적이 됐다. 뉴욕타임스가 하는 방식처럼 로 더 많은 방문자와 트래픽을 끌어올 수 있었다. 예 긴 기획 기사를 헤드라인, 그래픽, 동영상 등으로 나 를 들어, 플로리다의 한 신문사는 환경 문제에 특화 눠서 포인트가 되는 것을 강조하는 게 더욱 효과적 된 기사를 늘리면서 조회수가 121% 증가했다. 지역 이다. 의 독자와 관심사를 잘 파악해 기사로 반영하고 새 이 연구를 통해 얻은 두 번째 결과는 사람들은 로운 애널리틱스에 따라서 꾸준히 관찰해서 얻은 긴 기사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흔히 디지털 시대에 성공적인 사례다. 사람들이 짧은 기사만 선호할 것이라는 통념은 사 실이 아니었다. 평균 1,200자 정도의 긴 기사에 관 독립된 애널리틱스 구축의 희망 한 관심 지수가 23%나 높게 나왔다. 사람들은 잘 쓴 이 글은 오래전에 개발된 데이터 수집 방법이 가지 기사라면 길이에 상관없이 관심을 가지고 보는 경 고 있는 난점을 지적하고 그것을 비판적으로 해석 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은 데스크톱 컴퓨터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새로운 모델의 애널리틱스 보다 스마트폰에서 긴 기사에 더 관대하게 시간을 는 소극적으로 데이터를 받아들이는 방식을 벗어나 할애하고 있었다. 저널리스트들이 나서서 다양한 실험을 하면서 적극 사진이 들어간 기사는 19% 정도 관심도를 올 적으로 데이터를 만들어 보기를 권유하고 있다. 스 려주는 효과가 있었다. 사진이 2장 이상이 되면 관 마트폰이 가져온 변화를 수용자들이 어떻게 받아들 심도가 43% 증가했다. 사진의 효과는 기사의 주제 이는지 심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저널리즘적 가 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났다. 정부 관련 기사에 대한 치를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수용자의 관심을 잡아둘 관심도는 75%로 크게 증가했고, 스포츠 기사에 대 방법이 있다는 것을 이 보고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 한 관심도는 43% 높아졌지만, 음식이나 식당 기사 었다. 지난 2년간 이 연구의 새로운 실험으로 알게 는 흥미롭게도 크게 달라지는 게 없는 것으로 드러 된 통찰도 상당하지만 장기적으로 얼마나 더 많은 났다. 오디오나 비디오도 대체로 비슷하게 36% 정 성과를 가져올지도 미지수다. 도 관심도를 올려주었다. 특히, 오디오나 비디오는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애널리틱스에 중간에 광고를 넣어서 언론사 수익에 기여할 수 있 만족해서는 안 된다. 그 모델은 처음부터 저널리즘 으므로 주의 깊게 살펴야 할 내용이다. 관점을 고려해 만든 데이터가 아니기 때문이다. 미 기사의 패턴을 파악하는 앱을 개발하고 의미 있 래의 저널리즘은 양질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용자 는 결과를 얻기까지 1년 이상의 시간이 투입됐다. 와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느냐에 따라서 운명이 갈 그리고 여기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사를 수 릴 것이다. 저널리즘의 전반적 환경을 고려한 독립 정하고 어떤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는데도 상당한 된 애널리틱스가 저널리즘의 위기에서 구해줄 실마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이 실험의 결과가 시사하 리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미디어 포럼 093 미디어 포럼 | 광복 70년, 방송기자 탄생 70년 기획 시리즈 17

1960년대까지 입사한 방송기자들의 저술서 탐구 방송 보도론에서 기념 문집 학술서까지 다양

김성호 광운대 객원 교수·국가인적자원개발센터장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고 단행본을 내는 방송기자들이 있다. 이러한 부류의 기자들은 직무 나 보직의 변동에 따라 그 틈새를 나름대로 활용하 는 경우일 것이고, 업무와 저술 작업을 함께 하는 것 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용이한 일은 결코 아니다. 저 술서를 출간한 기자야말로 남다른 용기와 노력을 투자한 대견한 저널리스트이다. 이번 호에서는 한국 방송 사료의 발굴 및 전승 차원에서 방송기자들이 펴낸 단행본을 탐색해 정리 신상현이 펴낸 두 권의 저술서 <방송보도론>과 <방송문장론> 표지. / 사진 해 보려고 한다. 수록 범위는 1945년부터 1960년대 출처: 저자가 증정한 필자의 소장본 촬영 까지 기간에 방송기자가 된 이들을 중심으로 설정 방송기자는 ‘시간의 노예’라고 일컬을 만큼 분초 했다. 수록 범위를 위와 같이 설정한 것은 한국 방송 를 다투는 역동적인 직업군이다. 방송 뉴스를 제작 기자 역사상 초창기 인물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할 때 신문과 달리 취재 장비를 동원하여 영상과 음 는 필자 나름의 생각에서 비롯된 것일 뿐만 아니라 성을 합성시켜야 하는 등 그 메커니즘이 복잡하기 자칫 사료가 일실될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이 기간 때문이다. 따라서 방송기자는 시간에 얽매여 살아 동안 출간된 단행본은 대체로 방송 보도 및 방송기 가는 터라 저술 작업을 심도 있게 할 만한 여유가 자에 대한 가이드라인이거나 기념 문집, 추모 문집

094 신문과방송 05 2016 방송기자는 시간에 얽매여 살아가는 터라 저술 작업을 심도 있게 할 만한 여유가 없다. 업무와 저술 작업을 함께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용이한 일은 결코 아니다. 저술서를 출간한 기자야말로 남다른 용기와 노력을 투자한 대견한 저널리스트이다.

등이다. 아울러 방송기자 출신의 대학교수가 내놓 신상현은 1933년생으로 고려대 영문학과를 졸 은 저널리즘 분야의 학술 저서도 있다. 이들 저술서 업하고 1957년 서울신문사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 는 요즘 횡행하는 취재 후일담을 묶어서 출간하거 했다. 그는 1963년 동아방송 기자로 스카우트되어 나 정계 입문용으로 포장하는 단행본과는 사뭇 대 방송뉴스2부 차장·부장, 사회문화부장 등을 거쳐 조가 된다. 이 탐구는 우선 필자가 1970년대 후반부 주일 특파원으로 도쿄 지사에 근무한 뒤에 부국장 터 펴낸 한국 방송 문헌색인 관련 책자1를 활용하면 대우 시절인 1980년 언론통폐합 과정에서 KBS로 서 후속 조사 작업을 통해 보완했다. 이적되어 보도담당 방송위원, 방송심의위원 등으 로 근무하다가 정년퇴직했다.3 그는 KBS 재직 중인 방송 근대화에 기여한 신상현의 <방송보도론> 1986년에 500페이지 분량의 <방송문장론>(전예원) 방송 보도에 관련된 전문서로는 신상현이 펴낸 <방 도 펴낸 바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나쁜 문장론’ ‘말 송보도론>이 그 시기로나 내용으로 볼 때 단연 돋 의 경제론’ 등 새로운 용어와 시각을 제안하면서 방 보인다. 이 책이 출간된 1970년대 초는 동아일보 소 송 문장 및 언어의 질적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유의 동아방송(DBS), 중앙매스콤 산하의 동양방송 ‘방송문장의 실제’ 편에서는 리포트나 중계방송을 (TBC), 서울 상업 민방의 효시인 문화방송(MBC) 등 하면서 실천해야 할 바른 요령 및 유의 사항을 상세 의 방송 매체들이 보도 분야에서 신문 매체를 따라 히 예시하기도 했다.4 잡으려고 치열하게 각축전을 벌이던 시기였다. 저 (범한서적, 1987)은 번역서 자는 이 책의 부제를 ‘뉴스를 쓰는 요령과 실제’라고 로서 유의미한 단행본이다. 이 책은 제1장 ‘텔레비 압축된 키워드로 제시했는데, 추천사(동아방송국장 전 뉴스란 무엇인가’에서 제16장 ‘화술과 화장술이 김상기)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책은 방송 보도의 교과 좋아야 뉴스가 산다’까지 300쪽 분량으로 구성되어 서로서 ‘방송의 근대화’에 기여한 저술이라 할 수 있 있다. 이 책의 역자인 이영익은 1939년생으로 연세 을 것이다. 동아일보 편집국장과 주필을 역임한 천 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64년 1월 문화방송 관우가 감수자로 명시된 이 책은 제1부 방송 뉴스를 공채 기자 2기로 입사하여 정치·경제·사회·편집 쓰는 요령, 제2부 방송 뉴스 문장의 실제, 제3부 녹 부 부장 등을 거쳐 홍보조사실장, 방송연구소장, 도 음의 실제 등 3부로 구성되어 있다.2 쿄지사장 등을 지낸 후 강릉·춘천 문화방송 사장을

미디어 포럼 095 했다. 현장에 나가서 만든 취재 노트는 하나도 빠뜨 리지 않고 가지고 돌아왔다. 취재 노트는 앞으로 내 가 쓸 ‘특파원 24시’의 중요한 원고가 될 것으로 생 각했기 때문이다”라고 단행본 발간에 따른 일화도 밝히고 있다.7 이 책은 ‘제1부 내가 만난 일본인들’ 부터 ‘제7부 취재수첩’까지 총 7부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 정용석은 1943년생으로 연세대 영문학과 를 졸업하고 동화통신 정치부 기자를 거쳐 1973년 KBS로 이적하여 외신부·정치부 기자로 활동하다

1987년에 발간된 이영익의 번역서 과 KBS 도쿄 1979년 정치부 차장 시절 도쿄 특파원으로 파견되 특파원 시절의 체험을 기록한 정용석의 <특파원24시> 표지. / 사진 출처: 필자 소장본 촬영 어 1986년 본사로 복귀하기 전까지 7년간 근무했다. 그는 특집부장, 런던 지국장, 국제부장, 취재주간 등 역임했다.5 그는 서울언론재단의 후원을 받아 1년 을 거친 후 1996년 4월 도쿄 지국장으로 발령받아 간 미국의 브리검영대학과 그 대학 재단이 운영하 3년 남짓 활동했는데, 다시 본사로 돌아와 국장급 는 KBYU(미국 PBS의 가맹국)에서 객원 연구원으 해설위원으로 있다 퇴직한 후 지금은 분당FM을 설 로 연구하며 출간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번역 립하여 대표이사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8 서의 머리말에서 역자는 “이 책의 저자들인 린 패커 그 밖에도 이러한 종류의 취재 후기를 책으로 (Lynn Packer) 교수와 톰 그리피스(Tom Griffiths) 교 묶어낸 기자들이 상당히 많다. 한 가지 사례를 더 수를 BY대학교에서 접할 기회를 갖고 많은 영향을 들어보면 한국 최초의 스포츠 방송기자인 조동표 받아, 이들이 공저한 을 완역하게 됐다”라고 전제하고 “이 분 성을 뒤로 하고>, <마라톤은 살아있다>, <96년만의 야에 전문서적이 없는 우리나라 방송계에 참고가 덩크슛> 등이다.9 1987년 일조각에서 펴낸 <함성을 되리라 믿고 변역을 결심했다”라고 그 계기를 밝히 뒤로 하고>는 체육기자 생활 30년을 회고하는 내용 고 있다.6 으로 86아시안게임을 치르고 대망의 88서울올림픽 을 대비한 저술서이다. 취재 후일담 출판 많아 지면의 여유가 없어 관련 단행본들을 다 다루지 정용석은 <특파원 24시>를 1987년 한국방송사업단 못해 저술 출간 저자들로부터 질책의 소지를 남겨 에서 펴냈다. 이 책은 ‘동경 취재 7년간의 체험적 일 안타깝다. 기자 직종의 후학들이 차후 관련 전문지 본론’과 ‘일본,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부제에서 에 상세하게 정리해 주길 간구한다. 그런 가운데에 볼 수 있듯이 KBS 도쿄 특파원 시절의 체험을 기 서도 노영일의 <숨어있는 영화, 살아있는 영화>는 록한 것이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나는 서울 본사 이색적인 단행본이라 잠깐 언급하고자 한다. 저자 에 송고한 기사와 리포트 원고를 노트에 모두 기록 가 원주MBC 사장 시절인 1995년에 출간한 이 책은

