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NO.545 05 특 집 AI와 과학 저널리즘 ‘파나마 페이퍼스’ 보도와 데이터 저널리즘 ‘슈피겔 혁신보고서’ 무엇을 담고 있나 특집 AI와 과학 저널리즘 과학 AI와 특집 5 0 5 0 5 9 3 5 7 2 2 1 7 ISSN 1227-5395 7 9 05 2016 / NO.545 특집 AI와 과학 저널리즘 006 잘못된 틀 잡기·검증 안 된 연구 결과 보도는 위험 과학철학자가 본 과학 보도 / 이상욱 011 사건기사로 변질되고 전문 취재 시스템도 없어 언론학자가 본 과학 저널리즘 / 김영욱 016 전문가도 전문기자도 없이 ‘장님 코끼리 만지는 격’ IT 전문가가 본 ‘이세돌-알파고 대국’ 보도 / 도안구 022 급변하는 과학기술, 과학 보도 전문성도 진화해야 과학 저널리즘의 토양과 나아갈 방향 / 김윤경 집중점검 ‘파나마 페이퍼스’ 보도와 데이터 저널리즘 028 전 세계 뒤흔든 추악한 스캔들에 한국 언론은 소극적 국내외 언론의 ‘파나마 페이퍼스’ 보도 / 송상근 033 데이터 저널리즘= ‘천천히’ ‘팀’으로 일하기 ‘데이터 저널리즘 서밋 2016’을 통해 본 데이터 저널리즘 / 허백윤 언론 현장 038 "오만함을 반성합니다"… 혁신 위한 냉혹한 자기비판 ‘슈피겔 혁신보고서’ 무엇을 담고 있나 / 심영섭 043 입체적 개표 방송은 성공 민심 파악은 실패 제20대 총선 언론 보도 / 이종혁 047 탁월한 저널리즘 보여주는 현장의 교과서 퓰리처상 100주년 의미와 2016년 수상작 / 정은령 052 뉴스 이용 시간 늘리기 열쇳말은 ‘독자 참여’ ‘2016 ONA 런던’ 참관기 / 이윤녕 취재기·제작기 057 내 몸에 독이 되는 먹거리 바로 알리기 SBS스페셜 ‘설탕전쟁, 당(糖)하고 계십니까?’ / 이윤민 산 업·정 책 063 이용자에게 새로움과 재미를 허하라! 미디어와 마케팅의 새로운 실험 / 이재호 067 매출액 증가·흑자 달성, 전국일간지 성과 돋보여 2015년도 신문사 결산 분석 / 이상기 075 중국 시장 확보에는 필수, 시청률 낮을 땐 무대책 ‘태양의 후예’를 계기로 본 드라마 사전 제작 / 권호영 미디어 포럼 081 정파성, 상업성, 무지가 결합된 부실 보도 ‘외신 인용 보도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 토론회 / 오세욱 085 디지털 뉴스 미디어 톺아보기 1 ‘독특한 소재·1인칭 시점·고품질’로 세계 우뚝 온라인 동영상 전문 기업 ‘바이스 미디어’ / 한운희 090 해외 미디어 보고서 들춰보기 2 새로운 데이터 분석틀 ‘관심 지수’ 개발 소개 미 API ‘저널리즘의 숨은 문제 해결하기: 형편없는 애널리틱스’ / 류동협 094 광복 70년, 방송기자 탄생 70년 기획 시리즈 17 방송 보도론에서 기념 문집, 학술서까지 다양 1960년대까지 입사한 방송기자들의 저술서 탐구 / 김성호 098 세상을 바꾼 보도 16 국제 공조 취재로 새로운 언론의 지평 열어 ‘파나마 페이퍼스’ ‘버진아일랜드’ 보도 / 이규연 101 중국 방송 산업 현황과 비즈니스 전략 5 방송 성장 이끄는 ‘해외 예능 포맷’ 중국 TV 포맷 산업 현황과 전망 / 홍순철 미디어 월드 와이드 109 미국 트럼프 보도 태도 비난한 오바마, 발끈한 언론계 / 홍예진 113 영국 BBC-신문사-정부, 문화부 장관 섹스 스캔들 보도 논란 / 김지현 117 프랑스 유튜브 ‘음주 요리 방송’… 당국, 제재 수단 없어 고민 / 최지선 120 일본 TV형 무료 인터넷 방송 ‘아베마TV’ 개국 / 곽선영 재단 소식 124 뉴스 미디어의 미래 열어갈 뉴스 빅데이터 ‘빅카인즈’ 서비스 공식 출범 발행인 김병호 편집인 우득정 편집위원 김영주·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센터장 | 김선호·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 | 