096 신문과방송 05 2016 2차 대전 이후의 대표적 영화들을 골라 작품 배경, 어 있다.13 우석호(1940~2013)의 추모 문집 <함께라 줄거리 등을 작품 사진과 함께 소개했다. 저자 노영 서 고마웠습니다>는 2014년 그의 1주기를 맞아 발 일은 1938년생으로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간됐는데, 방송기자 선후배들이 프레스센터에서 출 1964년 문화방송 2기 공채기자로 입사하여 여러 부 간 기념회를 열었다. 우석호는 1968년 동양방송 기 서의 데스크(부장)를 거쳐 보도국장, 보도이사 등을 자로 입사해 1980년 KBS로 옮겨와 경제부장, 방송 역임했으며 유럽 특파원, 워싱턴 지사장 등으로 활 심의실장, 보도국장 등을 지내다 1990년 SBS 개국 약하기도 했다.10 당시 보도담당 이사로 스카우트되어 근무하면서 상 기념 문집 단행본으로는 이덕근(1917~2007)의 무이사 등으로 승격되기도 했다. <산 있고 물 있고>가 있는데, 부제에도 나타나 있듯 방송기자 출신 대학교수가 펴낸 저널리즘 분야 이 이 책은 저자의 고희(1986)를 맞아 그의 아들· 학술 저서도 있다. 그 대표적인 단행본으로 이민웅 딸·사위 등이 아버지에 대한 지극한 존경의 마음에 의 <한국 TV저널리즘의 이해>를 들 수 있다. 저자는 서 펴낸 책이다.11 그는 1943년 경성방송국에 입사 1968년 MBC 기자로 입사해 활동하다 미국 유학을 하여 근무하다가 해방이 되자 뉴스 편집 일을 주관 떠나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귀국해 한양대 신문방송 하면서 뉴스 편집 요강을 만들었고, 1960년대 중반 학과 교수로 봉직했다. 에 한국 최초로 방송학 교수(서라벌예술대 방송과)가 끝으로 방송기자 생활을 거쳐 정관계에 입문한 됐다.12 한편 전응덕(1932~ )은 2002년에 <이 사람 앵커 및 고위직 인사들이 펴낸 저술서는 지면의 제 아 목에 힘을 빼게>(중앙M&B)를 펴냈다. 이 책은 저 한상 차후 작업으로 미룰 수밖에 없음을 밝힌다. 앞 자가 부제에서 밝혔듯이 방송, 신문에서 광고까지 에서도 언급했지만 후학들이 그 기준과 범위도 합 1인 3역의 역정 50년을 기린 단행본이다. 그는 우리 리적으로 설정하여 재탐구하기를 바란다. 나라 최초의 민간방송 보도책임자로 문화방송과 동 양방송 등에서 보도과장·부장·국장 등을 역임하 기도 했는데, 방송계를 떠난 후에는 광고인으로까 1 필자는 1978년 <한국방송관계문헌색인> 단행본을 출간한 후 1999년 지 활동 지평을 넓혔다. 개정증보4판(1925~1997)을 나남출판에서 신국판형으로 542페이지 가량 분량으로 출간한 바 있다. 2 신상현(1972), 방송보도론, 아이템플・한국문제은행, pp.6~11. 이정석, 우석호 추모 문집 3 김성호(2014), 한국 방송기자 통사, 21세기북스, pp.165~166. 4 신상현(1986), 방송문장론, 전예원, pp.9~13. 추모 문집으로는 이정석(1932~2008)의 <거인의 작 5 김성호, 앞의 책, p.129. 은 이야기-호암 이정석 추모 문집>이 있다. 이 단행 6 이영익 옮김(1987), TV뉴스와 그 현장, 범한서적(주), 머리말. 본은 그가 별세한 다음 해인 2009년에 그의 방송 선 7 정용석(1987), 특파원 24시, 한국방송사업단, 머리말. 8 한국언론재단(2008), 한국언론인물사전-1983~2009-, p.1301. 후배들이 추모문집편찬위원회(위원장 강인섭)를 조 9 네이버 사이트 ‘조동표’ 참조. 직하여 유가족의 도움을 받아 펴낸 문집이다. 그에 10 김성호, 앞의 책, p.129. 11 이덕근(1986), 산 있고 물 있고, 호서문화사. 관하여는 필자가 출간한 관련 단행본에 ‘방송 저널 12 김성호(2013), 한국 아나운서 통사, 나남출판, pp.251~256. 리즘의 초석을 다진 고품격 기자’로 상세히 기록되 13 김성호(2014), 한국 방송기자 통사, 21세기북스, pp.208~215.

미디어 포럼 097 미디어 포럼 | 세상을 바꾼 보도 16

‘파나마 페이퍼스’ ‘버진아일랜드’ 보도 국제 공조 취재로 새로운 언론의 지평 열어

이규연 탐사저널리스트·JTBC 탐사기획국장

보도 개요 이슬란드 총리가 2016년 4월 5일 사임했다. 1. 제목: 파나마 페이퍼스, 버진아일랜드 국내도 충격의 무풍지대는 아니었다. 국내 공조 2. 매체: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외 전 세계 언론 취재에는 인터넷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참여했다. 3. 작성자: 100여 명의 전 세계 언론인 아모레퍼시픽 창업주의 자녀들이 조세회피처에 유 4. 최초 보도시점: 2016년 4월, 2013년 4월 령회사(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정황이 포착됐다. 5. 홈페이지: https://panamapapers.icij.org/ 태평양개발 회장이 2004년 9월 조세회피처인 영국 령 버진아일랜드에 ‘워터마크 캐피털’이라는 페이 2016년 4월 ‘제2차 조세회피처’ 충격이 지구촌에 몰 퍼컴퍼니를 설립했다는 것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 아쳤다. 이른바 ‘파나마 페이퍼스’ 사건이었다. 미국 의 장남인 노재헌 씨 역시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 워싱턴에 본부를 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컴퍼니를 세운 정황이 드러났다. 사이트를 시작으로 전 세계 20여 개의 언론들은 조 세회피 정황이 있는 유명인사의 명단을 일제히 공 국제 취재 공조의 힘 개했다. 명단에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 시진 사건은 중미 파나마의 최대 로펌인 ‘모색 폰세카’에 핑 중국 국가주석의 매형, 캐머런 영국 총리의 아버 서 내부문서(1977~2015년)가 유출되면서 시작됐다. 지 같은 세계 지도자의 주변 인사가 포함돼 있었다. 이 로펌은 버진아일랜드 등지의 조세회피처에 유령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 영화배우 성룡 같은 유명인 회사를 만들어 신분을 숨긴 채 재산을 은닉할 수 있 의 이름도 들어 있었다. 특히 이 폭로의 영향으로 아 도록 도와줬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30여 년간의

098 신문과방송 05 2016 쥐트도이체차이퉁 기자의 취재원 보호는 인상적이다. 기자와 제보자는 암호 처리된 채널을 매번 새로 만들어 연락을 주고받는다. 기자는 정보원의 신원을 보호하기 위해 그와 대화를 나눴던 핸드폰과 노트북의 하드 드라이브도 파괴한다.

방대한 데이터가 폭로된 것이다. 확인 취재 과정에서 조세회피 관계자에게서 협박을 발단은 한 익명의 제보자가 독일 일간지 쥐트도 받기도 한다. 이체차이퉁에 정보를 넘겨주면서 벌어진다. 이 과 흥미로운 점이 또 하나 있다면 국제탐사보도언 정에서 보여준 쥐트도이체차이퉁 기자의 취재원 보 론인협회가 자체 인터넷 사이트에서 보여준 인터랙 호는 인상적이다. 2014년 말, 기자는 익명의 정보원 티브 그래픽이다. 초등학생들도 이해할 수 있는 쉬 에게서 파나마 로펌의 행적을 담은 약간의 데이터 운 영상과 언어로 구축됐다. 이 단체는 페이퍼컴퍼 를 받게 된다. 정보원은 자료를 폭로하게 되면 자신 니 산업이 무엇이고, 왜 문제가 있는지 친절하게 설 의 목숨이 위험에 처하게 된다고 호소한다. 기자와 명하는 동영상을 제작했다. 페이퍼컴퍼니를 만들고 제보자는 암호 처리된 채널을 매번 새로 만들어 연 재산을 은닉하는 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 락을 주고받는다. 그때마다 이전의 대화 내용은 서 주는 시뮬레이션도 만들었다. 로 삭제한다. 이런 접선 과정을 수없이 거쳐 1,000만 개 이상의 문서가 정보원에서 기자에게 넘어간다. 국경 넘어가는 범죄·비리 기자는 정보원의 신원을 보호하기 위해 그와 대화 이보다 앞선 2013년 4월, 제1차 조세회피처 충격 를 나눴던 핸드폰과 노트북의 하드 드라이브도 파 이 있었다. 이른바 ‘버진아일랜드 조세회피 파문’이 괴한다. 었다. 당시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는 “지난 30년 이렇게 언론에 넘어간 자료는 한 신문사가 모두 간 최소 12만 개의 페이퍼컴퍼니가 설립됐고 170개 분석하기 어려운 분량이었다. 쥐트도이체차이퉁은 국 약 14만 명이 유령회사와 거래한 것으로 드러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에 공조를 요청한다. 이에 났다”고 폭로했다. 그때도 영국 BBC와 가디언, 미 따라 전 세계 20개 언론사가 참여하게 된 것이다. 국 국 워싱턴포스트, 프랑스 르몽드 등 세계 주요 언론 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가 이 자료를 분석하고 정리 사가 공조에 참여했다. 전 세계 조세회피처에 은닉 하는 데 1년 이상 걸린다. 이 단체 개발자는 이 중 인 된 금융자산은 32조 달러(3경 5,949조 원)에 이르는 증 처리된 검색 엔진을 만들어 전 세계 언론인과 자 것으로 추정됐다. 료와 정보를 주고받는다. 워싱턴, 뭔헨, 런던에서 국 버진아일랜드에 재산을 숨긴 인사 중에는 세계 제 기자들은 면대면 미팅을 갖기도 한다. 기자들은 각국 대통령의 친인척, 재벌, 독재자의 딸 등이 포함

미디어 포럼 099 2013년 1차 조세회피처 폭로 당시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 사이트에 실린 보도 내용. 전 세계 정치인과 유명인의 사진이 보인다. / 사진 출처: ICIJ 홈페이지

됐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최측근이 의 문제가 아니다. 범죄나 비리 역시 국경을 넘어가 유령회사를 운영한 정황이 드러났다. 몽골 국회 부 는 추세다. 좋은 탐사보도는 시간적 맥락성을 지녀 의장도 2008~2012년 스위스 계좌를 이용해 유령회 야 한다. 현재뿐만 아니라 과거와 미래를 함께 통찰 사를 설립했으며,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일가도 막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좋은 탐사보도는 공 대한 금융자산을 숨겨둔 것으로 밝혀졌다. 간적 맥락성 역시 갖춰야 한다. 서울, 대한민국만이 이 같은 국제 공조 취재는 새로운 언론의 지평 아니라 아시아, 지구촌 전체를 조명해야 더 나은 세 을 열었다. 한 국가가 처한 문제는 더 이상 한 국가 상을 만드는 저널리즘은 작동한다.