구본권·한겨레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 김익현·지디넷코리아 미디어연구소장 |김준호·KBS 뉴스제작1부 팀장 | 호경업·조선일보 기획팀장 | 홍원식·동덕여대 교양학부 교수 진행 조사분석팀 오수정 팀장 | 이유미 사원 | 강수현 인턴 등록 1964년 3월 26일 라-1881호 인쇄 2016년 5월 2일 발행 2016년 5월 4일 발행처 한국언론진흥재단 04520 서울 중구 세종대로 124 전화 (02)2001-7758 팩스 (02)2001-7740 이메일 [email protected] 편집·제작 아르떼203 인쇄 도야인쇄 •게재된 글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공식 견해가 아닌 필자 개인의 견해입니다. •저작권법에 따라 본지에 수록된 글의 무단 05 2016 / NO.545 복제와 전재 및 상업적 이용을 금합니다. 정기구독신청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분석팀 1년 구독료 4만원(낱권 4,000원) “부정부패 없는 청렴사회, 은행온라인으로 입금할 경우 계좌번호: 농협 056-01-103703(예금주: 한국언론진흥재단) 입금 후 거듭나는 대한민국” 독자의 이름, 주소, 전화번호, 구독기간을 알려주십시오(02-2001-7512). AI와 과학 저널리즘 잘못된 틀 잡기·검증 안 된 연구 결과 보도는 위험 과학철학자가 본 과학 보도 / 이상욱 사건기사로 변질되고 전문 취재 시스템도 없어 언론학자가 본 과학 저널리즘 / 김영욱 전문가도 전문기자도 없이 ‘장님 코끼리 만지는 격’ IT 전문가가 본 ‘이세돌-알파고 대국’ 보도 / 도안구 급변하는 과학기술, 과학 보도 전문성도 진화해야 과학 저널리즘의 토양과 나아갈 방향 / 김윤경 특집 AI와 과학 저널리즘 과학철학자가 본 과학 보도 잘못된 틀 잡기 검증 안 된 연구 결과 보도는 위험 이상욱 한양대 철학과 교수 들은 자신들이 기자들에게 이야기한 내용 그대로 보도될 때 가장 좋은 과 학 보도가 될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과학 보도의 자율성은 어디까지? 하지만 이런 생각은 과학 언론의 핵 심을 오해한 결과다. 과학 언론의 목 최근 시스템생물학에서 소위 ‘고아’ 유전자를 효율적으로 찾아내고 있는 로봇 과학자의 사례는 적은 대중에게 과학 ‘교육’을 시키거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로봇과 인간이 협력해 연구를 진행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나 몇몇 과학자들이 원하듯 대중을 좋은 사례이다. / 사진 출처: 미국 과학매체 Phys.org 과학적 합리성으로 ‘계몽’하는 데 있 대부분의 과학자들도 대중매체에 자신의 연구 결과 지 않다. 과학 언론은 언론의 독자적 기준에 따라 보 가 보도되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보도 내용에 만족 도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 과학 내용을 저널 하는 경우는 드물다. 과학자들이 보기에 과학 보도 리즘 고유의 기준에 따라 보도하는 것이다. 진실성 는 많은 경우 과학적 사실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이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매체 소비자와의 관련 기자들이 상상력을 발휘하여 대중의 입맛에 맞추어 성 또한 중요한 요소이다. 대중매체의 과학 보도에 지어낸 이야기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과학자 서 건강이나 보건 관련 내용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006 신문과방송 05 2016 타블로이드 신문과 전국일간지의 과학 보도가 천편일률적으로 같은 틀을 사용하는 것이 좋아 보이진 않는다. 