100 신문과방송 05 2016 미디어 포럼 | 중국 방송 산업 현황과 비즈니스 전략 5

중국 TV 포맷 산업 현황과 전망 방송 성장 이끄는 ‘해외 예능 포맷’

홍순철 SBS 상무이사

중국의 TV 매체는 개혁개방의 시기인 1980년대 중 방송 시장에 공급하게 되자 광고 시장이 급성장했으 반 이전까지만 해도 국가 이데올로기의 공보·선전 며, 2010년대에 들어서 중국의 방송사들은 자국 투 이 주된 역할이었으나, 이후 미디어가 자유로워지면 자, 자국 소비의 기존 체제를 넘어 세계 시장경제의 서 시청자를 고려하기 시작했다.1 1990년대 초 본격 흐름에 걸맞은 비즈니스 전략으로 무장한, 잠재력이 적인 개혁 분위기 속에 방송관계법 개혁을 통한 방 가장 큰 글로벌 미디어 기업이 됐다. 송국의 ‘재정적인 독립’2과 1990년대 이후 방송 산 업을 제3차 문화 산업으로 인식하는 문화 체제 개혁 TV 포맷 활성화와 위성방송의 부상 을 거쳐3 200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시장경제에 진 중국 방송이 시장경제로 진입하는 데 가장 두드러 입하게 됐다.4 이러한 변화는 중국 방송이 국가재정 진 역할을 담당한 것은 성급 위성방송이라 할 수 에 종속된 국가 선전의 역할에서 벗어나, 광고를 통 있다. 중국의 광대한 국토를 커버하는 위성방송사 한 이익추구라는 분명한 자본시장의 틀과 산업적 기 의 등장은 시청자들에게 재미도 가져다주었지만 동 반을 만들었다.5 특히 2000년대 후반부터는 중국 경 시에 높은 수익을 확보하여 타 방송사와의 경쟁에 제 대국화와 사회변동에 의한 다양한 개인의 소비 서 이겨야만 했다. 이들 위성방송이 관심을 기울인 욕구가 분출하게 됐는데, 이러한 현상은 TV 매체를 것은 CCTV(중국국영방송)와의 차별화였다. CCTV 바라보는 시청자의 눈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재미’ 처럼 무겁고 진지한 것에서 탈피해 시청자 흡인력 와 ‘알권리’ ‘새로운 콘텐츠’를 주문하기 시작한 것 이 강한 예능오락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이다. 새롭고 재미있는 시청자 지향적 프로그램을 전략이었다. 출발은 외국에서 유행했던 예능 포맷

미디어 포럼 101 을 베끼거나 모방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림] 절강위성 영업수입(2013~2015년) 합법적으로 외국 포맷을 수입하거나 한국 포맷 기 100 반 공동제작 프로그램이 폭발적 인기를 끌면서 위 단위: 억 위안 85 80 성방송의 흥행 성공 사례가 빈번해지기 시작했다. 60 이제 예능오락 프로그램은 중국 방송사 수익 창출 50

40 의 주요 전략이 됐으며 성급 위성방송의 위상도 높 35 아져 중국 방송 시장을 이끄는 리더로 자리잡았다. 20

2012년도 성급 위성방송의 광고 매출은 516억 0 2012년 2014년 2015년 위안(약 9.2조 원)으로 CCTV의 광고 매출액 340억 *출처: 중국 미디어잡지<综艺> 위안(약 6.1조 원)을 넘어섰다. 2012년 이들의 연간 매출 규모를 보면 50억 위안(약 9,000억 원)으로 호 1, 2, 3편이 공동제작 형태로 방송됐으며 7월부터 남위성이 선두이며, 강소, 절강이 2, 3위를 다투고 는 4개월에 걸쳐 유럽 예능 포맷인 ‘보이스 오브 차 상해동방, 안휘, 천진이 1선 채널의 위치를 점했다 이나’ 시즌4가 방송됐다. 2015년 내내 주 시간대에 [표1].6 그러나 최근 매출, 제작 역량, 시청률 등의 해외 예능 포맷을 전략적으로 편성한 것이다. 결과 통계를 보면 순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2015년 적으로 두 프로그램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절강위성 2015년 매출 신장의 일등공신이 됐다. 특히 ‘보이스 의 2015년 매출 규모는 2013년도 매출 대비 무려 오브 차이나’ 시즌4의 경우 지난 10년간 중국 위성 240%의 급성장을 보이며 강소를 제치고 2위로 자 채널 중 최고기록인 6.8%라는 최고 시청률을 기록 리매김(CCTV 제외) 했다[그림]. 세부 매출 내용을 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7 살펴보면 광고 매출 75억 위안, 판권 매출 10억 위 안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절강위성이 급부상하게 중국 프로그램 포맷 산업의 역사 된 데는 한국의 예능 포맷을 비롯한 해외 포맷을 적 2010년대에 들어서 위성방송사 간 경쟁은 더욱 치 극 유치하여 주요 시간대를 공략한 전략에 힘입은 열한 양상을 보이는데 이는 중국 방송의 프로그램 바 크다. 제작방식, 광고, 시청률 등 방송 전반에 새로운 변화 절강위성은 2015년 1월부터 2016년 1월까지 3차 를 만들어내고 있다. 시청률 확보와 광고 유치를 위 에 걸쳐 SBS ‘런닝맨’ 중국판인 ‘달려라 형제’ 시즌 해선 시청자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경쟁력 있는 프

[표1] 위성 방송국 매출 현황(2012년 기준) (단위: 위안)

순위 1 2 3 4 5 6 7 8 9 10

방송사 호남 강소 절강 상해동방 안휘 천진 산동 심천 강서 북경

등급 1선 2선

연 광고 매출 50억 36억 25억 20억 20억 15억 10억 미만

102 신문과방송 05 2016 최근 외국 포맷을 수입하거나 한국 포맷 기반 공동제작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위성방송의 흥행이 성공하기 시작했다. 예능 프로그램은 방송사 수익 창출의 주요 전략이 됐으며 위성방송의 위상도 높아져 중국 방송 시장을 이끄는 리더로 자리잡았다.

로그램 제작이 필수였으며, 위성방송은 외국 포맷 이전으로 보는 비즈니스 아이디어’로서 유용하다고 유치, 공동제작, 자체 포맷 개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제안하고 있다.9 2000년대 초 포맷 산업은 이러한 이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했다. 이러한 전략은 완성 세계화라는 분위기 속에서 지역 현지의 장벽을 넘 도 높은 프로그램을 확보함과 동시에 다양한 선진 어서서 새로운 국제적 TV 유통질서를 만들어낼 수 제작기법을 전수 받아 중국적인 오리지널 콘텐츠 있는 매력적인 모델이 되고 있었다.10 또한 대만과 제작을 향한 자신감을 키우는 계기도 됐다. 홍콩으로부터 들어온 세계적 흥행 프로그램 정보는 중국의 TV 포맷을 거론하려면 2000년대 초반으 인근에 있는 광동위성, 호남위성을 자극하기 시작 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몇몇 연구자들은 1997년 했고 결국 프로그램을 교묘히 모방하여 현지화해보 CCTV가 제작한 버라이어티 게임 쇼 ‘젱다 버라이 는 시도가 확산됐다.11 어티 쇼(Zhengda Variety Show)’를 중국 최초의 TV 포맷으로 언급하고 있긴 하지만 본격적인 TV 포맷 •포맷 표절과 모방 유통 시기 프로그램은 대부분 2000년대 초 이후에 등장했다.8 1990년대 말 영국 셀라도의 ‘누가 백만장자가 되고 새로운 TV 프로그램 비즈니스로서 포맷이 중국에 싶은가(Who Wants to be a Millionaire)’, 영국 프리맨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첫째, 2000년대 초 급변하는 틀의 ‘팝 아이돌(미국은 ‘아메리칸 아이돌’)’, 네덜란드 서구의 ‘국제적인 TV 비즈니스 전략’과 둘째, 홍콩 엔데몰의 ‘빅브라더’, BBC의 ‘더 위키스트 링크’, 스 이라는 서구 문화 유입창구를 통한 ‘새로운 콘텐츠 틱스의 ‘로빈슨 탐험(Expedition Robinson, 미국은 ‘서 모방’ 현상이 자리잡고 있다. 당시 프로그램 완제품 바이버(Survivor)’)’ 등의 포맷이 미국뿐만 아니라 전 유통 비즈니스의 한계를 자각한 세계 TV 산업계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또한 2002년도에 TV 트 TV 포맷 교역에 주목했는데, 그 이유는 프로그램의 레이드 저널과 대중 언론들은 ‘서바이버’와 ‘빅브라더’ 아이디어와 제작 노하우를 다른 지역으로 이동·전 같은 리얼리티 쇼의 인기를 주요 화제로 삼고 있었다. 수시켜, 그 대가를 상품으로 공식화하는 소위 창조 중국 TV도 서구의 소위 ‘국경 없는 TV’ 유통 전 산업의 새로운 비즈니스로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 략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이었다. 이런 점에서 앨버트 모란과 마이클 칸은 텔 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가 대만, 홍콩으로부터 레비전 포맷을 ‘하나의 문화기술(cultural technology) 대륙에 확산되면서 시청률을 올려야 하는 방송사로

미디어 포럼 103 서 성공한 오락 프로그램에 대한 표절 유혹은 피할 시아에서 오래 전부터 방송된 포맷을 모방한 것이 수 없는 것이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없었던 중국 었다.12 2004년 ‘슈퍼걸’의 엄청난 성공은 방송사들 의 방송사에게 표절은 하나의 학습과정이었다. ‘누 간에 탤런트쇼의 주 시간대 전면 배치라는 편성 변 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은가’가 2001년 홍콩에서 광 화까지 몰고 왔다.13 2006년에는 탤런트쇼의 쇠퇴 동어로 방송됐고 뒤이어 인도, 필리핀 등지에서 자 를 틈타 댄싱쇼가 대거 등장했는데, 대표적인 프로 국 버전으로 방송됐다. 중국의 CCTV2도 비공식적 그램은 상해동방위성의 ‘댄싱파티’였다. 이 프로그 (unlicensed)이지만 매우 흡사한 포맷으로 ‘행복사전 램은 전국 시청률이 16%에 달했고 광고시간 19분

(开心字典, The Dictionary of Happiness)’이라는 프로 이 완판됐으며 명칭 사용료로(인터넷 회사 Jiu You) 그램을 만들었다. 이는 서구의 포맷을 정교한 지역 2,000만 위안을 받는 커다란 흥행을 만들어냈다 화를 통해 뿌리내린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당 (China Entertainment TV Program Report, 2006~07). 시 제작자는 퀴즈 형식과 구성방식이 ‘누가 백만장 영국 포맷인 ‘댄싱 위드 더 스타’를 표절했다는 논란 자가 되고 싶은가’와는 다른 중국 오리지널 포맷이 에 대해 모회사인 상하이 미디어 그룹은 아이디어 라고 주장했지만, 전문가들은 모방의 대표적 사례 를 차용했음은 인정했지만 게임 등을 추가해 다른 로 보기도 한다(앨버트 모란, 2005).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중국에서 리얼리티 쇼의 효시는 광동TV의 ‘생 이처럼 중국 방송사의 다양한 주장과 논란이 있 존대도전(生存大挑戰, The Great Survival Challenge)’ 긴 하지만 대부분 중국 초기 포맷 제작은 프로그램 이라는 프로그램이었다. 우승자에게 상금을 주지 복제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표절의 방법도 다양 않고 패배자를 탈락시키지 않는 몇몇 진행 형식을 해서 원작과 달리 보이게 만드는 방법, 복제의 복제, 제외하고는 ‘서바이버’와 같은 리얼리티 게임쇼에 여러 포맷의 혼용 등의 방법이 동원되어 오리지널 서 아이디어를 모방해온 사례다. 또한 이 프로그램 포맷을 확실하게 집어내기 어려운 경우가 허다했다.

은 2002년 사천TV에서 ‘샹그릴라 속으로(走进㴡格 2000년대 초반 중국 방송사에게 외국 프로그램의 표 理拉, Into Shangrila)’로 재복제 됐다. 절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정부 당국조차도 열악 중국에서의 포맷은 2002년에서야 좋은 의미든 한 지방방송사들의 여건과 재정 결핍을 이유로 표절 나쁜 의미든 중국 TV 산업의 발전을 위해 중요하 을 묵인하는 상황이었으며 국제분쟁에 놓이게 되어 게 인정받는 존재로 변화했는데 2004년 초반부터 도 포맷 구매의 기준이 불명확하며 중국의 특성상 재 는 아마추어 스타가수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중 창조되는 현지화 영역이 큰 만큼 표절을 인정할 수 국 TV 스크린을 장악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호남위 없다는 입장이었다. 특히 서구 문화 유입에 대한 거 성의 ‘슈퍼걸’이 중국 방송 시장을 강타했는데 이러 부반응이 존재하던 상황에서 포맷 구입 자체가 제작 한 탤런트쇼의 흥행은 ‘팝 아이돌’ 포맷의 국제적인 비 낭비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었다. 성공과 많은 관련이 있다. ‘팝 아이돌’은 ‘아메리칸 아이돌’이 최고의 인기를 끌기 이전에 영국에서 만 •포맷 수입과 표절의 혼합 시기 들어진 포맷으로 호주, 캐나다는 물론 대만 등 동아 2000년대 초 중국 내에서 포맷 라이선스 수입에 의한

104 신문과방송 05 2016 부정적 분위기가 팽배했음에도, 합법적인 포맷 수입 이 중국에 수출됐고 특히 2013년 호남위성에서 방 의 사례도 빈번해지기 시작했다. 소모적인 라이선스 송된 ‘아빠 어디가’는 중국 방송 사상 가장 높은 5% 분쟁보다는 좀 더 치밀한 제작 기법 전수와 브랜드 마 대의 시청률을 돌파했다.14 ‘아빠 어디가’의 큰 인 케팅 노하우 향상을 위해 포맷 면허 구입이 필요하기 기로 2014년 시즌2의 타이틀 스폰서 금액이 3.1억 도 했다. 2002년 일본 TBS의 포맷인 ‘해피 패밀리 플 위안을 넘어섰으며 2015년 시즌3은 전년도 대비 랜’을 북경TV가 구입했으며 같은 해 BBC 포맷인 ‘더 77.5% 상승한 4억 위안(약 716억 원)에 달하는 대 위키스트 링크’가 남경TV에 독점 판매되어 ‘더 와이 기록을 세웠다.15 또한 절강위성에서 2014년 후반 즈 룰’이라는 제목으로 제작 방영됐다. 2000년대 중 에 방송한 중국판 ‘런닝맨’인 ‘달려라 형제’ 시즌1은 반 이후 중국의 포맷 산업은 표절 모방과 합법적 수입 동영상 포털(요쿠) 접속수가 평균 1억을 넘었으며 이 혼용되는 과도기적 시기라 할 수 있다. 2015년 초 시즌2 1회 조회수가 2억을 넘어서는 기염 중국 포맷 산업의 성숙기는 2010년대 이후인 최 을 토했다.16 시청률 역시 ‘달려라 형제’ 시즌3은 평 근에야 도래했는데 중국 방송사들은 유럽 포맷을 차 균 시청률 4.274%, 최고 시청률 5.284%(2015.12.18.), 용 또는 수입하여 흥행에 성공하고 프로그램 기획과 최대 점유율 18.5%(2015.12.18.)를 차지하며 두드러 제작 기법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 고공행진을 했다. 2015년 상반기 중국의 주요 예 서구 포맷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정서적 이질감에서 능 프로그램은 한국 포맷인 ‘달려라 형제’ 시즌1, 2, 오는 현지화의 한계를 근본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나는 가수다’ 시즌3이 1~3위를 차지했다. 이외에 상업적인 성급 위성방송은 TV 비즈니스의 시야 확 도 ‘무한도전’ ‘꽃보다 누나’ ‘진짜 사나이’ ‘슈퍼맨이 대를 위한 새로운 돌파구를 일본, 한국 등 동아시아 돌아왔다’ 등이 한국 예능 포맷의 강세를 이어가고 에서 찾기 시작했다. 때마침 불기 시작한 한류 열풍 있다. 은 중국 위성방송사의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한국 중국은 CCTV를 제외하면 전국 라이선스를 가 예능의 강한 대중적 흡인력, 세련된 구성과 진행, 촬 지고 있는 성급 위성방송이 방송 산업을 주도하고 영, 편집 등 한국적인 제작 노하우로 포장된 한국 스 있다. 2015년 위성 전체 예능 프로그램의 선두는 단 타일의 예능 프로그램을 중국 위성방송은 새로운 사 연 4.978%를 기록한 ‘보이스 오브 차이나’ 시즌4다. 업 확장의 기회로 삼아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이를 제외한 2015년 상반기 시청률을 분석해보면, 35개 위성방송 중 호남위성이 독보적인 선두를 유 한국 예능 포맷의 중국 진출 현황 국내 예능 포맷 중 최초로 중국에 수 [표2] 2015년 상반기 중국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 (CCTV 미포함)

출된 포맷은 2011년 MBC ‘나는 가 순위 프로그램 방송국 시청률 수다’였다. 2012년 이후 MBC ‘우리 1 달려라 형제 S2 (奔跑吧兄弟) 절강위성 4.741% 2 달려라 형제 S1 (奔跑吧兄弟) 절강위성 3.416% 결혼했어요’ ‘아빠 어디가’, KBS ‘1박 3 나는 가수다 S3 (我是歌手) 호남위성 2.723%

2일’ ‘불후의 명곡’, SBS ‘K팝스타’ 4 쾌락대본영 (快乐大本营) 호남위성 2.162% ‘런닝맨’, JTBC ‘히든싱어’ 등의 포맷 5 최강두뇌 S2 (最强頭腦) 장수위성 2.102%

미디어 포럼 105 지하고 있으며(2015년 1~2분기 시청률 0.419%), 최근 점 심해지는 중국 정부의 해외 포맷 수입 제한 정책 한국 포맷을 수입해 크게 성공한 절강위성이 2위를 을 피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공동제 달리고 있다(2015년 1~2분기 시청률 0.307%). 그 뒤를 작이다.20 한국 방송사의 입장과 정부 규제를 피할 장수, 북경, 상해동방이 뒤쫓고 있다.17 방법의 필요성을 인식한 중국의 위성방송사들도 포 중국에서 한국 예능 포맷이 인기가 있긴 하지만 맷 수입을 넘어 구체적인 제작 노하우 전수, 한국 연 최근 중국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은 예인 출연, 인적 투자, 자금 투자 등 적극적이고 다 미국 포맷이다. 이는 중국 예능 시장 전체의 26.5% 양한 방법으로 한국 제작진이 참여하길 원했다. 이 를 차지고 있으며 네덜란드 포맷은 16.3%, 한국 포 는 한국의 제작 노하우를 집중적으로 전수받아 프 맷은 14.3%를 차지해 최근 몇 년 새 새롭게 부상하 로그램의 질을 높이겠다는 의도도 있지만 한국 방 고 있다. 송사의 참여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마케팅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 예능 포맷의 비즈니스 특징 ‘달려라 형제’ 시즌1의 경우 포맷 라이선스 사용 TV 포맷 비즈니스의 핵심은 프로그램의 오리지널 과 제작 컨설팅 수준을 넘어, 한국 연출자는 물론이 아이디어와 구성방식(Principle Element), 제작 노 고 촬영, 편집, CG, 작가 등 제작 스태프의 대부분이 하우의 패키지화(Bible), 수출 대상국에서의 현지 직접 참여해 일정 개수의 에피소드 완제품을 만들 화(Localization)라고 할 수 있다. 즉 포맷 사업은 문 어내는 공동제작 방식을 취했다. 물론 각 영역별 중 화 기술 이전 사업이기 때문에 저작권과 현지화 컨 국 스태프들에게 제작 노하우를 전수시켜야 한다는 설팅에 대한 대가(플라잉 PD)를 받는 비즈니스 모 것이 계약조건이다. 시즌 2, 3의 경우도 비슷한 형태 델이다. 포맷 라이선스 사용료는 대략 현지 재제작 로 공동제작이 진행됐고 SBS 측의 적극적인 참여로 비 총액의 10%가 국제적 관례인데 이 비즈니스 모 이루어진 이 방식은 높은 시청률과 폭발적인 이슈 델의 매력은 라이선스비보다 흥행 성공 시 발생하 창출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는 부가상품 판매, ‘시즌제’라는 비즈니스 지속성에 ‘달려라 형제’ 시즌1은 시청률 1%대 초반에서 있다. 시작해 시즌 2, 3에서는 4%대 후반의 시청률을 보 한국 예능 포맷의 중국 진출 초기에는 포맷 라 이며, 전체 중국 예능 시청률 1위, 동영상 누적 건 이선스와 컨설팅비를 받고 플라잉 PD 1~2명 정도 수 34억 건이라는 신기록을 세운 흥행 프로그램이 를 파견하는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중국 방 됐다.21 덕분에 한국 측은 수익 배분에 있어서도 유 송사들이 그 프로그램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거두 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다. ‘달려라 형제’의 수익 면서 단순 포맷 수출에 대한 회의가 생겼다. 일례 분배는 시청률 연동(R/S) 방식으로 시청률 2%가 넘 로 ‘나는 가수다’ 시즌2가 1,960억 원, ‘아빠 어디가’ 으면 인터넷, 해외 판매 등 유통 수익의 일정 금액 시즌2가 2,850억 원의 매출이 발생18했음에도 불 을 분배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시청률이 매우 중요 구, 국내 방송사는 매우 미미한 금액을 받는 데 머물 한 지표이며 이는 방송사 간 치열한 경쟁을 유발시 렀다.19 이러한 수익 배분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점 키는 긍·부정 효과로도 이어졌고, 위성방송은 물론

106 신문과방송 05 2016 온라인, 오리지널 포맷 방송사에게도 큰 부가가치 위성방송을 2선으로 분류함. 를 안겨주고 있다.22 7 https://en.wikipedia.org/wiki/The_Voice_of_China_ (season_4)#Ratings 8 마이클 칸, 앨버트 모란(2005), 아시아의 텔레비전, 커뮤니케이션북스 중 “텔레비전의 혁명, 그리고 혁신을 위한 거대한 도약? 중국”, 1999년 외국 포맷 방송에 주목하는 중국 정부 까지만 해도 ‘TV 프로그램 포맷’이라는 논제나 명칭은 중국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었으며 중국의 프로그램은 자체 발전의 형태였음. 최근 중국 당국은 성급 위성방송사들로 인한 포맷 9 마이클 칸, 앨버트 모란(2005), 앞의 책. 시장의 급성장을 우려의 눈으로 보기 시작했다. 최 10 홍순철(2010), 텔레비전 프로그램 포맷 창작론, 한울출판사 중 “텔레비전 프로그램 포맷 산업의 이해”, 2002~04년까지 전 세계 포맷 제작에 근의 변화가 중국 방송 산업을 신장시키고 있다는 64억 유로(약 911조 3,700억 원)가 사용됐으며 포맷 프로그램 방송 방송사들의 주장과는 별개로 시청률 과열 현상, 지 시간은 4만 3,000시간(The global trade in television formats). 1998년 영국에서 첫 방영된 ‘Who Wants to be a Millionaire’는 나친 상업주의, 서구적 개인주의, 지나친 향락 등 중 2005년까지 106개 국에 포맷 수출, 16억 파운드 규모의 수익. BBC의 ‘The Weakest Link’는 98개 국에, ‘Pop Idol’은 30개 시장에서 포맷이 국 인민들에게 부정적 정서를 유발하고 있다고 보 팔림. 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최근 해외 예능 포맷과 11 2000년대 초 중국 TV에 수많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홍콩, 대만의 오락 프로그램들을 대상으로 포커스 그룹 토론(2000년 7월 베이징 드라마,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규제 정책 수위를 높 칭화대학)과 같은 열띤 논의들이 시작. 12 앨버트 모란(2012), 텔레비전 포맷의 세계 , 커뮤니케이션북스. 여가고 있다. 또한 방송 행정관료와 방송 종사자들 13 상해동방위성의 ‘고1 굿보이’ ‘마이스타일! 마이쇼!’, CCTV의 ‘스페셜 사이에서 이제는 외국 콘텐츠를 모방하는 수동적 6+1 드림 차이나’ 등 중국 방송가에서 ‘슈퍼걸’과 유사한 탤런트쇼가 제작 방영됨.