전국일간지에 실리는 과학 보도는 내용을 과장해 ‘낚시성’ 제목을 다는 것보다는 깊이 있고 종합적인 분석을 보여 줄 수 있어야 한다.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무리 정확한 내용이더라도 리는 과학 보도는 대중들의 입맛에 맞는 내용을 과 독자들에게 호소력 있게 다가갈 수 없다면 뉴스로 장하여 ‘낚시성’ 제목을 다는 것보다는 더 깊이 있고 서 가치는 떨어진다. 과학자들이 이해해야 하는 점 종합적인 시각과 분석을 보여 줄 수 있어야 한다. 은 과학 보도는 과학이 아니며 그렇기에 과학 연구 결과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언론 고유의 인공지능은 대결 아닌 협동 목적에 맞게 적절히 변형하고 재구조화할 수 있는 이 점을 최근 벌어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 자율성을 갖는다는 사실이다. 로 언론의 주목을 받은 인공지능에 대한 보도를 통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적절한’ 변형이다. 독자 해 살펴보자. 일단 국내 과학 보도가 이구동성으로 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을 중심으로 과학 연구 이 ‘대결’을 인간과 기계의 대결로 틀 잡은 것 자체 결과를 틀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이 과학 언 가 문제였다. 스포츠신문이라면 독자들에게 익숙한 론의 전부는 아니다. 과학 연구 결과 자체에서는 잘 ‘대결’ 틀을 사용하는 게 자연스럽겠지만, 종합일간 보이지 않는 사회적, 문화적 의미를 심층 취재하거 지조차 사실적으로도 맞지 않는 인간과 기계의 대 나 독자들이 오해하기 쉬운 내용의 배후를 집중 조 결이라는 틀을 사용하지는 않았어야 한다. 이세돌 명하는 것도 과학 언론의 중요한 기능일 수 있다. 이 알파고와 대국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알파고는 그러므로 과학 보도가 과학자의 말을 그대로 베 이세돌과 달리 완전 자율적인 바둑 기사가 아니다. 껴 보도하지 않을 자율성을 갖는 것은 사실이지만 알파고는 세계적인 컴퓨터 과학자가 팀을 꾸려 오 그 자율성이 어떤 경우에 적절히 발휘되는지에 대 랜 기간 연구하여 만든 인공지능이고 이세돌과의 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점에 있어서 ‘바람직 대결을 위해 어떤 휴리스틱을 쓸 것인지 어떤 기보 한’ 과학 보도의 양태는 특정 매체를 소비하는 사람 로 어떻게 훈련시킬 것인지까지 면밀하게 연구해가 들의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타블 며 대국을 준비해왔다. 아마도 매 대국이 끝난 후 이 로이드 신문의 과학 보도와 전국일간지나 종합 시 세돌 9단이 밤늦게까지 그날의 대국을 복기했듯, 알 사주간지의 과학 보도가 천편일률적으로 같은 틀을 파고를 지원하는 엔지니어들도 밤을 세워 알파고를 사용하는 것이 좋아 보이진 않는다. 과학 전문 언론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알고리즘을 수정했을 것이다. 에 등장할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전국일간지에 실 그러므로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은 ‘사람 대 사람+ 특집 | AI와 과학 저널리즘 007 기계의 연합팀’, 혹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세돌 행하고 그 결과를 분석해 유전자를 찾아내는 것은 9단도 도우미가 있었을테니 ‘사람팀 대 사람+기계 로봇이지만 그 로봇의 추론 과정의 기본 모형과 추 연합팀’의 대결이었다고 봐야 한다. 