방식을 지양하고 중국적인 것을 만들어내자는 논의 14 중국판 ‘아빠 어디가’인 ‘파파취나아爸爸去哪’, 후난위성 시즌1 (2013.10.11~12.28) 시청률 5.30%. 도 활발하게 시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5 중국판 ‘런닝맨’ 타이틀 스폰서 가격: 시즌1- 1억 3,000만 위안, 시즌2- 2억 1,600만 위안. 중국판 ‘나는 가수다’ 시즌3 타이틀 스폰서 3억 위안. 2015년 ‘보이스 오브 차이나’ 시즌4 타이틀 스폰서 가격은 1억 8,000만 위안, 전년 대비 감소(시즌3- 2억 5,000만 위안)/ 출처: 중국 상위 15개 1 시청자에 대한 관점의 변화는 1980년대 초 행정규제 철폐와 중앙 위성방송 2015년 대형 시즌제 광고 가격. 성급 위성방송사 종합 문건/ (Central), 지역(Provincial), 도시(City), 군(County) 등 4개 방송 층의 환율 1:179. 확산과도 관련 있음. 1984~90년 지상파방송사의 수는 93개에서 509개로 증가했고, 1995년 40개 채널에서 TV 프로그램이 중국 오지까지 9만 16 ‘달려라 형제’: 절강위성 시즌1, 1회 조회수 1.8억 건(1~3회 총 3억 6,530개의 지상중계국을 통해 방송됐음. The development and legal 7,400만 건), 시즌2, 1회 2억 2,232만 건. politics of China’s broadcasting network, TUC(1997), 아시아의 17 방송 트랜드 & 인사이트 2015.8-9/ vol 02. 2015 상반기 중국 방송 텔레비전, 마이클 칸, 커뮤니케이션북스 재인용. 시청률 순위(1~2분기): 1위 호남위성(0.419%), 2위 절강위성 2 1992 중국 공산당 제14회 전국 대표회의에서 시장경제 체제를 정식으로 (0.307%), 3위 강소위성(0.252%), 4위 북경위성(0.205%), 5위 결정, 방송 분야도 방송국을 ‘상대적 독립’이라는 관리체제 확립. 1990년대 상해동방위성(0.189%). 말 방송관계법 개혁을 통해 방송사의 소유권은 당이 가지고 있지만, 18 중국을 향한 대항해시대, SK 증권 2015.5. 보고서. ‘달려라 형제’ 시즌2 일부 보조금을 지급하고 모든 재정적인 운영은 방송사에 일임함. “중국의 광고 독점권 1.3억 위안(231억 원), 그 외의 광고권 각 6,000만 위안 TV 영상콘텐츠 정책 및 유통시장 현황”, <정보통신정책> 통권280호 (106억 원), 4,800만 위안(85억 원) 등 총 4억 8,800만 위안(868억 원)에 참조. 이를 것으로 추산. 3 1997년 7월 중국으로의 홍콩 반환은 중국 방송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줌. 19 ‘나는 가수다’ ‘아빠 어디가’ 등이 중국에서 큰 성공을 보였으나 수익은 특히 홍콩 TV의 자유분방한 재미 추구와 상업적인 요소는 경직된 양적 포맷 판매와 제작 컨설팅비를 받는 수준. 팽창에 주력해온 중국 방송 프로그램의 상업 시장화에 큰 자극이 됨. 20 중국 광전총국은 2014년부터 ‘방송사별로 매년 신규 도입 해외 포맷 4 2009년 8월 ‘문화 산업 진흥 규획’을 발표, 문화 산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수입 편수를 1개로 제한’ 하는 정책을 발표. 격상, 본격적인 문화 콘텐츠 산업 발전의 정책을 시행. 주요 내용은 영화TV 21 종전의 기록인 ‘별에서 온 그대’의 36억 건 기록을 경신 중임. 제작, 연예오락, 디지털 콘텐츠 등을 중심으로 문화 산업 강화. 특히 22 ‘달려라 형제’ 시즌3의 경우 시청률은 4.5% 이상을 기록, 타이틀 스폰서 TV 프로그램 생산 능력 등 다양한 지원 및 촉진 계획이 담겨 있음. 가격 약 386억 원(2억 1,600만 위안)을 포함한 총 광고금액이 약 5 송상범(2010), 중국 위성방송 시장에 대한 정치경제적 고찰. 1,600억 원(9억 5,000만 위안)이며, 시청률 연동에 따른 총 광고금액과 6 시청률과 광고의 규모에 따라 위성방송을 1선, 2선으로 구분하는데, 온라인 동영상 수익 분배를 감안하면 한국 방송사의 수익은 적지 않은 2012년 10억 이상의 광고 매출을 올리고 있는 호남, 강소, 절강, 상해동방, 규모로 추정됨. ‘아빠 어디가’의 경우, 시청률 5%대, 타이틀 스폰서 안휘, 천진 등의 위성방송을 1선으로, 산동, 심천, 강서, 북경 등의 (시즌3) 가격이 약 716억 원(4억 위안). 환율: 1:179.

미디어 포럼 107 미디어 월드 와이드

미국 트럼프 보도 태도 비난한 오바마

발끈한 언론계 / 홍예진

영국 BBC-신문사-정부

문화부 장관 섹스 스캔들 보도 논란 / 김지현

프랑스 유튜브 ‘음주 요리 방송’…

당국, 제재 수단 없어 고민 / 최지선

일본 TV형 무료 인터넷 방송

‘아베마TV’ 개국 / 곽선영 미디어 월드 와이드

트럼프 보도 태도 비난한 오바마 발끈한 언론계

U.S.A

홍예진 미네소타주립대 매스커뮤니케이션 박사

이번 미국의 대선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선, 최근 대선 캠페인 보도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공화당의 대선 경선 후보 가 이성이나 사실과 분석에 근거하지 않고 대선 경 인 도널드 트럼프의 약진은 멈출 줄을 모르고, 민주 선 후보의 언행을 전달하는 데 그친다는 점을 꼬집 당 경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과 버니 샌더스의 팽팽 었다. 실현 불가능한 공약을 내세우거나 지킬 수 없 한 접전은 나날이 흥미롭다. 후보들은 치밀한 캠페 는 약속을 하는 후보의 말을 비판 없이 그대로 보도 인 전략을 세워 선거유세를 하고 상대 후보를 비방 하는 것은 언론이 그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언론은 후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하며 비난했다. 좋은 보도는 누군가에게 발언권을 넘기 대선의 열기를 증폭시키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발언 내용에 대해 날카 후보들의 스캔들이 신문을 장식하고, 후보들 간의 롭게 질문하고 깊이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 선정적인 비방 연설이 방송에서 흘러나온다. 서 대선 후보를 보도할 때에는 보다 신중하게 사실 에 입각해 보도해야 하며, 언론이 이러한 책임을 다 오바마 대통령, “대선 보도 신중히” 할 때 비로소 유권자들은 그들의 권리를 제대로 보 이처럼 언론의 과열된 대선 관련 보도를 두고 오바 장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마 미국 대통령이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지난 3월 오바마 대통령은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언론 보 28일 워싱턴에서 열린 토너 언론상1 시상식에 참석 도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일부 후보가 여성 한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 보도를 둘러싼 문제를 지 과 소수 인종에게 분열을 초래하는 저속한 수사를 적하며 언론의 책임과 역할에 대한 연설을 했다. 사용했는데 언론이 이것을 여과 없이 그대로 보도

미디어 월드 와이드 109 지난 3월 28일 워싱턴에서 열린 토너 언론상 시상식에 참석해 연설 중인 오바마 미국 대통령.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대선 경선 후보 보도와 관련한 언론 태도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 사진 출처: AP연합뉴스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언론의 보도는 여론을 선동 프의 대선 캠페인 전략과 언론 보도에 대한 비난이 하여 정치적 논의를 제대로 할 수 없도록 만들었으 분명해 보인다. 트럼프 보도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 며, 사실이 뭐든지 상관없다는 분위기를 조장해 유 는 트럼프의 언론 노출 빈도가 너무 높다는 것이다. 권자의 결정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 다른 후보들은 방송국과 인터뷰를 하거나 TV 광고 라서 자극적이고 흥미 위주의 보도로 당장의 인기 를 하는 데 수백만 달러를 써야 하는데 반해, 트럼프 몰이를 할 생각을 하지 말고 탐사보도나 심층 보도 는 엄청난 무료 방송 혜택을 보고 있다. 그는 유명세 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것이야말 를 이용해 텔레비전 뉴스에 쉬지 않고 등장한다. 방 로 몇 십 년 후에도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고 기억 송은 그의 법정 출두 전 과정을 방송에 담는가 하면, 되는 뉴스 보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 경선 과정 전체를 뒤쫓으며 빠짐없이 보도했다. 이 령은 최근의 대선 캠페인과 언론 보도가 균형을 잃 는 과거의 다른 대선 경선 후보들과 비교하면 전례 었다고 비판하며, 공정한 언론을 위해서는 균형 있 없던 일이다. 는 보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언론이 트럼프를 다른 후보보다 훨씬 높은 비중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 중에 실명을 거론한 적 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ABC, CBS, NBC 은 없었지만, 현재 공화당 선두 후보인 도널드 트럼 의 저녁 뉴스를 분석한 한 연구에 따르면 트럼프가

110 신문과방송 05 2016 오바마 대통령은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최근 대선 캠페인 보도에 대해서 우려를 표했다. 일부 후보가 여성과 소수 인종에게 분열을 초래하는 저속한 수사를 사용했는데 언론이 이것을 여과 없이 그대로 보도했다는 것이다.

단연 방송 뉴스를 지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오바마 대통령은 후보들의 허황된 선거 공약이 3월 4째 주까지 이번 대선 캠페인 기간 동안 방송된 나 자극적인 언사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하 저녁 뉴스에서 트럼프는 총 536분 동안 보도됐다. 고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는 언론이 되어야 한다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191분, 테드 크루즈는 72분, 고 강조했다. 유권자가 제대로 된 정보를 얻느냐 그 버니 샌더스는 67분 보도된 것과 비교하면, 트럼프 렇지 않느냐는 상당 부분 기자들에게 달려 있기 때 의 언론 노출 빈도가 다른 후보들과 균형을 이루지 문에, 언론이 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 못했음을 알 수 있다. 가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언론계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와 같은 질 언론계, “오바마 정권이 더 문제” 책을 강하게 되받아쳤다. 오바마 정권의 투명성 문 트럼프가 방송에 너무 많이 나온다는 것 외에 다른 제를 걸고넘어지며, 오바마 대통령이 언론을 상대 문제는 트럼프가 과연 제대로 보도되고 있느냐 하 로 이러한 비판을 할 자격이 있냐고 반문했다. CNN 는 것이다. 트럼프는 그의 유명세 덕분에 여기저기 의 ‘더 리드’ 진행자인 제이크 태퍼는 “오바마 대통 서 많은 인터뷰를 했고 그 인터뷰 내용이 언론을 통 령의 강의는 기자들에게 할 것이 아니라 오바마 자 해 보도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의 인터뷰에서는 신의 정부에게 해야 한다”고 냉소적으로 말했다. 기 후보로서의 자질을 검증하거나 선거 공약에 대한 자들에게 더 깊이 사실을 조사하고 정보를 알아내 구체적인 질문은 별로 찾아볼 수 없었다. 그보다는 라고 당부하고 있지만, 공개성, 투명성과는 거리가 오히려 그의 막말과 돌출 행동을 여과 없이 보도해 먼 오바마 정부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유권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실제로 이번 대선 캠페 태퍼는 워싱턴포스트에 실린 저스틴 엘리엇의 기사 인, 특히 트럼프 후보를 다룬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를 소개하면서, 국민의 알 권리와 자유로운 정보 접 보도는 언론계 내부에서도 문제점으로 인식되기 시 근을 보장해주는 정보공개법(FOIA) 개정이 왜 계 작했다. 일부 언론사는 트럼프의 덩치를 이렇게 키 속해서 지연되고 있는지 오바마 대통령은 설명해야 워 온 것이 언론인 자신들이라며, 광고와 시청률을 한다고 말했다. MSNBC ‘모닝 조’의 진행자인 조 스 의식한 뉴스 보도가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는 자성 카보로와 정치 전문 인터넷신문 폴리티코의 짐 벤 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드헤이도 오바마 대통령은 투명한 정권을 운영하는

미디어 월드 와이드 111 데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고 반박했다. 정보 유출을 하기 위해 기자들을 엄중히 탄압한 바 있고, 정부 관 탄압하고 언론을 통제하는 오바마 정권의 시도들은 계 자료에 일반인 접근을 보류하거나 금지한 건수 닉슨 이래로 가장 공격적이며, 역대 어느 정권보다 는 오바마 정권 시절에 유례없이 높았다. 또한 정보 도 다루기 어렵고 힘들다고 비난했다. 공개법 개정은 지난 몇 년 동안 의회에서 통과되지 CBS 저녁 뉴스 제작자이자 전 NBC 뉴스국장 못하고 있는데, 오바마 정권의 로비 때문이라는 의 이었던 스티브 케이퍼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모든 혹이 크다. 그뿐만이 아니다. 일부 언론사 사진기자 언론사를 한꺼번에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적절치 들도 오바마 정부를 비난하고 나섰는데, 대통령 공 않다고 말했다. 과열된 대선 보도가 높은 시청률을 무 수행 중에 언론사 기자들이 사진과 영상을 찍지 끌어 왔던 것은 사실이지만 유권자들은 대선 경선 못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대신 백악관에서 일방적 의 선두주자인 트럼프에게 열광한 것이지 미디어 으로 제공하는 공식 사진만 사용하도록 했다. 또한, 보도 때문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한, 기자들이 트 오바마 대통령은 전통적인 주류 언론사들과의 관 럼프에게 어려운 질문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은 사실 계를 회피하고, 그 대신 오바마 정권에 우호적이거 이 아니며, 최근에 트럼프는 워싱턴포스트와 뉴욕 나 특정 독자층을 가지고 있는 비주류 언론사들만 타임스 편집국으로부터 까다롭고 날카로운 질문을 가까이 하는 등 균형 잃은 언론 정책으로 갈등을 빚 받았으며, 트럼프의 답변은 기사로 게재됐다고 반 어왔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연설이 트럼프에 박했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인 유진 로빈슨 대한 비난만이 아니라, 오바마 자신이나 민주당에 은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에게 트럼프를 어떻게 보 반하는 언론계를 향한 것이 아니냐고 풀이하기도 도해야 하는지 강의하고 있는데, 더 큰 문제는 그게 했다. 아니다. 우리가 아무리 트럼프 지지자의 수가 늘어 나고 있지 않고, 트럼프가 말도 안 되는 말을 하고 있다고 기사를 써도, 여전히 유권자들이 그에게 표 를 던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기자들이 무 엇을 해야 한단 말인가”라고 반문하며, 트럼프 현상 의 책임을 오바마 정권에 돌렸다. 참고문헌 http://elections.ap.org/content/obama-crystallizes-criticism- 2016-campaign-coverage 오바마와 언론의 불편한 관계 http://www.cnn.com/videos/tv/2016/03/29/jake-tapper-obama- versus-media-the-lead.cnn/video/playlists/president-of- 재임 초기 오바마 대통령은 언론 관계에 공을 많이 the-united-states/ http://www.npr.org/2016/03/29/472219989/president-obama- 들였지만 언론사들과의 관계가 순탄치만은 않았다. chides-media-for-2016-election-coverage 오바마 대통령이 언론의 역할을 두고 비판한 이번 http://time.com/4274568/obama-vulgar-divisive-2016/ 연설이나, 이에 강하게 반박하는 언론계의 모습은 1 토너 언론상은 뉴욕타임스 최초의 여성 정치 전문기자인 로빈 토너를 그간 오바마 정부와 언론계 사이에 있어왔던 불화 기리기 위해 토너의 모교인 미국 시라큐스대에서 제정한 상이다. 매해 좋은 정치 분야 기사를 쓴 기자에게 상을 수여하며, 올해는 프로퍼블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정보 유출을 방지 리카의 알렉 멕길리스가 수상했다.

112 신문과방송 05 2016 미디어 월드 와이드

BBC-신문사-정부 문화부 장관 섹스 스캔들 보도 논란

U.K

김지현 골드스미스 런던대 문화연구 박사과정

하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이런 상황에서 그 의 추문을 BBC가 언론기관 최초로 보도했으니 세 간의 이목이 둘의 관계에 쏠릴 수밖에 없다.

BBC “신문사, 알면서도 보도 안 해” 지난 4월 12일에 방영된 BBC의 ‘뉴스나이트’는 더 선, 인디펜던트, 더메일온선데이, 선데이피플 등 영 국 신문들이 위팅데일 장관이 직업윤락 여성과 교 제한 사실을 알고도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며 이에 위팅데일 영국 문화부 장관의 성스캔들을 보도한 BBC의 대표 시사 프로그램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1 이와 관련, 위팅데일 장관 ‘뉴스나이트’ 홈페이지. 은 BBC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2013년 8월부터 반 지난 4월 12일 BBC의 대표 시사 프로그램 ‘뉴스나 년 동안 문제가 된 윤락 여성과 교제를 한 것은 사실 이트’가 존 위팅데일 영국 문화부 장관의 섹스 스캔 이지만, 장관으로서의 직무 활동에는 어떠한 영향 들 의혹을 보도하면서 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지난 도 미친 바 없다고 주장했다. “누군가 (자신에 대한) 달 위팅데일 장관은 BBC의 최고기관인 BBC트러 이야기를 타블로이드 신문에 팔아넘기려 한다는 걸 스트의 폐지를 주장하는 ‘클레멘티 보고서’를 공개 들었을 때”야 그 여성의 ‘직업’을 알게 됐고, 곧바로 적으로 지지하며 BBC의 거버넌스 시스템을 재정비 “그 교제를 끝냈다”는 것이다. 또 그와 관련한 해프

미디어 월드 와이드 113 닝은 그가 장관에 취임하기 전에 일어났다는 점에 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에는 언론에 대한 규제 서 문제의 소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를 하는 일에서 사퇴했었어야 했다”며 그의 사퇴를 하지만 위팅데일 장관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촉구했다.4 BBC는 그가 장관 취임 이전에도 10년 동안 영국 하 원의 문화미디어체육특별위원회 의장을 지냈다는 ‘공익’인가 ‘음모론’인가 점을 들며 그 논리가 지닌 허점을 지적했다. 의장으 한편, 이번 BBC의 보도에 거론된 영국의 신문사들 로서 ‘신문 산업 규제’에 대해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 중심으로 BBC 보도가 과연 ‘공익에 부합했는가’에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의 섹스 스캔들을 취재한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개인의 사생활이 4개 매체 모두가 지금까지 침묵을 지켜온 배경을 밝 중심 소재가 된다는 점에서 공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혀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문제가 된 신 고 판단한 신문사들의 결정을 BBC가 공중파를 통해 문사들은 위팅데일 장관의 이야기가 “너무 사적인 정치 문제로 비화시켰다는 의견이 주요 일간지들의 삶”에 대한 것이라 공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단 지지를 받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4월 14일 BBC의 하에 보도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 보도가 이뤄지기 한 달 전, 언론 규제 압력단체인 ‘핵 졌다. 하지만 취재를 맡은 존 스위니 BBC 기자는 위 드오프’가 먼저 위팅데일 장관의 섹스 스캔들을 신 팅데일 장관이 그 여성과 어떤 교제를 했는지 폭로 문사들이 보도하지 않은 문제를 세간에 공개했었다 하는 것이 이번 (BBC) 보도의 목적이 아니라며, 그 고 보도하며, 그럼에도 다른 일간지들이 그것을 공론 신문들이 장관의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알고 있 화하지 않은 까닭은 ‘레비슨 리포트(Leveson Report)’ 는 상황에서 위팅데일 장관이 “신문 산업의 규제에 의 언론 보도 관련 조항을 지키기 위해서였다고 밝 대한 결정들을 내리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문제 혔다. 실제 영국에서는 2012년부터 의회가 가결한 제기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2 ‘레비슨 리포트’의 권고에 따라5 정부나 경찰의 공식 BBC 보도가 나간 후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적 브리핑 이외 비공식적 정보가 언론을 통해 일반 대변인은 위팅데일 장관이 “이혼남으로서 사생활 에 유출되는 것을 막고 있다. 다른 일간지 가디언 역 을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며 그에 대한 총리실의 입 시, 4월 13일 ‘가디언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장을 짧게 표명했다. 단, 그가 장관으로 기용될 당시 통해 “존 위팅데일은 데이비드 캐머런 내각의 가장 총리실에 윤락 여성과의 교제 사실을 알리지는 않 얼굴이 덜 알려진 인물”이라며 이번 사건은 언론사 았다고 밝혔다. 들이 ‘레비슨 리포트’를 염두에 두고 공직에 있는 인 하지만 사태는 진정되지 않고 있다. 제1야당인 물이더라도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보도를 자제했 노동당은 위팅데일 장관이 신문 규제에 대한 어떠 을 공산이 크다고 텔레그래프를 거들었다.6 한 결정도 하지 않도록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며 정 그러자 같은 달 17일, 텔레그래프가 언급한 압 치 공세에 나서고 있다.3 노동당의 크리스 브라이언 력단체인 ‘핵드오프’는 가디언에 항의 서한을 보내 트 의원은 “위팅데일 장관이 사생활을 보장받을 완 “존 위팅데일의 이번 사건은 무명 인물의 이야기가 벽한 권리를 지녔더라도 (신문사가 그의 스캔들을 알 아니”라며, BBC의 문제 제기를 단순히 “권모술수”

114 신문과방송 05 2016 BBC ‘뉴스나이트’는 영국 신문들이 문화부 장관의 윤락 여성 교제 사실을 알고도 보도하지 않았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가 ‘신문 산업 규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4개 매체 모두가 지금까지 침묵을 지켜온 배경을 밝혀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음모론”으로 치부하는 일간지들의 논조는 공익에 에 대한 부담을 BBC 측에 돌리는가 하면, 직접 발간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BBC의 보도에 추 을 지휘한 ‘녹서(Green Paper)’를 통해 BBC 공적 서 가해, 위팅데일 장관은 선데이피플이 그와 윤락 여 비스의 규모와 목적을 재정의하는 한편, 현재의 거 성과의 교제 사실을 처음으로 취재한 2013년 11월 버넌스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해 그야말로 에 이미 언론 규제에 강력한 영향을 행사할 수 있는 “BBC의 근간을 뒤흔든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8 하원 의장 신분이었다고 구체적인 근거를 공개하기 도 했다. ‘핵드오프’의 대변인 브라이언 캐스카트는 BBC 칙허장 갱신에 미칠 영향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유명인들의 사생활을 보 1년이 넘게 이어져 온 BBC의 칙허장 갱신에 대 도해 온” 그 신문사들이 “자신들을 규제하는 장관의 한 협상은 최종적으로 5월에 공개될 ‘백서(White 사생활을 보도하는 문제에서만 꼼꼼한 것이 우스꽝 Paper)’를 통해 그 결과가 드러난다. 애초 ‘백서’는 지 스럽다”며, “과연 이러한 상황에서 그 장관이 내리 난 3월에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캐머런 내각의 정 는 미디어에 대한 결정을 대중을 믿을 수 있겠냐”고 치 생명이 걸린 ‘브렉시트’ 투표 이후로 발간이 연기 반문했다.7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3월 1일, 위팅데일 이제 세간의 관심은 이번 보도를 기점으로 BBC 장관이 금융계 인사인 데이비드 클레멘티 경에게 와 위팅데일 장관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지에 모 직접 의뢰한 ‘BBC 거버넌스와 규제에 대한 평가’ 보 아지고 있다. 위팅데일 장관은 문화부 장관 취임 전 고서가 문화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면서 관심을 부터 보수당 내부에서도 ‘BBC의 비평가’로 유명 끌었다. 영국 언론에서 ‘클레멘티 보고서’라고 불리 했다. 일각에서는 캐머런 총리가 그를 문화부 장관 고 있는 이 평가 보고서는 BBC의 최고기관인 BBC 으로 임명한 것은 “보수당이 BBC와 전쟁을 벌이 트러스트를 폐지하고 현재 BBC트러스트가 지니고 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실제로 위팅데 있는 규제 기능을 방송통신 규제기관인 오프콤에 일 장관은 취임 이후, 조지 오스본 내무부 장관과 함 이양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한다. 즉, BBC의 거버넌 께 2017년에 갱신되는 BBC의 왕실 칙허장을 주제 스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편하자는 것이다.9 위팅 로 한 BBC와의 협상을 공격적으로 이끌어왔다. 정 데일 문화부 장관은 이 보고서가 공개된 다음 날, 영 부 복지기금으로 충당해온 노령인구의 무상 수신료 국 미디어 산업의 정례 이벤트인 옥스퍼드 미디어