론 방식을 사전에 지정하고 로봇 과학자의 성과와 이렇게 상황을 정리한다고 해서 알파고의 놀라 한계를 사후에 고찰하는 논문을 써내는 것은 여전 운 능력을 폄하하거나, 그래도 역시 인간이 위대해 히 인간 과학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니 ‘로 라는 식의 자위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기계 발전의 봇 과학자’를 보도할 때도 미래에는 과학자도 로봇 역사는 ‘기계는 절대로 이런 것은 못한다!’라는 인 이 대체한다고 호들갑을 떨기보다는 로봇과 인간이 간의 오만한 편견이 지속적으로 깨져온 역사였다.1 구체적으로 어떻게 협력하는지가 핵심이라는 점을 불과 몇 십 년 전까지만 해도 체스라면 모르지만 그 부각할 필요가 있다. 보다 경우의 수가 훨씬 많은 바둑은 절대로 인공지 능이 넘볼 영역이 아니라는 ‘낭만적인’ 생각이 널리 사회적 편견 심화시킨 잘못된 과학 보도 퍼져 있었다. 컴퓨터의 계산 능력이 얼마나 빨리 증 잘못된 과학 보도가 가져올 수 있는 보다 심각한 폐 가할 수 있고 컴퓨터 과학자의 휴리스틱스 개발 능 해를 보여주는 사례가 더 있다. 하나는 ‘펭귄의 매 력이 얼마나 탁월한지를 과소평가했던 것이다. 또 춘’에 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후변화와 관련된 한 필자는 개인적으로 인공지능이 점점 더 발전하 것이다. 첫 사례는 잘못된 과학 보도가 기존 사회적 면 인간처럼 자신의 학습 과정 자체를 자신이 ‘결정’ 편견을 심화시키고 그 편견에 과학적 ‘근거’를 제공 하는 자율적 인공지능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해줄 수 있는 위험성을 보여준다. 다음 사례는 반대 본다. 되는 입장을 공정하게 다루어야 한다는 저널리즘의 하지만 이런 점을 인정한다고 해서 ‘현재’ 알파 원칙이 과학 보도에서 문제를 일으키게 되는 상황, 고가 인간과 ‘연합’해서만 바둑을 둘 수 있다는 사 특히 소수의견에 지나치게 큰 비중을 할애하게 되 실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이 사실은 전문가들만이 는 문제점을 보여준다. 인식할 수 있는 테크니컬한 사실도 아니다. 과학 언 10여 년 전 필자는 국내 일간지에서 남극의 아델 론 보도가 조금만 올바른 ‘틀 잡기’에 신경을 썼다면 리 펭귄 암컷이 보금자리에 쓸 돌을 얻기 위해 자기 충분히 좀 더 의미 있는 보도를 할 수 있었던 사례 배우자가 아닌 다른 수컷 펭귄에게 매춘을 한다는 였다. 기사를 보았다. 영국 BBC의 보도를 원용한 이 기사 이런 틀 잡기가 중요한 이유는 현재 인공지능이 는 처음부터 좀 수상했다. 동물행동학에서 매춘처 효율적으로 활용되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 인간과 럼 인간 사회의 문화적 개념이 따옴표 없이 사용되 기계의 상호보완적 협동이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는 경우도 드물거니와 설사 ‘매춘’이라고 사용되더 예를 들어 최근 시스템생물학에서는 기능은 알려 라도 인간의 매춘 행위에 상응할 만한 강력한 경험 져 있지만 관련 유전자를 찾지 못했던 소위 ‘고아’ 적 증거, 예를 들어 돌의 교환을 ‘대가’로 암컷 펭귄 유전자를 로봇 과학자가 매우 효율적으로 찾아내고 이 정기적으로 다른 수컷 펭귄과 교미한다는 증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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