미디어 월드 와이드 115 컨벤션 기조연설에서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일반에 영이 이뤄지기까지는 “내부 진통이 있었다”는 BBC 공개하는 한편 자신도 보고서 내용에 동의한다고 내부 인사의 말을 인용하며, 이번 보도에는 칙허장 밝혔다. 그는 클레멘티 보고서에서 지적하고 있는 갱신을 주도해 온 “위팅데일 장관을 적이라 여기는” ‘BBC트러스트의 지난 과오들’에 대해 자신도 비판 보도국 내부 분위기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적이라며 “BBC의 서비스 축소가 경쟁 방송사들의 보도했다. 이어 위팅데일 장관이 “어떻게 복수할지” 성장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BBC의 그 귀추가 주목된다고 밝히며, 4월 18일 보도에서는 거버넌스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는 보고서의 주요 위팅데일 장관이 BBC의 상업기구인 BBC월드와이 주장들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드가 소유하고 있는 UKTV를 미국 미디어 회사에 하지만 가디언은 ‘클레멘티 보고서’의 제안대로 5억 파운드에 판매하는 방안을 칙허장 협상안에 포 BBC트러스트의 규제 기능을 오프콤에게 떼어준 채 함시킬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11 이것이 최고의사결정 기능만을 지닌 새로운 이사회를 출범 현실화될 경우 BBC의 상업 활동 범위는 절반 이상 할 경우 BBC에 대한 정부의 영향력이 강력해질 수 축소된다. 있다고 비판했다. 가디언은 “클레멘티 경의 제안대 1 http://www.bbc.co.uk/programmes/b006mk25 로라면 영국 정부는 BBC의 새로운 기구 출범 시 약 2 이번 보도가 나간 후 텔레그래프 4월 14일자 보도를 통해 추가적으로 공개된 사실들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위팅데일 장관이 윤락 여성과 12명에서 14명에 이르는 과반수의 이사를 선임하게 교제 중이라는 사실을 타블로이드 신문사들이 알게 된 것은 2013년 11월이었으며, 위팅데일 장관은 그러한 사실을 모른 채 영국 하원의 된다”며 BBC 거버넌스 시스템 자체의 독립성이 침 신년 행사에 해당 여성과 동행한다. 이후 2014년, 선온선데이 측으로부터 해될 소지가 높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 이 여성의 진짜 직업을 알게 된 위팅데일 장관은 그녀와의 교제를 중단했으며, 신문사 측은 보도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린다. 2015년 한 비판 여론에도 불구, BBC트러스트의 로나 페어 3월 위팅데일은 문화부 장관으로 위촉됐고, 좌파 성향의 인디펜던트를 포함해 3개 신문사가 그해 10월에 해당 이야기를 취재하지만 게재하지 헤드 회장은 “클레멘티 경은 강력한 BBC 의사결정 않기로 결정한다. 3 http://www.bbc.co.uk/news/uk-politics-36031743 기구, 외부 규제기관 각각을 제안했으며 이는 우리 4 http://www.theguardian.com/uk-news/2016/apr/13/mp- 가 논의해야 할 변화”라고 그에 대한 지지를 표명해 john-whittingdale-had-relationship-with-sex-worker 10 5 영국은 저명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뉴스오브더월드’의 폰 해킹이 문제가 눈길을 끌었다. 이로 인해 BBC트러스트 폐지안은 된 후 2012년부터 ‘레비슨 리포트’를 발표, 영국 경찰이 피의자와 재판에 미디어 업계 내부에서 BBC의 최고기관과 정부 모 관련해 공식적인 브리핑 이외의 비공식적 정보 유출을 하는 것을 막아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레비슨 보고서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두가 합의한, 기정사실처럼 여겨지고 있다. 소지가 있다며 기자들의 자유로운 취재활동이 위축될 위험성을 지적한다. 6 http://www.theguardian.com/commentisfree/2016/apr/13/ the-guardian-view-on-the-whittingdale-affair-sex-and-a- 문화부 장관의 복수혈전? case-for-caution 7 http://www.theguardian.com/politics/2016/apr/17/john- 이러한 상황에서 BBC 보도국이 칙허장 갱신 협상 whittingdale-case-is-not-an-obscure-issue 8 이와 관련해서는 <신문과방송> 2015년 8월호 “BBC 공영 서비스 뿌리 을 이끌고 있는 위팅데일 장관의 치명적인 스캔들 흔드는 정부 보고서 발표”를 참고할 것. 을 둘러싼 의혹을 보도함에 따라, 위팅데일 장관이 9 https://www.gov.uk/government/publications/a-review-of- the-governance-and-regulation-of-the-bbc 계속 왕실 칙허장 갱신 협상을 진행할 경우 BBC 측 10 http://www.theguardian.com/media/2016/mar/01/bbc- 에는 보다 불리한 조건들이 더해질 수 있다고 점쳐 regulation-ofcom-trust-david-clementi 11 http://www.telegraph.co.uk/news/2016/04/17/john- 지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4월 14일 이번 보도의 방 whittingdale-considering-forcing-bbc-to-sell-uktv-stake/

116 신문과방송 05 2016 미디어 월드 와이드

유튜브 ‘음주 요리 방송’ 당국, 제재 수단 없어 고민

France 최지선 파리 2대학 박사

그램과 관련된 규제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보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

유튜브 음주방송 요리 프로그램 ‘취중요리’는 술 을 마시며 진행하는 방송 프로그 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본래 캐 나다 퀘벡의 브이(V) 채널에서

출연진들이 실제로 술을 마시며 요리 방송을 진행해 논란이 되고 있는 ‘취중요리’는 음주 장면 노출이라는 방송된 프로그램으로 카날플뤼 문제점 외에도 지상파나 케이블 방송이 아닌 유튜브에서 방송되기 때문에 규제 당국이 마땅히 제재할 소유의 제작사인 스튜디오바젤 만한 수단이 없다는 점에서도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취중요리’의 한 장면. 이 포맷을 구입해 프랑스 버전으 프랑스에서 프로그램 중에 술을 마시며 진행하는 로 제작했다. 프랑스에서는 공중파채널이 아닌 유 요리 프로그램이 시작되어 논란이 되고 있다. ‘취중 튜브 채널을 통해 지난 4월 13일 처음 공개됐다. 방 요리’라는 요리 프로그램이다. 동영상 스트리밍 플 송 포맷은 20분 정도의 일반적인 요리 프로그램과 랫폼인 유튜브 채널에서 시작된 프로그램으로서 방 크게 다르지 않다. 프로그램 진행자가 있으며 매회 송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온라인 방송 프로 초대 손님이 등장해 함께 요리를 진행한다. 그러나

미디어 월드 와이드 117 일반 요리 프로그램과 다른 점은 요리를 하는 동안 너진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보건부 장관 역 계속 술을 마신다는 점이다. 그리고 점점 얼큰하게 시 프랑스에서 한 해 5만 명이 알코올과 관련된 일 취한 상태에서 옆에 있는 노래방 기계로 노래도 하 로 사망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술을 마시고 취 고, 퀴즈를 맞히거나 지인에게 전화를 거는 등 출연 한 모습을 여과 없이 노출하는 방송 프로그램은 용 진들의 취중 돌발 행동들이 연출된다. 납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방송 제작 취소를 요청하 이와 관련해 픽션 장르에서 극의 흐름을 위한 불 는 서한을 제작사에 보냈다. 가피한 음주 장면이 아닌 요리 프로그램에서 출연 픽션이 아닌 장르의 방송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 진들이 건배를 해가며 술을 마시는 장면이 계속 노 의 노출을 둘러싼 논란 외에도 이 방송은 온라인 방 출된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송 프로그램 또는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규제의 취 이러한 방송 포맷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만 있는 것 약성을 다시 한번 드러내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오 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시청자들의 반응이 대 늘날 현실적으로 유튜브 같은 온라인 동영상 스트 단했다. 유튜브 채널에서 일주일 새 동영상 조회수 리밍 플랫폼에서 방송되는 ‘유해한’ 콘텐츠를 제재 가 100만을 가뿐히 넘겼다. 이 중 4만 3,000이 ‘좋아 할 수 있는 법적 규제는 프랑스에 아직 존재하지 않 요’를 눌러 지지를 하는 등 시청자들의 호의적인 반 는다. 시청각최고위원회(CSA)가 수년 전부터 유튜 응을 얻고 있다. 퀘벡의 ‘취중요리’ 역시 동시간대 브, 데일리모션과 같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플 시청 점유율을 20%나 기록하는 등 성공을 거둔 바 랫폼에 올라온 콘텐츠에 대해서도 규제 권한을 갖 있다. 시청자들은 방송 진행자와 초대 손님이 농담 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부여된 권한이 을 하면서 술을 마시고 점점 취해가면서 요리를 하 없다. 는 모습이 우습고 재미있다는 반응이다. 특히 친구 2008년 방송법 개정 당시 대중운동연합(UMP) 들끼리 술을 마시면서 요리를 하는 장면이 일상적 의 프레데릭 르페브르 의원은 방송 프로그램 및 영 인 프랑스인들로서는 자연스럽고 친근하며 방송처 화 다시보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와 함께 유 럼 보이지 않고 가식이 없어 보인다는 반응도 넘쳐 튜브, 데일리모션 같은 비디오 플랫폼 사이트들이 난다. 비용을 지불해 프랑스의 방송 프로그램이나 영화 제작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며, 미성년자는 물론 성 규제 사각지대 온라인 콘텐츠 인 인터넷 사용자들까지도 보호하기 위해 CSA에 그러나 반대하는 입장들도 분명하다. 일부 시청자 인터넷 사이트들에 대한 감시, 조정, 통제 권한을 들은 방송에서의 음주 자체보다도 방송 프로그램의 확대 부여하는 내용을 포함한 개정안을 제기한 바 자극적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 것을 비판한다. 또한 있다. 그러나 당시 이는 인터넷 시대에 역행하는 발 알코올 중독 관련 단체들은 공중 보건을 해치는 프 상이라는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로그램이라며 강하게 비난을 하고 있다. 전국알코 이후 2012년 CSA는 당시 미셸 보이용 위원장이 올중독예방협회는 관련 협회들이 지금까지 알코올 쥬세페 드 마르티노 인터넷커뮤니티사이트협회장 중독 예방을 위해 지속해왔던 노력이 단 한번에 무 에게 유튜브를 비롯한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사이

118 신문과방송 05 2016 ‘취중요리’는 술을 마시며 진행하는 방송 프로그램이다. 일반 요리 프로그램과 달리 요리를 하는 동안 계속 술을 마신다. 점점 얼큰하게 취한 상태에서 노래도 하고, 지인에게 전화를 거는 등 출연진들의 취중 돌발 행동들이 연출된다.

트에도 다른 텔레비전 방송사들과 같은 의무가 부 그러나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법적 테두리 안에 과되어야 할 것이라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서한 내 서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유튜브라는 플랫폼에 용을 보내면서,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 대한 권한 어린이를 비롯한 미성년자들의 접근이 어렵지 않다 확대를 시도했다. CSA는 이 사이트들 역시 방송사 는 점에서 음주 장면을 내보내는 방송 프로그램은 들과 마찬가지로 제작사에게 저작권 및 저작인접 방송 윤리적인 측면에서 여전히 논란의 여지에서 권에 대해 금전적인 지불을 하도록 할 것, 방송 편성 자유롭기가 쉽지 않다. 쿼터를 반영할 것, 미성년자에 대한 보호 의무를 준 ‘취중요리’는 이미 예고편을 공개하면서 술 마시 수할 것 등을 서한에 담았다. 그러나 이 역시 인터 는 장면을 노출시킨다는 점에서 논란의 중심에 놓 넷과 관련된 단체 및 기업 등의 반발로 실질적인 규 였다. 그러나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오늘날 디지 제 조항 신설이나 CSA의 권한 부여로 이어지지 못 털 시대에 새로운 방송 매체로 등장하는 유튜브와 했다.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방송 규제에 대한 필요 성의 논의를 환기시켰다는 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것 디지털 시대 새로운 방송 윤리 필요 같다. 앞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격하게 변화 ‘취중요리’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보건 하고 있는 미디어 생태계에서 이번 방송의 등장이 부는 온라인 방송 콘텐츠를 규제할 수 있는 법 조항 윤리적인 측면에서의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이 없는 대신 광고 규제를 통해서 이번 ‘취중요리’ 있기를 기대해본다. 방송을 제재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프랑스에서 는 1.2도 이상의 알코올 제품을 방송광고에서 금지 참고문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역시 보건부의 의지 Europe1.fr Gros succès pour les “Recettes pompettes” sur 와 달리 광고 규제를 통해 실제적으로 프로그램을 YouTube http://www.europe1.fr/medias-tele/le-succes- des-recettes-pompettes-sur-youtube-2720722 규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광고전문가자율규제 Facebook des Recettes Pompettes, https://www.facebook.com/ RecettesPompettes/posts/1732435300333646:0 협회에 따르면 광고 규제로 제재할 수 있는 것은 제 Francetvinfo.fr “Les Recettes Pompettes” : cuisiner en buvant, l’ 작사가 방송 프로그램을 업로드 하기 전에 공개한 émission télé qui fait scandale http://www.francetvinfo.fr/ internet/youtube/les-recettes-pompettes-cuisiner-en- 45초짜리 방송 프로그램 예고편 정도이다. buvant-l-emission-tele-qui-fait-scandale_1403013.html

미디어 월드 와이드 119 미디어 월드 와이드

T V 형 무료 인터넷 방송 ‘아베마T V ’ 개국

JAPAN 곽선영 도쿄대학 대학원 학제정보학부 박사과정

업으로, ‘아베마’는 간판 서비스인 아 메바(Ameba)의 알파벳을 거꾸로 읽은 것이다. 사이버에이전트가 60%, TV 아사히가 40%를 출자해 사이버에이 전트사가 주도하는 형태다.

기존 TV와 동일한 시청 경험 제공 아베마TV 서비스가 강조하고 있는 가 장 큰 특징은 기존의 TV 시청과 같은 인터넷기업 사이버에이전트와 지상파방송사 TV아사히가 공동 출자해 개국한 아베마TV 메인페이지. 방식이라는 점이다. 아베마TV는 회 원 가입을 하지 않고도 시청할 수 있 인터넷기업 사이버에이전트와 지상파방송사인 는 완전 무료 서비스인 대신, TV 방송과 마찬가지 TV아사히가 공동으로 출자한 인터넷방송 아베마 로 프로그램 중간 중간에 광고를 삽입해 수익을 얻 (Abema)TV가 시험 방송을 거쳐 4월 11일 정식 개국 는다. PC로 방송 사이트(http://abema/tv)에 접속하 했다. 사이버에이전트는 블로그 서비스 ‘아메바 블 거나 스마트폰, 태블릿PC의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로그’를 비롯해, 인터넷 광고 사업, 게임 등 인터넷 통해 시청할 수 있다. 사이버에이전트의 하토리 아 콘텐츠 및 관련 사업을 다각도로 전개하고 있는 기 야코 홍보책임자는 “이용자가 스트레스를 느끼지

120 신문과방송 05 2016 아베마TV라는 새로운 인터넷 방송이 출범하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일본 사람들은 유료로 TV를 보는 데 익숙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TV와 동일한 무료 서비스라는 점은 아베마TV의 연착륙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않게끔 TV와 마찬가지로 간단히 채널을 바꿔서 볼 2년여 만에 보도 프로그램에 복귀했다. 수 있다”며 조작이 간단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또한 재해 등 비상시에는 TV를 시청할 수 없는 로 개발 과정에서 스마트폰의 조작 용이성에 중점 사람들을 위해 지상파의 동시 재송신도 실시한다는 을 두고 인터페이스 개발에 1년여간 90억 엔을 투자 방침이다. 실제로 4월 14일에 발생한 구마모토 지진 했다고 한다. 하토리 홍보책임자는 또한, “동영상을 때는 지진 발생 직후 TV아사히의 뉴스 프로그램과 검색해서 보는 것이 아니라 잠깐 시간이 빌 때 스마 연동해 일본 정부와 기상청의 기자회견 등을 생중 트폰을 꺼내 무의식적으로 ‘수동적’으로 시청할 수 계하는 등, 기동력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요미우리 있는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 4월 18일자는 구마모토 지진 때의 대응을 언급 4월 말 현재 아베마TV에서는 뉴스, 드라마, 애 하며 “재해 시에 TV를 보완할 수 있는 매체로서의 니메이션, 음악, 스포츠,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분야 역할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을 듯”이라고 평가했다. 의 전문 채널 21개가 방송 중이다. 특히, 24시간 체 요미우리신문에서는 또한 ‘아베마 뉴스’가 시험 방 제로 방송되는 뉴스 채널은 TV아사히 보도국에서 송 기간 동안 아이치현의 얼룩말 탈주 사건과 신주 제작하고 있는데 평상시에는 TV아사히 아나운스 쿠 상점가 화재를 생중계한 것, 시청자가 댓글을 달 스쿨의 수강생들이 아나운서를 맡아 뉴스를 전달 수 있는 기능이 있다는 점 등을 소개하며, “앞으로 한다. 오후 8시 메인뉴스 ‘아베마 뉴스’에서는 연예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현장감’을 중시한 서 인 등 각 분야의 유명인과 TV아사히 아나운서, 기 비스는 의외로, TV의 원점으로 회귀하고 있는 것일 자 등이 출연해 지상파 뉴스보다는 다소 연성적인 지 모른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접근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거물 사회자인 미노 몬 아베마TV 채널 중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타가 주말에 보도 프로그램 ‘미노 몬타의 야간버스’ 애니메이션 채널이다. 21개 채널 중에서 4개 채널 를 진행하게 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노 몬타는 지 을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에 할애하고 시청자층에 상파방송사인 TBS의 아침 보도 프로그램을 10년 맞춰 다양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24’ 이상 진행한 베테랑 사회자로 지난 2013년 아들의 채널에서는 2000년대의 인기작을 중심으로 편성 절도 사건 등이 문제가 돼 맡고 있던 보도 프로그램 하고 있으며 심야 시간대에 방송된 작품 중에서 일 에서 하차한 바 있는데, 이번에 아베마TV를 통해 부를 골라 별도로 ‘심야 애니메이션’ 채널에서 소개

미디어 월드 와이드 121 도코모가 최대주주로 참여 해 지난 2012년 4월 일본 최 초의 스마트폰 방송을 내걸 고 야심차게 개국했다. 지상 파방송의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비게 된 주파수 대역을 사용해, 기존의 ‘원세그(휴대 폰 대상 방송으로 한국의 DMB 에 해당)’보다 10배 선명한 고화질 영상을 제공한다는 점을 무기로 내걸었다. 각 민 아베마뉴스 채널의 저녁 뉴스인 ‘아베마 프라임’. 아베마TV의 뉴스 채널은 TV아사히 보도국에서 직접 제작하며 연예인 등도 출연해 연성 뉴스를 지향한다. 영방송사와 주요 가전제조 업체가 출자한 NTT 도코모 한다. 나머지 2개 채널은 ‘추억의 애니메이션’ ‘가족 의 자회사가 운영했으며, 시청료는 월 400엔에서 애니메이션’ 등이다. 4월 11일 개국에 맞춰 ‘도라에 600엔 수준으로 2015년까지 가입자 600만 명을 확 몽’ ‘러브라이브’ 등 인기작을 연속 방송하기도 했으 보한다는 목표였다. 개국 당시에는 3개 채널을 통해 며, 4월부터 새 시즌이 방송되고 있는 ‘달의 요정 세 방송했으며 이 중 1개 채널에서는 NTV와 TBS의 일러문 크리스털’ 등 화제의 애니메이션도 편성하 뉴스 프로그램을 24시간 방송하고 나머지 2개 채널 고 있다. 이외에, ‘아베마 스페셜’ 채널에서는 생방 에서는 예능, 스포츠 중계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방 송 예능 프로그램 및 인기 코미디언이 등장하는 프 송했다. 2015년 봄에는 후지TV CS, 애니메이션, 드 로그램을 편성하고, TV아사히 프로그램과의 연동 라마 채널, 스포츠 채널 등 6개 BS와 CS 채널을 시 도 확대할 계획이다. 청할 수 있는 새로운 요금제인 ‘NOTTV팩’을 출시 하기도 했다. 2015년 11월 말 기준으로 NOTTV를 스마트폰 방송 NOTTV의 실패와 교훈 통해 시청할 수 있는 채널은 NOTTV팩의 6개 BS/ 넷플릭스의 일본 진출 등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시 CS채널과 NOTTV 자체 채널 등 모두 8개 채널이 장의 경쟁이 점점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출범한 아 었다. 하지만 스마트폰 대상의 동영상 서비스 시장 베마TV의 성공 여부는 미지수라고 할 수 있다. 훌 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 채 거액의 적자를 기록하 루는 고전하던 끝에 니혼TV 방송망에 인수됐고, 유 고 2015년 11월에 서비스 종료를 발표해 4년여의 스트림 일본법인은 사업을 미국 본사에 이관했다. 짧은 기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특히 최초의 스마트폰 방송을 내세웠지만 올해 6월 NOTTV의 실패 요인에는 동영상 VOD 서비스 로 서비스를 종료하는 NOTTV의 사례도 있다. 중심으로 이행하는 스마트폰 시장의 추세를 따라 NOTTV는 일본의 3대 통신사 중 하나인 NTT 잡지 못했다는 점이 지적됐다. 인터넷 기반 서비스

122 신문과방송 05 2016 가 아니라 방송주파수 기반 서비스였던 탓에 전용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베마TV 튜너가 내장된 단말기에서만 시청이 가능해 애초에 를 출범시킨 배경에 대해 니케이산업신문은 스마트 회원 확보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스마 폰으로 시청하는 인구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뿐 트폰 이용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아이폰 사용자를 아니라, 앞으로 닥쳐올 인터넷 광고 시장의 포화 상 확보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오산이었다고 지적되 태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덴츠가 발 기도 했다. 2015년 10월 말 당시의 회원 수는 147만 표한 2015년 인터넷 광고비는 전년 대비 10.2% 증 명으로, 목표했던 회원 수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 가해 호조를 보이고는 있지만 새로 시장에 진출하 으며, 종료 직전 6개월간 30만 명이 이탈하는 등 회 는 기업이 잇따르고 언제까지고 시장이 성장할 것 원 수의 감소세가 두드러졌었다. 이라는 보장도 없다. 시장이 포화될 경우 결국 중 이런 상황에서 아베마TV라는 새로운 인터넷 요한 것은 독자성으로, 다른 인터넷 광고회사가 할 방송이 출범하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인터넷 기반 수 없는 제안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무료 서비스라는 점에서 아베마TV는 NOTTV의 것이다. 즉, 아베마TV의 탄생 배경에는 새로운 매 실패 요인을 상당 부분 보완한 새로운 모델로 평가 체를 출범시킴으로써 인터넷 광고의 새로운 시장 할 수 있다. 넷플릭스가 일본에 진출할 때 대부분의 을 개척하고, 그 시장에 독점적인 영향력을 행사하 언론에서 지적했던 문제가 “일본 사람들은 유료로 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TV를 보는 데 익숙하지 않다”였다는 점을 고려하 사이버에이전트의 후지타 스스무 사장은 4월 면, TV 방송 방식과 동일한 무료 서비스라는 점은 11일 개국 기자회견에서 “하루에 1,000만 명 정도가 아베마TV의 연착륙에 상당히 긍정적 요인으로 작 시청하게 된다면 하나의 매스미디어로 성장할 것” 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TV아사히의 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나 훌루 등 현재 주류를 이 카와시마 야스오 종합비즈니스국장은 “TV 유료 시 루고 있는 동영상 서비스가 시청자의 취향에 맞춰 청이 정착돼 있는 미국 등과는 달리 일본에서는 무 원하는 콘텐츠를 선택해 시청하는 맞춤형 서비스 료로 시청하는 것이 오래 지속된 습관이다. 무료 동 측면이 강한데 반해, 아베마TV는 현재 TV에서 방 영상 서비스의 고객층이 훨씬 넓다”며 자신감을 나 송되고 있는 전통적인 매스미디어를 그대로 인터 타냈다. 넷 기반으로 옮겨 놓은 서비스인 측면이 강하다. 아 베마TV가 시도하고 있는 이와 같은 새로운 모델에 일본형 성공 모델 제시할까 대한 시청자들의 향후 반응은 이른바 ‘TV는 무료로 그러나 향후 전망에 대해 긍정적으로 속단하기는 보는 것’이라는 습관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일본 시 이르다. 니케이산업신문 4월 12일자는 사이버에 청자들의 TV 시청 행태를 검증할 수 있는 하나의 이전트가 아베마TV의 수익 전망을 발표하지 않 지침이 될 수도 있을 듯하다. TV와 동일한 시청 경 고 있다고 보도하고, 출범 초기에는 선행 투자 비율 험이라는 차별점을 강조하고 있는 아베마TV가 인 이 높은 만큼 실적이 부진할 공산이 크다며, 2016년 터넷 업계와 방송계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성공 모 9월기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5% 감소할 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디어 월드 와이드 123 재단 소식

‘빅카인즈’ 서비스 공식 출범 뉴스 미디어의 미래 열어갈 뉴스 빅데이터

[그림] 빅카인즈 시스템 개념도

왼쪽부터 우병동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장, 김환균 언론노조위원장, 유선영 한국언론정보학회 회장, 이정 중부매일 사장, 이형균 아시아기자협회 이사, 이동현 경향신문 사장, 이병규 신문협회 회장,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병호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 차준영 세계일보 사장, 정재철 한국방송학회 회장, 김영만 서울신문 사장, 이선기 한국온라인신문협회 회장, 김현호 뉴시스 사장, 선상신 불교방송 사장, 이상현 한국언론진흥재단 신문유통원장.

신문사 사장, 현직 언론인, 스타트업 관계자, 학계 인사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1부 ‘빅카인 즈’ 시연 및 뉴스 분석 사례 발표에 이어, 2부 빅데이 터 관련 인사들의 강연 및 콘퍼런스로 진행됐다. 빅카인즈 서비스는 크게 뉴스 속 인물·기관· 장소·사건·사고 등의 관계망, 관련 뉴스 히스토리 등 다양한 분석 기반의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 한국언론진흥재단은 4월 19일 프레스센터 20층 국 국민 뉴스 분석 서비스 ‘빅카인즈’와 언론사 기자 등 제회의장에서 뉴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빅카인 전문가가 활용할 수 있는 뉴스 데이터 심층 분석툴 즈’ 서비스 출범을 알리는 “뉴스 빅데이터, 뉴스 미 인 ‘빅카인즈-프로’ 두 가지 종류로 제공된다. 이를 디어의 미래를 열다”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 통해 대규모 뉴스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한 사회 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병규 한국신문협회 변화 예측과 뉴스 품질 제고, 언론사 및 콘텐츠 스타 회장, 유선영 한국언론정보학회 회장 등을 비롯해 트업의 수익 모델 창출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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